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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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나디아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5건 조회 2,479회 작성일 05-02-24 03:32본문
“음, 이쁘게 생겼고 공부도 잘하고... (칭찬하다가).. 근데..” 하면서 은근 슬쩍 나쁜 면, 특히 사적인 것 드러내고 해서 사람 깎아내리기.
사실 이것을 비판을 가장한 뒷다마까기, 궁극적 목표는 남 깎아내리기입니다. 말재주가 좋으면 이거 아주 잘먹힙니다. 보통 이런 이야기 잘하는 사람한테는 안 걸리는 사람이 없죠. 비판의 덧이라고 한다면 바로 이런 것을 이야기하는 게 아닐까합니다. (좋은 예는 아니지만, 여기 딘빙홀이 있지요. 그 불순한 의도는 비판마저 비방으로 변질시킵니다. 근데 그 불순한 의도를 못감춰요.^^)
자기 자신에 대하여 비판하는 모습으로 보고 ‘패배주의’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패배주의란 자신감을 상실하여 나는 무엇을 성취할 수 없다와 같은 상태입니다. 패배주의적 성격의 사람은 자신에 대한 강한 비판의 의지마저 없습니다. 그저 ‘난 안돼.’ 하면서 비판이라기보다는, 나는 이것도 없고, 저런 능력도 없고, 전에도 이랬고.. 하면서 노력자체를 거부하는 것입니다.
진보누리라는 곳에서는 ‘비판적 지지’라는 용어를 사용합니다. 내가 건강하게 성장하려면 나 자신에 대한 건강한 비판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그 비판은 감정적으로 내가 옳아 니가 옳아 하고 싸우는 것이 아니라, 이성의 합리적인 활동으로 이루어지는 것이어야 합니다.
제가 어렸을 적 한국은 한참 개발도상국 이었습니다. 한마디로 국가가 못사는 편이었죠. 그때는 비판보다는 확실히 ‘우리는 할 수 있어’가 필요했던 시기였습니다. 그때는 애국적 우월주의적 민족의식을 고취시킬 필요도 있었습니다. 약자에겐 그것이 소위 승리와 같은 것을 위해 힘이 되는 것도 사실이니까요. 하지만 그것은 우월감이 아니라 자신감으로 작용하는 것입니다. 그게 정말 존재적 우월주의가 되면 꼴불견 됩니다.
하지만 이제 한국은 못사는 나라가 아닙니다. 우월감 따위로 고취시킬 그런 단계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우리에게 우월감은 우월감 이상 아무것도 아니지요. 외국 나오신 분들 중에서 생활수준의 격차에 부러움을 느끼시는 분들 아마 없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이쪽이 좋은 부분이 있는가 하면, 우리가 앞선 부분도 있지요.
우리 사회는 고쳐야할 부분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급성장을 하면서 미처 따라오지 못한 사회의 부분들이 많습니다. 생활 수준은 어느곳 못지않은 현대화가 되었는데 구석구석에는 아직도 전근대적 찌꺼기가 청소가 되지않은 채 내버려져 있기도 하구요. 그곳에서 어려서부터 그렇게 자라고 나면 내면의 고쳐야할 부분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그러한 부분은 비판을 통하여서가 아니면 이룰 수가 없습니다. 어디까지나 비판은 나 자신을 깎아 내리기 위한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을 더욱 견고히 하고 발전하기위한 조건이 되는 것입니다.
베를린 리포트에는 여러 게시판이 있는데 게시판에는 나름대로 규칙이 있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유학일기에는 서로에 대한 비판을 금하고 있습니다. 그곳은 사회나 정치이야기 하는 곳이 아니라, 독일에서 외국인으로서 살아가는 우리의 이야기를 하는 곳입니다. 서로에게 힘이 되어질 수 있는 곳이기를 바라는 곳이죠.
길벗카페는 오순도손 카페에서 커피 한잔 하는 분위기가 느껴집니다. 아름다운 이야기를 전해주기도 하고, 서로 힘든 부분을 털어놓고 위로와 격려를 해주기도 하고, 사랑고백^^과 같은 정이 오가는 곳이지요. 가끔 서로 다른 의견을 이야기하는 것도 별 무리는 없지요.
이곳 자투는 좀 살벌합니다. 이곳은 아름다운 감정을 드러내는 곳이 아니라 이성의 합리적 활동이 전개되는 곳입니다. 토론이 중점적으로 이루어지는 곳입니다. 토론은 자화자찬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생각들이 어떠한 합일점을 향해 부단한 마찰을 일으키는 곳입니다. 비판이라는 것은 아마도 가장 기본적인 것이겠지요. 하지만 그것은 내가 이기고 상대를 꺽겠다는 마찰이 아니라, 객관 타당한 무엇을 생산해내기 위한 작업이어야 할 것입니다.
댓글목록
Herbst님의 댓글
Herbst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연사는 힘차게 외치는데.. 박수치는 사람이 없네..
에라이.. 내가 박수 친다.. 나디아님, 화이링~(하늘에 심긴 사과나무님 버전^^)!!!
누가 또 태클 걸까 무섭지만... 여그가 길벗이냐? 아그들아? 하고.. 그렇더라도 화이링~!!
팬님의 댓글
팬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제가 태클 들어갑니다.
화이팅이라는 용어는 미국에서 짐승들에게나 쓸 수 있는 말입니다. 베리에서라도 좀 안보였으면 하는 쌍스러운 말이므로 굳이 영어를 쓰셔서 이쁜 체를 하시려면, 나디아, way to go!!! 하시며 뻐기시든지, 요새 우리나라에서는 아자!!! 로 바꾸기로 했으니까, 나디아님, 아자! 하며 딱 끊어주시기 바랍니다.
까페에서는 안싸우기로 했으니까, 여기서 싸웁시다. 나디아님, 아자!!! 혹은 잘하세!!!
Herbst님의 댓글
Herbst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팬님. 태클 접수 합니다. 오류 수정합니다.
비실비실 변명하자면, 어느 분께서 제 글에 그렇게 화이링~을 외쳐 주시길래.. 흠..좋은 변명은 못됐죠?
자, 딱 끊어서..
나댜님, 잘하세!!!
gammler님의 댓글
gammler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참 좋은말 많이 써서 좋습니다.
그때 그때 읽을때마다 많이 배우고 나갑니다.
그저 한 3년 보다 이제야 회원접수했습니다.
앞으로는 조금은 도움이 되는 사람으로 살아갈까 해서...
그리고 나디아님!
계속해서 정진하시길..... 도를 이루시길.....
mirakim님의 댓글
mirakim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옛날부터 늘 생각하고 알고 있었던 부분이었지만, 나디아님이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주셔서 우리 사회가 왜 이렇게 나태해져 가고 있는지를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습니다.
어떤이가 그러더군요. 요즘 중국에 가보면 중국 사람들의 눈에서 초롱초롱 빛나는 그
무언가를 느끼게 된다고요. 그들은 이제 헐벗고 굶주리던 시대의 터널을 빠져나와 역동의
21세기를 세계의 중심인(가운데 중) 중국이 그 주역이 되어 세계를 제패하겠다는 각오와
희망으로 가득차 있다고 합디다. 우리도 60년 대 초반에는 그런 때가 있었지요.
배부른 돼지는 항상 여유를 보이는 법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