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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만남

페이지 정보

작성자 바람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댓글 6건 조회 3,760회 작성일 02-08-01 21:58

본문

독신생활 6년만에 나에게 드디어 애인이 생긴것 같다.
( 생긴것 같다.. 라고 하니 이상한데.. 뭐 아직은 kennenlernen의 단계이므로)  

사람 일이란게...  참 재미있다.
아니 실은 별로 재미없다, 돌이켜보면 ^^;;

이혼하고 나서 (우리는 웃으며 헤어졌음. 드라마틱하지 않음.)
지난 6년동안의 독신자 생활.  한시라도 혼자 못있는 성격은 정말 아니건만 그래도 6년은 너무 길었던것 같다.

특히 날이 짧아지는 겨울이 되면 지겹도록 기나긴 저녁시간이 너무도 삭막했다.
맨날 똑같이 반복되는 생활. 퇴근 후 집에 오면 저녁 7시,  몹시 피곤하다.
밖은 이미 캄캄한데다 몸마저 피곤하니 어디 나가기는 엄두가 안나고 또 귀찮기도 하고
그래서 취침시간까지의 몇 시간을 티비 보다가, 신문 읽다가, 이메일 확인하다가, 인터넷 기웃거리다가.. 그렇게 대충 떼운다.
  
자신의 마음이 너무 침체되지 않게 노력하는 것도 참으로 힘든 노동이다.  
아무 느낌도 감동도 없는, 백지장처럼 하얗게 비어버린 듯한 머리와 가슴을 애써 흔들어 깨우며  "주저앉지마! 일어서! 밖으로 나가!"  
음악을 듣기도 하고, 뭔가 끄적여보기도, 운동하러가고, 이벤트 쫓아 다니고...
허허로운 마음을 채워보고자 무던히 투쟁을(?)해야 했다.
      
그래도 삶의 무게가 너무 무겁다 싶을 때 친구들에게 전화를 했다. 헌데 나쁜 내 칭구들.  
그들은 참 야속했다... 흑흑  

어떤 친구는 내 얘기를 조금 들어주다가 갑자기  
"아.. 미안. 내가 지금 남편이랑 나가야 하거든... 내일 전화할께에?"
어떤 친구는 애가 빡빡 울어대서 쩔쩔 매고있고, 말 한마디 할라치면 "방금 머라고 했어? 잘 안들려" 하고  
어떤 친구는 지금 회의중이야.. 속삭이며 끊고,
어떤 친구는 자신이 실업자로서 얼마나 절망적인지 만취하여 혀 꼬부라진 소리로
오히려 나에게 1시간이 넘도록 하소연 한다. "니는 내 고통 몰르지~~" 하면서.  
    
머피의 법칙인가? 이상하게 누가 간절히 그립고 필요할때는 날 위해 시간있는 사람 한명도 없고,  바빠서 시간없을 때 또는 맘도 즐거울 땐 왜 이리 날 찾는 사람이 갑자기 많은지 모르겠다.  ^^;;

여행을 가고파서 한번은 혼자서 비행기타고  떠났었는데... 그런건 첨이자 마지막으로, 난 다시는 안할거다.  
낯선 곳에 머쓱하게 혼자 있으니깐 기분도 어색한데 파리 날라오듯 내 주변에 무섭게 생긴 제비들이 모이기 시작했고  점점 나가기가 곤란해지더니,  나흘째 되던 날에는 설사병 걸린게 반갑게까지 느껴졌다.

한번은 날 불쌍히 여긴 친구커플의 제안에 따라 함께 여행을 갔는데 해보니 그것도 할 짓이 못되었다.  자신이 얼마나 불필요하고 하찮은 존재인지 느껴보고 싶은 사람있다면 커플 따라서 여행 한번 가보면 안다. 내가 무슨 말하는지 뼈져리게 느낄 것이다.

암튼 지금 애인이 생겼는데 ^^  업무상 종종 부딪히는 동료인데 날 3년전부터 좋아했다고 한다 (믿거나 말거나).  그런데 지금까지 데이트 신청 한번을 안하고 지나쳤던 이유는 설마 혼자일까, 당연히 누가 있겠지 믿어서였다고 말했다.
  
근데 그게 내가 맨날 실없이 웃어대서 그런 것 같다. 항상 기분 좋은줄 알고... ^^;;
하긴,  나도 그가 홀로인줄 꿈에도 몰랐다.

내일 또 만나기로 했다.
앞으로 어찌될지 모르지만.. 일단 함께 영화보러가고 놀러다닐 파트너가 생겨서 무척 반갑다. ^^    
    
추천3

댓글목록

바람님의 댓글

바람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환영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이번 벙개에 참여못하는게 아쉽지만, ..독일인데 머. 곧 기회가 다시 생기겠지요?  아.. 비비안리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 근데 생각해보니... 그러면 제가 클럭게이블과 야밤도주한건가여?  허걱  징그럽당..
각본을 바꿉시다!
바람과 함께 사라진 클럭. 바람 실컷 피우다. 비비안도 질세라 맞바람났다.  그럼에도 바람부는 날이면 서로를 그리워하다. 사랑하므로  ㅠㅠ .  속으로 재결합을 바람.  결국 함께 합쳐지고... 재밌게 사느라  신바람났다.  늙어 죽을때까지 오손도손 잘 살았다. 지금은 나란히 묻혀있다.  무덤위로 바람이 분다

구르는돌님의 댓글

구르는돌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바람님 환영합니다. 뭐 얼마전에 기대되는 만남에 대해선 들었습니다. 혹시 일이 잘 성사가 되면 멋진 러브스토리를 들을 수 있을까요? 칼럼의 가족이 된다는 것, 정말 마음의 보석상자를 하나 준비하신 정도라고 하고 싶습니다. 앞으로 받게될 마음의 보석들을 받아 넣어둘 수 있는 보석상자요!! 게다가 가끔은 보석상자를 열면 추억의 멜로디도 들을 수 있습니다. 이건 보너스지요,,,
아참 고민거리님 환영 축하곡 중에 &#039;연평바다에 바람이 분다~&#039; 하필이면 왜 이노래에 연평바다인지 아시나요? 궁금하군요, 이 연평도가 꽂게분쟁의 화약고 연평도가 맞나요? 갑자기 잠자다 남의 다리 긁는것같아 죄송합니다. 여하튼 바람님 독일에서 부는 바람이던 연평바다에 부는 바람이던 간에 환영함다^^

높이날자님의 댓글

높이날자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아~ 나도 이런사람 만나고 싶다. 근데 이런사람 정말 있을까요? 난 나하고픈데로 다하면서 상대에게 이해해주기만을 바라는건 이기심이겠죠? ㅎㅎ 그럼 내가 그럼 사람이 함 되볼까나... 하늘이 두쪽이나도 안되겠죠? TT
&#039;난해 = 시&#039;공식이 머릿속에 있어서 시랑은 별로 안친했었는데 아네슈카님 덕에 좋은 시 많이 읽고 있습니다. 감사. 꾸벅 그럼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anezka님의 댓글

anezka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내 아직 저러하지 못함은 진정 사랑할 이를 아직 만나지 못했기 때문이라 ...
라고 생각하면 문제가 아주 간단해 지지 않을까요,
이 시를 찾느라, 조금 팔목이 아팠는데,.. 잘 읽어 주시는 분들이 있으니,.. 기분이 다시 좋아집니다. 이런 시를 올린다는 건 정말 슬픈 일이지요, .. 그냥 웃기는 시 라고 생각했습니다. 훗, 췟, 헷헷헷, .. 그냥 웃어 젖힐 수 있는 것이라고 ..

silbie님의 댓글

silbie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이제는 제목만 봐도 아, 아네슈카님께서 또 오셔서 시를 남기고 가셨구나, 하며 얼른 달려가 그 시에 빠져들곤 한답니다.  오늘도 물론 반가운 마음에 허겁 뛰어들어왔다가 멍하니 읽고 있습니다.  &#039;너&#039;가 &#039;나&#039;가 되어 스스로의 모습을 바라보거나, 몇십해를 같이 한 사람만이 위 시에 나오는 &#039;너&#039;가 되어줄 수 있을거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039;너&#039;와 같은 사람이 되어주지 못하는건  이기심이 아니라 그렇게 되는게 불가능하고 또 기대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새로운 만남을 시작하려하는 사람이라면...  시작하는 사랑, 상대를 잘 알지 못함에서 부터 오는 호기심과 기대감 그리고 설레는 기쁨, 어쩌면 혼자서 상대를 만들고 또 그 감정을 키워나가는 과정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다 시간이 지날수록, 한숨쉬는 날이 잦아지고, 큰소리가 오가고, 결국 맞춰지거나 나름대로 포기한 후, 위 시처럼 익숙한 사랑으로 서로가 마주 서 있을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불처럼 화내고, 직설적으로 쏘아대도 나를 바라보고 있는 &#039;너&#039;는 입꼬리 말려 밀려 올라가는 미소를 보여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자우로니님의 댓글

자우로니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이런 시비걸어도 되나? 저는 "내 살아가는 방식을 송두리째 이해하는 너를 만나고 싶다." 요 구절이 좀 캥기네요. 이기적인 것같아서... 아네슈카님 용서해줘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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