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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이야기(4) - 茶半香初

페이지 정보

작성자 서동철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3,243회 작성일 06-07-20 07:06

본문

아이디 '길벗'이 밑의 한 댓글에서 던진 소리다. 접하는 순간 아 하는 탄성과 함께 역시 내 사랑하는 '길벗'은 다르구만 하는 괜스레 멋적은 망상까지 덮쳤다. 그래 내 가만 있을소냐, 이에 대해 입을 한번 놀려 본다.

'다반향초'란 말은 19세기 경 우리나라 문사다인들 간에 흔히 유행했던 문구였다. 이 중에서도 특히 추사 김정희(1786-1856)가 그의 멋진 필체로 우리에게 선물로 남긴 싯구가 유명하다.
추사가 읊는다:
靜坐處茶半香初(정좌처다반향초)
妙用時水流花開(묘용시수류화개)

정좌하는 곳에 차가 익고 향기가 피어나고
묘용하는 때에 물이 흐르고 꽃이 피어나네
(원본은 행서 대련으로 국립중앙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다.)

어렵지 않게 엿보는 글의 구조적 특징으로는 정좌처-묘용시와 다반향초-수류화개가 이루어내는 대귀적 성격이다.

정좌(靜坐)는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고 단정히 앉아 있는 모습을 그리는 말이다. 명상하는 모습이라고나 할까? 추사는 반나절 정좌하고 반나절 독서한다(半日靜坐 半日讀書) 할 정도로 정좌를 중요시 했는데, 위 노래에서는 특히 차를 마시는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며 정좌라는 말을 내세운 듯하다. 반(半)은 또한 절반 정도 익었다는 뜻보다는 포물선의 중앙에 해당되는 절정, 한창의 뜻이다. 마치 주반(酒半)이 술이 매우 취한 상태를 그리는 말이듯. 그러니까 다반은 마시기에 마치 맞게 익었다는 뜻으로 읽는다. 그러니 그 그윽한 향내음이 퍼지기 시작하지 않겠는가?

고려 때 이규보가 차의 맛을 도(道)의 맛이라 읊었듯 김정희 또한 도를 닦음에 있어 차를 빼놓지 않는 모습을 선보인다.

그럼 이와 대귀를 이루는 묘용(妙用), 시(時) 그리고 수류화개(水流花開)는 어찌 읽힐 수 있을까?
혼자 떠드니 쑥스럽다.
추천0

댓글목록

길벗님의 댓글

길벗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茶半香初 의 뜻보다는 그 글씨의 모습을 보고 반해서 글씨를 배웠었습니다. 茶 와 香 에서 우아하게 퍼지는 파임의 날아갈 듯한 모습 ..., 처마의 들림이 여기서 베어나왔음에 틀림이 없었다고 생각했었죠.

서동철님의 댓글의 댓글

서동철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님 말씀 듣고 추사의 필적을 다시금 살펴 보니,
그도 그렇게 볼 수 있겠다 싶어지더군요.
다양함은 역시 참 좋습니다.

강호일검님의 댓글

강호일검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정좌와 묘용, 처와 시, 그리고 다반향초와 수류화개의 어울림이라...
고요히 앉아 있는 곳 그 얼마나 묘한 쓰임의 때인가
차 익고 향기 피어 오르니 어찌 물 흐르고 꽃 피지 않으랴.

사과주스 향이 난다는 "길벗"의 댓글과
사과주스 잘 안 마신다는 "이치"의 댓글을 읽으면서 혼자 빙그레 웃었었다.
사실 나도 사과주스 향을 얼핏 느꼈던 터라...
사과주스, 이 묘한 쓰임의 때에 어드메 혼자 차 마시고 있느뇨.

서동철님의 댓글의 댓글

서동철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함께 '떠들어' 주심에 고마움의 마음 전합니다.

마지막에 건네신 술잔에는
정중동의 술잔으로 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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