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특파원리포트 | 베를린

< 인물 > 보베라이트 베를린 시장

(베를린=연합뉴스) 송병승 특파원= 독일 정치인중 최초로 동성애자임을 고백한 클라우스 보베라이트(48) 베를린 시장이 이끄는 사민당이 21일 실시된 베를린 주의회 선거에서 승리함으로써 독일 정치에서 개인의 성적(性的) 취향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보베라이트는 지난 6월 베를린 주정부의 기민당-사민당 대연정이 재정위기 극복방안을 둘러싼 갈등으로 붕괴한 후 임시 시장으로 선출된 데 이어 사민당의 베를린 시장 후보로서 이번 선거를 진두 지휘해 왔다.

베를린 사민당에서 요직을 두루 거친 보베라이트는 이번 선거를 앞두고 동성애자임을 스스로 밝혔다. 그는 지난 6월 시장후보 출마 연설에서 '나는 동성애자이며 있는 그대로의 나를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보베라이트의 `커밍 아웃'은 진보 진영으로부터는 용기 있는 정치인이라는 찬사를 받기도 했으나 보수층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보베라이트는 이번 선거에서 기민당의 부패한 이미지와 대비되게 `투명성(Klarheit)'을 트레이드 마크로 내세워 좋은 반응을 얻었다.

그는 파탄상태에 이른 베를린의 재정문제와 실업자 문제등 당면 과제에 대해 솔직하게 어려움을 시인하고 이에 기초한 가능한 해결책을 모색하는 자세를 보여 유권자들의 신뢰를 얻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베를린 자유대학에서 법학을 공부한 보베라이트는 대학에 입학하기 이전인 72년 사민당에 입당함으로써 일찍 정치에 발을 들여 놓았다.

베를린 토박이인 보베라이트는 지난 79년부터 베를린 주의회 의원으로 활동해오면서 베를린 시정 구석 구석을 경험해 생활과 밀착된 시정을 펼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songbs@yonhapnews.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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