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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들 하십니까?

페이지 정보

작성자 XX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1,624회 작성일 13-12-16 06:27

본문

**


“당신은 안녕하십니까?” ―관악에 부치는 안부의 편지

민중 해방의 불꽃/길들여지지 않는 시대의 눈동자/멈출 수 없는 변혁의 심장

이상 나열한 어구들은 모두 서울대나 캠퍼스 내 자치단위들과 연관된 것들입니다. 오늘날, 저 무거운 말들 앞에서 저는 고민해봅니다. 지금의 관악은, 지금의 관악 구성원들은 과연 저 말들의 무게 앞에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 걸까요?

학생들의 삶은 나날이 팍팍해져가고 있습니다. 내 삶의 무게 앞에 옆지기들의 삶을 들여다보는 것은 그저 시간낭비가 되었습니다. 자수성가의 신화는 이제 대기업 오너의 자서전에서나 볼 수 있는 화석이 되었는데 “네 삶의 주인은 너”라는 자기경영의 주문만이 여기저기서 울려 퍼지고 있습니다. 끊임없는 자기계발의 명령 속에서, 여러분은 안녕하신가요?

삶이 고단해질수록 고민의 넓이는 협소해지고, 내 고민이 협소해질수록 변화의 가능성은 더욱 희박해지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나의 삶은 더욱더 고단해집니다. 이 악순환의 구조 속에서는 무언가 잘못됐다는 자각을 할 여유조차도 허락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정말, 아무것도 잘못된 것이 없을까요?

최근의 일들을 되돌아봅니다. 26년간 곤충을 돌보던 서울대공원의 한 계약직 노동자는 어느 날 호랑이 사육사로 배치되었습니다. 이후 그는 시설노후에 대한 문제제기를 했지만 묵살되었고, 결국 사육장 밖으로 나온 호랑이에 물려 죽었습니다. 무노조 경영으로 빛난다는 삼성의 서비스 노동자는 단지 노동조합을 만들었다는 이유만으로 표적탄압을 당하다 유서를 쓰고 자결했습니다. 자본의 ‘먹튀’와 정리해고에 맞선 쌍용자동차의 노동자들은 공장 점거를 이유로 46억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습니다. 밀양에 살았던 70대 어르신은 송전탑을 보고 사느니 죽는 게 낫겠다며 며칠 전 음독자살하셨습니다. 철도노동자들은 철도민영화 저지를 목표로 파업에 돌입했고, 7천명이 넘게 직위 해제되었습니다(12월 12일 기준). 이 수는 오늘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나열하기조차 벅찬 현실들 앞에서 저는 안녕하지 못합니다. 고백컨대, 그동안 저는 저의 삶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버거웠기에 주변에 산재한 비극들을 쉽게 외면해왔습니다. 어른들이 욕하는 그 “정치에 무관심한 20대”가 저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저는 정치에 대한 관심을 기준으로 개념이 있고 없음을 판단하는 프레임을 거부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지금의 20대가 정치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 가능성조차 박탈해버린 대한민국의 많은 제도들에 시야를 돌려보려 합니다. 경쟁과 효율이라는 지상 최대의 가치 속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개인화되기를, 그리고 남의 비극에 무감각해지기를 요구받아왔습니다.

오늘 고려대 교정으로부터의 안부 인사를 관악에 전합니다. 그리고 매서운 날씨보다 더 매서운 현실에 맞서고자 나선 이들의 손을 잡아볼까 합니다. 나를 둘러싼 현실이 나날이 척박해지는 것을 두고 볼 수만은 없습니다. 관악의 화답을 기대하며, 맞잡은 손들이 파도가 될 날을 기대하며 편지를 마칩니다.

선언합니다. 철도공공성을 지키기 위한 파업은 정당하다고.
제안합니다, 그들의 정당한 싸움이 외로워지도록 그냥 바라보지만은 말자고.

07 상진




****



댓글로 사진 첨부를 할 줄 몰라 이렇게 올립니다.

이 두 글 역시 참 잘 쓰였다고 생각해서요.

*

독일에서 막 한국 들어왔을 때 저는 진보신당 당원이었습니다. 이명박이 당선 된지 얼마 안 된 때였고, 명박산성이 광화문 대로에 쌓일 무렵이었습니다.
당시 넷으로만 얘기를 나누던 당직자들과 얼굴을 마주보며 술 한잔 하는데, 당직자들은 그 때 이미 "다음 대통령은 박근혜"라고 했습니다. 정치감각 없던 저는 "에이~ 설마"했었죠. 이명박에 분노하는 시민의 물결이 다음 대선을 화끈하게 뒤집을 거라 생각했던 거죠.

박근혜정부가 지나갈 때 즈음 이 사회는 어떤 풍경을 그려내고 있을까요? 이명박 정부 때와 다른 모습을 보여줄까요? 모르겠습니다. 정말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실로 두렵습니다. 수 많은 사람들이 해고 되고, 거리로 내몰리고, 스스로 삶을 포기하는 모습이. 이제는 익숙한 일상의 풍광이 된 듯 합니다.

옆에는 태어난지 두 달 된 딸아이가 곤히 자고 있네요. 이 아이가, 우리의 아이들이 이 사회 안에서 구성원으로 녹아들 것입니다. 우리가 아이들에게 고스란히 물려주는 것이죠.

딸에게 저는 "거대한 것에 분노하는 것"을 가르쳐야 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저는,

안녕하지 못하네요...
추천6

댓글목록

미키야님의 댓글

미키야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 진보신당 당원이셨군요!.. 박노자씨께서 진보신당 당원이지 않으셨나요?? 그분께서 쓰신 글들 잘 읽고 스크랩도 많이 해뒀답니다.  한국에 보기드문 사회민주주의정당이었던것 같은데.

XX님의 댓글

XX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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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천 3

Feedforward님의 댓글의 댓글

Feedforward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젊은 학생들의 이렇게 성숙한 모습을 보고 가슴이 뜨거워 짐을 느꼈습니다. 이들의 바램이 바램으로 끝나지 않고 현실화 될 수 있도록 그들과 함께 하리라 다시 한번 다짐 합니다!!

  • 추천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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