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동포 미디어 베를린리포트
커뮤니티 새아리 유학마당 독어마당
커뮤니티
자유투고
생활문답
벼룩시장
구인구직
행사알림
먹거리
비어가든
갤러리
유학마당
유학문답
교육소식
유학전후
유학FAQ
유학일기
독어마당
독어문답
독어강좌
독어유머
독어용례
독어얘기
기타
독일개관
파독50년
독일와인
나지라기
관광화보
현재접속
424명
[자유투고] 자유·토론게시판 - 타인에 대한 약간의 배려 말고는 자유롭게 글을 쓰시면 됩니다. 어떤 글이든지 태어난 그대로 귀하지 않은 것이 없으니 <열린 마음>(타인의 흠결에 대해 관대하고 너그러움)으로 교감해 주세요. 문답, 매매, 숙소, 구인, 행사알림 등은 해당주제의 다른 게시판을 이용하세요. 이런 글은 게시판 사정에 따라 관용될 때도 있지만 또한 관리자의 재량으로 이동/삭제될 수도 있습니다. 펌글은 링크만 하시고 본인의 의견을 덧붙여 주세요.

영화 얘기- 슈렉의 피오나 공주에 대해…

페이지 정보

작성자 하일트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조회 4,201회 작성일 01-08-24 21:44

본문

이 글은 예전에 고래니님이 새아리 란에 올린 슈렉에 대한 영화평과도 관련있는 얘기다. 그 글 올라온 게 언젠데 지금 관련글을 쓰냐구? 사실은 그동안 잊고 살다가 요 며칠새 후배 녀석이 슈렉 보고 싶다고 보채는 통에 다시 생각나버렸다(원래 내가 제일 잘 다루는 악기가 뒷북이다 ^^).

그 때 고래니님 글에서 피오나 공주가 밤에는 못생긴 여자로 변한다는 설정이 작위적으로 느껴지고 못생긴 피오나의 어리버리하고 쫄아있는 모습이 예쁜 피오나의 당당한 모습과 너무 차이가 난다는 지적을 읽었다. 글쎄. 이야기 진행에 있어서는 그 설정이 뜬금없을 수도 있겠고 확실히 두 피오나는 외모만큼이나 내면도 큰 차이가 난다. 하지만 난 이 점이 많은 여성들이 공유하고 있는 어떤 특징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옛날 옛적 우리 증조 할머니나 고조 할머니 시절에는 공주 노릇하기가 편했다. 사람들은 평생 자기 동네 벗어나는 일이 드물었고 보는 얼굴이 맨날 거기서 거기라 조금만 예뻐도 '이장네 세째딸이 참 곱더라'라는 식으로 동네 미인으로 군림할 수 있었다. 그러나 텔레비전, 영화, 비됴 등 각종 매체의 발달로 여성들의 생활에는 큰 변화가 닥쳐왔으니...장동건, 정우성, 주드 로 같은 넘들을 안방에서 감상할 수 있게 된 것은 우리들의 선조 할머니들이 저승에서 돌아오고 싶어하실만한 큰 낙이 아닐 수 없으나 그와 동시에 심은하나 이영애 같은 여인들을 허구헌날 봐야 한다는 재앙도 동시에 들이닥친 것이다(모든 과학 기술은 양면성을 지니는 법). 뿐이랴, 캐서린 제타 존스나 클라우디아 쉬퍼같은 도저히 체격 조건 면에서 상대가 안되는 외국산 쭉쭉빵빵 여인들이 미의 표준이 되는 판인데 이게 도무지 게임이 되겠느냔 말이다.

따라서 엔간한 여인들은 제법 예쁜 얼굴과 정상적인 몸매를 소유했다 하더라도 어딘가 한군데 이상씩은 꼭 외모 컴플렉스를 갖는 법이다. 세계 정상권에 속하는 한국여인들의 화장빨과 옷빨 실력으로 어떻게 낮에는 버티더라도, 그리고 남들 앞에서는 '대체 난 왜 이렇게 스스로가 두려울정도로 예쁜걸까'하고 공주짓을 하더라도 밤에 집에 들어가서 샤워라도 할라치면 여지없이 발견하게 되는 늘어진 뱃살과 두꺼운 허벅지...(사실은 유난히 배가 나온 것도 아니고 유난히 다리가 굵은 것도 아니다. 다만 허구헌날 미용 잡지와 텔레비전등 각종 매체를 뒤덮는 말라깽이 연예인들과 비교해보면 자기가 절라 살이 찌고 못생긴 것처럼 느껴질 따름이다) 설사 그 여성의 직업이 탤런트나 영화배우라 할지라도 다른 여성 연예인과 비교하다보면 자기가 딸리는 구석 한두 군데 씩은 발견하게 되고 그때문에 괴로워하는 법이다(어, 난 연예인 아니다. 그냥 짐작해서 얘기하는 거다 -_-;;).

자신의 추한 모습이 드러나는 밤에 대한 두려움. 피오나 공주의 경우에는 이게 극단적이지만 사실은 대부분의 여성들이 갖고 있는 열등감이다. 많은 여성들이 수퍼 모델과는 좀 괴리가 있는 자신의 몸매를 남자 친구에게 그대로 보여줘야 한다는 사실에 스트레스 받고 그때문에 같이 자는 것에 대해 두려움을 갖기도 한다.

만약 피오나가 자신의 추한 모습에도 개의치 않는 당당함을 처음부터 보여줬다면 그건 정치적으로는 공정했겠지만 그만큼 여성들이 피오나라는 캐릭터에게 느낀 동질감은 사라졌을거다. 꼭꼭 숨겨오던 외모 컴플렉스가 만천하에 드러났을때 당당하게 행동하는 것, 혹은 아예 그 컴플렉스를 처음부터 거리낌없이 공개하는 것, 이건 페미니즘 5단 이상의 경지에 이른 여성들에게는 가능할지 모르나 페미니즘 전사들의 말과 행동에 지지를 보내면서도 막상 따라하라면 쭈뼛거리게 되는 소심한 보통 여성들에게는 쉽지 않다(근데 내 주위에는 5단 이상은 아니더라도 그냥 페미니즘 유단자는 꽤 많다 ^^). 소심하고 겁먹은 못난 구석 없이 언제나 당당하기만 했다면 피오나는 그야말로 영화니까 가능한 캐릭터가 되었을거다.

드림웍스에서 피오나라는 캐릭터를 구상할때 보통 미국 소녀들을 염두에 뒀다고 한다. 발랄하고 거침없으면서도 한편으로는 로맨틱한 사랑을 꿈꾸고 당당하고 무서운 것 없는 듯 행동하면서도 마음속에는 약간의 두려움과 수줍음을 갖고 있는 10대 소녀들 말이다. 정말 미국 여자애들이 그런지는 모르겠지만(미국 가본적 없다 -_-a 근처에 미국인 보면 한국에서고 독일에서고 도망갔다) 적어도 한국 여자들과 피오나는 공통 분모가 있다고 생각한다.


고래니: 일리가 있는 지적이군요. 어떤 종류이건 일관된 아름다움을 추구한다는 것은 남자들, 그것도 예술가적인 남자들에게나 안성맞춤의 위안일 뿐이지 보통의 여성들에게는 잔혹한 일인지도 몰라요. ^^ [08/27-09:38]
고래니: 그리고 사랑하는 여성의 외모와 체격, 성격 등이 갑자기 확 바뀌었다고 했을 때 그 동일성의 혼란 속에서 남자가 여태까지의 사랑을 계속 유지할 수 있는가의 리얼리티 문제도 전향적으로 생각해볼 수 있는 부분인 것 같아요. 원래 사랑이란 상대방이 누구인가로 결판나는 문제가 아니라 시기와 계기의 문제일 뿐이라니까. ^^ [08/27-09:39]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자유투고] 자유·토론게시판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462 이름으로 검색 2655 08-30
461 dydy이름으로 검색 6355 08-27
460 이름으로 검색 6769 08-27
열람중 하일트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4202 08-24
458 함부학생이름으로 검색 6478 08-23
457 youn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6007 08-21
456 권진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이름으로 검색 5485 08-20
455 지나가는사람이름으로 검색 6538 08-20
454 똥퍼~이름으로 검색 5329 08-20
453 짜증나.이름으로 검색 4585 08-18
452 유유이름으로 검색 6605 08-18
451 한사람의 국민이름으로 검색 2902 08-16
450 하일트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4455 08-15
449 심재헌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이름으로 검색 5935 08-15
448 라인강이름으로 검색 5331 08-13
447 박중훈이름으로 검색 4571 08-13
446 업...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5332 08-12
445 저런 세상에이름으로 검색 6640 08-12
444 이름으로 검색 5594 08-11
443 하일트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4163 08-10
게시물 검색
이용약관 | 운영진 | 주요게시판사용규칙 | 등업방법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무단수집거부 | 비밀번호분실/재발급 | 입금계좌/통보방법 | 관리자문의
독일 한글 미디어 베를린리포트 - 서로 나누고 돕는 유럽 코리안 온라인 커뮤니티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