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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아는 사람~?…

페이지 정보

작성자 하일트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조회 4,452회 작성일 01-08-15 10:35

본문

한국에 있을때 학교 도서관에서 '나치즘의 역사학'이라는 책을 빌려본 적이 있다. 독일에서 80년대 후반에 있었다는 나치즘에 관한 역사학자들의 논쟁을 다룬 책이지 않았을까...라는 게 지금 남은 희미한 인상이다. 내가 원래 뭐든 반만 아는 넘이라 책제목 기억하고 있음 내용 다 까먹고 내용을 좀 안다 싶음 제목이 영 생각안난다(근데 전자 쪽이 아는 척 하기에는 더 좋더라).

그래도 하나는 아직까지 또렷하게 생각난다. 나치의 유태인 학살이나 스탈린의 숙청 같은 이야기를 하면서 느닷없이 '아시아적 야만'이라는 표현이 등장했다. 어, 둘 다 유럽에서 벌어진 일 아닌가?(러시아보다 서쪽에 사는 유럽애들은-동유럽 애들까지 포함해서-러시아를 유럽에 넣기를 꺼려하지만 글타고 아시아 쪽에 넣기는 더 이상하다) 왜 거기 아시아를 물고 늘어지지? 마치 유럽에는 이전에 그에 비유할만한 야만적 행위가 없었던 거 마냥 말이다.

나치의 유태인 학살이 여러모로 특기할 일이었다는 건 사실이다. 뭣보다 그건 서양애들의 자존심과 체면에 먹칠한 사건이었으니까. 중세의 마녀사냥이나 남미에서의 원주민 학살은 다 아직 유럽이 무식하던 시절에 저지른 일이다, 지금의 우리는 다르다, 암흑의 중세를 벗어난 이후 인간(여기서의 인간은 유럽인들을 말함)의 지혜는 계속 발달해왔고 물질 문명이 발달한 것 만큼이나 휴머니즘과 인간 해방의 정신도 발전하여 우리의 후손은 우리보다 나은 환경에서 살 게 될것이다...이런 자신만만한 낙천주의에 젖어있던 유럽인들은(자기네 뿌리가 유럽에 있다고 믿는 북미애들도 포함) 유태인 학살(정확하게 말하자면 유태인말고 집시나 동성애자, 반체제 인사 등 여러 부류의 인간들이 포함되지만 편의상 이 표현을 쓴다)은 한 방 먹을 수밖에 없었다. 무식하던 조상들과 다르긴 뭐가 달라? 오히려 발달된 과학과 문명을 이용하여 더 철저하고 잔인하게 나갔는데. 이 학살극은 단순한 학살극이 아니라 서양인들이 여지껏 만들어온 역사와 그들이 믿고 있던 발전에 대한 조롱이었던 거다(이게 다 '나치즘의 역사학'에 있는 내용이었냐구? 기억안난다니까. -_-;;)

이때의 학살극이 20세기의 대표적인 비극으로 사람들의 머리속에 각인된 것은 이때의 충격이 하도 커서였을거다. 그리고 그 후 반세기가 넘게 지났지만 아직도 이 사건이 인구에 회자되는 것도(아싸, 유식한 표현썼다) 그 이유에서였고. 또 그걸 계기로 '과연 우리의 역사가 제대로된 방향으로 흘러가는 걸까' '혹시 우리 문명이 잘못된 방향으로 발전한 건 아닐까'라는 반성들을 하게 된 건 엄청난 비극이 낳은 좋은 일들 중 하나다.

근데 난 독일인들이, 그리고 뭐 독일인 아니래도 다른 사람들이 나치의 만행을 들먹이며 반성하자, 그건 정말 수치스러운 과거다 하고 떠들때면 맞아맞아하고 맞장구를 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꺼림직한 구석도 있다. 얘네들이 그렇게 쪽팔려 몸둘바를 모르는 데는 '우리는 다르다'라는 자부심이 한편으로 깔려있는게 아닌가 해서 말이다. 폴포트의 학살극은? 지금도 중동이나 인도에서 벌어지는 인종분쟁은? 아프리카 내전은? 멀리 갈 것도 없다. 한반도에서 반세기 전에 벌어졌고 지금까지도 상흔을 남기고 있는 이념전쟁은? 인류가 기억해야 할 20세기의 상처들은 많다. 그런데 그 앞자리에 필수적으로 나치가 자리잡는 건 그게 소위 문명국에서 문명인들의 손에 벌어졌기 때문이 아닐까? 똑같이 부모 때려 죽여도 대학 교수가 때려죽이면 고등학교도 제대로 못나온 넘이 때려죽였을 때보다 더 파장이 큰 것처럼 말이다. 뭐 '넌 반성한대도 불만이냐'고 나한테 따지면 할말없고.

나치즘의 역사학이란 책에서 '아시아적 야만'이란 표현을 접했을 때 섬뜩했던 건 '우리 문명인은 다르다'라는 자부심이 오만으로까지 발전한 걸 본 듯한 느낌이 들어서였다. 그리고 '나치의 만행은 역사적으로 비교할 대상도 유례도 없는 비극이 아니라 인류가 저지른 무수한 잘못 중 하나다'라는 게 그 책이 소개하던 논쟁의 주제 중 하나였지도 않았을까라는 희미한 기억이 막 들 것 같기도 하다. 그냥 학교 도서관 사이트 들어가서 검색해보면 간단할텐데 자꾸 사이트가 안뜬다, 쩝.

누구 그 책 읽은 사람 또 있음 내용 좀 제대로 알려주시라. '임마, 너 엉뚱한 책이랑 헷갈리는 거야'나 '그 책의 '아시아적 야만'운운은 그런 맥락이 아니었다, 바보야'라는 지적도 좋고(뭐 책 엉뚱하게 읽는게 한두번 있었던 일도 아니다, 얘기했듯 난 늘 반만 제대로 아는 넘이라서 -_-a).




'62.158.196.242' 08/15[11:34]
'논쟁-나치증의 역사화'(구승회 지음)라는 책 말씀하시는지...'나치 만행은 독보적인게 아니다'라는 일부 수정주의 역사학자들이 불러온 토론이니까 하일트 님의 기억이 틀린 건 아닌거 같네요

'130.149.10.78'하일트 ('realheilt@hotmail.com') 08/15[19:32]
아, 맞아요.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
'130.149.10.78'하일트 ('realheilt@hotmail.com') 08/15[19:34]
그럼 전 제목도 틀리게 알고있었던 거군요 ^^;;
'62.226.95.240'자유로니 08/16[08:14]
제목 좀 틀리면 어때요. 건데기는 건지고 계신것 같은데... 하일트님 글은 재미있게 읽었는데 그나저나 반도 아는게 없어스리 쓸말이 없당.

'211.204.200.138'별이 08/16[21:08]
한 번 읽어봐야 되겠네염! 궁금하기도 하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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