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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남자로 사는 ...잡담

페이지 정보

작성자 XX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0건 조회 3,708회 작성일 14-02-19 14:25

본문

일단 저는 71년생입니다. 나이를 밝히는 것은, 나이/세대에 따라 차별지수 또한 다를 거라 생각해서입니다.

저 어렸을 적 여자는 일종의 뭐랄까.. 가장의 소유물과 같았습니다. 패고 싶으면 두들겨 패도 누가 뭐라 하지 않았거든요. 그런 모습들 보며 자랐습니다. 다행히? 저희 집에선 가정폭력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경상도 집안이라 매우 보수적이고 마초적이었습니다.

제 또래 여성들은 "가시나, 기지배"소리 들어가며 "가시나가 뭘 한다고..."하며 기회 자체를 박탈당하곤 했습니다. 공부하는 것도 별 필요 없다고 여겼죠. 뭐든 아들이 우선이었습니다. 시골에선 제사 후에 상이 두 개가 차려졌고, 저는 남자들 큰 상에, 누나는 구석에 차려진 여자들 밥상에서 먹었습니다. (성인이 된 이후 제사에 참여해 본 적 몇 번 없습니다. 앞으론 절대 없을 거구요.)

성인- 대학생이 되어서도, 누나는 통금시간이 있었지만 저는 없었습니다. 저는 마음껏 여행다닐 수 있었고, 거리에서 담배도 마음대로 필 수 있었습니다. 90년대 초, 여자 선배가 학교 벤치에서 담배 피우다가 물벼락 맞은 사건이 있었습니다. 거리에서 담배 태웠다간 두들겨 맞아도 말 못하던 시대였죠.

제가 어려서부터 여성스런 외모를 가졌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성추행을 두 번이나 당해 봤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폭력의 불안에 마음 졸여 본 적은 단 한번도 없어요. 여행도 마음대로 하고, 술도 새벽까지 마시며 돌아 다녔죠. 지하철 타는 것에 두려움을 품은 적도 없구요. 지하 주차장에 주차하는 것데 두려움을 가져 본 적도 없습니다. 여성들은 성추행/폭력 경험을 쉽게 얘기하지 않죠. 제가 페미니즘 공부를 많이 하던 시절, 주위의 여성들로부터 자신이 겪은 사건을 많이 들었습니다. 직접적인 물리적 폭력 뿐만 아니라, 여성에 대한 성적 대상화의 시선 자체가 엄청난 폭력이더군요. 정신적 충격을 많이 받더라구요. 남자로 태어나 이러한 스트레스 없이 산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참 행복하다 싶었습니다.

지금 저는 아가 아빠입니다. 결혼 당시 저도 옆지기도 아버님을 하늘로 떠나보낸 이후였고, 어머님만 모시는 상황이었죠. 두 어머님 모두 고혈압등 지병이 있으신 분들이고 해서, 저는 다 같이 넷이 살자고 했습니다. 옆지기가 절대 안된다고 펄쩍 뛰더군요. 저와 제 어머님을 제외하고 모든 사람들이 어이 없다는 표정으로 웃고 넘겼습니다. 그렇게 사는 사람이 어디 있냐고... 모르겠습니다. 저희들을 이제껏 키워주신 어머님 모두를 모시는 게 그렇게 웃기는 상황인지. 말이 모시는 거지, 사실상 서로 도우며 같이 사는 것인데요.

어쨌든 사회통념에 굴복하고 저희 부부는 제 어머님과 함께 삽니다. 결혼할 때 저는 "옆지기 시집살이 안 시키겠다"라고 말했었는데, 알고 보니 쪽팔린 말이었습니다. 옆지기가 남의 집에 들어가서 산다는 것 자체가 시집살이더군요. 제가 아무리 집안일 같이 하고 산다 해도, 자신의 가족을 멀리 두고, 남의 가족, 남의 집에 들어가 산다는 것 자체가 쉬운 일이 아니죠. 제가 여자였다면 결혼 안했을 것 같습니다.

입시생활 할 때부터 우울증과 공황장애를 가졌던 저는 공황장애가 오면 자해를 합니다. 자해는...입시시절에 그랬고, 군생활 할 때 그랬습니다. 진작에 이게 우울증/공황장애라는 걸 알았더라면 군면제가 가능했을까요? 어쨌든 군생활 중에도 혼자 있을 수 있는 기회만 되면 옷 깊숙히 숨겨져 안보이는 부분의 살을 찢었고, 그게 안되면 이빨로 입안을 씹어서 피를 봐야 제정신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그냥 어떻게 어떻게 버텨서 제대한 거죠. 자유가 없다는 건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고통이었습니다.
92년 11월 군번입니다. 저와 옆지기 둘다 예술을 직업으로 가졌고요. 당연히 옆지기는 군생활 하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저는 억울하다고, 옆지기가 혜택 받았다고 여긴 적 없습니다. 제가 살아왔던 날들을 돌이켜 보면 남자로 태어난 이유로 누렸던 것이 엄청나니까요. 그래서 부끄럽고, 그래서 옆지기에게 더 잘하려 노력합니다. (이제 아가 보러 가야겠어요)



덧)
지금 젊은 세대는 저와는 전혀 다른 경험을 하며 살 것입니다. 하지만 한국의 성평등 지수를 검색해 보니 136개국 중 111위라고 나오네요.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919245&CMPT_CD=P0001
추천9

댓글목록

이용혁님의 댓글

이용혁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한윤형이 어느 글에선가 "한국의 산업화는 남자들이 일터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마누라 패면서 풀어가며 이루어 진 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당시엔 길에서 누가 아내를 두들겨 패고 있어도 말리는 사람이 나오지 않을 정도였다." 라고 말했던게 생각나네요.

  • 추천 1

솔져님의 댓글

솔져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WFE의 통계지요. WFE의 통계는 사람들로 하여금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들기로
유명한 통계들을 내곤 합니다.
단적인 예로 WFE의 성평등지수에서 필리핀이 8위로 나오고 있습니다만,
혹시 필리핀 여성들의 실질적 삶과 사회생활에 대해서 관찰해보신적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퇴역후 입사한 회사의 일로 인해 필리핀을 비롯한 인근 동남아국가들에서
왔다갔다하며 1년여를 살다시피 한 적이 한번 있었는데요,
여성의 평등한 삶은 고사하고 문서상에 사람으로 기록자체가
되지 않은 필리핀여성들이 부지기수로 있어서 매우 놀란 적이 있었습니다.
무려 세계 8위의 성평등지수를 가진 필리핀의 여성들이라고 하는 말에는
필리핀의 여성들조차 공감하지 않을거라고 확신하는 바 입니다.
헌법적으로 허용되지 않는 일부다처제가 공공연하게 현실속에서 벌어지는
필리핀에서 성평등지수가 8위라니 불신은 당연한 것이라 봅니다.

WFE와는 달리 UN산하의 UNDP의 통계에서 한국의 성평등지수는
27위로 랭크되어 있습니다. 저는 이것을 제 기준하에 낮은 수치로 보고 있지만
동시에 세계최하위의 성평등지수는 아닌 셈이지요.
http://news.heraldcorp.com/view.php?ud=20130315000493&md=20130318003557_BC

제 와이프가 독일인이라 한국남자의 병역의무와는 하등 관계가 없어서
뭐라 비교할 수는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 와이프는
사회적의무를 이행한 사람에게 보상이 주어지는것은 당연하다 라고
이문제가 아닌 다른문제의 대화에서 저에게 말한 기억이 납니다.

독일산 페미니스트도 저리가라 할 정도의 맹렬한 그녀인데도 말이지요.
그녀는 그것을 합당하다고 저에게 강의를 하시더군요.

"동감이야." 라고 대답했던 기억이 납니다.

아 추가로 빼먹은걸 적어야겠습니다.
저는 성추행을 당한적은 없지만 성폭행을 당하는 여성을 두번 구한 적이
있습니다.
두번째는 술집 겸 식당에서 격투를 벌인 끝에 범인을 제압하고 체포를
하게끔해서 사단장표창과 함께 ㄱ 시에서 주는 용감한 시민상을
1995년에 받았습니다.
자랑하고 싶어서 한 짓은 아니었지만 이제와 그 과거를 생각해보니
자랑스럽게 생각해도 될 것 같습니다.

  • 추천 1

이용혁님의 댓글의 댓글

이용혁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도 저 통계가 뭔가 이상하다는 지적을 여기저기서 보았습니다. 인도가 한국보다 높게 랭크되어있는데, 인도의 어느 마을에서는 마을내 규율을 어긴 여성에게 벌로 윤간을 당하게 한다는 보도를 어디서 본 적이 있습니다. 한국이 그정도로 처참한 상황은 아닌데 말입니다.

인도의 처참한 성평등 상황 + 한국의 성평등 랭킹이 인도보다 낮음

이 조합을 가지고 "인도가 이렇게 처참한 나라인데, 한국은 그보다 더 심각하다!" 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트위터에서 본 적이 있는데, 특정 통계 데이터를 무조건 옳은 사실로 전제하는 바람에 벌어지는 일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애플망고님의 댓글의 댓글

애플망고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표본조사방식과 통계기관이 어딘지 따져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또 한 번 깨닫게 해주는 자료들이네요. 이럴 땐 통계시간에 배웠던게 떠올라서 그렇게 하기 싫은 통계에대한 흥미가
새록새록 솟아나곤 하죠. ^^  링크 감사합니다.

애플망고님의 댓글

애플망고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많은 여성분들이 성추행 경험이 있다는 말에 공감합니다. 다들 숨길뿐이죠. 우리 집은 꽤나 오픈된 집안이었는데도 가족구성원 사이에서의 성추행에 대해 어머니가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라고 말하고 넘어갔습니다. 20년이 다되어가는 일인데도 가끔 꿈에 나올 정도로 큰 상처로 남아있었고 어머니에게 알게모르게 원망을 안고 있는 저 자신을 발견했었죠. 이젠 그 당시의 어머니도 이해할 수 있게 됐고 상처도 많이 치유됐지만요. 더 슬픈 일은 이런 일이 생각보다 많이 벌어진다는 것입니다. 비슷한 사연 있는 여자들 정말 많아요. 여자들끼리 얘기하다가 쌓인 울분이 터질만한 얘기들이요. 여성의 권위가 높고 사회에서 존중받는다면 이런 심각한 성추행들이 도처에서 일어나지 않아야 맞는게 아닌가 가끔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 한국에서 대학 다닐 때도 아직도 여자에게 술따르라 시키는 선배도 있었고 치마를 입고 가면 썩은 표정으로 눈이 썩을 것 같다며 다리를 쳐다보며 성희롱 하는 사람도 있었고 여성의 혼전순결을 강요하고 여성이 자유로이 산부인과 출입을 못하고, 흡연실에서 흡연한 여교사가 해고당하고 기타 등등. 한국 여성계가 여성을 약한존재, 보호받을 존재로 부각시키며 여성으로서도 공감 못할 행위들을 많이 하지만, 그것과 별개로 성평등에 대해서는 아직도 갈 길이 먼 것 같습니다. 뭔가 xx님 글 읽고 울컥하면서도 위로받는 느낌이네요. 감사합니다.

  • 추천 4

anpigone님의 댓글

anpigone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도 성추행 경험이 몇번 있습니다.

1. 전철에서 서있는데 어떤 독일남자가 전철문 자동으로 닫히기 1초전에 내 가슴을 확 주물르고는 후딱 내림. 그 순간 전철 문이 닫히고 나는 당한 그대로 계속 가야함.

2. 한국의 어느 만원버스에서 어떤 사람이 자꾸 성기를 내 엉덩이에 갖다들이댐. 이 점에서는 제가 한국의 여성과 어쩌면 차이있을지 모르겠는데, 돌아서서 "아저씨, 지금 제 똥꼬에 자꾸 우산을 들이대는거에요, 아니면 딴거에요? " 태연히 물어봄. 그랬더니 아저씨가 금새 그만 둠.

3. 한번은 친구들이랑 놀다가 밤 늦게 집에가는데 집을 향해  한적한 길을 걷고 있음. 곁의 도로에 어느 독일남자가  자신의 차를 내 걸음의 속도에 맞추면서 천천히 자꾸 휘파람불면서 희롱을 함. 나는 주변에 아무도 없는지라 겁도 나고 흘끔흘끔 그를 보고 계속 걷고 있음. 그는 천천히 나랑 속도를 맞추며 따라옴. 나는 오로지 그를 바라보느라 앞에 기둥이 있는걸 못보고 걷다가 갑자기 쿵! 부딛혀서 이마를 찍힘. 완전 개망신.... 그 사람 죽어라 웃어대더니 그냥 떠나고 나는 이마에 일주일간 반창고 붙히고 다님.

4. 나 12살인가, 전철에 앉았는데 나는 아무것도 몰랐는데 내 앞에 있었던 남자가 나를 보고 고추 내놓고 계속 자위를 했던 것임. 그러다가 어느 순간 무심코 앞을 보았는데 빨간 뺨에 시뻘건 고추를 탁 외투로 감추더니 황급히 내리는 것임.

이 모두가 저에게는 뭐 상처까지는 아니지만 아직도 너무 약오르고 화가 나거든요. 진짜 그 녀석들 다시 보기만 한다면 몽둥이를 들고가서는 확!!!! ...이 아니라.  아니, 그렇게는 안되겠습니다. 저는 벌칙으로 그들이 제 앞에서  더도말고 딱 24시간 성노예로 봉사해주길 바랍니다.  그 시간 내내 오로지 제 기분을 충족시켜주기 위해 스트립티스도 열심히 해야하고, 더울 땐 부채도 부쳐주고, 기타 내가 원하는 모든걸 해주어야겠어요. 그리고 미안하지만 아주 잘해주길 바래요. 못하면 24시간내에 풀어줄 수 없음. 잘하면  풀어주겠어요.

  • 추천 1

애플망고님의 댓글의 댓글

애플망고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는 또 신기하게 그런 일상에서 흔히 벌어질 수 있는 성추행을 당한 적은 없네요. 보면 주변에도 간혹 가다 있는데 말이죠. ㅎㅎ 한국에서 인터넷에 올라오는 글들 보면 참 뭐랄까 지하철이나 버스 성추행범에게 당당히 말하면 오히려 꽃뱀취급을 받는 경우까지 종종 있더라구요. 물론 남자들이 억울하게 성추행범으로 몰리는 사례들도 너무 많이 봤구요. 암튼 각설하고, 독일에서의 안좋은 경험이라면 독일에선 뭐랄까 기숙사 옆방에 이사온 애랑 주방에서 가끔 만나서 수다떨다가 한 번은 식사초대를 하길래 응했더니 자기 방에 식사를 차려놨더라구요. 바로 옆방 사는 이웃에다 기숙사가 wg구조고 매일 얼굴보는 애니 별일 있겠어~ 하고 그냥 식사했던게 화근이었습니다. 그 애가 제가 남자친구가 있는 것도 알았고 제가 제 남자친구와 주방에서 요리하는 거 보고 서로 인사도 나누고 그랬었답니다. 근데 그 식사중에 그러더군요. 아시아 여자애들은 죄다 독일인 남자
만나러 오는 것 같다며. 그냥 농담이겠거니 넘어갔는데 밥 먹고 영화보다가 몸을 더듬기 시작하더군요. 진짜 순간 당황해서 온몸에 소름이 돋고 머리가 새하얗게~ 길가다 누가 성희롱식으로 추파던지고 그러면 (이런건 주로 여행하다 일어남) 니가 나에게 말거는 행위가 매우 퍼킹하다며 직설적으로 말하고 나름 지랄(?)좀 할 줄 아는 성격인데 너무 갑작스레 일어난 일이라 뇌세포가 멈추는 느낌을 경험했죠 ㅡㅡ;; 그러면서 결정타로 제 볼에 뽀뽀를 하면서 여기서 자고가라고 ㅡㅡ; 미쳤냐며 당장 뛰쳐나왔습니다. 그 아시아여자에 관힌 말은 농담이 아니라 실제로 저를 독일인과 만난단 이유로 절 그렇고 그런 여자 취급을 한 것이었다는.
이 사건이 딱히 상처로 남은 것은 아니지만 (그냥 정말 똥밟았다 생각함) 정말 저런 미친놈도 독일에 있구나 생각하며 이웃이라도 그렇게 친하지 않은 남잔 좀 거리를 두게 됐다는. 그리고 독일애들에게 이 얘기를 설명했을 때 반응이 반반이었던것도 놀랐어요. 저는 식사초대란게 같이 wg살고 하면 이웃끼리 친해지는 과정에서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고, 애인 유무도 서로 알고 있는 상황이라 걔가 미친놈이라 생각했는데 어떤 애들 말로는 그렇게 오래 알고 지낸 애가 아닌 (한 두 달 얼굴보고 주방에서 수다떨고 그럼)상태에서 아무리 wg라도 걔 방에서 밥 먹은건 내가 허락했다는 뜻이 될 수도 있다고 그러더군요. 애들마다 또인식이 다른 것을 느끼고 그냥 좀 조심하며 살기로 했습니다.
아무튼 저렇게 각자 똥밟았다며 말할 수있는 경험도 있고 정말 말 못할 사연들도 정말 많습니다. 한국 여성들이 당차지 못해서 말을 못하는 것이 아니라 독일 여자였어도 정말 큰 상처가 될 수 있는 그런 일들이요. 그리고 또 뭐랄까. 몸에 달라 붙는 옷을 (라운드티+스키니, 나시티+짧은반바지) 저는 편해서 즐거 입는데 주변에선 남자에게 잘보이려고 입는다고 생각한다던가 몸매를 너무 강조하려고 한다고 생각한다던가.(이런 얘기는 주로 아시아여자들 사이에서 돌더라구요. 제 스타일은 독일 동기들도 자주 하는 기본티&스카프&스키니입니다.)  제가 스트라이프 되어 있는 옷을 입을 때도 있어서 더 그런 걸지도. 줄무늬가 있으면 가슴이 강조되어 보이긴 하더군요. 난 그냥 옷이 예뻐서 입었는데 ㅡㅡ;  그 밖에도 얼터네이티브를 추구하는 애들이 드레드하고 히피 스타일로 본인을 꾸미는 것은 멋진 취향이지만 어떤 여자가 짧은 치마에 하이힐을 신고 지나가면 싸보인다고 여긴다거나. 개인의 취향이 성적인 어필로만 받아들여질 때 여자로서의 불편함을 느낍니다. 덕분에 제가 젤 좋아하는 시스루룩은 정말 기분 낼 때만 입어요. 나는 신경 안써도 사람들은 신경쓰고 쳐다보고 내가 좋아서 입은거래도 내 취향이 야하다며  '결국엔 보여주려고 입는거잖아?' 이런반응들이 넘 불편해서리 ㅎㅎ 그래서 전 슬럿워킹이나 페민의 여성의 신체가 야하지
않다고 알리는 캠페인들이 넘 좋답니다. 왜 내 취향을 그따구로 해석하고 난리야! 야한건 내가 아니라 니 머릿속이지! 라고 가끔 친한 애들이 딴지 걸 때 자주 말하기도 하구요.

  • 추천 1

XX님의 댓글의 댓글

XX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녁식사... 문화적 이해?관습?의 차이일까요? 처음 겪는 상황에선 판단이 안 될 수밖에 없는데 ...

딴지 거는 것 같아 죄송하긴 한데, 마빈헤리스 책이었던가 인류학보고서 같은 읽기 쉬운 책이었는데, 화장법이나 하이힐이나 유행하는 옷의 대부분은 성적 신호를 전달하기 위한 방법으로 발전했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이성에게 반하고 성적으로 흥분했을 때 변화하는 신체 반응, 동공확대-서클렌즈, 도톰해지는 입술- 립스틱, 홍조띈 볼- 볼터치... 뭐 이런 식으로요. 하이힐도 골반의 각도를 변화 시키죠. 그래서 오랫동안 힐 신으면 건강에도 안좋고.. 어쨌든 그런 주장에도 일리가 있더라구요. 유럽 중세 귀족 패션은 노골적으로 성적 신호를 부각시켰죠. 민망할 정도로 ;;;

한가지 확실한 것은, 여성에 대한 폭력적 시선이 나쁘다는 게 문화적으로 합의?가 된 사회에서는, 여성이 옷 패션에 대해 확실히 마음 편한 건 사실이더라구요. 누가 어떤 옷을 입건 그것에 대해 폭력적 시선을 던지는 것을 미개하게 여기니... 유럽 여성들은 별 스트레스 없이 옷을 입는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상대적인 것인데 한국사회도 차차 나아지겠죠.
부끄러운 고백을 하자면, 독일 가서 어학원 다니던 시절 독일 학생들 두명이랑 당구를 치러 갔는데, 여학생이 거의 속옷에 가까운 상의를 입고 온 거에요. 가슴이... -_-;; 안 보려 해도 자연스레 눈길이 가는데, 나중에 의식적으로 눈을 바닥으로 깔고, 그러다가 당구공 보다 보면 또 눈길 가고 ㅎㅎㅎ 독일 여학생은 그런 시선 받아 본 적이 없었겠죠. 자신도 뜨거운? 시선을 의식했는지 옷을 하나 구해와서 걸치더군요. 어찌나 미안하던지 ㅜㅜ
독일 생활 좀 하고 나니까 나중엔 그런 옷차림에 익숙해져서 전혀 신경 안 쓰이더라구요.

gomdanji님의 댓글

gomdanji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안피고네 님,

아이고, 왜 그렇게 웃겨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
1. 엄청 억울함.
2. 그 표현 기억해 놀 것임.
3. 엄청 아팠겠음. 그래서 더 화남. 그래도 아직까지 머리는 성한 것 같으니 다행. ㅎㅎㅎ
4. 마지막 부분이 정확히 뭔 말인지 인지가 안됨. 그러니까 그 사이에 뺨은 벌겋게 되었다는?

참, 이런 일에 아마 모든 여성들이 한 마디 할 수 있을 겁니다. 나도 있으니까요. ㅎ 그러나 안피고네 님의 경험이야기가 모든 다른 여성들의 참 기가막힌 상황들을 대변하는 것 같아 여기서 쓰지 않겠어요.

애플망고 님의 가족구성원 사이에서의 성추행, 강간 등은 이미 한국에 아주 오래 오래 전부터 있었던 일이지만 동방예의지국, 순결을 표방하며 항상 '없었던' 일로 정리하는 사회가 바로 한국사회가 아닐까요? 카톨맄에서 즐겨하는 anullieren과 마찬가지로... .

anpigone님의 댓글의 댓글

anpigone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곰단지님, 4번은요. 무심코 봤더니 내 앞의 남자가 얼굴은 뻐얼겋고, 아래는 고추가 시뻘겋고, 그걸  외투로 다급히 감추더니 후딱 내리더라고요. ㅎㅎㅎ 아참 웃겨서.

gomdanji님의 댓글

gomdanji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히히 님이 상남자들이라고 하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이기에 상남자인 가요? 질문입니다.
상남자라는 개념이 저에게는 감이 잘 안오네요. 좀 구체적으로 말한다면... ?

솔져님의 댓글의 댓글

솔져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허허님 대신 제가 답변을 드려도 될런지 모르겠습니다만,
상남자 라는 것은 "남자다운 남자, 남성성이 물씬 풍기는 남자"의 의미를
담고 있는 유행어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마초는 아니고 터프가이 정도로 해석하면 큰 무리는 없을것 같군요.

길벗님의 댓글

길벗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성추행은 여성만 당하는 게 아닙니다.
여성으로부터 반대로 남성이 당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성추행 당했다고 말을 하기가 좀 어려운 경우가 많아서 그렇지 결코 적지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

직접적인 신체접촉에서 시작하여 노골적으로 허벅지에 손이 올라오는 경우, 여자들이 따라오면 사실상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경우도 있습니다. 남자일 경우 참 말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

애플망고님의 댓글의 댓글

애플망고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공감합니다. 우리 사회가 남자에 대한 성추행에 대해선 참 무감각하다는 느낌이에요. 빈도가 적을 뿐이지 좀 오래 전에 남자 직원이 강간 당했다고 신고했는데, 남자가 강간당할 수는 없다고 판결이 났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그리고 얼마 전에 무슨 자칭 골드미스 여자연예인들이 남자 옷속에 손놓고 더듬거리면서 본인이 싫다는 의사표현 하는데도 만지고 꼬집고 하면서 히히덕 거리는데 정말 저거 심한 성추행 아닌가 싶더라구요;; 남자의 성추행과 성폭행도 존중해주는 사회가 왔으면 좋겠습니다.

anpigone님의 댓글의 댓글

anpigone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도 공감합니다.  세계의 남성위주의 구조때문에 좀 그런거지, 사실 여성들도 욕망에서 남자들과 엇비슷합니다. 저 역시 남자들 볼때 저도 모르게 엉덩이에 눈이 갈때가 있거든요.... ;;  여자들이랑 이야기할때 별 소리가 다 나옵니다....  암튼 남자를 탐하는.... 그런건 분명 존재하므로,  저 스스로는 성추행한 적이 없지만 그런 케이스도 충분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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