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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은 무엇이었을까...…

페이지 정보

작성자 팬교주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3건 조회 3,771회 작성일 09-05-24 16:25

본문

우리에게 노무현은 무엇이었을까...를 생각합니다. 어느덧 눈팅으로만 남은 회원입니다만, 도저히 그냥 넘어갈 수가 없군요. 어제와 오늘은 우리 민족에게 생생한 역사로 남을 것임을 믿기 때문입니다.

언제였는지 이제 기억도 아련합니다만, 저는 청문회에 촌스러운 옷차림과 사투리를 무기로 때로는 격분에 휩싸여 말을 제대로 맺지도 못하던 촛짜 국회의원을 보았습니다. 그를 보면서 중얼거렸었죠. 저 사람, 대통령 되면 좋겠다.... 옆에서 함께 청문회를 보던 선배는 마치 제 뒤통수라도 칠 듯이 말했습니다. "꿈깨라. 대한민국에서?"

아직도 저는 노무현이 최선의 대통령이었다고 인정하지 않습니다. 물론 그에게 표를 던졌습니다만, 가장 나쁜 놈들을 제하고 빼고 하고 나니, 그가 남았었습니다. 더 좋은 대통령 감이 있었으면 했지만, 진흙탕에서 연꽃이 필 수는 있어도, 청정수가 나올 수는 없었을 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다시 되돌아보면, 적어도 그 당시로서는, 노무현은 결국 최선의 대통령이었다는 추론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을 지금에야 깨닫습니다.

그가 생전에 말했다고 합니다. 자신은 깨끗한 시대의 제 1호 정치인이 아니라, 더러운 시대의 마지막 정치인이고자 한다고. 말장난일까요? 그러나 그 말장난조차도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을, 우리는 지금 시퍼렇게 눈을 뜨고 보고 있습니다. 더러운 정치인들.... 이제 없어졌을까요? 그를 마지막으로?

이 게시판에서도 노무현에 대해 좋지 않은 이야기를 하는 분도 계시네요. 그러실 수도 있습니다. 자신의 견해를 얘기하는데, 시점을 따질 필요는 없다고 하실 수도 있고, 실제로 노무현의 정치적 역정이 깨끗하기만 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우리의 먹고 사는 일도 그러한 것처럼.

그러나, 적어도, 그런 글을 쓰셨던 분까지도, 하나는 인정하시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노무현은 적어도, 지금까지의 대통령 중에서 가장 깨끗했다 라구요. 불행히도 현직 대통령까지 포함해서 일 겁니다.

마지막에 나온 검찰에서의 그 많은 혐의, 혐의들을 보고, 우리는 그에게 손가락질을 할 수도 있습니다. 해도 됩니다. 그런 분들은 분명 더 더러운 대통령들에게 더 심한 손가락질을 하실 것으로 믿기 때문입니다. 물론 아직까지는 '혐의'들 뿐이었지만, 무죄추정의 원칙이라는 대 전제를 구차하게 빌리지 않더라도, 노무현 스스로가 인정한, 적어도 '영부인'이 받았다는 것은 분명하니까, 그것에 대해서 손가락질을 하셔도 됩니다. 여기서 그가, 그 사실을 언제 알았느냐 라는 것은 하나도 중요하지 않습니다. 언제 알았어도, 부인이 그 돈을 받은 이상, 그는 손가락질을 기꺼이 받았습니다.

그러나, 저는 한 마디만은 꼭 하고 싶습니다. 대한민국의 어느 대통령이, 적어도 자기에게 주어진 혐의와, 도덕성의 몰락에 대해, 죽음으로 책임을 지었느냐 라는 것입니다. 적어도 그는 부끄럽다, 면목없다는 말은 할 줄 아는 대통령이었습니다.

우리에게는 이제, 수많은 전직 대통령들이 있습니다. 게 중에는 감히 대통령이라고 부르기조차 부끄러운 개... 혹은 개보다 못한 것들도 있습니다. 애국의 이름으로 돈을 긁어모은 놈도 있고, 사람을 죽인 놈도 있습니다. 버러지만도 못한 것들입니다.

백담사에서 수치를 무릎쓰고 살아남아, 29만원으로 십년간 마술을 부리며 잘 살고 있는 더러운 존재도 있습니다. 그들은 최소한 부끄러운 줄도 모릅니다. 부끄럽게도 우리는 그들과 같은 여권을 쓰고,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 같은 나라 국민으로 불리우고 있습니다.

노무현을 비난하고 싶으신 분들은 마음껏 비난하십시오. 그리고, 확실히 해둡시다. 분명히 그보다 더 더러운 모습으로, 죽을 용기조차도 가지지 못한, 특전사 출신으로 군인정신을 강조하는 것들, 수천억을 긁어 모아 현찰로 쌓아놓았던 것들에 대해서, 같은 잣대로 분노하고, 그들에게 손가락질을 해주실 것을 분명히 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노무현.... 우리가 언제, 죽음으로 자신을 책임진 대통령이 있었던가요? 한놈도 없었습니다.

명복을 빌고 싶지도 않습니다. 부디 저승으로 가지 마시고, 시퍼렇게 눈을 뜨고 대한민국을 지켜봐 주십시오. 당신보다 더러운 것들에게는, 밤마다 꿈에 나타나고, 악령이 되어 주십시오. 더러운 짓들을 할 때마다, 그 대통령의 손과 발에 피를 흘리게 해주십시오.

그래야 저는 당신이 순백이 아니었음을 용서하겠습니다. 대한민국을 떠나지 마십시오. 이제부터라도, 정말 깨끗한 대통령이 이 나라를 통치할 수 있도록, 우리를 지켜주십시오. 그래서 저는 당신을 보낼 수가 없습니다.

저도 당신에게 가슴이 아프도록 사죄를 드리며, 눈물을 보냅니다. 외로우셨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이제 저는 다시 말합니다.

당신은 21세기의 초입에서, 대한민국 최고의 대통령이었습니다.

대통령 각하.

추천17

댓글목록

amicus님의 댓글

amicus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구구절절 마음에 와닿는군요.
차라리 눈물이라도 나오면 좋으련만 흐느껴 울면 마음이라도 뚫릴텐데...아리고 쓰린 제 마음이 눈가에 고인 눈물을 이내 마르게 하네요.
그저 애통하고 비통할 따름입니다.

팬교주님의 댓글

팬교주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노무현은, 쓰레기 통에서 핀 장미였습니다.  쓰레기 통에서 자라다 보니, 오물도 꽤나 묻었을 겁니다.

우리는 그가 장미였음을 봅니다.  어떤 분들은 그 장미꽃에 묻어 있는 오물을 봅니다.  그건 그분들의 자유겠죠.

그러나 우리는, 쓰레기 통에서 장미가 핀 것만으로도, 우리는 그것이 기적이었음을 압니다.

그가 씨앗을 품었으니, 이제 우리는 티없는 장미꽃을 만날 날이 있을 것으로 믿습니다.  그때까지, 노무현이 우리와 함께 하기를 진심을 가득 담아서 빕니다.

snakid님의 댓글

snakid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제목 수정바랍니다... 대한민국의 전대통령 입니다... 노무현 전대통령은 어떤 분이였을까?
더욱 올바른 표현이며, 예우인 것 같습니다...

팬교주님의 댓글의 댓글

팬교주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죄송합니다.  수정하지 않겠습니다.

제게 있어 노무현은 하나의 역사입니다.  그가 전직 대통령이었기 때문이 아니라, 자연인 노무현이었기 때문입니다.

님의 말씀대로 수정을 하면, 제가 나중에 전두환이나 노태우 같은 버러지가 죽어도, 그렇게 써야 합니다.

  • 추천 2

고꼬님의 댓글

고꼬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노 대통령님께 돌도 아닌 온갖 더러운 오물들을
집어 던지던 그 많은사람들은 지금 행복할까요??

저도 팬교주님 처럼 가슴이 아프도록 사죄드립니다.
그저 그렇고 그런 대통령 부류에다 그분을 같이 묶어두고 있었거든요.

이제그분은 대한민국의 양심의 희망이 되실거라 믿습니다.
결단코, 존엄한 죽음이 헛되지 않을거라 확신합니다.

행복둥이님의 댓글

행복둥이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저 가슴이 답답하고 먹먹할뿐입니다.
저 밑에서 부터 올라오는 분노와 슬픔뿐입니다.
부끄럽습니다. 죄송합니다.

강설님의 댓글

강설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늘밤도 창가에 촛불하나 밝혔습니다....
어젯밤 제 창가에 켜진 촛불을 보고 독일인분이 불조심하라고 하시더군요.
노무현전대통령의 서거에 대해서 이야기해주었고
촛불은 그를 상징한다고 이야기해주었습니다.(짧은독어로 그가 대통령되던과정
탄핵과정에서 촛불과 함께한 시위..)

이제 초를 켤적마다, 아니 그분을 생각할적마다 초를 켜렵니다.

dobo님의 댓글

dobo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글 읽으며 눈물을 감추지 못하겠습니다.
온갖 수모를 당하시면서도 꿋꿋하셨는데....
여긴 더러운 경상도라 조기를 단 집에 저희집하고 딱한 집 더 있었습니다.
그 분의 명복... 빌지 않는게 좋겠습니다...
팬교주님 말씀처럼
이 땅에 버러지보다 못한 놈들 제거 할 그 때까지
정치가 정치 다워질 때까지
그렇게 서슬퍼런 영혼으로 남으시길 빌어야겠습니다.

여름비님의 댓글

여름비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마지막 그 순간, 홀로 부엉이바위에 서서 얼마나 외로웠을까를 생각하니 너무 안타까웠고, 살인마 전두환도 부끄러운줄 모르고 잘 사는데, 왜 이렇게 가셔야만했는지... 너무도 속상하고, 불쌍하고.
가까운 사람이 아닌 누구의 죽음에 이렇게 울어본 것, 정말 처음입니다. 오늘도 회사에서 팬교주님의 글을 읽으며 혼자 눈물을 닦아냈어요. 독일남편은 우는 나를 이해못하죠. 하긴, 어느 독일인이 전대통령의 죽음에 운다고 하면 나 또한 이해를 못했겠지요. 하지만, 서슬퍼런 80년대의 한국을 겪어보지 못한 사람은,  기득권세력들의 오만함을 보지 못한 사람은, 이런 참담한 심정을 이해못할겁니다. 평생을 인권을 위해 살아온 사람은 이런 죽음을 맞아야하고, 오직 내 이권만 챙기고 사기를 친자는 떵떵거리고 잘 사는 그런 나라가 한국인지.
정말, 마음이 답답합니다.

비르투포르투나네체시타님의 댓글

비르투포르투나네체시타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늘에야 노 전대통령님의 서거소식을듣고 눈물이 하염없이 흐름을 멈출수가없습니다. 윗분말씀처럼 버러지같은 전 대통령놈도 잘만사는데 왜? 왜 그분은 그리 가셔야했는지요? 하루종일내내
슬픔가슴이 눈물과 함께 아무것도 못하고 시간을보내고있습니다.먼땅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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