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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투고] 자유·토론게시판 - 타인에 대한 약간의 배려 말고는 자유롭게 글을 쓰시면 됩니다. 어떤 글이든지 태어난 그대로 귀하지 않은 것이 없으니 <열린 마음>(타인의 흠결에 대해 관대하고 너그러움)으로 교감해 주세요. 문답, 매매, 숙소, 구인, 행사알림 등은 해당주제의 다른 게시판을 이용하세요. 이런 글은 게시판 사정에 따라 관용될 때도 있지만 또한 관리자의 재량으로 이동/삭제될 수도 있습니다. 펌글은 링크만 하시고 본인의 의견을 덧붙여 주세요.

자살과 우울증…

페이지 정보

작성자 XX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9건 조회 4,450회 작성일 08-10-06 07:50

본문

'자살할 용기가 있으면 그 용기로 삶을 살아라, 무엇을 못하겠는가?' 보통 자살에 대하여 하는 소리입니다. 과연 그럴까요? 이건 죽음을 택하기 위해선 이세상 어떤 용기보다 더 큰 용기가 필요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하는 소리이죠. 대부분의 세상을 스스로 떠난 사람들에겐 그러한 용기가 필요 없었을 겝니다.

전 체해본 적이 없습니다. 누가 아무리 설명을 해줘도 그게 어떤 느낌인지 느낄 수가 없어요. 공감이 형성되는 것은 유사하거나 동일한 경험을 통해서입니다. 감기를 앓아보지 않은 사람에게 감기를 설명해보려 하면, 아마 안 될겁니다.

우울증을 앓아보지 않은 사람이 우울증이 어떤 것인지 짐작할 수 있을까요? 자살을 할 정도의 우울증을 말로 설명하고 공감할 수 있을까요? 그 정도의 심각한 우울증은 그냥 우울하다는 느낌이 아닙니다. 우울증의 반응에도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대략 제가 경험한 것을 얘기해 보자면..., 기관 없는 신체라고 하지요. 몸이라는 껍데기가 있는 것은 알고 느끼지만, 기관이 있다는 것은 느끼지 못하는 상태입니다. 

슬픔도 기쁨도 좌절감도, 아무 것도 느끼지 못합니다. 죽으면 어떻게 되겠다라는 생각 조차 할 수가 없습니다. 이미 모든 것은 텅 비어있더군요. 세상에 의미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어요. 이제 그냥 이 육신이라는 껍데기만 벗으면 다 되는 구나, 라는 생각만이 들 뿐입니다.  한마디로 이성의 판단력이 병들어 죽어있는 상태랄까요. 자살유혹은 중력처럼 자연스레 몸을 끌고 갑니다.

병이 든 것은 그 사람의 잘못이 아닙니다. 병이 들어 죽었는데 그 사람을 비난해서는 절대 안되는 것이죠. 암으로 죽은 것이나 우울증으로 자살한 것이나 저는 다름 없는 결과라고 생각해요. 단지 우울증은 병원에서 치료가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문제는 자신을 살해하는 단계에 오를 정도의 우울증이라면 스스로 병원을 찾아가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이에요. 우울증이 있으면 병원을 찾고, 병원을 찾아갈 기분이 나지 않으면 주위 친지에게라도 얘기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자신의 병을 호소할 때에, 듣는 이들은 그것을 우습게 보면 안됩니다. 평소에 밝은 표정을 보여줬다는 것과 우울증의 유무는 또 다른 것이니까요. 감기 걸리면 감기약 먹듯이, 우울증 약 먹는 것도 꼭 같아요. 사람은 병에 걸리고, 병에 걸리면 약 먹고 낫아야죠...
추천9

댓글목록

송단님의 댓글

송단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도 동감합니다.
독일에서 오랫동안 살면서 그 사이에 주위사람, 안면이 있는 사람들이 자살하는 것을 많이 보아 왔습니다.

그 중 대부분은 죽기 전에 우울증, 혹은 정신 분열증에 걸렸습니다.
이들은 자주 자살 충동에 시달리는 것을 보아왔습니다. 그래서 그들을 주위에서 잘 보살펴 주어야 합니다.
자주 초대하고 이야기를 들어주고,,,
그러한 병자는 Selbstbesch&auml;ftigung(자기를 사로 잡고 있는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함)이 문제라서 주위에서 계속 ablenken을 하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이것이 주기를 타기 때문에 심할 경우에는 주위에서 각별히 도와 주어야 합니다.

그러다가 완치가 되는 사람들도 많이 봤습니다.
우울증은 누구나 일시적으로 가질 수 있는 병이라서 위기를 잘 넘기기만 하면 됩니다.
사회가 서로를 보살피는 분위기가 조성되면 우울증 환자가 많이 없어질 것입니다.

자살환자를 도덕적으로 비판하는 것도, 매스컴에서 지나치게 동정을 하는 것도, 보도를 하는 것도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같이 슬퍼하는 것 이외는 별로 권할 만한 것이 없는 것 같습니다.

  • 추천 4

hexis님의 댓글

hexis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 개인적으로 십대 때 정서장애로 치료를 받는 고통을 겪었습니다.
병적인 우울증은 흔히 '오늘 좀 우울하네'라는 일상적인 느낌과 차원이 다릅니다.
예전에 한국영화 '친구'에서 장동건이 칼에 한 번 찔리고도 계속 도망가는 장면이 문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물론 우스개 소리로 한 것이겠지만, 복부에 칼을 제대로 맞으면 그 자리에 주저앉아 버린답니다. 움직이질 못 한데요. 바늘에 찔렸을 때의 '아 따가워' 정도의 느낌과 차원이 아예 다른 것이죠.
우울증이 꼭 그래요. 한 번 제대로 찾아 오면 가슴이 칼에 찔린듯 무겁도 쓰립니다. 온 세계는  점점 흐릿한 회색빛으로 물들면서 생기를 잃어가고, 그러면서 정상적인 인간이라면 영위할 수 있는 정신작용들이 슬슬 느려집니다. 바이러스 걸린 컴퓨터 처럼요. 희망, 애졍, 자존감, 이런 기본적인 감정들도 아련히 사라집니다. 그야말로 살아 있는 시체가 되는 것이죠. 정말 과장이 아닙니다. 여기에 관계망상이나 피해망상 까지 겹치면...  생각도 하기 싫습니다..
이런 무시무시한 우울증도 조기 발견하고 치료하면 고치기가 어렵지 않습니다.
독일에는 우울증, 조울증 그리고 정신분열 환자들의 체험수기가 책으로 출판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일단 병에 대한 편견이 없어집니다. 그리고 병원을 찾기 전에 자가진단이 가능하게 됩니다. 그리고 체험자들이 자신들의 체험, 병에 대한 극복의 드라마를 맘 놓고 얘기할 수 있다는게 얼마나 좋습니까.
한국사회에서도 빨리 정신병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이뤄져야 합니다. 국가적 손실을 막아야 합니다.

  • 추천 4

별이되고파님의 댓글의 댓글

별이되고파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우울증에 대해서 많이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우울증이 그렇게 무서운 병인지 몰랐습니다.
 
제 주위에도 우울증으로 고통하는 분들이 계시는 데,
더 따뜻한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격려해 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제일 좋은 것은 우울증에 걸리지 않는 것이겠지만,
만약, 우울증에 걸린 분이 계시다면,
빨리 치료하도록 도와 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진솔한 글을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든 분들이 늘 건강한 삶을 영위하시기를 바랍니다.

successlife님의 댓글

successlife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좋은 글이네요..저도 희희낙락 하면서, 때론, 정말 죽을 고비 느꼈습니다. 우울증이란게 제게 올지 정말 몰랐던 제게. 그렇게 우울증이 오면서, 정말 죽어야 할것 처럼..죽음이..최진실이 죽은게. 정말 그런 이유가 있었다는게, 전 하필 그녀가 죽는 10월 2일 비행길에 올랐지만, 죽는 사람들이, 우리는 모르는 더 속깊은 아픈 이유가 있다는 겁니다. 사람을 보고, 쉽게 판단을 해서는 안될 것 같습니다. 주위 사람에게 더 동조해주고 관심을 가져야 주고 그래야 할 것 같습니다. 아, 정말 안타깝군요.

동그라미님의 댓글

동그라미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위에 헥시스님께서 잘 설명을 하였군요.

저도 그런 우울증이나, 분열증 등을 앓고 있는 사람들과 좀 콘탁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 병에 걸린 사람들은 꼭 무슨 정신적으로 괴로움을 겪어서 오는 것만은 아니더군요.
도파민, 혹은 세로토닌 등이 적게, 혹은 많이 분비가 될 때 문제가 생깁니다.

적게 분비가 되면 우울해지고, 적당하게 생기면 기분이 좋아지고, 너무 많이 분비가 되면 분열증 등에 걸리는 것입니다.
물론 스트레스가 쌓이거나 책임감이 심해지는 경우 적게나 많이 분비가 되기 때문에 우울증이나 분열증으로 발전이 될 수도 있지만 아무 이유없이 신체와 상의하지 않는 채 분비가 더 되거나 덜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렇게 되면 아무리 악발이어서 악을 쓰며 기분전환을 하려고 해도 인력으로 안되는 거죠.
이런 것을 보면 우울증이라는 것이 단순한 병은 절대로 아니지요.

  • 추천 2

동그라미님의 댓글

동그라미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제대로 쓰지 않은 상태에서 올려졌네요.

정신과의사가 처방해주는 약은 나름대로 뭔가가 있지만 대략 도파민이 적은 사람들에게는 많이 분비되게 도와주고, 많은 사람들은 억제 시켜주고 하는 약입디다.

그러니 그 약을 두려워 할 필요도 없고, 정신과치료를 받는다는 사실을 숨길 필요도 없습니다.

  • 추천 1

미미모나님의 댓글

미미모나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제주위에도 우울증을 앓다가 자살한 분이 있었읍니다. 그런데 그분은 그런 증세가 없을때만 주위사람들과 콘탁을해서 그가 자살할때까지 아무도 그가 그런병을 앓고있었다는걸 몰랐습니다. 당연히 그의죽음은 모든 주위사람 또 그의 아이에게까지 심한 충격이었구요.. 워낙 개인주위 사회이다보니 가깝게 지낸다고 지내는게 그저 아이들 행사있을때나 만나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는게 다니 더욱 그분의 죽음에 가슴이 아팠네요. 아직도 가끔 그분이 친절하게 제아이의 자전거를 수리해주던 모습을 떠올리곤 합니다. 점점 이기적이 되어가는 사회가 낳는 현대병인것 같습니다.

  • 추천 1

프리벳님의 댓글

프리벳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자살한 사람을 나약하다 바보같다 한 적이 있습니다. 평소에 그의 가족에게 잘하지도 못했으면서 왜 착한 가족에게 잊지못한 슬픔까지 주고 정말 못할 짓 하고 갔다고 말이죠. 근데 시간이 지나다보니 그 일이 잊혀지기는 꺼녕 그가 그리 간것이 그의 잘못이 아니다 싶어졌습니다. 왜 더 따뜻하게 대하지 못했을까 왜 더 가깝게 손을 잡아주지 못했을까... 무심했던 저에 대한 후회만 점점 더...

얼마 전 그가 떠난 지 벌써 3년이 지났지만 저는 그의 가족, 그리고 친구들이 저와 동일한 생각으로 슬퍼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조금만 더...' 모두들 그에 대해 조금만 더 가깝지 못했고 조금만 더 따뜻하지 못했고 조금만 더 옆에 있어주지 못했던 것에 대해 안타까와 하고 있었습니다. 남아있는 그들도 그동안 많이 슬프고 힘들었나봅니다. 이제라도 남아 있는 사람에게 더 가까이 힘이 되어주고 싶습니다.

고도님의 댓글

고도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XX님,
오랜만에 들어와 보니 자살과 우을증에 관한 이런 훌륭한 글이 쓰여져 있군요.
한마디 하나 마다, 한 문장 하나 마다  다 밑줄 긋고 읽어야 할 만큼 좋은 글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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