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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과 3인의 패션피플들-인터뷰-…

페이지 정보

작성자 하늘소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2,668회 작성일 09-05-25 22:53

본문

노무현 전 대통령께서 대통령 후보 시기에 갖었던 인터뷰 내용입니다


홍진경-  그런데 어쩌다가 골치 아픈 정치를 하시게 되셨나요?원래는 잘 나가던
  변호사셨다면서요.

노무현-  변호사는 지식인인데, 지식인이면 극도로 모멸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때가 있었어요. 모르는척 하고 돈이나 벌까 하는 생각도 있었는데 우연히 데모를
  하다가 잡혀온 학생들의 변론을 시작했어요.
  그런데 그때 나한테도 협박이 들어오는 거예요. 야, 이건 정말 아니다. 그런 생각
  을 하면서 나도 모르게 점점 권력에 맞서는 사람이 되기 시작했죠.
  처음에는
  약자의 인권 옹호가 목적이었는데, 하다보니까 정치가다운 포부를 갖게 된 거죠.

노선미-  그 과정이 몹시 힘드셨을 것 같아요. TV로 뵈도 그런 게 느껴졌거든요.

노무현-  정치 13년 동안 선거를 6번 치뤘고 그중에서 4번을 떨어졌어요. 그렇게
  성적이 나쁜데도 살아남아서 차기에 대통령 후보를 하겠다고 하는 건 아주
  특이한 거죠. 국회의원도 두 번도 아니고 1번 반 해써요. 그래서 힘이 들기도 했고,
  힘든 만큼 조금씩 성취를 할 때마다 보람도 컸어요.

.....

홍진경-  고문님은 솔직한 정치인으로 유명한테 본인이 집에 들어와서 ´오늘은
  솔직하지 못했다´ 하고 반성했던 적은 없으세요?
 
노무현-  가끔 자기반성을 하긴 해요. 그런데 솔직하지 않아서 반성해보진
  않은 것 같아요. 대개 정치인이란 권력을 추구하는 야심가들이죠.
  보통사람이 부와 명성을 추구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그들은 ´정의의 화신´들이
  아니예요. ´수지´맞은 쪽을 선택하게 되죠. 하지만 나는
  내가 수지맞는 거짓말은 한 번도 한 적이 없어요.
  어쨌든 슬픈 일이죠.
  우리 사회가 거짓말로 수지를 맞출 수 있다는 사실이.
  그러니까 우리가 정치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거예요.
  거짓말을 막을 수 있는 건 투표뿐이거든요.

..............

이보미-   내가 이 골치 아픈 일을 왜 했나 하고 후회하실 때는 없나요?

노무현-  사실은 매일 생각하죠. 잠자리에 들면서. 하지만
  이젠 돌아갈 수가 없으니까 그냥 가야 해요.
  사업하는 사람들이 일 때문에 차를 타고 가면서 내가 왜 이걸
  그만두지 못하는가 하고 생각하는 것처럼.
  저도 똑같아요. 인간인걸요.

................


김경-  그럼 개인적으로 가장 행복한 순간은 언제인가요?

노무현-  지금이 제일 괜찮은 거 같은데요(홍진경-  에이, 그런 뻔한 사탕발림
  말고요.)  사실은 모두 다 잃어버렸어요. 개인적으로는...
  이젠 뭐 큰 연설에서 잘 해내고, 사람들이 감동하는 모습을 본다든지 하는 게
  제일 행복해요. 이미 맛이 갔어요.
(´모든 걸 잃어 버렸다´는 그의 갑작스러운 고백에 모두들 당황스러워했다 )


.........

김경-  마지막으로 정치에 대해서 더 하고 싶은 말씀은 없으신가요?

노무현-  젊은 여성들에게 꼭 강조하고 싶은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정치적으로 민주주의 발전 속도가 굉장히 빠른 나라라는 거예요.
  식민지 해방국가 중에 한국만큼 민주주의가 성숙한 나라가 없어요.
  군사독재를 30년씩 했는데도요.
  한국 정치를 우습게만 볼 게 아니라는 거죠.
  매일매일의 게임은 ´개판´이지만 그래도 상당 수준에 가 있다고 생각해요.
  물론 정치를 잘했다기보다 한국인이 우수해서지만.
  정치가들이 서로 자신이 했다고 하지만 사실은 국민이 한 거잖아요.
  그러니까 우리 희망을 가집시다. 한국은 굉장한 나라예요.



두 시간 동안 진행된 노무현 고문과의 대담은 그렇게 끝났다.....
그와 이야기를 나누고 나서 느끼는 감정은 정치인이 아닌 그냥 한
인간을 만나고 온 느낌이었다.
그의 표현대로 인간적인 약점까지 숨기지 않는 그의 진솔한 모습에서
한국에서 정치인으로 사는 한 남자의 쓸쓸함 같은 걸 보았다.
대한민국의 어떤 정치인이
개인적으로는 ´모든 것을 잃어버렸다´는 말까지
서슴없이 할 수 있을까?
그것은 그의 약점이기도 했지만, 한편 카리스마만 넘치고 도덕성은 결여된
절대 권력자들의 횡포와 거짓말쟁이 정치인들의 악성 건망증에
지칠대로 지친 사람들에게 강점으로 어필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가 왜 인간적으로 사랑할 수밖에 없는 ´바보 노무현´ 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누군가 노무현은 ´어딘지 눈물 나게 하는 부분이 있다´ 고 하더니 정말 그랬다.



위의 글은 ´이 시대 가장 매혹적인 단독자들과의 인터뷰´ 라는
부제목을 달고 나온 김경의 책 ´´김훈은 김훈이고 싸이는 싸이다´´
에서 부분적으로 생략하고 옮겨 적은 것입니다.
책을 옮겨 적다보니 더 가슴이 아픕니다..





추천2

댓글목록

peacekeeper님의 댓글

peacekeeper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도 지금까지 대한민국이 민주주의 속도가 엄청 빠른 나라라고 나름 자부심 갖고 살았지만... 이번 기회에 인터넷에 들어가서 뉴스도 보고 여론도 보고 하며 깨달은 것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빨리 성장했던 그 속도로 빠르게 후진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사람들이 어쩜 그리 순한 양 같은지... 경찰차가 분향소를 애워싸고 있는데... 말 잘 듣는 아이마냥 고분고분 줄 서서 분향하네요. 그러고는 인터넷에 들어와서 불만을 터뜨리고... 언론도 완전 개판. 이건 뭐... 우민화 정책을 하고 있다고 밖에는 여겨지지가 않네요. 눈 뻔히 뜨고 코 베이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그 분... 참 기가 세고 꼿꼿한 양반이었다 생각했는데 그런 사람도 못 살 지경이면 대한민국은 이제 볼장 다 본 거 아닐까요? 이번 참에 그냥 확 엎어버렸으면 좋겠네요.ㅠ.ㅠ

gabriele님의 댓글

gabriele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맞아요..그냥 다 날릴 생각 해야 바귀는데..아마 서울에서 이런 발언 하면 제 친구들 부터 절 매장할려고 들겁니다. 다들 제 손으로 차꼬 고아서 조곤히 자식들 손발에 채워 주는 지도 모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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