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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극장의 제작극장화

페이지 정보

작성자 룽지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6건 조회 1,105회 작성일 22-10-16 16:33

본문

<공공극장의 제작극장화>

K-.
국내 뿐 아니라 우리 교포들의 마음에도 은근한 자긍심을 갖게 하는 문자입니다.
 
K-Pop은 어느새 확고한 고유명사가 되었고  K- Drama, K- Food, K- Cosmetic, K- Movie, K-Sports등등 우리의 고국 대한민국에서 생산된 다양한 콘텐츠가 이제 세계의 주목과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여기에 K-Classic도 한몫 하는건 다들 아실겁니다.

최근 피아니스트 임윤찬씨가 반 클라이번 국제콩쿨에서 이룬 쾌거는 K-Classic의 위상을 한층 업그레이드 시켰고, 유튜브에 올라온 그의 연주에 세계인들이 열광하고 있습니다. 영상에 달린 댓글을 읽다보면 정말 자랑스럽고 뿌듯합니다.

다른 분야 못지않게 한국의 클래식 연주자의 수준은 세계적입니다.  유수한 국제콩쿨마다 매번 한국인 입상자들이 나온지는 상당히 오래되었고, 앞으로 그 수가 더 많아질거라 예상합니다.
그럼에도 저는 마음 한켠이 약간 불편합니다.
주목받는 소수의 예술가와 그들의 팬덤에 기대어 쓰이는 K-Classic이란 말에 괜히 딴지걸고 싶은 생각이 드네요.

지난 1월 예술인연대 회의자료를 준비하던 중 한가지 조사를 했습니다. 독일의 테아터(공공레퍼토리 제작극장*)에서 일하는 한국예술가는 몇명인지 알아 보기로 했죠.

여기저기 검색해도 자료를 찾을 수 없어  극장 홈페이지마다 들어가 제가 직접 한국이름을 찾아보았습니다.

Liste der Öffentlich getragenen Repertoiretheater  Deutschlands (독일 공공 레퍼토리극장 목록)에는 150개의 공공극장이 있고, 그 중 연극과 무용 그리고 오페라까지 세가지 장르 이상을 자체 제작공연하는 극장이 86개입니다. 독일 남부지역부터 시작해 차례로 극장들 홈피마다 방문하며 한국이름을 찾고 세어 보았습니다.

53개의 극장홈피까지 들어가 확인 후 정리해 보니 478이라는 숫자가 나왔습니다.  극장당 평균 9명의 한국인 예술가들이 일하고 있는 셈이죠.

직접 세어본 53개 극장 중 최대 23명의 한국인이 일하는 곳은 있지만, 한국인이 없는 곳은 찾지 못했습니다. 

한인예술가들은 극장오케스트라, 합창, 오페라, 무용, 음악코치, 지휘, 연출등 연극을 제외한 모든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86개 극장에 평균 9명을 곱해보니 774명의 예상인원이 나옵니다. 여기에 계수되지 않은 객원예술가와 공공극장이 아닌 공연단체와 130개의 직업오케스트라에 속한 예술가까지 포함한다면 독일 전체에 최소 800명 이상의 한국인 공연예술가들이 활동한다고 확신할 수 있었습니다.

예전부터 독일 동료들에게 듣던 '한국사람 없으면 독일극장들 유지되기 힘들거다'라는 부러움 섞인 농담을 현실로 확인한거죠. 저뿐 아니라 소식을 들은 예술인연대 활동가들과 몇몇 정치인들도 놀라워 했습니다.
독일사회에서 공연예술은 일상의 영역이고 그 중심에는 각 지역의 공공극장이 있는데 바로 그 곳에 수많은 한국 예술가들이 자리 잡고 있다는 건 상당히 의미있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눈에 띄게 특별하거나 화려하진 않지만 독일 전역에서  활동하시는 K- 예술인들께  드리고 싶은 말씀입니다.

Ihr seid die wahren Hauptdarsteller des K- Classics.
(여러분들이 진정한 K-Classic의 주인공입니다.)

그런데 정작 한국의 현실 어떨까요?

260개의 공공문예회관, 충분한 예산, 다양하고 활력있는 콘텐츠, 준비된 예술인과 스텝등 모든 재료가 잘 갖추어져 있습니다.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다'
지난 정부들의 예술과 문화에 대한 대전제였습니다. 정부는 매년 막대한 예산을 지원하지만, 오래된 관행과 시스템의 불합리함으로 여러 문제들이 산재해 있습니다.

공공문예회관은 개별예산이 있음에도 대관비를 받는 대관업무 위주로 운영하고, 대관비를 상쇄하려는 단체나 기획사들은 무대연습이 부족한 채 공연을 올리며, 티켓값은 턱없이 비싸고, 예술가의 임금도 여러가지 편법으로 지급하는 부조리가 일상화 되었습니다. 대부분의 예술가들은 투잡, 쓰리잡을 가지고 생활과 예술활동을 이어갑니다.

같은 120억원의 일년예산을 가진 독일의 시립극장과 한국의 국립단체를 분석하여 비교하다 보면 안타까운 마음을 누르기 어렵습니다.

이런 문제들의 해결책으로 예술인연대는 수년 전부터 독일의 공공 레퍼토리 제작극장 시스템을 한국에 도입하자고 주장합니다. 바로 '공공극장의 제작극장화'입니다.

극장이 예술가를 직접 고용하고 공연을 자체 제작하며 시즌제로 운영하여 시민에게는 다양하고 좋은 예술공연을, 예술가들에겐 맘껏 일할 일자리를 제공하고 여기에 더해 새로운 창작을 지속적으로 독려**하는 검증된 시스템입니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가 된다'는 속담이 있듯 이제 한국에서도 누군가는 이 구슬꿰는 일을 해야합니다.

이를 위해 예술인연대는 지난 몇년간 예술계와 정치권에 여러가지 방식으로 제안했습니다.
특히 '공공극장의 제작극장화'는 한국의 청년 일자리정책 중 예술분야의 대안정책이 될거라 제안하여 결국 민주당이 대통령선거 공약으로 채택하기도 했습니다.

효과적인 공공서비스이고 청년예술가 일자리정책인  '공공극장의 제작극장화' 공약은 800명이라는 재독 한인 공연예술가의 존재로 보증할 수 있었습니다. 여기에 직접 연대하여 참여하신 독일, 프랑스, 핀란드, 덴마크에서 활동하는 40여명 예술인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극장과 오페라는 가장 앞선 자리에서  예술을 만들고 제공합니다. 극장과 오페라는  예술을 통한 사회적 소통의 장소라 할 수 있고 또 그렇게 되어야 합니다. 극장과 오페라는 소통을 통한 공동체적 유대감을 형성하고  이것은 우리에게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하게 필요합니다.
저는 극장의 이런 잠재력을 시민들이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에서도 이제 지역의  공공극장들은 공공서비스의 차원을  넘어 예술을 통한 사회적 소통의 장소가 되어야 합니다. 극장에서 뿜어내는 예술의 에너지가 일상을 사는 시민의 삶으로 연결되고 예술인도 그에 걸맞게 존중받는 사회, 시민과 예술인들이  더불어 살맛 나는 세상을 만들고 누리는 그런 날을 기대합니다. 

오늘도 독일과  세계 각지에서  활동하는 K-예술인 여러분을 응원합니다.

예술인연대 독일지부장 이중운


* 독일 레퍼토리 제작극장의 이해
https://youtu.be/NYK1xg-WcTk

**독일극장은 매년 600개 이상의 창작물을 초연으로 올립니다.

*** 전 독일 대통령 요한네스 라우(1999-2004)의 2004년1월29일 연설문 중 '극장과 오페라'부분 인용
추천5

댓글목록

nils님의 댓글

nils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K-클래식이라는, 정체성인지 입상실적인지 모를 애매한 단어 뒤에 가려진
대다수 예술인들의 처우 개선을 위해 노력하시는 모습에 박수를 보냅니다.
몇몇 대형 콩쿠르나 유명 무대만에만 큰 가치를 부여하는 풍조가
코로나 이후 심화된 예술계의 부익부 빈익빈을 더욱 강화시키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심지어 음악계 내의 정치싸움이나 줄서기와도 관련이 많을테니까요.
앞으로도 좋은 글 많이 부탁드릴게요.

  • 추천 1

룽지님의 댓글의 댓글

룽지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nils님의 박수에 힘이 납니다.
예술계의 뜻을 모으는 일부터 문화예술의 주요정책이 되는 일까지 차근차근 준비하겠습니다.
응원 감사합니다.

베이스님의 댓글

베이스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매년 음대에서 배출되는 예술인들의 설자리가 생기고 안정적으로 예술 활동을 하게 되는 날이 오길 고대합니다!

  • 추천 1

룽지님의 댓글의 댓글

룽지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베이스님 감사합니다.

참고로 말씀드리면,
한국에서는 매년 예술분야 대학 졸업생이 9천여 명입니다. 예술관련분야까지 합치면 매년 2만여 명의 졸업생을 배출하지만 일자리는 거의 없습니다.

반면, 독일 공공극장에는 전속과 객원 합하여 3만 4천여명의 예술가들이 일하고 있으며 총 6만7천여 명의 인원이 공공극장에 직,간접으로 소속되어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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