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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노자 - "내재적인 신"에 대한 경외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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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골드문트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8건 조회 3,160회 작성일 10-06-22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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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nett님, 재미있는 내용을 읽기 쉽게 적어주셔서 우선 감사드립니다.
여러분들과 말씀을 나누시는 중이라 바쁘실 것 같아 저도 능력껏 최대한 간단히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Denett님께서는 논증에서 신-개념을 이 현세계 바깥에 존재하는 초월적 신 개념으로 한정해서 사용하신 것 같습니다.
하지만 만일 우리가 신을 내재적인 것으로, 다시 말해 이 세계 그리고 그 안에 살고 있는 우리를 포함한 유한한 것들의 자기 표현을 통해 존재하는 것으로 이해할 경우, 구체적 제도화된 종교와 무관하게 보편적으로 존재할 수 있는 종교성과 신을 구별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예로 드셨던 스피노자의 경우가 그렇지요. "신 곧 자연"(deus sive natura)이라고 스피노자가 말했을 때 그는 충족이유율에 따라 완전히 이해될 수 있는 세계를 상정하고 있음에도,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그는 신 곧 자연(세계)에 대한 무한한 경외감을 지니고 있었으리라 짐작해 봅니다.

스피노자 철학에 한정해서 말하자면, 무엇을 완전히 이해한다는 것은 그것에 대한 도식적인 이해를 넘어 실제로 그 이해의 대상인 것, 즉 어떠한 현상이나 사물을 실제로 산출해낼 수 있는 것을 의미합니다. 스피노자에서 세계에 대한 이해가 인간을 자유롭게 만드는 것은, 우리가 그 이해를 통해 현실에 대한 실천적인 힘을 기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즉, 세계에 대한 완전한 지식 혹은 이해는 따라서 형이상학적 차원에서 가능하지만 (신의 세계에 대한 완전한 이해는 형이상학적이면서도 실천적이기에 세계의 존재 및 움직임이 가능합니다) 유한자인 인간은 그 신 안의 완전성 또는 힘을 경외하면서 조금이라도 더 자유롭고 행복해지기 위해 그에 다가가려 분투(친절한 시선님 글의 '코나투스conatus')하는 것으로 기술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리하자면 인간의 신에 대한 경외감은 (전지자에 대한 경외감으로서) 인식론적 차원의 문제일 뿐 아니라 (전능자에 대한 경외감이라는) 존재론적 차원에서도 고려되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첨언)
스피노자 얘기가 베리에서 종종 보여서 반갑습니다. 아래 친절한시선님의 글도 잘 읽었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글 부탁드릴께요. 늦게나마 사족을 달자면요,
1. 마쉐리의 책 <헤겔 또는 스피노자 Hegel ou Spinoza>은 77년(번역본에는 79년으로 적혔던 것 같은데) 출간되어 68혁명 직후의 저작은 아닙니다.물론 (들뢰즈, 게루, 네그리와 함께 68혁명 전후로 스피노자 르네상스를 주도했던) 루이 알튀세의 제자로서 마쉐리가 일찍부터 스피노자의 재해석에 관여했던 것은 정확한 내용입니다.
2. "모든 규정은 부정이다"라는 명제는 (스피노자주의에 대한 반박을 통해서) 당대 계몽주의를 비판하고자 한 야코비(Friedrich Heinrich Jacobi 1743 – 1819)가 스피노자 철학을 인용하면서 특히 강조했던 것인데, 그 영향이 헤겔 및 여타 독일 이상주의(관념론) 철학자들의 스피노자 독해에서도 때론 지나친 정도로 재생산되었다고 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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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시선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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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10-06-22 17:12

얏호~ 제 이름이 거론되어 영광입니다. 68혁명 직후는 아니었군요. 제가 읽었던 블로그에선 그정도 짧은 시간차가 있었던 것으로 설명되어 있던 것같은데 돌이켜 보니 또 기억이 잘 안납니다. 77년에 출간되었다니 분명 직후는 아니로군요. 68혁명과 얼마나 시간차를 두고 있느냐도 어떤 면에선 상당히 중요한 요소일 것입니다, 그죠? 그리고 스피노자와 헤겔 사이에 야코비가 끼어 있었군요!!! 저의 글에서 우스개소리로 "헤겔 좀 건방진 듯..."이라고 했던 말의 강도를 조금 낮춰야겠습니다.  골드문트님 글을 읽고 나서 다시 피어나는 강력한 의문! 스피노자는 정말 노자의 서양 환생이 아닐까?

골드문트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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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10-06-22 17:33

친시님께서는 어떤 의미로 스피노자에서 노자를 연상하셨나요?

 

먼저 저, 노자도 많이 좋아합니다
(김옥빈씨도요^^) 아닌게 아니라 예전 학부시절 처음 스피노자를 접하고, 그 직후의 발표에서 스피老子라고
나름 치기어린 제목을 잡았었답니다.

 

아마 두 사상가에 공통된 '자연'에 대한 관심 때문에 저도 그런 연상을 했나봐요. 스피노자 철학을 인간에 대한 자연주의(문화사의 '자연주의'와는 구분되는 철학 용어입니다)적 견해로 읽히기도 한답니다. 하지만 노자의 무위자연과는 달리 스피노자는 자연, 특히 우리에게 우연적인 것처럼 다가오는 자연에 대한 직접적인 개입과 조정을 배제하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차이도 있다고 보입니다. 마쉐리의 스승인 알튀세르가 헤겔적 맑스주의를 스피노자적 맑스주의로 대체하려고 했던 것도 이러한 현실 및 세계에 개입하려는 스피노자 철학의 흥미로운, 또는 시각에 따라서는 위험한 경향성에서 비롯했다고 생각합니다.

친시님께서는 어떤 의미로 스피노자에서 노자를 연상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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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저, 노자도 많이 좋아합니다
(김옥빈씨도요^^) 아닌게 아니라 예전 학부시절 처음 스피노자를 접하고, 그 직후의 발표에서 스피老子라고
나름 치기어린 제목을 잡았었답니다.

&nbsp;

아마 두 사상가에 공통된 '자연'에 대한 관심 때문에 저도 그런 연상을 했나봐요. 스피노자 철학을 인간에 대한 자연주의(문화사의 '자연주의'와는 구분되는 철학 용어입니다)적 견해로 읽히기도 한답니다. 하지만 노자의 무위자연과는 달리 스피노자는 자연, 특히 우리에게 우연적인 것처럼 다가오는 자연에 대한 직접적인 개입과 조정을 배제하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차이도 있다고 보입니다. 마쉐리의 스승인 알튀세르가 헤겔적 맑스주의를 스피노자적 맑스주의로 대체하려고 했던 것도 이러한 현실 및 세계에 개입하려는 스피노자 철학의 흥미로운, 또는 시각에 따라서는 위험한 경향성에서 비롯했다고 생각합니다.

친절한시선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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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10-06-22 17:43

이름이...똑같잖아요......노자라고..... 제가 만약 기독교의 신과 스피노자와 노자의 연관성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야 한다면, 골드문트님이나 아미쿠스, 그리고 토트님과같은 어조를 갖기는 어렵습니다. 기반지식도 턱없이 부족할 것이구요. 그래서 대단히 직관적인 짧은 말로 표현하고 말겁니다. 그래도 들어 보시겠쎄여?

골드문트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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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10-06-22 17:44

정중히 부탁드립니다^^

Denett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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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10-06-22 18:25

골드문트님의 글도 감사합니다. 우선 제 논증에서는 '외재적으로 존재하는 신'만 문제시됩니다. 저 역시 Spinoza의 사상이 굉장히 매력적인 측면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의 '신론' 때문이 아닙니다. 스피노자식의 신론은 굉장히 치명적인 약점이 있습니다. 이런 약점은 스피노자와 비슷한 전략 혹은 논증 방식에도 역시 들어 맞습니다. 가령 Quitterer, Rager, Rungaldier와 같은 현재 독일 철학자들의 논증을 한 번 생각해 봅시다. 그들은 '영혼'에 대해 말하는 것이 신경생물학이 발전한 오늘날에도 여전히 의미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저는 그들에게 '기독교주의적 자연주의Der christliche Naturalismus'라는 이름을 붙혀 주었습니다. 이들의 영혼론은 스피노자의 신론과 비슷한 논증 전략을 통해 근거지워지고 있습니다. 영혼은 무엇인가? - 그것은 아리스토텔레스적인 의미에서 '생명의 원리Lebensprinzip´이다. - 생명의 원리에 대해 우리는 무엇을 알고 있는가? - 다마지오와 에델만의 신경 생물학 연구를 통해 인간이란 유기체를 전체적으로 조종하는 어떤 '신경 체계'가 있음이 밝혀졌다. - 우리는 그것을 Seele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무엇이겠습니까? 그것은 바로 그들이 말하는 '영혼', 즉 '외재적'이지 않은 '내재적인' 영혼의 존재 근거를 설명함에 있어서 그들은 전적으로 '신경 생물학적인 어휘와 연구 결과'를 사용한다는 데에 있습니다. 이럴 경우 동일한 생물학적 프로세스가 1. '영혼'을 통해서 2. 신경 생물학적 어휘를 통해서 설명이 가능합니다. 이때 사유의 경제성 원리 EkonomienPrinzip을 통해 둘 중 하나는 제거 가능하게 됩니다. 둘 중에 어떠한 개념이 제거될 수 있을까요? 저는 'Seele'라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Seele라는 개념이 신경 생물학적인 어휘를 통해 설명되고 있으며, 신경 생물학적 연구 결과는 경험 과학이며 따라서 진위 여부가 그 분야의 발전을 통해 가려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경우 우리는 후자가 아닌 전자를 '불필요한' 개념으로 간주할 수 있습니다. 스피노자의 '신'개념 역시 이와 같은 문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신을 내재적인 것으로 볼 때의 이점과 장점에 대해서는 일단 미뤄두고 생각해 봅시다. 만일 '신'이 곧 'natura'라면, 그래서 자연에 대한 이해가 곧 신에 대한 이해라면, 즉 자연 현상에 대한 인과적인 법칙에 대한 이해가 곧 신에 대한 이해라면, 우리는 왜 굳이 '신'이라는 개념을 필요로 하게 될까요? 스피노자 사상이 매력적인 이유는 이런 이유로 그의 '신론'에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인과성'에 대한 이해를 윤리학에 접목시킨 그의 성과에 있다고 봅니다. 물론 이런 입장은 이전에 에피큐로스 학파에서도 발견되고, 그보다 더 전에 붓다의 연기론에서도 발견이 됩니다. 하나의 동일한 대상 x에 대한 두 개의 설명 a와 b가 존재할 때, a가 형이상학적 가정을 전제로 하고, b가 경험 과학적으로 검증될 수 있는 가정을 전제로 할 때, a는 '사유의 경제성 원리'에 따라 제거 가능하다. 스피노자의 신론에 대해 저는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주제인 것은 확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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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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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10-06-23 21:45

추천 눌러 드렸습니다 ~_~)~/

골드문트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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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10-06-24 11:36

Denett님, 적절한 답변 감사드립니다. 드네님께서 이른바 "기독교(주의)적 자연주의"의 예를 통해 스피노자 신론의 문제점을 지적하신 것이 전적으로 타당한지는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더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보입니다. 즉, 드네님께서는 스피노자의 신 개념을 "연장"(extentio), 즉 너비와 길이를 가진 세계로서만 한정하신 채 이를 비판하셨는데, 실제로 스피노자의 신은 신이 지닌 연장이라는 속성으로서 세계로 표현되는 동시에 그가 지닌 또다른 속성 즉 사유로서도 표현된다는 점이 함께 고려될 필요가 있습니다. 유한자로서 인간이 어떤 대상을 인지하고 그에 대해 개념을 빚어낼 뿐 아니라, 그 자신 안에 생겨난 개념에 대해, 그리고 그 개념을 지닌 생각하는 자신에 대해 사유할 때(idea idearum) 그 인간은 그리고 신은 (연장적으로 존재하는 것과 동시에) 사유로서 존재한다고 파악됩니다. 드네님께서 놀아보세님에 대한 댓글에서 이와 같이 "개념의 존재"로서 예로 드신 포퍼, 서얼, 파우엔의 시도들도 이러한 스피노자의 견해와 멀리 떨어져 있다고 생각되지 않습니다. 결론적으로, 스피노자의 신 개념은 사유의 경제성원리, 혹은 오캄의 면도날에 의해 간단히 제거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부언하자면, 스피노자가 이와 같이 자연과학적 '설명'의 대상으로 간주되는 (연장 속성으로 표현된 신, 자연, 그리고 자연의 일부로서의) 인간과, '의미'의 영역으로서 이해의 대상으로 간주되는 문화와 정동 속의 (사유 속성을 표현하는) 단지 두가지 이름인 것으로 파악되었을 뿐 실제로는 인간이 동일하다고 본 점이야말로 그 사상의 이론적 특색이자 (다른 것들간의 공존을 가능케하는) 실천적 매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스피노자 철학의 관점에서 (허구로서 기각되어야할) 오류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영혼이든 신이든 의미이든 간에 우리의 정신세계에서 내재적으로 작동하고 영향을 산출하는 한에 있어 그것은 실재적인 것이라고 파악됩니다. 그리고 그에 대한 설명은 연장적 차원과 사유적 차원에서 동시에 가능합니다. 따라서 우리는 우리와 다른 견해를 갖고 있는 사람에 대해 "다르다"고 말할 뿐 더이상 "틀리다"고 말하지 않게 됩니다. (사유와 연장 두가지 실체를 가정한 데카르트와는 달리 스피노자는 유일한 실체 안의 '무한한 수의' 속성을 가정하는데, 이점이 앞서 친절한시선님께서 언급하셨던 "모든 규정은 부정이다"라는 명제에 대한 헤겔의 독해가 왜 자의적인 것인지에 대한 하나의 대답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만 여기에서는 이만 줄이도록 하겠습니다.) 드네님께서는 내재적 신론의 이점 및 장점을 인정하시는 한편 그와 별개로 그에 대한 비판을 전개하셨는데, 제 견해로는 위에 간단히 적은 것과 같은 바로 그 장점에 대한 고려가 드네님의 지적에도 답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Denett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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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10-06-24 12:45

드네는 Denett의 불어 발음인가요? 아무튼 골드문트님의 답변 감사합니다. 우선 저는 철학하는 사람이라면 한 철학자의 사상을 향한 '믿음'에 거리를 두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이 문제는 한국 철학계가 고질적으로 앓고 있는 난점과 연관이 됩니다. 이는 한국 철학계에서 오래전부터 잘 알려진 문제이기도 하지만, 한국의 철학연구자는 자신이 연구한 '철학 대가'에 대한 무한한 신뢰를 보냅니다. 이 결과가 어떻게 한국 철학의 수준과 연관이 되는지는 아마 잘 아실 것입니다. 물론 저는 골드문트님이 이런 폐해를 답습하고 있다는 말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님의 댓글을 통해서 어디까지가 님의 논증이고 어디까지가 스피노자의 논증인지 구분이 잘 되지 않는 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 두 개가 구분되야 하는 이유는 이것이 불분명할 경우 상대가 스피노자 사상에 대한, 텍스트 독해를 중심으로 하는, 언급을 해야하는 것인지, 아니면 님이 제시한 논증을 검토해야 하는지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다음 구절이 잘 이해되지 않습니다. "부언하자면, 스피노자가 이와 같이 자연과학적 '설명'의 대상으로 간주되는 (연장 속성으로 표현된 신, 자연, 그리고 자연의 일부로서의) 인간과, '의미'의 영역으로서 이해의 대상으로 간주되는 문화와 정동 속의 (사유 속성을 표현하는) 단지 두가지 이름인 것으로 파악되었을 뿐 실제로는 인간이 동일하다고 본 점이야말로 그 사상의 이론적 특색이자 (다른 것들간의 공존을 가능케하는) 실천적 매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스피노자 철학의 관점에서 (허구로서 기각되어야할) 오류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영혼이든 신이든 의미이든 간에 우리의 정신세계에서 내재적으로 작동하고 영향을 산출하는 한에 있어 그것은 실재적인 것이라고 파악됩니다. 그리고 그에 대한 설명은 연장적 차원과 사유적 차원에서 동시에 가능합니다. 따라서 우리는 우리와 다른 견해를 갖고 있는 사람에 대해 "다르다"고 말할 뿐 더이상 "틀리다"고 말하지 않게 됩니다."   이해가 안된다는 것은 님의 생각에 동의를 할 수 없다는 말이 아니라, 님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잘 모르겠다는 말입니다. 물론 님께서 이 구절들을 통해 무엇을 의도하고자 했는지 다시 설명하는 일도 가치있을 것입니다. 그런 독해와 불명확함의 문제는 더 문제삼고 싶지 않습니다. 제가 묻고 싶은 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왜 스피노자의 신 개념이 '사유의 경제성의 원리'로 간단히 제거될 수 있는 성격이 아닌지에 대해 스피노자 사상에 대한 '훈고학적 접근' 방법 없이 논증할 수 있는지요? 훈고학적 접급 방법은 잘 아시겠지만, 종종 '순환 논증의 오류'를 범하게 만듭니다. 가령 한 동양 철학자가 인간은 선하다고 주장을 할 때, 그 이유가 맹자가 그렇게 말을 했기 때문이라고 할때 범하는 오류 말이지요. 우리는 스피노자도, 맹자도, 니체도, 하이데거도 아닙니다. 우리는 그들과 동시대인도 아니지요. 만일 여전히 '성선설'이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면, 단지 맹자의 텍스트만 언급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오늘날의 철학적, 과학적 연구 결과를 고려해서 그것을 '논증'으로 만들어 보여주어야 할 것입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하자면, 문제는 스피노자의 신 개념이 '그의 사상체계 내'에서 어떠한 역할을 하고 있느냐? 는 것이 아닙니다. "신=자연"이란 스피노자의 신 개념은 명백히 은유적입니다. 왜냐면 서로 상이한 개념a와 b를 동일하다고 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내 마음=호수"에서처럼 말이지요. 제 지적은 다음과 같습니다. 만약 신이 곧 자연이고 자연이 곧 신이라면, 그리고 우리가 알아낼 수 있고 파악할 수 있는 쪽은 신이 아닌 자연이라면, '신'은 단지 이름에 불과한 것이 아닌가? 하는 것입니다. 만일 아니라면, 왜 우리는 굳이 '신'이라는 개념을 필요로 하는가? 하는 것입니다. 이 물음에 대한 답변을 저는 반드시 님에게 요구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저는 이 댓글을 통해 얽혀 있었던 바가 무엇인지, 그리고 문제의 핵심이 무엇인지 언급하고자 합니다.

드네는 Denett의 불어 발음인가요? 아무튼 골드문트님의 답변 감사합니다. 우선 저는 철학하는 사람이라면 한 철학자의 사상을 향한&nbsp;'믿음'에 거리를 두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이 문제는 한국 철학계가 고질적으로 앓고 있는 난점과 연관이 됩니다. 이는 한국 철학계에서 오래전부터 잘 알려진 문제이기도 하지만, 한국의 철학연구자는 자신이 연구한 '철학 대가'에 대한 무한한 신뢰를 보냅니다. 이 결과가 어떻게 한국 철학의 수준과 연관이 되는지는 아마 잘 아실 것입니다. 물론 저는 골드문트님이 이런 폐해를 답습하고 있다는 말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님의 댓글을 통해서 어디까지가 님의 논증이고 어디까지가 스피노자의 논증인지 구분이 잘 되지 않는 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 두 개가 구분되야 하는 이유는 이것이 불분명할 경우 상대가 스피노자 사상에 대한, 텍스트 독해를 중심으로 하는, 언급을 해야하는 것인지, 아니면 님이 제시한&nbsp;논증을 검토해야&nbsp;하는지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다음 구절이 잘 이해되지 않습니다. "부언하자면, 스피노자가 이와 같이 자연과학적 '설명'의 대상으로 간주되는 (연장 속성으로 표현된 신, 자연, 그리고 자연의 일부로서의) 인간과, '의미'의 영역으로서 이해의 대상으로 간주되는 문화와 정동 속의 (사유 속성을 표현하는) 단지 두가지 이름인 것으로 파악되었을 뿐 실제로는 인간이 동일하다고 본 점이야말로 그 사상의 이론적 특색이자 (다른 것들간의 공존을 가능케하는) 실천적 매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스피노자 철학의 관점에서 (허구로서 기각되어야할) 오류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영혼이든 신이든 의미이든 간에 우리의 정신세계에서 내재적으로 작동하고 영향을 산출하는 한에 있어 그것은 실재적인 것이라고 파악됩니다. 그리고 그에 대한 설명은 연장적 차원과 사유적 차원에서 동시에 가능합니다. 따라서 우리는 우리와 다른 견해를 갖고 있는 사람에 대해 "다르다"고 말할 뿐 더이상 "틀리다"고 말하지 않게 됩니다." &nbsp; 이해가 안된다는 것은 님의 생각에 동의를 할 수 없다는 말이 아니라, 님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잘 모르겠다는 말입니다. 물론 님께서 이 구절들을 통해 무엇을 의도하고자 했는지 다시 설명하는 일도 가치있을 것입니다. 그런 독해와 불명확함의 문제는 더 문제삼고 싶지 않습니다. 제가 묻고 싶은 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왜 스피노자의 신 개념이 '사유의 경제성의 원리'로 간단히 제거될 수 있는 성격이 아닌지에 대해 스피노자 사상에 대한 '훈고학적 접근' 방법 없이 논증할 수 있는지요? 훈고학적 접급 방법은 잘 아시겠지만, 종종 '순환 논증의 오류'를 범하게 만듭니다. 가령 한 동양 철학자가 인간은 선하다고 주장을 할 때, 그 이유가 맹자가 그렇게 말을 했기 때문이라고 할때 범하는 오류 말이지요. 우리는 스피노자도, 맹자도, 니체도, 하이데거도 아닙니다. 우리는 그들과 동시대인도 아니지요. 만일 여전히 '성선설'이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면, 단지 맹자의 텍스트만 언급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오늘날의 철학적, 과학적 연구 결과를 고려해서 그것을 '논증'으로 만들어 보여주어야 할 것입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하자면, 문제는 스피노자의 신 개념이 '그의 사상체계 내'에서 어떠한 역할을 하고 있느냐? 는 것이 아닙니다. "신=자연"이란 스피노자의 신 개념은 명백히 은유적입니다. 왜냐면 서로 상이한 개념a와 b를 동일하다고 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내 마음=호수"에서처럼 말이지요. 제 지적은 다음과 같습니다. 만약 신이 곧 자연이고 자연이 곧 신이라면, 그리고 우리가 알아낼 수 있고 파악할 수&nbsp;있는 쪽은 신이 아닌 자연이라면, '신'은 단지 이름에 불과한 것이 아닌가? 하는 것입니다. 만일 아니라면, 왜 우리는 굳이 '신'이라는 개념을 필요로 하는가? 하는 것입니다. 이 물음에 대한 답변을 저는 반드시 님에게 요구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저는 이 댓글을 통해 얽혀 있었던 바가 무엇인지, 그리고 문제의 핵심이 무엇인지 언급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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