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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rd Can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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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XX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4,381회 작성일 07-03-16 21:33

본문

까망머리앤님, 아직 하드캔디를 안 보셨다면 이 글은 영화를 보신 후에 읽으시길 바랍니다. 스포일러 엄청 들어가겠습니다. 물론 길벗님의 글 속에 이미 드러났지만요.
그리고 예상컨대 하드캔디도 님의 취향엔 안 맞을 것 같은 예감이 강해서인데요, 제가 가서 파전 부치는 건 무리일 테고, 제가 가지고 있는 영화들 중, 보고 싶으신 게 있다면 구워서 우편으로 부쳐드릴 의향 있습니다.^^

*

오늘날 수많은 영화들은 법과 공권력이 해결하지 못한 사건, 혹은 미처 그 힘이 닿지 못하는 시간 내에 벌어지는 사건을 개인이 해결하는 내용을 다룬다. 하지만 우리는 주인공이 합법적으로 사건을 해결하지 않았다는 것으로 영화를 평론하지는 않는다. 비극이 카타르시즘을 일구어내듯, 우리는 합법적 절차 따위의 논의보다는 대리만족의 쾌감을 느끼는 것이다. 가상을 펼쳐놓은 스크린 속에서 법과 공권력을 피해 빠져나간 악인을 처벌하는 쾌감.

하지만 사건이 ‘성’을 끼고 있으면 반응은 대단히 예민해진다. 그 가상의 사건을 바라보는 대략 절반의 사람들은 자신의 신체적 고통으로 간접경험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영화 ‘나쁜남자’를 보러 극장에 들어갔던 많은 여성들은 영화를 차마 끝까지 보지 못하고 나왔다고한다.
김기덕감독의 영화는 ‘악어’에서부터 ‘나쁜남자’까지 물리적 힘의 법칙 속에서 여성을 남성의 부속품으로 전락시키고, 그것을 사랑이란 묘한 것으로 합리화하는 폭력을 보여줬다, 분명히. 하지만 이 땅의 수많은 남성들은 김기덕의 영화를 페미니즘으로 칼질하는 것을 용납하려하지 않는다. 심지어 진보주의자들조차 김기덕은 버림받은 사회, 어두운 곳을 조명하는 예술가라 극찬하며 나의 여성주의적 분석을 맹렬하게? 거부했었다. 멀리 갈 필요도 없이 이곳에서도, ‘나쁜남자’는 일반인보다 훨씬 고차원적이고 숭고한 사랑만으로 읽어야지 여성에 대한 폭력으로 읽을 수없다는 의견도 접한바있다. 남자이기 때문이다. 그 영화 속에서 벌어진 끔찍한 폭력은 여성만이 공감할 수 있는 사건이기 때문이다. (물론 모든 남자가 그렇다는 건 아니다, 또한 김기덕의 ‘나쁜남자’를 매우 좋아하는 여성도 있다.)

하드캔디는 보는 나는 제프를 응원하게 되었다. 아무런 근거 없이, 헤일리라는 한 소녀가 내내 비열한 표정과 말투를 흘리며 제프를 집요하게 괴롭히기 때문이다. 영화를 보면서 나는 ‘Funny Game'을 연상했다. 이대로 소녀가 제프를 끝까지 괴롭히다 끝나면 퍼니게임이 되는 것이고, 극적으로 제프가 위험에서 탈출하여 소녀를 징벌하면 전형적인 헐리웃 해피?엔딩이 되는 것이다. 여성을 끔찍하게 성폭행하는 영화는 봤어도(예: 나쁜남자, 돌이킬 수 없는, Boys don't cry 등) 여자가 남자를 이렇게 성폭행하는 장면은 처음 봤다. 피를 직접 보여준 것도 아니고, 남자를 홀딱 벗겨 성적 수치심을 노골적으로 표현한 것도 아님에도, 남자들은 이 영화를 보면서 분명히 아랫도리가 저려올 정도의 끔찍함을 느낄 것이다. 어쩌면 권선징악의 결론보다는 이 불편함이 더 인상 깊게 각인될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 남성들은 역으로 생각해볼 것이 하나 생긴다. 영화 속에서 흔히 보여졌던 성폭행 장면에서 여성들은 얼마나 불편했었을까, 라는 것을. 실제로 많은 여성들은 영화가 전달하고자했던 것은 놓친 채 불편한 감정만을 갖고나오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 것도 여러 번 보면 익숙해지려나?)

하드캔디는 나의 두 예상을 모두 비껴가며 끝을 맺었다. 퍼니게임도 아니었고 전형적 해피엔딩도 아니었다. 헤일 리가 결정적 증거를 찾아낸 것도 아니고, 폭력에 비참하게 질질 끌려 다니던 남자는 자신의 입으로 자백을 하고 만다. 남성으로서 간접 경험한 그 끔찍한 고통이, 폭력이 마지막 그 순간 정당화 되어버린 것이다. 보는 남자로서는 더욱 끔찍할 수도, 혹은 나처럼 속이 시원할 수도 있겠다.

대부분의 성폭력은 신고 되지도 않고 처벌 되지도 않는다. 또 성폭력을 경험한 여성은 보통 남자들이 예상하는 것 보다 심하게 많다. 많은 영화들은 여성이 당한 성폭력을 끔찍하게 재현하고 그 폭력범을 법으로 체벌하거나 하는 식으로 보여줬었지만, 남성들은 그런 영화를 보면서 여성이 당하는 끔찍함이 얼마 만큼인지는 전혀 가늠할 수가 없었다. 여성들에게만 그 끔찍함이 반복 재생될 뿐이었다. 이 영화는 그 도식을 완전히 뒤집어버렸다. 여성에게 가해진 성폭행과 살인은 싹둑 잘라버리고, 법의 정의로부터 달아난 범인을 개인적으로 처절하게 복수하며 남성에게 가해지는 성폭력만을 묘사한다.

얼마 전에도 아는 한 여성이 살점이 뜯겨나가며 한 시간 가량을 싸워 큰 욕은 면하고 도망 나왔다고 한다. 정신적 충격이 대단해 아직도 그 후유증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다.
나는 이 영화를 여성주의 시각으로 어떻게 봐야할지 감을 못 잡고 있다. 예를 들어 그렇게 성폭력을 경험한 여성이 이 영화를 본다면 어떻게 반응할까? 남자인 나로서는 예상할 수가 없다.






덧) 영화에서 거세 장면에대한 논란?이 있습니다. 실제로 저도 좀 의아하게 생각한 것이, 거세당한 남자가 어떻게 바지에 피를 적시지 않으며 저렇게 잘 걸어다니지, 했었습니다. 우연히 이런걸 발견했네요. 영화 속에서 소녀는 남자의 성기를 자른 게 아니라는..

http://movie.naver.com/movie/board/review/read.nhn?nid=693202&code=496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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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XX님의 댓글

XX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http://movie.naver.com/movie/board/review/read.nhn?st=code&sword=49667&page=1&nid=445058

그리고 문제의 거세장면!

만약 이 장면이 없었더라면, 이 영화는 정말 재미없었을 것입니다.

감독의 말을 들으면, 그들은 이 장면으로 인해 관객들이 긴장하고 불편해 하길 바랬습니다. 설마 자르겠어라고 생각하던 관객들이 정말로 거세하는 장면을 보고서 기겁하는 모습을 기대하더군요. 그리고 장면 중에 카메라로 수술장면이 잠깐 나오는데, 일부러 흐릿하게 잡았다고 합니다. 상상이 더 무서운 법이라면서 킬킬 거립니다. 참고로 여자애는 거세하지도 않았고요. 단지 그가 공포감에 자백하고, 자신이 원하는 증거를 찾으려고 한 연극입니다. 남자가 스스로 빠져나온뒤 집게를 빼고, 비디오에서 녹화된 테이프(테이프에 "Castration Procedure(거세 과정)"이라고 적혀있습니다. 비디오를 보면 돼지가 나오는 만화도 나오는데, 이 테이프는 돼지들의 거세과정을 녹화한 비디오 테이프입니다. 그런데 이 장면이 빠르게 지나가서 자세히 보지 않으면 알 수 없습니다. 저도 감독의 설명을 듣고서야 이해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미국 극장에서도 이 장면 때문에 남자 주인공이 거세당했는지 안당했는지 관객들이 헷갈려 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남자가 묶인 두 손을 풀자마자 확인을 하고 하는 말이 "I"m all here", 즉 거세당하지 않고 그대로 다 있다고 안도하는 대사가 나옵니다.)을 빼는 장면을 보면 실제로 거세당하지 않았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아무리 얼음을 많이 놓고, 보드카를 뿌려도 생살을 도려내는데 그걸 어떻게 못느끼겠습니까? 그리고 실제로 그렇게 거세하면 과다출혈로 죽습니다. 14살짜리 어린애가 그것도 인터넷으로만 본 기술로 수술을 했는데, 출혈이 안일어날까요?

휴리첼님의 댓글

휴리첼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 예전에 독일친구로부터 받은 시디에 담긴 도영상중에 중동쪽에서 거세하는 장면을 찍은 동영상이 있더군요..그쪽은 사람들 있는데서 도끼로 자르더군요..아직도 머리에 남는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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