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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과 MBC의 음모라는 설이 있군요…

페이지 정보

작성자 bloodthunder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2,270회 작성일 05-11-26 21:38

본문

 
어디서 들은 말인데, 최근한국의 모든 과학기술행정은, 황금박쥐가 좌지우지했다고 합니다. 황우석 서울대 교수, 김병준 청와대 정책실장, 박기영 청와대과학기술보좌관, 그리고 진대제 정보통신부장관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이 네 사람의 모임에서 과학기술의 방향이 결정되고, 특히 황우석 교수의 힘이 세어지면서, 그의 입김이 점점 더 많이 작용했다고 합니다.
 
여기서 볼 수 있듯이, 노무현 정부는 처음에 자기네들의 안 올라가는 지지율을 올려보기 위해, 처음에는 황우석 교수를 적극적으로 이용하였고, 그를 정권의 핵심에 끌어들였습니다. MBC 등 어용언론을 이용해서, 황우석 교수를 띄워주면서, 다음과 같이 퍼뜨렸지요. 원래는 순수국내파로서 학계의 비주류에 불과했던 황우석 교수가, 뭐 어쨌다드라? 뒤늦게 같은 비주류출신인 노무현 대통령의 지원을 받아, 세계 최초로 줄기세포연구를 성공시킬 수 있었다고 말입니다. 그리고 학자라서 순진해 세상물정을 몰랐던 황우석 교수도, 멋모르고 정권의 그러한 수작에 놀아났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미 미국에서부터, 독창적인 배아줄기세포 기술로, 세계석학들에게 두루 인정을 받고 있었던 황우석 교수는, 우리의 인식과 달리, 노무현 정권에서 굳이 그렇게 띄워주지 않았어도, 어차피 해외에서 충분히 유명한 사람이었지요. 게다가 황우석 교수는, 사실 한국에 굳이 들어올 필요도 없을 만큼, 세계적으로 줄기세포연구분야에서 거물급인 사람이었습니다. 오히려 미국에서 연구를 계속했더라면, 그 엄청난 장비와 설비를 마음껏 써가며, 더 편하게 연구할 수 있었겠지요. 그깟 윤리문제도 미국에서라면, 거기서는 조직적으로 서포트해주니까,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었을 것입니다. 순전히 뜨거운 애국심때문에, 우리나라로 들어오셨다가 그만, 이번에 경을 치르신 것이지요.
 
사실 노무현 정권이 황우석 교수에게, 물질적으로 해준 것은 별로 없었습니다. 미국이나 일본에서 자국의 줄기세포 연구자들에게, 대규모 배양시설 건설 등, 한화로 환산할 때 수천억원 가량을 지원해주고, 상용화단계까지 갈 때까지, 국가기밀로 철저하게 숨겨준 것에 비하면, 노무현 정권이 그깟 백억여원 정도 갖고, 황우석 교수를 지원하는냥 전국민에게 생색내며 언론쇼에 내몬 것은, 저엉말 우스운 코미디극이었지요. 오히려 노무현 정권은, 각종 언론매체와 강연활동 등으로, 황우석 교수를 무리하게 내몰았던 책임이 있습니다. 황우석 교수가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몰두할 수 있는 시간을, 많이 빼앗았지요. 배아줄기세포 연구사업을 노무현 정권의 대표적 업적으로 만들기 위해, 국가기밀을 너무 까발린 측면이 있습니다. 한마디로, 정권차원의 대대적인 홍보전에, 황우석 교수를 무리하게 동원했던 것이지요.
 
그런데 거기서부터, 예기치 않은 일이 벌어졌습니다. 국민들 사이에 황우석 신드롬이 일어나면서, 언젠가부터는 황우석 교수가, 노무현 대통령을 넘어서게 된 것이었지요. 치매환자들이나 생명공학 관련산업 종사자들만이 열광한 게 아니었습니다. 우리나라가 BT산업의 허브가 되어, 선진국 대열에 올라서기를 기원하는 애국시민들이 모두 열광하기 시작했지요. 또한 황우석 교수의 배아줄기세포분화기술은, 암세포를 핸들링하는 기술로도 응용될 수 있는 것이었기 때문에, 전국의 말기 암환자들과 그 가족들이, 황우석 교수의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우는 모습이 연출되었습니다. 황우석 교수의 인기는 그로부터, 하늘을 찌르기 시작하였지요.
 
그 뒤로 황우석 교수가 생명공학 관련법 상정을 요청하면, 그 높으신 국회의원들이 개떼처럼 몰려들어서, 5분만에 만석을 이루기도 했다 합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개혁법안 통과시키자고 하면, 뺀질거리고 안 듣거나, 아예 대통령한테 개기기까지 하던 여당 국회의원들이, 황우석 교수가 요청하는 법안이라면, 버선발로 달려왔다고도 하지요. 시중에 농담에 따르면, 황우석 교수 한마디면, 개헌도 문제 아닐 거란 말까지 나왔습니다. 임진왜란때 이순신 장군처럼, 국민적 영웅으로 떠올라버린 것이지요. 거기다 팬클럽 홈페이지에 직접 메시지를 남기고, 언론인터뷰에서 달변을 과시하는 등, 정치적 수완까지 과시했던 황우석 교수님께서는, 대통령 노무현이를 제치고, 국내 최고의 파워맨이자 영향력 있는 인사로, 행세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되었습니다. 
 
노무현이는 아마, 나름대로 위기의식을 느꼈던 것 같습니다. 마치 선조가 이순신을 시기했던 것처럼, 노무현도 황우석을 시기하게 된 것이지요. 그러다가 마침 황우석 교수가, 외국학자들 및 국내 민노당 의원들로부터 난자체출의 윤리적 문제때문에, 잠시 궁지에 몰리게 되자, 국익보다는 정치적 이익에 빠른 노무현 정권은, 민노당과 손을 잡기로 하게 됩니다. 국익을 위해 우리 황우석 교수를 지켜줘야 겠다고 생각하기는커녕, 오히려 자기네들 정치적 이익을 위해, 황우석 교수를 국면전환카드로, 희생해야겠다고 결심한 것이지요. 정치적으로 자기가 위기에 몰릴만한 시점에, 국민의 관심을 돌리기 위한 희생양으로 삼기로, 결정한 것입니다.
 
이완용의 매국에 버금간다고 평가받을 만큼 망국적인 결정이었던, 미국에 대한 쌀시장개방 결정은, 노무현 정권의 뿌리가 흔들릴 만큼, 시끄러운 사안이었습니다. 전국에 농민들이 다 들고 일어나고, 민노당 또한 가만히 있지 않았었지요. 또한 차기 대선에서 여당이 충청권 표심을 잡는데는 아주 중요했지만, 영남권 국민들과 한나라당, 민노당, 그리고 서울의 주류계층에게 역풍을 맞을 가능성이 매애우 높았던, 헌재의 행정수도이전합헌결정은, 노무현 정권을 더욱 큰 위기에 몰아넣기 충분했지요. 전국이 쌀시장개방과 헌재 행정수도이전합헌결정때문에, 노무현 정권타도하자는 데모열기로, 후끈 달아오를 만한 시점이었습니다. MBC PD수첩의 황우석 교수관련 폭로방송은, 바로 이 시점을 기해서 정확히 터져나왔지요.
 
그렇지 않아도 생방송 음악 캠프의 카우치 성기 노출 사건에, 영웅시대 조기 종영 압력 파문에, 달콤한 스파이 드라마의 또 노출 파문에, 가요콘서트의 상주 참사 압사 사건까지, 악재만이 계속되고 있던 MBC였습니다. 이왕 버린 몸이었던 MBC가, 이번 기회에 총대 메고, 악역을 또한번 담당하지 않을 수 없었지요. 국민들에게는 어차피 황우석 교수가, 노무현 대통령과 매애우 친한 것처럼 인식이 되어있으니, 이번 기회에 MBC가 욕은 좀 먹더라도, 노무현에 반대하는 것처럼 보이면서, 어용언론이라는 굴레는 벗을 수도 있겠다고 계산한 것 같습니다. MBC를 죽이고, 그 대신 노무현을 살리기로 결정한 것이지요.
 
국제사회는 아마, 황우석 교수가 윤리문제로 발목 잡혀, 한국의 줄기세포연구가 중단될 위기에 놓인 것을 보고, 처음에는 환호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곧 고개를 갸우뚱거렸겠지요. 전세계를 둘러보아도, 대규모살상능력을 가진 무기산업에, 환경을 파괴하는 공해산업은 또 얼마나 많습니까? 종교계와 지성계에서 아무리 반대해도, 난자추출보다 더욱 위험한, 낙태수술도 버젓이 허용하고 있는 선진국들입니다. 난자추출을 위한 호르몬삽입보다, 더욱 위험한 방사능을 뿜어내는 원자력발전소도, 국익을 위해서라면 앞다투어 건설하는 게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입니다. 난자추출보다 여성의 몸과 인격적 존엄을 더욱 파괴하는, 대리모나 씨받이 같은 것도, 돈만 준다고 하면 얼마든지 허용하는 게,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입니다. 그런데 한국 저거뜰이 미쳤나? 그렇게 생각했겠지요. 노무현이나 여당 입장에서는 국익보다 더 큰 정치적 이익이, 황우석 교수 죽이기에 숨어 있었다는 사실을 모른 체 말입니다.
 
어쨌든 노무현과 그 밑에 있는 386들, 그리고 국가정보원의 엘리트들은, 이번에 황우석 교수를 희생시킴으로써, 엄청난 정치적 이득을 얻은 셈이 되었습니다. 지금 모두 황우석 교수 살리기에 나서느라, 쌀시장 개방이나 행정수도이전 위헌문제 같은 것은, 신경도 못 쓰고 있는 상태니까요. MBC는 욕해도, 노무현 욕하는 사람들은 아무도 없는 것 같습니다. 노무현이가 황우석 교수와 엄청 친한 것처럼, 쇼를 충분히 해두었으니까요. 촛불시위도 하고 그런다는데, 지난번 여중생 압사사건 촛불시위 때처럼, 국민들의 애국심이 타오르고, 모두가 단결해야 겠다는 인식이 퍼지면,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도 더 올라갈 것입니다. 노무현 입장에서는, 어차피 요즘 죽 쓰고 있는 MBC 하나 버리고서, 저엉말 꿩 먹고 알 먹은 셈이지요.
 
물론 저의 의심에, 결정적인 증거는 없습니다. 정권 차원에서 계획하는 모든 일이 그렇듯이, 몇십년이 지나야 밝혀질까 말까 하겠지요.
 
그러니까 일단은, 우리 모두 황우석 교수 살리기와 MBC 경영, 간부진 퇴진운동에, 모든 힘을 집중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만약, 노무현이나 그 밑에 똘마니 중에 하나가, 이번 황우석 죽이기 사건에 개입한 증거가 드러난다면, 더이상 가만 있을 순 없습니다. '국익'보다 자기네들 '정치적 이익'에 올인하는 정권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지요. 증거가 드러나는 즉시, 우리 모두 이젠 노무현 정권퇴진운동으로, 하나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추천12

댓글목록

팬교주님의 댓글

팬교주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우선 본인이 잘 읽어보시고, 본인의 글 속에서 앞뒤가 안맞는 주장을 세 개 정도만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어렵지 않으실 겁니다.

논리를 너무 무시하시면 이런 글을 쓰시고 난 다음에도, 마치 글을 잘 쓴 듯, 기분이 좋아지게 됩니다.  앞뒤가 안맞고, 일관성이 없는 주장을 쓰시고 나면 기분이 어떠십니까?  앞에서는 A다, 라고 쓰고 뒤에서는 B다 라고 쓰면 기분이 어떤지 정말 궁금합니다.

아마 다른 독자분들은 대략 다섯 개에서 여섯 개 정도의 앞뒤 안맞는 부분을 찾아내실 겁니다.  피번개님께는 세 개만 찾아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bloodthunder님의 댓글의 댓글

bloodthunder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자칭 친노사이트라는 서프라이즈에서도, MBC와 좌파지식인들을 비판하고, 황우석 교수를 살려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한번 읽어보시지요!



“황우석 리트머스 시험지 
 
    등록 : 김동렬 (drkimz)  조회 : 3205  점수 : 0  날짜 : 2005년11월26일 17시15분 
 
 
  본문요약 멘트 
‘지식인들이여! 제발 책 좀 읽어라’ 
 
 
황교수 일과 관련하여 알만한 사람들이 오판을 저지른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현장 경험의 부족이 하나의 이유가 된다고 생각한다.
그 사람들은 강단에 앉아서 편하게 살았다. 시장바닥에서 장사도 안해봤을테고, 업무를 위하여 무슨 팀을 꾸려보지도 않았을 테고, 논밭에서 채소를 가꾸어보지도 않았을 테고, 자신이 살 집을 손수 지어보지도 않았기 때문에 도무지 ‘일머리’ 라는 것을 모르는 것이다.

‘초기조건의 민감성’이라 할 수 있다. 일의 경중을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이건 중요한 거다. 애초에 윤리운운할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사건의 성격이 다르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100년 전 영국에서는 4키로 법이 제정되었는데 자동차는 위험한 물건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자동차가 시내에서 시속 4키로 이상을 달리면 불법이란다. 그 결과로 자동차산업은 그러한 제한이 없었던 후진국 독일과 미국에서 발전되었다.

영국사람들의 생각이 틀리지 않았다. 자동차는 위험한 물건이 맞다. 우리나라에서도 일년에 1만여명이 자동차 사고로 목숨을 잃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교통사고 사상자를 모두 합치면 그 숫자는 얼마나 될까?

문제는 자동차가 위험하냐 그렇지 않느냐가 아니라 자동차산업이 계속 발전해 왔다는 거다. 영국사람들의 오류는 그들이 지금 새로운 문명의 초기 단계라는 민감한 끝단에 서 있다는 사실을 몰랐던 데 있다.

중요한 사실은 그들의 판단이 그 시점에서는 분명 옳았는데도 세월이 흐르자 결과적으로 틀린 것으로 되어버렸다는데 있다. ‘옳은데 틀린다?’ 바로 이것이다.

영국에서 자동차가 ‘위험하다, 그렇지 않다’를 논쟁하는 것은 부질없는 일로 된다. 자동차산업이 계속 발전하므로 해서 그러한 논쟁 자체를 무의미하게 만들어버리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지금 단계에서 윤리문제의 제기는 핀트를 벗어난 즉 엉뚱한 주장으로 된다. 왜냐하면 생명공학은 계속 발전할 것이기 때문이다. 진짜 정답은 과학만이 알고 있다.

과학사를 조금이라도 읽었다면 알 것이다. 19세기 발명의 시대에 어떤 새로운 발명이 등장할 때 마다 이런 식의 논쟁들이 무수히 있어왔고, 세월이 지나면 초기 단계의 우스운 해프닝으로 기억되곤 했다는 사실을.

지금 일어나고 있는 해프닝.. 이건 과학이라는 것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한데서 빚어진 코미디다. 훗날 과학사는 그렇게 기록할 것이다. 그때 그시절 그 무지하던 시절에 MBC라는 이름의 어떤 바보가 황당한 트집을 다 잡았다고.

최무선이 초석을 구워 화약을 만들려고 하는데 “이넘아! 너 미쳤냐? 이런 위험한걸 왜 만들려고 하니?” 하고 딴지를 붙는다. 그 말이 틀리지 않았다. 화약은 위험한 거다. 그거 만들다가 수백, 수천 명이 목숨을 잃는다.

화약이 전쟁에 쓰여지면 더 많은 사람이 죽는다. ‘화약은 위험하다’는 판단이 틀리지는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그러한 판단은 틀린 것으로 되었다. 그 상황이 초기였기 때문이다. 초기에는 항상 이런 일이 일어난다.

18세기 이래 프랑스인들은 과학과 문명이 위험한 것으로 생각했다. 아시아풍의 느긋한 전원생활이 유행이었다. 마리 앙뜨와네뜨가 자연주의를 주장하며 임금님의 궁궐 옆에 수천억의 돈을 들여 생뚱맞게도 시골 초가집을 지은 것은 그러한 유행의 결과였다.(고귀하신 왕비님께서 초가집도 짓고 채소밭도 만들고 연못도 파고 별별짓을 다했다고 한다. 당시에는 그것이 꽤나 사치스런 유행이었다.)

그래서 그들은 독일에게 깨진 것이다. 그들은 보불전쟁에 지고, 일차대전에서 얻어맞고, 이차대전에서 얻어터졌다. 싸움 때 마다 졌다.

언제나 그렇다. 역사에 있어서 후발주자가 선발주자를 추월하는 것은, 로마가 그리스를 추월하고, 영국이 스페인을 추월하고, 독일이 프랑스를 추월하고, 미국이 영국을 추월하는 것은 선진국의 경우 ‘위험한’ 과학을 경시하기 때문이다.

과학자들은 어쩔 수 없이 후진국으로 도망을 가고, 그 때문에 역사는 반전되곤 한다. 그것이 문명의 흐름이다. 지금 기독교 문화권이 생명윤리 어쩌고 하며 삽질할 때가 우리에게 주어진 찬스다. 역사는 늘 그런식이었다. 지난 수 천년간 무수히 반복되어온 패턴이다.

프랭클린이 피뢰침을 발명하는 바람에 많은 과학자와 실험자들이 벼락맞아 죽었지만 아무도 프랭클린을 비난하지 않는다.(전기를 몰랐던 프랭클린이 몇 번 전기사고로 죽을뻔 했지만 살아남은 것은 무지 운이 좋았기 때문이다. 프랭클린이 성공했다는 소문을 듣고 개념없이 따라하던 과학자들이 세계 도처에서 벼락맞아 죽었다. 이와 비슷한 과학사의 ‘위험한’ 장면들은 차고 넘친다. 제발 책 좀 읽어라. 지식인들아.)

과학은 본래 위험하다. 위험 그 자체와의 정면승부다. 문제는 그것이 피할 수 없는 승부라는데 있다. 왜냐하면 누군가는 반드시 그 일을 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피하는 방법은? 원래 없다. 최무선이 화약을 만들지 않았어도 누군가는 화약을 만들어야만 했던 것이다.

누군가가 처음 에베레스트를 올랐기 때문에, 뒤따라 에베레스트에 오르다가 수 없이 많은 젊은이들이 죽고 있는 것이다. 누군가가 처음 남극과 북극을 밟았고 누군가는 아프리카를 탐험했다. 파나마 운하를 만들다가 무려 3만명의 프랑스 노동자들이 말라리아에 걸려 죽기도 했다. 그것이 인류의 도전이다.

필자는 MBC사태의 이러한 전개가 윤리나 혹은 애국의 문제, 또는 국익의 문제가 아니라 과학이라는 것의 속성에 대한 무지의 소산이라고 본다. 줄기세포는 누군가가 앞장서서 오르지 않으면 안 되는 에베레스트인 것이다.

황우석이 먼저 첫 발을 디뎠고 앞으로 수없이 많은 젊은이들이 그 봉우리를 오를 것이며 누구는 죽고 누구는 다칠 것이다. 필연적으로 그 길을 가게 되어 있다. 그 길 외에 다른 길은 원래 없기 때문이다.

19세기는 발명의 세기, 모험의 세기, 탐험의 세기였다. 인류는 신대륙으로 오지로, 미지의 세계로 나아갔다. 20세기에 인류는 달에 첫 발을 디뎠고 화성에 탐사선을 보냈다. 그리고 21세기에 이르러 인류는 줄기세포에 첫 발을 디딘 것이다. 여기에 윤리 어쩌고 하는 얼빠진 소리가 끼어들 여지는 없다. 이건 애초에 차원이 다르다는 이야기다. (그 과정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죽어갔겠는가?)

지금 가장 힘이 센 권력자는, 결정권자는 노무현 대통령이 아니고 황우석 박사도 아니고 과학 그 자체의 물리적 속성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황우석이 줄기세포를 얻은 것이 아니라 과학이 황우석을 그리로 불러낸 것이다.

황우석 입장에서는 애초에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프랭클린이 비오는 날에 연을 날려 번개를 끌어들이고도 벼락맞아 죽지 않고 살아남은 것은 단지 운이 좋아서였다.(실험을 따라하다가 많이 죽었다.) 그 실험을 하면 죽는다는 것을 몰랐던 것이 아니다.

프랭클린은 전기 전문가도 아니었다. 혹시 어쩌면 번개가 전기일지도 모른다는 이야기가 떠돌고 있으니까 문득 아이디어를 떠올려 간도 크게 실험해 본 것이다. 잘못되면 죽는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그리로 나아갈 수 밖에 없었다.

남극을 밟았던 스코트가 자신의 죽음을 예견하지 못한 것이 아니듯이 말이다. 황우석 박사에게도 애초에 선택의 여지는 주어지지 않았다. 그 상황에서는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다. 그것이 과학이다.

초기조건의 민감성이다. 처음 전기가 발견되었을 때 “전기! 저거 위험한데 되게 할 일 없는 넘이 한가하다 보니 저 따위 미친 짓을 하고 있구나.” 하고 생각하는 것이 그 당시 알만한 사람들의 상식이었다.

전기가 세상을 바꾸어 놓을줄 몰랐던 것이다. 전기 뿐만이 아니다. 자동차도, 인터넷도, 신대륙의 발견도 마찬가지다. 댓가 없이 얻을 수 있는 것은 어디에도 없다. 과학의 성과를 얻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백배, 천배의 희생을 각오해야 한다. 그 희생을 달게 감수하고 일어서서 문명을 주도해 볼것이냐다.

유럽의 후진국이었던 독일이 공업을 일으키려 할 때.. “멍청한 넘들. 선진국 프랑스에서는 지금 룻소가 ‘자연으로 돌아가자’고 노래를 부르고 있는 판인데 전근대적인 공업타령이냐” 하고 훈수 두는 인간이 없었던 것이 아니다.

다시 말하지만 이건 국익의 문제도, 애국의 문제도, 이념의 문제도 아닌 과학의 문제다. 번짓수를 잘못 짚은 자들은 정신차려야 할 것이다. 노무현 리트머스 시험지에 이은 황우석 리트머스 시험지다. 그 얄팍한 인간의 수준이 드러나고야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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