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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사랑

페이지 정보

작성자 나디아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2,881회 작성일 05-07-24 18:56

본문

중 고등학교 때 외화를 볼 때면 누나는 종종 이런 이야기를 하고는 했었다. ‘외국사람들처럼 사귀다가 헤어져도, 다시 친구로서 저렇게 자연스레 만나는 거 좋아 보이지 않니?’
누나가 그렇게 이야기하니 괜스레 나도 그러고 싶었던 걸까.

좋아하는 여자 앞에 가면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는 쑥맥,그런 내가 인생에서 유일하게 직접적으로 작업?을한 사건이 이 두 번째 사랑이다. ‘야,... 너, 나랑 사귈래?’ 육군 일병 때 부대에서 전화를 했었다. 그렇게 시작해서 몇 번 만나보지도 못하고 친구의 싸늘한 목소리를 들으며 전화를 끊었으니, 이걸 두고 사랑이라 이야기하기도 좀 그렇긴 하다.
전에는 내가 자존심이 강해서라고 생각했었는데, 이제 보니 그건 아닌 것 같다. 전화를 통하여 들려오는 그의 목소리에 더 이상 애정이 느껴지지 않았을 때, 나는 애써 잡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었다. 어떠한 생각이나 고민 없이 그를 잡고 있는 나의 손을 놓고 ‘너는 이제 자유로워..’라는 말을 해주고 싶었을 뿐.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나를 좋아하는 여인에게 ‘나를 자유롭게 놓아줘’라고 이야기하는 것 보다, 내가 좋아하나 나에게 별다른 감정 없는 여인에게 ‘이제 가볍게 나를 떠나가 줘’ 라고 말하는 것이 나에겐 더 쉽고 마음이 가볍다. 물론 고통 없이 가슴이 홀가분했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당시 휴가나 외박만 나오면 술 먹고 친구들을 엄청 괴롭혔던 것으로 기억한다. 내, 그 친구들에게 진 빚은 결코 잊지 않으리.

어쨌든 제대 후에 우리는 거하게 술을 퍼마시며 편안한 친구사이로 지내기로 했고 그렇게 되었다. 한 가지, 주위사람들이 의아하게 여겼던 것이 있었다면, 나의 짧은 연애사에 마침표를 찍게 해준 남자아이와 그 이후에 친하게 지냈다는 것. 그것은 내게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것이었다. 아직도 가끔 떠오르는 그의 기억이 있는데, 술을 좋아하는 우리는 종종 술을 같이 마시고는 했다. 그 친구와 새벽까지 술을 먹고 그 친구 집에서 잤던 어느 날, 아침에 일어나보니 내가 그의 잠자리를 차지하고 있고 그 친구는 바닥에서 병풍을 덮고 잔다. 병풍 밑에서 자는 모습이 어찌나 귀엽던지..
어쨌든 나는 사적 상처를 그들의 친분관계에까지 연장시키고 싶지는 않았다. 우리의 사랑에 마침표를 찍은 것은 사실 그 남자가 아니라, 우리 사랑의 유효기간이 거기까지였던 거다. 유효기간이 지나버린 사랑을 매일 매순간 맛있는 억지 표정을 지으며 퍼먹는 것은 결국 치유해야할 배탈만 커지는 것일 뿐.

흥미로운 사실은 그러한 관계를 형성함으로서 오히려 상처는 놀랍게도 빨리 사라졌다. 지금 생각해보니 그 남자아이는 내게 의도적으로 잘해주려 노력한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바라건대 그렇지는 않았기를..

작년에 한국에 들어가서 친구를 만날 수 있었다. 회사에서 만난 남자와 결혼을 앞둔 친구는 내게 근사한 한정식 저녁을 사주었다. 사는 이야기, 자신의 일 이야기, 크고 사소한 이야기를 나누다 헤어졌다. 결혼식에 가서 축복의 박수를 쳐주고 싶었지만, 독일에 돌아오는 날짜 때문에 친구의 결혼식은 참석하지를 못해서 아쉽다.

친구, 행복하기를..

추천1

댓글목록

Lisa-marie님의 댓글

Lisa-marie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전 사랑해본 적이 몇번 없어요.
하지만 옛날그 친구 다시 만난다면 그냥 친구로서 대할것 같아요.
그런데 그친구들 뭐하나..
모두들 요즘 세상에  자기 일이 바쁘다보니 예전 기억은 ......  emoticon_0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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