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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논쟁과 글의 길이

페이지 정보

작성자 가아닌양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조회 727회 작성일 17-01-07 12:50

본문

인터넷 상의 논쟁 중에 상대방의 글이나 댓글이 지나치게 길고 장황하다는 비판이

종종 발생한다. 그리고 어느 정도는 이것이 인터넷상의 가장 쉬운 공격의 방법 중 하나로 정형화

된 것 같다. 물론 이것은 비판으로서 대부분 의미가 없다. 왜냐하면 어떤 요소가 논리적으로

한 글 안에서 불필요한 요소인지가 인터넷 상의 토론에서는 대부분 지적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논증하는 글쓰기에서 “장황이나 과잉”보다 더 많이 문제가 되는 것은 “결여”이다.

전통적으로 상대방의 논증을 공격하는 방식은 A와B 사이에 논리적 결여가 있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교사가 학생에게 논증하는 글쓰기를 가르칠 때 학생의 글에서 가장 먼저 발견하게

되는 것은 “A와 B” 사이에 있는 논리적인 결여이다. 그 다음에 일어나는 것은 논리적인 모순이다.

논리적 근거들이 지나치게 상세하고, 많아서 문제가 되는 경우는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심지어 이것은 문학적인 글, 혹은 단순히 감상적인 글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다.

일반적으로 좋은 교사라면, 혹은 좋은 부모나 감상자라면 문장과 문장 사이에 비어 있는

부분에 대해 상대방과 대화를 하게 된다.

“과잉”에 대해서 지적하고 그것을 수정하는 경우가 아주 발생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만약 글쓰기를 좀 더 기술적이게 전문적인 수준에서 다루게 된다면 이 과잉에 대해

지적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글을 작성한자와 평가하는 자 사이에서 분명한

수준의 차이가 상호 인정된 것이 아니라면 매우 논쟁적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터넷 상에서 상대방의 글이 가진 장황성과 과잉에 대해 지적하는 경우가

발생하는 것이 완전히 이상한 일은 아니다. 왜냐하면 이것의 기본 모델은 글쓰기가 아니라 말하

기와 듣기로 이루어진 토론(회의나 100분 토론 같은 현실 토론 모델)이기 때문이다.

현실 토론에서 각 개인들의 발언에 어느 정도의 간결성과 시간적 제약을 요구하는

것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 한정된 조건 안에서 상대방을 이해시키기 위해서는

간결하고 분명한 발언들이 더욱 효과적이라는 것도 한 가지 이유일 것이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토론은 항상 상대방의 발언 기회를 전제로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토론에서 가장 문제가 있는 참여자는 한 번의 발언을 통해

모든 전반적 상황들을 일일이 다 정리하려고 하는 참여자이다.

이러한 태도는 상대방의 발언시간을 빼앗는 행위이기도 하지만, 많은 사람들의 참여와

다양한 의견교환을 통해 가변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토론의 흐름을 단순화시키는

것이기도 하다. 따라서 현실 토론에서 너무 장황한 발언에 대한 감각적 거부는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인터넷 토론을 통해 상대방의 글이 너무 길고 장황하다고 비판이 발생할 때,

그것은 더욱 독특한 특징을 가진다. 한국의 인터넷 토론은 매우 짧은 댓글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빈번하다. 하지만 현실 토론에서 그렇게 짧은 대답들은 대부분 아무런 의미를

획득하지 못한다. 만약 누군가 자신이 확신하고 있는 것을 현실 토론 속에 두 세 문장의 말로

전달하려 한다면, 우리는 즉각적으로 청충들의 멍한 눈빛을 보게 될 것이다. 따라서 현실 토론은

자연스럽게 발언자가 더 많은 첨언들을 할 수밖에 없도록 압력을 가한다. 그것이 나와 다른 청자

들의 반응이다.

실제로 인터넷 상에서 너무 장황하다고 공격받는 글들의 대부분은 그렇게

긴 호흡을 갖고 있지 않다. 그리고 인터넷 토론의 도구가 말이 아닌 글이라는 점, 듣기와는 달리

취사 선택이 가능하다는 점, 시간상의 제약이 비교적 덜하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긴 글(실제로는

길지 않은 글)”에 대한 비판은 유별난 측면이 있다. 그리고 이러한 비판(비난)과 인터넷 상의 짧은

댓글을 통한 토론은 토론이 주장보다는 주장에 대한 근거를 다루는 일이라는 것을 잊게 만든다.

상대방의 근거를 검토하는 일은 매우 까다로운 일이다. 그리고 그러한 수고를 하려는 마음이

없다면 토론은 주장들의 반복에서 끝날 것이다.

현실 토론에서 발언자는 끝 없이 상대방을 설득해야만 하는 괴로움 앞에 서 있다.

내 머리속의 주장은 단순하지만 그것이 전달되는 과정은 매우 복잡하고 힘든 과정일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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