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동포 미디어 베를린리포트
커뮤니티 새아리 유학마당 독어마당
커뮤니티
자유투고
생활문답
벼룩시장
구인구직
행사알림
먹거리
비어가든
갤러리
유학마당
유학문답
교육소식
유학전후
유학FAQ
유학일기
독어마당
독어문답
독어강좌
독어유머
독어용례
독어얘기
기타
독일개관
파독50년
독일와인
나지라기
관광화보
현재접속
252명
[자유투고] 자유·토론게시판 - 타인에 대한 약간의 배려 말고는 자유롭게 글을 쓰시면 됩니다. 어떤 글이든지 태어난 그대로 귀하지 않은 것이 없으니 <열린 마음>(타인의 흠결에 대해 관대하고 너그러움)으로 교감해 주세요. 문답, 매매, 숙소, 구인, 행사알림 등은 해당주제의 다른 게시판을 이용하세요. 이런 글은 게시판 사정에 따라 관용될 때도 있지만 또한 관리자의 재량으로 이동/삭제될 수도 있습니다. 펌글은 링크만 하시고 본인의 의견을 덧붙여 주세요.

굳세어라 금순아....

페이지 정보

작성자 팬교주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5건 조회 3,303회 작성일 06-06-27 17:17

본문

리사마리님의 글에서 영감을 얻어, 굳세어라 금순아에 대한 글이나 한 편 올려볼까요.

저는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부산 출신입니다.  비록 아주 어렸을 적에 서울로 올라왔지만, 아직도 영도다리가 올라가는 모습을 기억합니다. (사실은 한 번밖에 못봤음.^^;;) 

너무나 흔하고 쉽게들 '굳세어라 금순아'를 외치지만, 문득 그 가사를 읽어보면, 정말로 기가 막힙니다.  흥남 철수라는 사건의 역사적 배경, 그 겨울 부두에서 배를 탈 수 있었던 피난민과, 기약도 없이 헤어진 가족들, 그 날의 눈보라와 눈물까지도 얼어붙었을 추위.... 우리는 월남 '패망'이라는 날의 비디오는 자주 떠올리지만, 그런 모습이 우리에게도 있었다는, 아니, 오히려 그 추위와 눈보라 때문에 더욱 절망적이었을 그 날의 모습들을 잊고 사는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칸막이가 되지도 못한 배에서 살기 위해 갑판에서 바람을 맞으며 빼곡하게 발 디딜 틈도 없이 해군 함정에 올랐던, 가족의 손도 놓치고 절망하며 고향을 떠나던 모습들, 아마 그중에는 그 날이후 죽을 때까지 사랑하는 가족을 보지 못한 분들도 계실 겁니다.

그런 사정으로 가사를 읽으니, 눈시울이 뜨겁기도 합니다.  이런 내용과는 반대로, 정작 멜로디는 폴카 리듬처럼 폴짝폴짝 뛰는 분위기... 늘어지는 노래보다 오히려 처연합니다.

1.눈보라가 휘날리는 바람찬 흥남부두에
목을놓아 불러봤다 찾아를 봤다
금순아 어디로가고 길을잃고 헤매었던가
피눈물을 흘리면서 일사이후 나홀로왔다

2.일가친척 없는몸이 지금은 무엇을하나
이내몸은 국제시장 장사치기다
금순아 보고싶구나 고향꿈도 그리워진다
영도다리 난간위에 초생달만 외로이떴다

3.철의 장막 모진 설음 받고서 살아를 간들
천지간에 너와 난데 변함 있으랴
금순아 굳세어다오 북진 통일 그날이 되면
손을 잡고 울어 보자 얼싸 안고 춤도 춰보자

현인이라는 가수분이셨죠.  최초로 정식 고전음악을 배운 대중가수라고 합니다.  동경의 우에노 음악학교에서 성악을 전공하고 2002년 당뇨합병으로 돌아가실 때까지, 일천 곡이 넘는 노래를 부르셨다는군요.  그중의 유명한 곡들이, 신라의 달밤, 서울 야곡, 굳세어라 금순아, 비내리는 고모령.... 등등.  무심코 듣다가는 고리타분한 뽕짝이라고 여겼지만, 그 가사 한 줄마다, 숨어있는 사연을 생각하며 들으니, 정말 가슴을 칩니다.

실력이 있으면, 이 노래를 짠짠짠 하고 나오게 할 수도 있겠지만, 저는 그런 실력이 없는 관계로, 그 작업은 요새 더욱 불쌍해지신 나디아님께 맡깁니다.  가사를 음미하며 시대를 돌이켜 보면서 들으면 새삼스러울 겁니다.  지금, 독일에서, 혹은 다른 곳에서, 가족과 떨어져 계시는 분들.  모두들 발전과 희망을 위해서 떨어져 계시죠.  그런데, 이 노래의 내용은 죽을지 살지, 다시 만날지도 모르는 상황이었습니다.

현인씨의 인생역정도 다시 살펴보니, 정말 풍운아라는 표현이 저절로 떠오르는군요.

우리 모두 익숙한 모든 것들을 다시 한 번 되돌아 봅시다. 

(핑계들 대지 마시고, 가족들에게 전화 때리십쇼!)
추천0

댓글목록

팬교주님의 댓글

팬교주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피눈물을 흘리면서 일사이후 나홀로왔다.>,
<영도다리 난간위에 초생달만 외로이떴다.>

이 두 귀절이 가슴에 팍! 박힙니다.  여러분들은 어떠십니까? 

일사 후퇴이후에 피눈물을 흘리며 나홀로 살다가
지나치는 영도다리... 그 위에 무심히 떠있는 시린 초생달.


....
현인 선생의 노래비가 영도다리 앞에 세워져 있다고 합니다.

서동철님의 댓글

서동철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님 말씀 듣고 보니 '신라의 달밤'에서 들었던 그의 독특한 창법이 문득 떠오르네요. 스타카토 식이라고나 할까, "... 다.아.알.바.암.이.여.어." 그런 다음 레가토로 이어지지요: "부울국사의 조옹소오리..."

영도 다리..., 제 엄니가 영도국민학교 출신인지라 저와도 인연이 있는 모습입니다.

들풀님의 댓글

들풀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래서 제가 뽕짝을 좋아합니다...
(트로트라고 하면 왠지 맛이 안남)
가사를 조금씩 음미해보면 완벽한 시 한편임을 느낍니다....

내일이면 잊으리...꼭 잊으리..
맆스틱 짙게 바르고..
사랑이란 길지가 않더라..
영원하지도 않더라...
아침에 피었다가 저녁에 지고마는..
나팔꽃보다 짧은 사랑아..
속절없는 사랑아...
마지막 선물 ...잊어주리라...
맆스틱 짙게 바르고...
별이지고 이밤도 가고나면..
내 정녕 당신을 잊어주리라....

햐~~~
제가 언제 이노래 한번 불러드려야 할텐데...

Lisamarie님의 댓글

Lisamarie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팬님
그럼 저는 지금 부터 " 처녀 뱃사공" 을 연습 할까요 . 아니면
" 굳세어라 금순아"를 연습 할까요.
 다음에 모두 한번 만나면 제가 한번 불러 보려 고요. ....emoticon_145

Lisamarie님의 댓글

Lisamarie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팬님
 바보 같은 리사마리는 처음가사의 뜻을 하나도 제대로 이해 하지 못했었습니다.

흥남 부두가 뭔가 했더니 북한 함경도 지방의 항구 도시의 부두ㅡ 겨울이면 남쪽 과는 비교가 안되게 추웠을.
일사때 라는 것은 일사 후퇴 라는 것 이고요.
 부신의 국제 시장 이란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이 노래를 부르는 사람은 금순이의 남편 일까요 . 약혼자, 오빠 ?

손을잡고 울어보자 얼싸 안고 춤도 춰보자고 하더니
그럴 가능성 아직 남아 있나요.

그래도 이 독일은 가족이 만날 가능성은 있었죠.
마샬 플란으로 쏟아져 들어온 돈으로 처음에 고생은 했어도 금방 먹고 살만 해졌고요.

노래 못지 않게 팬님의 글솜씨도 폴카 못지 않게 생동감 있어 처음엔 하나도 이해도 못한 저.
지금 눈물이 쏟아져요.
저 어려움 없이 북한에 갈수 있습니다.
 가서 금순이 찾아서 안부 알아보고 이 노래 부른 분께 금순이 잘있더라고 안부라도 전해 주고 싶지만


너무 오래 전에 일이잖아요.
 세월이 너무 흘렀습니다.
같은 한국 땅에 살고 있으면서도.

[자유투고] 자유·토론게시판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56 팬교주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46 07-19
55 팬교주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55 07-09
54 팬교주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04 07-03
53 팬교주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94 06-20
52 팬교주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20 06-08
51 팬교주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14 05-18
50 팬교주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91 04-22
49 팬교주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60 03-10
48 팬교주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52 02-21
47 팬교주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70 01-24
46 팬교주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36 12-31
45 팬교주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27 08-29
44 팬교주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15 08-17
43 팬교주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14 08-17
42 팬교주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87 07-03
열람중 팬교주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04 06-27
40 팬교주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97 04-21
39 팬교주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46 04-17
38 팬교주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01 03-24
37 팬교주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82 11-22
게시물 검색
이용약관 | 운영진 | 주요게시판사용규칙 | 등업방법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무단수집거부 | 비밀번호분실/재발급 | 입금계좌/통보방법 | 관리자문의
독일 한글 미디어 베를린리포트 - 서로 나누고 돕는 유럽 코리안 온라인 커뮤니티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