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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고 만큼

페이지 정보

작성자 나댜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3,729회 작성일 06-11-15 10:03

본문

[2006.10.28 17:44]
Crimson Glory - Lost Reflection: http://blog.naver.com/motley00/10010029572


이 노랜 그러니까 사춘기 때라고 해야 할까, 중학생에서 고등학생 넘어 갈 때 쯤, 혹은 고등학생 때 알게 된 전형적 헤비메탈 아해들이 만든 발라드 곡이다. 발라드 치고 음침하지만.

Lost Reflection, 정말 오랜만에 들었다. 예전만큼의 전율^^을 몰고 오진 못했지만(클래시커가 됐구만;;) 듣고 있자니... 독서실 어두운 방 좁은 칸막이 책상에 이어폰 끼고 앉아서, 찌든 입시생활에 가슴 속으로 같이 소리 질렀던 기억도, 은정누나랑 기타 치며 어설픈 흉내 내보곤 했던 기억도 새록 떠오른다.


어둑한 독서실 방 안에서 내 코앞만 밝혀주는 전등이 있는 칸막이 책상, 그 풍경이 10대를 대변해 주는 풍경이었고 그 감성 속으로 이곡이 찾아왔었고,

입시에서 해방 되어 어설픈 예술창작의 열정에 세상과 단절 된 20대의 삶, 멋 떨어진 가사에 탄미하여 활짝 웃어 보이곤 바다를 찾아가 부서지는 파도 앞에서 같이 목이 찢어지는 괴성도 질러보았고,

이제 30대 중반이 되어 도무지 나이와는 어울려 보이지 않는 이 곡을 듣고 있자니, 어쩌면 사람이 살아간다는 게 결국 자기안의 다락방에 갇혀 발버둥치는 꼴이란 감상에 젖고 만다.
20대의 순수 열정에, 나는 그들과는 다른 삶을 살겠노라고, 어쩌면 때늦은 사춘기 감상이라 해야 할지도 모르지만, 실체를 알 수 없는 그 '순수'라는 것에, 흐르는 강물 위에 떨어진 낙엽처럼 삶을 그냥 던져 흘려보내고는......
세상이 그어놓은 금 밖에 서서 뛰고 있었다고 자위하고 있었지만, 그 곳은 어느새 내가 지어놓은 다락방, 그 속에서의 치열함은 그들을 적으로 만들어놓고는 어느새 적을 닮아버렸다, 나도 모르는 사이.

그래, 거기선, 가슴 절절한 사랑이라도 하나 찾아야 하겠지.


그런 감상에 젖었다가 금새 스스로 훈계한다, 그럴 시간 있으면 나가서 장이나 봐와라, 한심하긴.



*


[2006.10.28 21:23]
Lost Reflection 과 Jeanny를 듣고 있자니, 어느 순간엔 피식 웃음이 나올 정도로 유치했다가 어느 순간에는 가슴 절절함이 전해졌다 그런다. 그 감정이입의 유무는 정말 사소한 차이였다. 락의 감성으론 너무나도 당연한 그 절박함이 클래식커가 되는 순간 닭살이 좍 오르고 마는 거다.

그러다보니 며칠 전 읽은 데카르트의 사상 ‘인간인식의 원리들에 관하여’(책 ‘철학의 원리’ 중에서)가 생각났다. 그 쉽게 이해할 수 없는 신의 존재를 증명하는 논리들. 그것을 논리적으로 판단하려하자 많은 의문점과 결코 수긍할 수 없는 이야기들에 발이 계속 걸린다. 그때 독실한 기독교 신자 데카르트가 되고자 마음먹자, 그 모든 이야기들은 한치의 의심을 품을 수 없는 절대 진리가 되고 말았다.

딱 고 만큼의 차이라는 생각이 스쳤다.

세상 살면서 부딪치는 수많은 오해들, 갈등들.



*


[2006.11.7]
'저 역시 학교에서 정치 관련 집회를 한다고 해도 관심이 없어요. 다만 등록금 투쟁은 등록금이 환급되면 바로 내 통장에 돈이 들어오기 때문에 참여할 거예요.'
오늘 신문에서 읽은 한 대학생의 발언이다. 인간은 딱 고 만큼까지구나 하는 허무가 밀어닥치며 세상이 침울해 보인다.

내가 홈피에서 매일같이 같지도 않은 정치 사회 얘기를 주절이는 게 한심해 보였나보다. 어느 날 한 친구가 전화해서 다짜고짜 성을 낸다.

‘그래서 네가 원하는 세상이 대체 뭔데?’

‘독일은 크리스마스 연말연시가 되도 산타복장을 하고 종 흔들지 않고, TV에서 눈물 짜는 불우이웃 돕기도 없어. 일년 365일 국가가 돌봐주고 지원해주고 그러거든, 여기도 경제가 안 좋아 흔들거리긴 하지만, 그래도......’


박근혜씨도 싸이질을 한다는 이야기를 우연히 보고 찾아가봤다. 홈피가 열리고 몇 초 걸리지도 않아, ‘불쌍한 사람들, 올 겨울엔 따듯했으면 좋겠다.’ 따위의 글을 보고는 화들짝 놀라 홈피를 닫아버렸다. ‘The Hills Have Eyes'를 볼 때와는 다른 잔혹함이 느껴졌다. 뼛속 깊은 곳에서부터 냉기가 밀려오는 호러라고나 할까.

‘불쌍한’이들에게 물품을 전달하는 행사를 치르며 눈물 살 흘리다가 돌아서서는 복지정책에 강경히 반대하는 사람들. 나의 여성주의/양성평등 발언에는 함박웃음을 짓고 손뼉을 치다가도 사회평등 발언에선 피식 고개를 돌리고 마는 여성들. 그들은 아마도 신분계급사회를 열망하며 불쌍한 사람을 대상으로 존재적 안위를 일삼는 것이겠지, 하는 생각에 날씨가 더 춥게만 느껴진다.


사람은 딱 고만큼 까지구나, 하는 생각이 떨어지질 않는다. 잿빛 하늘에 몰려온 추위가 허무에 나를 잠식 시키나보다. 어차피 더 나가지도 않는 기숙사 난방비, 창문 방문 꼭꼭 걸어 닫고, 난방을 최고로 올리고, 땀에 흠뻑 젖을 때까지 기타나 쳐야겠다. 낼 모레 연주인데.......



*


당장 눈 앞에 불안감이 닥쳐있으니, 즐기지도 못하고 뭔가 진득하게 하지도 못하고 내내 우왕좌왕이다. 내 눈 앞의 문제를 풀지도 못한 채 시간만 흘리고 있다. 그 시간 동안 실컷 즐길 수도 있는데.
내 눈 앞의 문제, 그 불안감을 떨쳐낸 후에야 세계의 문제를 생각할 여유가 비로소 생기는 것이니까.
결론- 내가 진정 강해지기 위해선 나 자신을 반드시 이겨야만 한다.




ps. 오늘 도배 끝
추천2

댓글목록

서동철님의 댓글

서동철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에이, 왜 좀 더 계속 하시지 않고...
넉넉한 마음으로 기대하고파, 파, 파 -
.
.
.
코 앞에 둔 연주에서
스스로를 맘껏 선보일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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