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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된 삶의 지침(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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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바람이름으로 검색 댓글 3건 조회 3,428회 작성일 02-09-17 00:21

본문

아이야
" 황금을 보기를 돌같이 하-라. 이-르신 어버이 뜻을 받-들어..."라는 동요를 알고 있겠지. 아빠가 초등학교 시절에 부르던 최영 장군 노래다. 아빠의 어린 시절에는 늘 깨끗하고 정직하고 올바르게 살아야만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으며 그렇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청렴결백, 절개와 지조, 정직, 신의와 같은 것들을 귀중히 여겨야 한다고 귀에 못이 박히도록 배우며 자라왔었다. 그때 읽었던 도덕책 속의 이야기 하나를 아빠는 아직도 어렴풋하게나마 그 줄거리를 기억하고 있다.
「어떤 사람이 잘못을 저질러 처형당하게 되었다. 그런데 처형 날짜를 며칠 앞두고 그 사람의 어머니가 갑자기 돌아가셨다. 그 사람은 자신이 처형되는 것보다도 어머니의 장례를 치를 수 없게 된 것을 더욱더 애통해 하였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친구가 재판관에게 가서 청원하였다. "제 친구대신 저를 잡아두고 제 친구를 집에 보내서 어머니의 장례를 치르고 돌아오게 해 주십시오. 만약에 제 친구가 도망치거나 처형일까지 돌아오지 못할 경우에는 제가 대신 처형당하겠습니다." 친구의 우정을 가상히 여긴 재판관은 친구를 대신 잡아두고 죄인을 집으로 돌려보냈다. 그러나 죄인은 처형일까지 돌아오지 않았고 마침내 처형일이 되어 친구가 처형당하게 되었다. 처형시각이 다가오자 재판관이 처형대에 선 친구에게 "네 친구는 의리 없이 도망가버린 모양이다. 약속대로 네가 대신 처형당하게 되었는데 후회없느냐?" 라고 물었다. 친구는  "네, 후회없습니다. 아마도 친구에게 불가피한 사정이 생겼을 것입니다." 라고 대답했다.
이윽고 처형시각을 알리는 북소리가 둥둥 울리고 사형집행인이 처형하려는 순간 "잠깐만 처형을 멈추시오." 라고 외치며 죄인이 허겁지겁 처형장으로 달려 들어왔다. 죄인은 어머니의 장례를 치르고 돌아오는 길에 홍수를 만나서 길이 끊기는 바람에 제대로 돌아올 수가 없었던 것이었다. 그러나 죄인은 약속을 지키기 위하여 배를 얻어타고 말을 빌려타며 천신만고 끝에 처형시각에 임박해서야 겨우 도착한 것이었다. 재판관은 두 친구의 우정과 의리에 감격하여 죄를 사면하여 주었고 두 친구는 기뻐하며 집으로 돌아갔다.」
   ·친구를 위해 목숨을 바친다.
   ·약속을 천금보다 중하게 여긴다.
   ·절개를 지켜 초야에 묻히는 선비정신
   ·국가와 민족을 위하여 목숨을 바친 이순신 장군, 안중근 의사, 유관순 열사, 김구 선생
·불의한 독재에 맞서 항거하다가 꽃다운 젊은 나이에 스러져간 박종철, 이한열, 전태일 열사등
수많은 이야기와 사례들을 듣고 보며 교육받아온 아빠세대는 그러나 소년기를 거쳐 청년기, 장년기를 지내오며 보고 느낀 현실과 지난날에 받았던 교육과의 사이에 벌어진 너무나도 큰 격차 (때로는 정 반대이기도 했다)로 인하여 엄청난 가치판단의 혼돈 속에서 갈피를 잡을 수 없게 되어 버리고 말았다.

·이 땅에 버젓이 살아가며 몰수당한 조상의 재산반환을 청구한 친일매국노의 후손들과  중국땅까지 건너가 항일투쟁을 하다가 쓰러져간 이름없는 독립투사들과 그 땅에 버려진   후손들이 오늘날 처해있는 운명
항상 양지만 ?아다니며 권력에 빌붙어서 그들을 찬양 미화하고 유착하거나 하수인 노릇에 앞장서온 해바라기 정치인, 어용학자, 관제언론인, 몰염치한 경제인, 탐욕스러운  종교인, 꼭두각시 문화인들이 오늘도 사회각계에서 주도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거나 원로로서 대우받고 있는 현실과 불의한 독재와의 타협에 응하지 않고 맞서다가 죽거나  매장당하고  사회의 뒷전으로 물리쳐져서 마침내는 아예 잊혀져 버린 유무명 인사들의  불행한 운명등
오늘날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종교등 각계에서 지도자의 위치에 있는 소위 성공한 사람들의 과거 행적을 보고 있노라면 과연 어떻게 사는 것이 제대로 사는 것인지 어떠한 삶이 진정 성공한 삶인지 혼란스럽기 짝이 없어진다. 아빠 자신이 이럴진대, 사랑하는 너희들에게
  「어떻게 하면 생존경쟁에서 낙오되지 않고 (최소한 바보 취급은 당하지 않고) 살아가게  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훌륭한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는 삶을 살아가게 할 수 있을까」를 가르치는 것은 정말로 너무나도 어려운 일이 되어버렸다.
자식들이 출세하여 부귀영화를 누림과 동시에 세인들로부터 추앙받는 인물이 되기를 바라고 또 그렇게 되도록 교육하는 것이 세상 모든 부모들의 공통된 바램인 동시에 임무라고 할진데, 자식들에게 확실한 삶의 가치기준 하나 제대로 일러줄 수 없는 아빠 자신이 몹시 부끄럽고 한심하단다. 그러나 비록 정확한 가치판단 기준을 확실히 제시할 수는 없더라도 아빠가 지금까지 반 백년 넘게 살아오면서 보아온 정치적, 사회적 제반 현상들을 통해서 너희들만은 최소한 이렇게는 살아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느낀 점이 있기에 이제막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에 진출한 너에게 역설적으로 전하고자 한다. 누군가가 이 지침에 대하여 명쾌히 반박하여 나의 우매함을 깨우쳐주고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에게 올바른 가치관과 인생관을 심어 주기를 바라며...

1. 정직하면 성공할 수 없다.
아빠는 정직한 사람이란 거짓으로 남을 속이지 않고 약속을 지키며 말을 바꾸거나 말과 행동이 다른 짓을 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성공한 지도자, 성공한 사업가들을 보면 정직하다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것인지 쉽게 알 수가 있다.
국민들 앞에서 눈물을 흘리며 은퇴를 선언한 사실을 뒤집고 기회가 오자 다시 정치일선에 복귀하여 드디어 대통령이 되신 분, 공동여당에서 탈퇴하여 야당의 길을 걷겠음을 천명 하였다가 선거가 끝나기가 무섭게 다시 여당의 길로 접어든 정당과 이러한 사태에 대한 견해를 묻는 기자에게 국민들 앞에 진심으로 사과하기보다는 선거 전략상 그럴 수도 있지 않느냐고 태연하게 대답해 버리는 총리의 경우는 「 대중은 어리석고, 인간이란 망각하는 동물」이라는 대중정치의 기본을 최대한 활용할 줄 아는 정치 고단수들의 술수로 치부하더라도, 보통 샐러리맨들의 한달치 월급의 몇 배에 해당되는 돈을 단 하루만에 벌면서도 샐러리맨이 매달내는 세금보다도 적은 년간 소득세가 나왔다고 호들갑을 떨며 세무서직원을 찾아가는 중소개인 사업자들로부터 일반 봉급 생활자의 평균근로소득세 보다도 적은 세금을 신고하고서도 경쟁이 심해져서 갈수록 해먹기가 어렵다고 푸념하는 의사, 변호사등 소위「사(士)」자 붙은 사람들, 그리고 탈법과 탈세, 정경유착, 분식회계로 얼룩진 크고 작은 성공한 재벌 사업가들을 본다면 정직이라는 것이 얼마나 무모하며 어리석은 것인지 알만해 진다. 몇 년전 어느 국회의원이 시험적으로 사업(아마 음식점이었을 것이다)을 시작하여 세금을 꼬박꼬박 정직하게 내다가 1년도 못되어서 문을 닫으며 무서운 현실과 자신의 무지함을 한탄하였다는 기사를 읽은 기억이 난다.

아이야!
정직하게만 살다가는 기회는 다 놓치고 손해만 보게되므로 때로는 남도 속이고 말바꾸기도 해야하며 약속 따위는 애시당초 깨지기 위해 존재한다는 사실을 잘 인식하고 있어야 경쟁에서 살아남아 성공할 수 있음을 명심하고 「장부일언중천금」(丈夫一言重千金) 일랑 잊어버리고 「일구이언」(一口二言)「후안무치」(厚顔無恥)라는 말이 훨씬 실속있음을 잘 기억해 두어라.

2. 법과 질서, 경기 규칙은 필요한 때에만 지켜라.
악법도 법이다.」라며 법의 명령에 따라 죽음을 택한 소크라테스의 이야기는 시대가 바뀜에 따라 더 이상 믿고 본받을 만한 가르침이 되지 못한다. 대선후보경선에서 패한 사람들이 결과에 깨끗이 승복하지 않고 줄줄이 대거 탈당하여 당적을 옮기거나 심지어는 적진에 투항하여 과거 자기편 공격의 선봉에 서면서도 국민 앞에 부끄러워 할 줄 모르고 큰소리치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정치판을 보아라. 경기 규칙이란 나에게 유리할 때에만 지킬 가치가 있음을 보여주고 있지 않는가. 비록 한참 뒤에야 사법부로부터 그 불법성 판정이 공식적으로 내려지긴 했지만 시민단체들이 지난번 총선때 벌였던 특정후보 낙선 운동도 그러하다. 그들 자신도 불법성 시비가 있음을 잘 알고 있었지만 정의를 위해서는 법을 어길 수밖에 없었다고 강변하고 있지 않는가. 목적이 올바르면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쯤은 정당성(합법성)을 확보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이들 단체들이 등록금 인상 반대 투쟁을 위해 총장실을 점거하는 학생들과 구조조정을 위한 통폐합에 반대하여 행장을 감금하는 은행원들을 보고 과연 무어라고 할 것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법을 해석하고 규칙을 지킴에 있어서「아전인수」(我田引水)나「견강부회」(牽强附會)와 같은 것은 피해야 할 일이거늘 실정법보다 우위에 있다는 떼법이나 그보다도 영향력이 강하다는 정서법이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혹시나 집권세력이 이것을 의도적으로 이용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각종 노동단체의 노동쟁의나 의약분업 파동시의 의사, 약사들의 단체행동 그리고 일부 시민단체들의 투쟁방법에 대하여 법에 기초한 일관된 대응보다는 이해가 맞으면 수수방관하고, 입장이 상치되면 강경 대응하는 식으로 대처한 정부의 태도로부터 이러한 의문에 대한 힌트를 찾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지난 명절 때 꽉 막힌 고속도로를 역주행한차가 한때 법무부장관을 지냈던 국사에 바쁜 의원나리의 차였다고 한다. 그 나리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한가지, 이것 역시 초등학교 시절 선생님으로부터 들은 이야기이다.
「어느 날 일본 천황이 차를 타고 외출을 하였다. 그날도 역시 관례대로 교통이 사전에 통제되었고 천황이 탄 차는 막힘 없이 시가지를 달렸다. 그런데 어느 한 교차로에서는 교통 순경이 서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교통이 통제되지 않고 신호등도 계속 작동되고 있었으며 천황이 탄 차가 교차로에 막 닥아  갔을 때 마침 빨간불이 켜졌다. 천황이 탄 차는 할 수 없이 멈추어 섰고 신호가 파란불로 바뀌어서야 다시 주행할 수 있었다. 나중에 이 사실을 알게 된 관할 경찰서장은 크게 놀라고 당황해 하였고 즉시 천황을 알현하고는 잘못을 백배 사죄하면서 그 교통순경을 즉각 처벌하겠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천황은 처벌은 커녕 오히려 그 순경에게 큰상을 내렸다. 그날 천황은 교통을 통제해야 할만큼 급한일로 외출한 것이 아니었으며 그 교통순경은 자기 직무에 충실하였고 그 덕분에 천황은 교통질서를 지킬 수 있었기 때문이다.」
    
3. 절개와 지조를 지키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함은 그만큼 명예를 소중히 여기고 올바르지 못한 삶을 살지 말라는 선현들의 가르침이다. 그러나 후세에 이름을 남긴다한들 정작 본인의 삶은 행복하였을까? 이방원의 회유에 굴하지 않고 절개를 지키다가 선죽교 위에서 철퇴를 맞은 정몽주,「충신불사이군」(忠臣不事二君)을 주장하며 뜻을 굽히지 않다가 죽어간 성삼문등 사육신과 반대의 길을 걸어간 신숙주, 그들 자신과 그 가족들은 어느 편이 더 행복하였을까? 당대의 저명한 문학가와 한 화백이 일제의 압력에 굴복하여 비록 잠시나마 친일 행세를 하지 않았다면 과연 그들이 생명을 온전히 보전하여 훗날 대가가 될 수 있었을까? 또 그 가족과 자손들의 운명은 어떻게 되었을까? 오늘날 체제에 충성하며 좋은 작품을 창작하여 영웅 대접을 받고 있는 북한의 예술가나 작가들을 먼 훗날 우리는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만일 체제에 영합하지 않아 별볼일 없이 사라지고만 천재적 작가가 있었다면 그를 보고 우리는 무어라 할 것인가? 이에 대한 해답은 오늘날 현실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각종 현상들을 보면서 깨달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선거가 끝나기가 무섭게 야당에서 여당으로 옮겨가는 의원들, 이들은 정치적 압력에 저항하기보다는 순순히 따르는 것이 현재의 삶을 보다 편하게 만들고 장래를 보장받는데 유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그렇게 몰염치한 행동을 했다고 생각한다.
오늘날 중진으로 대우받고 있는 다선  의원들의 과거 행적을 보면 역시 그렇다는 판단이 선다. 3공-5공-6공-문민정부-국민의정부로 정권이 바뀔 때마다 계속하여 파트너를 바꾸어 가며 손을 잡는 당대의 정치대가, 여기에 빌붙어서 계속 발탁되고 중용되어 승승장구하는 정치인들이나 관료들, 정치적 이념은 일찌감치 내팽개치고 정책연합 이라는 미명하에 여권의 과반수 채우기에 협조함으로써 자신의 감옥행을 면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는 한 정치인의 경우는 예로 들기조차 민망스러운 일이라 하더라도 오늘날 이 나라의 운명을 양어깨에  걸머지고 좌지우지하는 이들 정치 지도자들의 행태를 보노라면 그 해답은 자명해진다. 절개와 지조를 지켜 꿈을 접고 심지어는 목숨을 버리기까지 하는 것보다는 그때그때 힘센 자에게 붙어서 타협하고 아부하며 먹고사는 것이 자기자신과 가족 그리고 후손들에 이르기까지 안일을 보장받고 출세하는데 있어서 실속 있는 방법이다.

4. 경쟁에서 이기려면 남을 철저하게 짓밟아라.
생존경쟁에서는 궁극적으로 누이좋고 매부좋은 적당한 타협이란 없는 것 같다.
설혹 상생(相生), 상득(相得), 공존(共存), 공영(共榮)과 같은 것들을 주장한다고 하더라도 이는 자기 자신에게는 해(害)가 없어야 한다는 것을 전제로 하거나 남을 기만하기 위한 허울좋은 위장용 미사여구 일 뿐이다. 기회만 있으면 주장하는 바와는 달리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벌어만 지고 극한 대립으로 치닫는 여야 관계나, 붙었다 떨어졌다를 식은죽 먹기보다 쉽게 하며 무지몽매한 민초들을 우롱하고 있는 대여와 소여의 행태를 보고 있노라면 쉽사리 깨닫게 된다.
이조시대 당파싸움이 극심할 때는 한쪽편이 권력을 잡으면 상대편을 사돈의 팔촌까지 깡그리 궤멸시켜 재기가 불가능하도록 초토화시키곤 했다. 적을 철저히 파멸시켜 아예 발붙일 틈을 주지 않아야만 내가 오랫동안 살아남을 수 있음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오늘날에도 이러한 사례는 얼마든지 볼 수 있다. 민주화 바람을 어설프게나마 용인했던 구소련,동독, 유고의 공산주의 정권의 멸망과 철저한 독재로 반대파의 싹조차 보이기만 하면 철저하게 제거해버리는 쿠바, 리비아, 이라크 그리고 북한 지도자들의 건재함, 그리고 민주화 투쟁을 가차없이 짓누른 박정희식 군사독재와 초기의 강압적 자세를 끝까지 고수하지 못하고 막판에 가서는 어설프게 타협하려한 필리핀의 마르코스, 인도네시아의 수하르토 정권과 우리 나라의 전통, 노통의 마지막을 되씹어 보면 생존경쟁의 원리는 더욱더 명쾌해진다. 이러한 사실을 정치학자들은 너무나도 잘 알고 있기에 외부와의 철저한 단절로부터 개방의 길로 접어든 중국과 개방의 문턱에서 망설이고 있는 북한의 장래에 대해 무언가 기대하고 있는 것 아닐까. 반대파는 철저하게 파멸시키고 그것이 안되면 최대한 굴레를 씌우고 고삐를 꿰어 마음대로 잡고 흔들 수 있도록 해 두어야만 경쟁에서이기고 승자의 지위를 오랫동안 누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새롭게 부활한 신문고시(告示)처럼…  

5. 상대의 약점을 끝까지 물고 늘어져라.
경쟁을 함에 있어서 내자신이 상대보다 강해지도록 단련하고 노력하는 것보다는 상대의 약점을 잡아내거나 함정에 빠뜨려서 나보다 못한 위치로 끌어내리고 드디어는 재기불능이 되도록 짓밟아 버리는 것이 훨씬 손쉬운 방법이다. 요즈음 자주 접하게 되는 「000 죽이기」「000 포위작전」「반000연대」등의 용어를 보면 우리 나라 정치인들이 정책으로 국민의 지지를 얻어 상대를 제압하는 어려운 길 보다는 상대를 끌어내려 죽이는 쉬운 길을 택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하게 된다.
여기에 하나더 덧붙일 것은 상대의 약점을 잡아끌어 내리되 끝장을 볼 때까지 철저하게 물고 늘어져야만 한다는 것이다. 상대도 바보가 아닌 이상 어설프게 물고 늘어지다가는 되레 물리고 마는 수가 있기 때문이다.
권투시합에서 심판의 종료 공이 울릴 때까지, 야구시합에서 9회말 쓰리 아웃이 선언될 때까지 게임에 혼신의 힘을 기울이지 않으면 승부가 뒤집어 질 수도 있는 것처럼 끝까지 반복하고 또 반복해서 문제를 들추어내고 공격해서 상대를 넉다운 시켜버려야 하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시도때도 없이 기회만 있으면 불어대는 총풍, 세풍과 안기부 예산사건 그리고 최근의 개헌 논의를 다루는 여당의 끈질긴 프로근성과 DJ정치 비자금을 물고 늘어지는 YS의 정치 9단다운 솜씨에 비해 언론문건사건, 의원꿔주기, 언론사 조사 문제 등을 다루는 야당의 헤설픈 모습을 보면 게임은 벌써부터 끝난 것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든다.
상대의 약점을 끝까지 공격하라. 상대가 항복하면 그 스스로 죽을 것이고 상대가 항복하지 않으면 대중이 그를 버릴 것이기 때문이다.

6. 잘못은 끝까지 인정하지 마라.
100퍼센트 명백한 증거가 없는 한, 설혹 있다고 하더라도 끝까지 잡아떼고 합리화하고 정당화하라. 잘못을 인정하면 그 순간 모든 것이 돌이킬 여지없이 끝장나 버린다. 끝까지 인정하지 않고 버티다 보면 점차 흐지부지 되어 결국은 대중의 뇌리속에서 사라져 버리게 마련인 것이다.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며 우리사회는 한가지 사건을 오랫동안 기억하기에는 너무나도 바쁘게 새로운 사건 사고가 꼬리를 물고 속속 일어나기 때문이다. 때로는 의도적으로 새롭고 더 큰 사건을 터뜨려서 앞의 사건을 퇴색시켜 버릴 수도 있다. 한때 사회를 온통 떠들석하게 했던 옷로비사건, 조폐공사사건, 법원이 판결문에서까지 강한 의혹을 제기한 한빛은행 불법 대출 사건 등 각종 비리 사건의 사후 처리 과정을 보면서 깨닫게 되는 것은 잡아떼고 버티면서 시간을 벌면 결국 살길이 열린다는 요령이다. 그렇지만 잡아떼는 것도 강한자의 위치에 있거나 적어도 상대의 결정적인 약점을 잡고 있을 때에만 가능한 법이다. 왜냐하면 강자(특히 정치적 강자)는 과거 한때 영국 의회가 그러했었던 것 같이 여자를 남자로 바꾸는 것 외에는 (이것도 요즈음 세상에서는 가능하다던가) 무슨 일이든지 다 꾸며 낼 수가 있기 때문에 강자에 대한 대항력 없이 무조건 버티기는 매우 어렵다. 그러므로 만일에 약자의 입장에 처해서 정히 불리할 때에는 일단 도망치는 것이 상책이다. 강자의 입장일 때에도 최악의 경우에는 삼십육계 줄행랑쳐서 일단 상대와 대중의 관심으로부터 멀어져 버리는 것이다.
해외로 도피한 세풍 사건 관련 전직관료, PCS관련 전직장관(진득하게 기다리지 못하고 들어오는 바람에 그만 잡혀버렸다),권력 핵심과의 유착 의혹을 받고 미국으로 도망친 진승현 게이트 관련 경영인, 그리고 대우 그룹 김우중 회장을 보라. 그들이 만일 국내에 그대로 남아 있었다면 벌써 쇠고랑차고 차가운 감방에서 회한의 눈물을 흘리며 만사가 끝장 났음을 통탄하고 있으리라. 1999년에 발생하여 정국을 뒤흔들었던 문모기자의 언론문건사건과 이에 연루된 거물급 중진 정치인의 해외 출국과 장기 체류 사실을 보라. 대중은 이사건과 이 사건 연루자들을 잊은 지 오래이며 이들은 끝까지 잡아떼고 멀리 도망가 버림으로써 하나도 다치지 않았다. 비리 관련이 아닌 정치성을 띤 사건에 있어서의 정당화, 합리화는 더욱더 긴요하다. 비록 세상이 바뀌어 법의 심판을 받기는 하였으나 10.26사태 관련자들, 5.18광주민주항쟁 탄압자들은 그들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자신들의 정치적 소신에 따른 행동이었음을 끝까지 주장함으로써 살아남는데 성공하고 아직도 건재하여 세를 형성하고 있고, 수십년동안 수많은 민주인사들을 강권으로 탄압하고 반체제용공 혐의자로 몰아 감옥에 쳐넣고 사형등 극형에 처하였으며 심지어는 반대파를 납치, 살인까지도 서슴치 않았던 과거의 독재자도 정치적 필요성에 따라 개발독재란 용어로 수식되면서 강력한 카리스마로 경제 부흥을 이루어낸 위대한 지도자로 추앙되고 급기야는 그 기념관 건립까지 논의되고 있지 않은가. 기념관이든 자료 도서관이든 이것이 건립될 경우에 과거 억울하게 당하고 죽어간 수많은 반독재 민주화 투쟁인사들의 혼령들은 어디에서 안식을 취할 수 있을 것인가. 그렇다고 해서 만약에 그들이 자신들의 잘못을 스스로 인정하고 참회하였다면 국민과 사회가 그들을 버리기 전에 그들 스스로가 자멸하여 떳떳이 얼굴을 들고 거리를 활보 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들은 끝까지 잘못을 인정하지 않음으로써 그들의 행동을 정치적 소신으로 미화시키는데 성공하였고 화려하게 재기 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요즈음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교육위기, 의보재정파탄, 언론개혁, 현대사태 등에 대한 정부의 대응방법과 그 결과에 대한 훗날의 평가가 매우 흥미로워진다.
  
7. 돈과 권력을 추구하라.
「황금을 보기를 돌같이 하라.」는 최영장군 어머니의 가르침을 아직도 그대로 따르는 바보는 아마도 없을 것이다. 청빈이 존경받던 시대는 이미 지나가도 한참 전에 지나갔기 때문이다. 현 시대에서 개인의 신분은 돈과 권력에 의해서만 결정되고 보장받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을 모으고 사업을 일으켜 성공한 재벌 사업가들과 그 재산이나 기업을 능력에 관계없이 상속한 2세,3세들은 태어나면서부터 주군의 신분이고 그 밑에서 일하는 봉급쟁이들은 비록 그 직위가 사장이나 회장일지라도 상전의 눈에는 신하나 머슴일 수 밖에 없다. 부만 세습되는 것이 아니라 가난도 세습되는 시대이며 돈 없고 성격좋은 남자보다는 성격은 나쁘지만 돈 많은 남자가 신랑감으로 우대받는 시대인 것이다.
돈은 무한히 많은 것들을 해결해 주는 도깨비 방망이다.
돈은 신분을 결정하고 보장해 줄뿐만 아니라 사람도 살 수 있고 권력도 부릴 수 있고 죄까지도 사면해 줄 수 있게 한다.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말이 있듯이, 대통령의 사면권까지도 돈으로 살수 있음을 크린턴이 보여 주었다고 하는 것을 신문 가십란에서 읽은 적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돈보다 강한 것은 권력이다. 비록 권력이 부 보다는 그 수명이 짧다는 단점이 있기는 하지만, 부자가 반드시 권력을 쥘 수 있는 것은 아닌 반면에 권력은 마음만 먹으면 부를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수천억원의 축재를 한 것으로 드러난 전통, 노통의 예가 아니더라도 국가 지도자의 위치에 있었던 많은 중진급 정치인들이 세금을 전혀 낸 적이 없거나 쥐꼬리 만큼 밖에 내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소시민 들로서는 상상을 초월하는 규모의 재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을 보면 알만한 일이다. 60∼70년대 차관도입, 관급공사, 각종 인허가 사항들을 쥐고 흔들었던 남산의 위력은 권력이 돈보다 우위에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흘러 떨어진 떡고물만 주웠다는 과거 남산의 책임자 재산이 수백억원 이라던가 수천억원 이라던가.  
오랜 세월 민주화 투쟁에만 몸 바쳐서 돈벌이 할 기회가 없었던 인사들의 재산도 수십억 이라니 역시 야당도 권력의 한 축이긴 한 모양이다. 한가지 유념할 일은 권력과 부를 동시에 추구할 때에는 매우 높은 위험 부담을 감수하여야만 한다는 사실이다. 이 두 가지를 동시에 추구하다가 실패하여 신세를 망친 사례는 전통, 노통 외에도 얼마든지 볼 수 있다. 막강한 부를 믿고 대권에 도전하였던 왕회장의 기업들은 오늘날 국가 경제에 엄청난 부담이 되고 있고 영동사건, 장영자사건, 수서비리, 율곡비리, 고속철도, PCS통신사업자 선정비리등은 권력과 부가 야합함으로써 결국은 패가망신하게된 사례의 극히 일부분이다. 최근에도 정현준, 진승현등 소위 386게이트에 이어 카지노에서도 과거 슬롯머신과 같은 냄새가 난다고들하니 권력과 부의 유착연결고리는 끝없이 돌고 도는 물레방아 같기만 하다.

8. 양심에 철판을 깔아라.
며칠전 신문에 난 사진을 보고 깜짝 놀라고 말았다. 그리고 그 신문이 신문이 아니라 십여년 지난 구문(舊聞)이 아닌지 날짜를 다시 보았다. 3당 연합을 다짐하는 자리에 나온 면면들이 어찌나 그렇게도 5공의 핵심들만 알뜰히 챙겨서 모아 놓았는지.
그들이 국민의 정부가 줄기차게 추진하고 있는 개혁을 원활히 추진할 수 있도록 강한 정부를 만드는데 일조 하겠다니 강하다는 표현 한가지만 빼놓고는 그들의 과거 행적과 오늘날의  개혁간에 일맥 상통하는 점을 찾기가 정말로 힘들다. 그들이 개혁의 선봉에 서겠다니 어찌 이다지도 뻔뻔스러울 수가 있을까. 게다가 그 중의 한 명은 수십억 돈 먹은 죄로 유죄 판결을 받고 있는 사람이 아닌가. 양심과 얼굴에 철판을 깔아도 정말로 두꺼운 강철판을 깔지 않았다면 그렇게 버젓이 카메라 앞에 설 수가 없을 것이다. 하기야 부정하게 축재한 수천억 재산의 환수를 명령받고도 이에 제대로 응하지 않고 있는 전직 대통령들이(이들은 전직 국가 지도자이기에 앞서 엄연한 범죄자들이다) 청와대 초청 만찬에 들락거리는 것에 비하면 그 뻔뻔스러움의 정도가 아무 것도 아닐지도 모른다. 국가의 최고 지도자부터가 대다수 국민들로부터 지탄받을 것을 뻔히 알면서도 안면몰수하고 의원 꿔주기와 정책 연합이란 무리수를 통해서 강한 여당 만들기나 하고 있으니 억대의 공짜 돈을 받고도 대가성 없는 정치 자금이었다고 해서 무죄 판결을 받은 지방도백이 조그만치의 부끄러움도 못 느끼는 태도로 앞으로 자기 임무에 더욱 충실하겠다고 카메라 앞에서 국민들에게 다짐하는 일이 벌어지고, 뇌물이나 스캔들등 갖은 부정과 부패로 법의 심판을 받은 정치인들이 정치적 탄압이었다고 뻔뻔스럽게 주장하며 보란 듯이 재기에 성공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며 강압적 통제가 불을 보듯 뻔한데도 자율적인 언론 개혁의 길을 터 주었다고 강변하는 관리가 판을 치고 있는 것 아닌가. 대로에서 무단으로 끼어들기를 해 놓고도 빨리 비켜주지 않는다고 앞차 운전자를 폭행하는 일이 벌어지고, 차두대가 겨우 비켜갈수 있는 좁은 도로에 차를 세워 놓아 서로 지나치지 못한 차량들로 도로가 꽉 막히고 운전자들이 클락션을 울려대도 내 볼일만 보면 그만인 사람들이 심심찮게 눈에 띄며, 음주운전이나 안전벨트 단속에 걸리고서도 재수없게 왜 나만 잡느냐고 대드는 사람들이 줄어들지 않는 것을 보면 역시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을 수 있음을 새삼 깨닫게 됨과 동시에 참으로 이 험한 세상을 성공적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양심에 두꺼운 철판을 깔지 않으면 아니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남의 비난을 두려워하지 않는 대담성과 남에게 폐를 끼치는 일을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는 두꺼운 양심을 가져야만 강한자,  승리자가 되거나 최소한 강자에게 붙어서 무사히 살아남을 수 있지 않을까?    

9. 좋은 일을 할 때에도 실속을 챙겨라.
좋은 일, 올바른 일을 하면 만인이 박수를 친다. 바로 이틈을 이용해서 내 잇속을 챙기면 좋은 일에 가려서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거나 설혹 눈치 채더라도 분위기에 휩싸여 그냥 넘어가게 되므로 아주 손쉽게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법의 공평한 집행을 강조하는 이면에는 법 집행자의 입지 강화라는 속셈이 늘상 있어왔기에 신문사에 대한 세무조사나 공정위조사를 순수하게만은 보지 못하는 것이고, 지역 감정을 없애자고 아무리 목청을 높여도 지역 단결력이 워낙 강해서 웬만해선 흩어질 염려가 없는 측의 득표전략(상대편 표 분산 전략)일지도 모르겠기에 경계하는 것이다.
기업가나 정치가의 기부 행위나 자선사업은 거의 대부분 절세나 탈세, 이권챙기기, 득표전략과 연결 되어있고, 민주화 투쟁에 평생을 바쳐온 분들도 막상 정권을 잡은 후에 하는 행태가 지극히 비민주적이고 독선적이며 교활하기 짝이 없음을 볼 때 그들의 과거 투쟁 목적이 진정한 민주 회복 이었다기 보다는 개인의 권력욕이 아니었을까 하는 의문이 들게 한다.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보고 놀란다고 했던가?
요즈음 전가의 보도처럼 휘둘러 지고 있는 각종 개혁들도 다수의 공감을 받고 있는 개혁속에 장기 집권을 위한 기반다지기 라는 노림수가 섞여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있기에 일부 개혁론자들의 순수성에도 불구하고 모든 국민들로부터 열열한 호응을 받지 못하는 것 아닐까?
어떠한 경우에도 조건 없는 선심, 선행이란 아예 없다고 생각하고 좋은 일은 항상 뒤에 감춰진 진짜 의도를 경계하는 것을 게을리 하지 말며 「양두구육」(羊頭狗肉)「표리부동」(表裏不同)을 유념할 일이다.

10. 패거리를 만들어라.
「이 세상에 독불장군은 없다」기업이든 정당이든 여타 어떠한 조직에서도 자기 혼자만의 힘으로 밑바닥에서부터 정상까지 오르기란 여간 힘들지 않다. 경우에 따라서는 올라가는 것은 고사하고 살아남기조차 쉽지 않을 때가 많다. 험난한 세상을 무사히 살아가기 위해서는 밀어주고 끌어주며 위기가 닥쳤을 때에 보호해 줄 수 있는 줄과 울타리가 필요하다. 이렇게 줄과 연으로 끈끈히 엮어진 울타리가 바로 패거리이며 조직, 파벌, 계파, 그룹 등으로 불리워지는 것들이다. 패거리는 혈연, 학연, 지연등 걸릴 수 있는 것이면 무엇이든지 걸어서 생성과 이합집산을 거듭한다. 패거리의 조직원은 철저하게 보스의 뜻에 따르고 조직에 충성하며(조직의 이해가 사회전반의 이해와 상충될 경우에라도), 보스는 조직원을 키워주고 보호막이 되어주는 것이다. 이조시대의 당파, 정당내에서의 계파(정당자체도 특정지역을 연고로한 패거리에 불과하지만), 가신그룹, 비서그룹, ××동계, ○○계열 사람 등등, 그 중에서도 형님과 아그들로 구성된 조직 계보는 그 위계 질서가 엄격하기로 정평이 나있다. 이러한 현실을 무시하고 패거리의 큰 형님에게 퇴진을 종용하였다가 결국은 목적 달성도 하지 못하고 왕따만 당하고만 정치인은 참으로 몰라도 한참 몰랐던 모양이다. 정계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켜 부정, 부패, 무능에 찌든 정치판을 확실히 바꾸어 줄 것이라는 기대를 한껏 받으며 지난 총선에서 기염을 토했던 소위 386세대 의원들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결국은 패거리 속에 묻혀버려서 이제는 그 목소리조차 듣기 힘들게 되어 버린 실정 아닌가. 이미 10여년전에 낚시나 가실 것을 권유받았던 노정객들이 아직까지도 우리 나라 정치를 좌지우지 할 수 있는 것도 바로이 패거리의 힘이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이며 그 중에서도 불과 몇 명 안 되는 패거리를 데리고 캐스팅 보트의 위력을 한껏 발휘하고 있는 것을 보면 과연 패거리 묘미의 극치를 보는 듯하다. 패거리를 만들어라. 만일 만들 능력이 없다면 적극 끼어 들어라. 그리고 일단 뛰어 들고 나면 옳고 그르고를 따지지 말고 맹종하고 충성해라. 한 마리의 연어가 되겠다는 각오로…  

11. 과정보다는 결과가 중요하다.
어떤 목적을 달성함에 있어서 그 결과에 못지 않게 수단(과정)의 정당성 확보도 중요하다는 말은 틀린 것 같다. 5.16이후의 개발 독재에 대한 오늘날의 평가가 권력탈취의 불법성, 강압통치의 부당성을 지적하기보다는 경제적 발전이라는 결과만을 부각시키고 있는 것이나, 그들이 대항하여 투쟁하였던 군사 독재와 손잡고 야합함으로써 대권을 거머쥔 사람, 또 그것을 그대로 본받아서 정치적 이념이나 정책에 관계없이 공조함으로써 대통령이 되고, 정책연합을 표방하며 미처 내부정리 조차 되지 않은 군소 정당마저 끌어들여 과반수를 만드는 정치판, 부정선거 사범으로 걸리던 말던 갖은 수단과 방법을 다 동원하여 일단 국회 의원에 당선만 되고 나면 지지부진한 재판 과정 덕분에 결국은 임기를 다 채우고 말거나 솜방망이 판결로 유야무야 되어 버리고 마는 현실을 본다면 목적 달성을 위해서는 마키야벨리즘이던 권모술수던 그야말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아야 함을 알 수가 있다. 국민들은 그들이 어떠한 수단과 방법으로 권력을 잡고 유지하는지에 관심을 두기보다는 주가가 오르고 소득이 늘어 씀씀이가 조금 나아진다면 그것만을 평가할 것이기 때문이다.
재벌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정경유착, 탈세, 투기등 온갖 비리를 저질렀어도 일단 부만 거머쥐고 나면 성공한 승리자로서 대접받는다. 비록 오늘 현재는 국제 사기범이 되어 이역만리 타지에서 정처없이 떠돌고 있지만 대우의 김우중 회장도 한때는 그것도 오랜 기간 동안 젊은이들의 우상이 아니였던가.
오늘날 우리 나라 경제를 견인하고 있는 다른 재벌 그룹들도 부의 축적 과정에서 대우와 같은 전철을 밟지 않았다고 누가 감히 나설 수 있을 것이며, 재벌까지는 못 되어도 어느 날 갑자기 부상하여 재벌 흉내를 내고 있는 신흥 사업가들이나 졸부들 그리고 벼락 출세자들 중에서도 그만큼 성장하기까지의 과정에서 정당하고 합법적인 방법만을 고수하였다고 자부할 수 있는 경우가 몇이나 될까. 목적을 이루거나 목표를 달성하거나 성공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마라. 마지막에 말해주는 것은 결과일 뿐이다. 이기면 충신이고 지면 역적이요, 성공한 쿠데타는 혁명이지만 실패한 쿠데타는 반란일 뿐인 것이다.

12. 네 자신 외에는 아무것도 믿지 말아라.
「정승집 개가 죽으면 문전성시요 정승이 죽으면 파시」라는 말은 부든 권력이든 힘이 있으면 힘있는 당사자뿐만 아니라 그에게 딸린 무리들에게까지 모두들 조아리고 떠받들지만 막상 힘의 주체가 힘을 잃어버리고 나면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다는 권력무상을 뜻한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반복되는 권력자와 그 무리들의 부침과 뒤바뀐 여야에 답지하는 후원금의 변화를 보면 참으로 이 말이 실감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현직 대통령의 영원한 비서나 최측근 심부름꾼은 야당이나 국민들이 아무리 흔들어 대고 손가락질 해보아야 결코 사라질 수가 없다. 오직 집권자가 사라질 때에만 그들도 사라질 뿐 그 이전에는 항상 오뚜기 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권력이 건재한 한 온갖 아부자, 추종자, 기회주의자들로 그들의 문전은 항상 성시를 이룰 것이기 때문이다.
4.19혁명이 일어나기 한해전인 1959년 1월4일부터 12월 31일까지의 1년 동안 자유당의 실력자였던 이기붕의 자택에 들락거렸던 인사들의 명단과 그들이 바쳤던 뇌물 리스트가 발견되었다고 한다. 어떤 사람들에게는 경종이 될 것이며 또 다른 이들에게는 훌륭한 참고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부모형제는 믿을 수 있을까? 그 해답은 재벌가에서 흔히 벌어지는 부모자식간의 재산을 둘러싼 법정소송과 현대의 왕자의난만 보아도 간단히 얻을 수 있다. 여기에다 정치적 양아들의 배신이나, 세상 사람들이 모두 동생의 비리를 손가락질 할 때에도 내 동생만은 절대로 그럴 리가 없다라고 믿었던 전직 대통령과 아버지가 칼국수 먹으며 국사에 여념이 없을 때 호가호위(狐假虎威)하며 권력의 맛에 무소불위(無所不爲)하였던 아들의 경우까지 보면, 아직까지도 그 사람은 절대 그럴 사람이 아니다라며 언론과 국민들로부터 지탄받고 있는 인사를 재등용 하곤 하는 것을 이해할 수가 없다. 전 국민의 열열한 환영을 받으며 대한민국 대통령에 취임하였던 이승만 박사도 자신이 그토록 믿어 마지않았던 이기붕과 자유당으로부터 발등 찍히고 결국에는 국민으로부터 버림받지 아니 했던가. 부모형제든, 일가친척이든, 동창이든, 직장동료든, 피로써 맹세한 패거리이든 모두가 경계하여야 할 적이요 경쟁자가 될 수 있음을 잊지 말고 남을 생각하기 전에 우선 내 자신이 잘되어서 아무쪼록 힘있는 자의 편에 설 수 있도록 노력할 일이다.

아이야
비록 현세대에도 김수환 추기경이나 입적하여 성불하신 성철스님과 같은 정신적 지도자가 계시긴 하지만, 신문 읽기조차 귀찮아서 방바닥에 들어 누워 편하게 보고 들을 수 있는 TV에만 매달려 방송매체의 사회적 영향력을 한껏 높여주고 있는 오늘날의 대중들에게는 아무래도 예전에 이황이나 율곡과 같은 대선비의 가르침이 대중의 삶에 미친 영향력에는 미치기 어려울 것 같다. 따라서 거의 매일 같이 매스컴에 등장하는 정치, 경제, 사회적 지도급 인사들의 생각하는바와 행동하는바 하나하나가 우리 사회의 규범을 형성하고 가치기준을 만들어 가는데 점점 더 큰 비중을 차지할 수밖에 없게 되어 버렸다. 그런데 지금 그들이 우리와 우리 후손들에게 보여주고 있는 모습이 어떠한가? 언론을 통하여 자주 접하게 되는 그들 스스로가 표현한 용어들을 모아서 오늘날의 정치, 사회적 현상을 재구성해 본다면 이렇게 되지 않을까.
입만 열면 거짓말만 하는 제왕적 독선에 빠진 독재자와 사사건건 뒷다리만 잡아당기며 혹세무민하는 야당총재, 노회한 정치술로 노욕 채우기에 급급하여 노추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는 서산에 지는 해와, 스승을 배신하고 스승의 최대 라이벌에게 붙어서 친정에 돌을 던지며 대권 놀음에만 정신이 팔려있는 철부지에다 권력이 바뀔 때마다 주군을 바꾸어가며 섬기다가 이제는 주군이 누구인지, 두분다 주군인지 헷갈리게 되어버린 왕건이 주역을 이루고 기회만 있으면 불쑥불쑥 튀어나와 되는 소리 안 되는 소리 가리지 않고 국민의 이목을 끌수만 있다면 무턱대고 목청을 높여 대는 여러 마리의 작은 용들이 조역을 연출하며 각종 연줄로 복잡하게 얼키고설킨 패거리들이 아귀같은 세력다툼과 잇속 챙기기 경쟁을 벌이고 있는 정치판, 정경유착에 길들여지고 노동자를 착취하는 데에만 혈안이 되어있는 악덕기업주와 불법파업과 화염병으로 이에 맞서는 무법천지의 노동단체들, 홍위병이 아니냐는 의심까지 받고 있는 시민을 대표한다는 시민 없는 시민단체들의 오만 방자함과 여론이란 명목으로 포장된 일부이익 단체들의 자기 주장 앞에서 맥 못추는 행정관리들, 비리로 얼룩진 사학재단에 총장실 점거와 방화까지도 서슴치 않는 학생운동가 그리고 촌지받는 교사, 탈세를 일삼는 언론인, 부당 청구로 치부하는 의사들까지 하루하루를 살아가기에만도 급급한 우리 소시민들에게 비춰지는 참으로 황당한 이 현실들이 우리 후손들에게 끼칠 영향을 생각하면 21세기 다음에 22세기가 또 온다는 사실이 걱정스럽기만 하다. 최근에 자녀 교육문제와 급증하는 퇴직자들로 인해 실망이민이 부쩍 늘었다는데 이것이 과연 교육이나 취업문제 때문만일까?
법의 집행이 만인 앞에 공평하고 원칙과 질서가 지켜지고 도덕이 살아 있는데도 그들이 조국을 등지고 있는 것일까? 어느 날 한건 한탕으로 벌어들이는 몫이 수십 년간 땀흘리며 차근차근 모아온 재산의 의미를 비참하게 만들어 버리는 일이 없는데도 탈 코리아  현상이 계속되는 것일까? 정녕 사회지도층 인사들에게도 자녀가 있고 귀여운 손주 손녀들이 있을 것인데 정치, 경제, 사회의 왜곡 현상이 갈수록 심해져서 정상적인 삶의 유지가 도저히 어렵게 되어 버린다면 그들의 후손들도 결국은 이 땅에 발붙이지 못하고 떠나버리게 되지 않으리란 법도 없으리라. 하기야 아예 해외로 나가서 사는 편이 좋다고 생각하는 분들에게는 더 이상 할말이 없지만 말이다. 그래도 혹시라도 이 땅에 계속 뿌리밖고 이 땅에 묻혀서 해마다 어김없이 찾아오는 명절날 후손들이 차려주는 신토불이 제삿상이라도 받기를 원하는 인사들이 있어서 자신들의 생각하는 바를 다시 한번 돌이켜보고 스스로 행동 하기 전에 후손들에게 물려줄 미래에 대해 한번쯤 더 생각해 보아주기를 바라는 것은 헛된 꿈일까?  
어두운 뒷골목 포장마차에 걸터앉아서 꼼장어에 소주 한병 놓고 실속없이 울화만 터뜨리는 돈 없고 빽없는 소시민들에게 「행동하는 양심」이란 말이 절실하게 가슴에 와 닿는 시기인 것만은 틀림없다.
추천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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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다가님의 댓글

지나가다가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전에는 이 칼럼을 참 좋아했는데 언제부턴가 나도 모르게 발길이 뜸 해지게 됐습니다. 공교롭게도 칼럼 식구들 모두가 바쁠 때 나에게도 바쁜 시기였나 봅니다. 지금까지 한번도 이 칼럼에는 방장 또는 주인이 따로 있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는데 나만 이상하게 느낀건가요? "딴살림"이라는 말이 도덕적 비난의 냄새를 풍기는데 아닌가요? 고민거리님이 그동안 열심히 이 칼럼을 위해 노력하셨지만 반드시 여기에 있어야 할 만큼 구속력있는 근거가 있나요? 순순한 의도로 시작한 만큼 그것을 펼치기 위해 언제든지 떠날 수 있는 것이고 적어도 공개적으로 양해까지 구하지 않았습니까? 이 칼럼의 장이 소중하게 여겨지는 사람들이라면 언제나처럼 주인의식은 가지고 있어야겠지요. 적어도 떠날 때가 왔다고 느껴질 때까지는...

바람님의 댓글

바람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처음엔님. 첨으로 인사드리네요. ^^  저도 그 글을 첨에 접했을 때 마음이 짜릿하고 으스스하고 그랬었답니다. 이건 이 글을 쓴 아버지가 아이에게  “우리가 이렇게 살면 좋겠느냐, 너희들의 생각은 어떠냐”라는 아픔 어린 질문. 이 세상 정말 아름답다라고 말해주고 싶은데 반대를 말해야 하는 부모의 아픔과 부끄러움.  이상과 현실의 갭. 그런 것인것 같고..
저는 이제 30대 후반인데요.. 30이 된지 엊그제인 것 같은데 언제 이렇게 됐지? 스스로도 믿어지지 않는 거 있죠. 머지않아 40 이라 생각하니.. 으윽..  어릴 적엔 지금 제 나이정도 되면 반짝이는 지혜와 지식과  너그럽고 따사한 마음 등.. 뭐 그런 걸로 가득 찬 사람이 될 줄 알았고 또 세상도 변화시킬 수 있으리라 했었는데 ^^;;  음. 어릴 적엔 부끄러우면 숨어서 어른이 부를 때까지 가만이 있어도 되는데 소위 어른이 되니깐 마냥 부끄러운데도, 부끄러운 그대로 얼굴을 내밀어야 하는 다른 “현실” 이 있더군요.  오래 전에는 “부끄럽게 살지 말자” 했었는데 언젠가부터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람되지 말자”로 바뀌었어요.. ^^;;
음... 지금 제가 무신 말을 이리 횡설수설..?  술 한잔 하면 말이 더 잘나올 것 같음.  ^^ 
좋은 하루 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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