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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만한 그들

페이지 정보

작성자 가을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8건 조회 3,375회 작성일 05-08-09 12:49

본문

 

내가 아는 한 여자가 있다. 혹은 그녀와 닮은 부류의 여성의, 남성의 무리를 알고 있다. 그들은 일단 예쁘거나 잘생겼다. 싫증을 빨리 낸다. 헛욕심이 많다. 이런 성향을 그냥 자신의 내부에만 가둬두면 일이 없었지만, 꼭 티를 낸다. 옆의 사람을 괴롭히는 것이다.


아주 예전의 일이다.

누군가와 그리 진지하진 않았지만 뭐 그럭저럭 만남을 이어가고 있는 중이었다. (내가 알고 있는) 그녀는 그걸 알았다, 그 남자가 꽤 괜찮은 사람이란 것을 말이다. 그녀는 그의 연락처를 알아내어 그에게 연락을 취했다. 자신과 아주 가까운 나와의 관계는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말이다. 그녀의 수작은 뻔했다. 난 가을을 알고 있는, 게다가 아주 친한, 겨울이라는 사람인데 가을에 대해 할 말이 있다...고. 그럼 그는 그녀를 만난다. 거부하기엔 그녀를 무시할 수 없다. 며칠 후, 그를 통해 이야기가 들려온다. 네 곁의 그녀를 조심해라. 그녀의 목적은 괜찮아 보이는 사람은, 그가 친한 친구의 친구라도 상관없이, 자기에게 더 관심을 쏟게 하는 것. 나보다 덜 괜찮은, 덜 예쁜 가을 같은 여자애보다 나를 더 많이 바라봐야 한다고 여기는 것.

난 물론 그와의 만남을 끝낸다. 그리고 그런 일은 반복되어 일어난다. 내 남편을 뺏기지 않은 것을 다행으로 여길 뿐이다. 아마 그이는 그녀가 획득하기엔 너무 하찮아 보였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녀와의 관계는 끊을 수 없다. 왜냐고? 나도 모르겠다. 그렇게 설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자, 다른 그녀가 있다. 그녀는 늘 남자를 갈아 치운다. 상심한 남자는 내게 와서 하소연한다. 그녀의 마음을 돌이켜 줘. 난 그녀에게, 뻔히 아는 이유를 묻는다. 그녀의 대답은 간단하다. 싫증이 났거든.

또 다른 이다. 그의 대답은 걸작이다. 가을아, 내 취미가 뭔 줄 알아? 넘어 오지 않는 여자 꼬셔서 넘어 오면 발로 차버리기야. 걘 내게 넘어왔고, 이제 용도폐기지.


그래서 난 잘생기거나 예쁜 것들 중에서 헛욕심을 가진 이는 싫다. 거의 그런 족속들은 마음속에 거만한 쓰레기통을 가지고 있어, 누군가 선망하는 이의 마음을 얻어 내면 그 속에 가차 없이 버려 버린다. 쓰레기통에 버려진 수동의 그나 그녀는 상심하고 슬퍼하고..심지어는 죽기까지 했다.. 잡것들... 그 자들은 허황되고 교만하기 그지없어 난 그런 족속에게 늑대처럼 경계심을 드러낸다.

아, 하지만.. 잘생기거나 예쁜 것은 기분이 좋다. 상대를 나른한 도취감에 빠지게 한다.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황홀경을 느끼게 하여 마음의 시름을 잠시 잊게 하는 마취효능까지 가지고 있다. 잘 생기거나 예쁘다는 것은 축복이다. 그게 현실이다.


베리의 누군가가 내게 물었다. 가을님은 예쁘세요? 그, 혹은 그녀에게 대답한다. 예쁘지 않습니다. 그게 사실이다. 난 내 얼굴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기쁨을 느끼게 해주는 그런 축복받은 아름다움이라고는 손톱만큼도 없다. 하지만, 혹은 그래서, 내게는 거만한 쓰레기통도 없다. 함부로 그나 그녀의 마음을 장난처럼, 심심해서 가지고 놀다가 폐기처분하지 못한다. 그래서 내가 누군가를 쓰레기통에 넣는다면, 그건 당연히 폐기처분 되어야할 대상이기 때문이라는 정당한 이유를 얻게 된다...

난 지금 누군가, 몇 명을 그렇게 쓰레기통에 집어넣고자 한다. 아니, 그러고 싶다...         


추천1

댓글목록

도보님의 댓글

도보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런 것들은 재활용이예요. 일반쓰레기예요.
아시죠? 요즘 쓰레기 잘 못 버리면 혼난다는 것!emoticon_002
전, 돈 많아서 거드름 피우는 것, 잘나서 남 앞에서 우쭐대고 잘난척 하는 것,
희망사항입니다.emoticon_011
가을님 제 심정아시죠?

나디아님의 댓글

나디아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사랑을 낡게 만드는 '이들', '그들'을 확 폐기 처분해 버리면 얼마나 속이 시원하겠습니까만.
'그'로 인해 닳아버린 사랑을 가슴에 껴안은 분들, 하지만 이세상의 모든 것은 '어느 정도'는 닳아야 그 존재의 가치가 더욱 빛나는 게 아닐까요?

저는 '그들'이 이제는 가엾습니다. 사랑을 가슴에 품고 태어나지 못해 저주스러운 방황만 일삼는 '그들'. 이제 저는 가볍게 웃으며 바라봐 줍니다.

사랑이란 이가 자연적 즉자(an sich)가 아닌 대자(fuer sich)적 존재이기에
그 모든 것들이 사랑을 깨닫고 다듬어나가는 시간이지 않을까요?
그것 마저도 갖지 못하고
사랑이
쉰내 풀풀 풍기는 속세의 외피로 둔갑되어
그곳에서 고작 뽑아 들은 것이 자기 과시라는 면도칼이니.

뽑아들면 그 눈부신 광채가 세상을 모두 태워버릴 것만 같은 그 무엇이 담긴
고요하고 굳건하고 하지만 무겁지만도 않은
그 사랑이란 칼자루를 단단히 움켜쥐고 있는

우리가 가볍게 웃어야죠.

가을님의 댓글

가을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흠..
방금 누군가가 다녀갔습니다. 보험 증서를 내밀며 "서명해라!"고 명령했습니다.
엄마 거.. 그거 대리서명하라고.. 돈은 내가 내고... 찍 소리도 못하고 서명했습니다. 친척이었거든요. 그런 식으로 보험 든 것이 우리 생활비의 삼분의 일을 차지한다는 사실...

전요, 도보님.
아무리 돈이 많아도 그대는 절대 그러지 못할 거라는 거 알아요. 즉, 거드름 피우며 잘난척 하지 못할거라는 거...
나.. 난 그렇게 하고 싶어요. 으하하하... 농담입니다.^^

가을님의 댓글

가을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휴.. 나댜님.
동시에 올렸군요.. 그대의 글 읽어 보았습니다. 사랑이라...
내가 사랑에 대해 말하고 싶었을까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님의 글은 참 좋군요. 서늘합니다. 광마루 같은 서늘함..같은 것..을 느끼게 하는군요.
사실을 말씀 드리면, 계속 두렵습니다. 모르겠습니다. 쓰레기통 속에 들어간 본 적도 있고, 쓰레기통 속으로 버린 적도 있습니다. 두 상황의 정서를 이미 알고 있는 저는.. 이러든 저러든 상심밖에 얻을게 없습니다. 상심..상처난 마음이지요..누군가를 상처 입히거나 누군가에게 상처 받거나..

그 밑의 썰렁한 농담, 접수 거부합니다.

효나님의 댓글

효나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가을님....그런 사람들도 있습니까....
도무지 무슨 분위기 괴상한 화장 찐하게 한 여자가 나오는 에로영화 이야기 하시는 것 같습니다.
전 님의 글을 읽으며 나디아님과 같은 그런 깊은 곳까지는 이르지 못하고 딴 생각이 들더군요...

아... 맞아 .... 한국은 인물이 굉장히 중요한 사회지......
독일에서 거울보는 것도 잊고 살았는데....
참 이 모양으로 한국에 어떻게 가나...
뭐 그런 딴 생각을 했습니다.

몇년전에 한국에 갔을때 공항에 마중나온 언니가 대뜸....
....너 북한사람 같아.... 그러더군요...
참.... 한국에 가면 어떻게 살아야 할지.....

지금 생각하니 제가 한 푸념이 쓰신 글에서 아주 딴 생각은 아니지 않나 싶네요.

나디아님의 댓글

나디아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첫 번째 그녀는 모든 이가 자신만을 사랑해주길 바라는 '애정의 이기주의'자가 아닐까요, 소위 질투라는 것으로 표현되기도 하는. 자신과 절친한 사람이건 어쨌건 주위의 동성을 향해 다른 이성이 애정을 품는 것을 못 참아하는 이죠. (이런 사람들은 나중에는 성과 나이를 넘어서서 모든 애정에 그러한 집착을 할 겁니다.) 그런 만큼 자신이 사랑하고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도 누군가가 그처럼 빼앗아갈 것을 두려워할 겁니다. 이런 이는 사랑을 못합니다. 사랑이란 평온함이니까. 사랑은 근본적으로 이 세상이(나를 아는 모든 이가) 평온함에 잠기는 것일 테니까요.
하지만 가을이는 그와의 만남을 끝내지 말았어야 했다고 저는 이야기합니다만, 어차피 지난 과거란 필름 속의 잔상에 불과한 무엇일 뿐이니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두 번째 그녀와 세 번째 그가 즐기는 것은 소유라는 허영심을 채우는 즐거움입니다. 그곳에는 영혼의 대화라는 사랑이 처음부터 결여되어있었습니다. 쇼 윈도우에 진열된 고급 코트를 막상 가볍게 손에 넣어보면 별거 아니어서 내팽겨 치듯이, 이성을 쉽게 낚을 수 있는 그들의 외모와 연애기술이 그들에게서 사랑을 앗아간 것은 아닐까요? 저는 그런 인간들에게 농락당하고 나서야 세상 우스운 것을 알았습니다.

가을님의 댓글

가을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효나님.
님이 바라보시는 방향도 틀리지 않습니다. 맞아요.
불행하지만 그게 현실입니다. 맞습니다.
누군가를 만나 일을 해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난 돌아서면서 스스로에게 실망합니다. 상대가 예쁜 여자이면, 나도 모르게 그녀의 몸에서 나는 향기나, 오똑한 콧날이나, 샘 같은 눈에 빠져서 아주 호의적으로 변해 버리거든요. 뭐야, 너 가을, 이것 밖에 안돼? 예쁘다고 정신을 못차리냐? 고 스스로를 책망합니다..쩝. 하지만 예쁜 여자는 .... 정말 황홀해요..
남자가 잘생긴 건, 그건 경계의 대상이어서, 그들 모두가 그렇게 기술자(?)인양 전 잘 생긴 남자가 싫습니다.^^;;
바로 저 같은 사람들이 많아서 한국이 성형사회가 되는 겁니다요..흐흐...

제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다르지만, 사과는 쥬스로 만들기 위해서만 소용되는 것이 아니듯이, 글도 바라보는 이의 감정에 따라 아주 달라지기도 합니다. 하하. 맞아요, 효나님.

나디아님.
그와의 만남을 끝냈기 때문에 지금 제가 그이와 결혼했겠죠? 그리고 그런 일은 이미 밝혔듯이 한 번의, 일회성이 아니었답니다. 그런 일은 반복되어 일어났어요.
그리고 불행하게도.. 남자들은 누구의 표현대로 "들꽃"같은 가을보다는 "조화"처럼 화려하게 아름다운 그녀를 더 좋아하더군요. 그리고 그들의 그런 속성, 더 아름다운 것에 끌리는 그런 본성은 그들의 잘못이 아니에요.
아름다움 뒤의 다른 가시를 감당하고 못하고는 나중의, 그들의 몫이기도 하구요. 아무도 원망하지 않습니다.. 혹은 원망한다손, 부질없는 노릇이구요, 이젠^^
그나저나 님의 마지막 말, 그거 아주 재밌었습니다. 농락당하다.... 으하하하하..

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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