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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옴] 소주에 관한 보고서

페이지 정보

작성자 아이디만든 부엉이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조회 1,817회 작성일 03-08-03 09:32

본문

소주와 직장인의 관계는 팬티와 고무줄의 관계라 할 수 있다.
직장인의 적, 스트레스.......
하지만 이 놈도 소주에게는 맥을 못춘다.

먼저 소주의 외형을 살펴보자.
소주의 푸르스름한 병은 보는 이로 하여금 시원함을 느끼게 한다.
그 안에서 출렁이는 맑은 액체.........
얼마나 맑고 정갈한 모습인가?
마치 푸른 하늘 밑의 맑은 바다를 보는 듯 하다.
소주를 가만히 보고 있노라면 마음 속의 잡념이 사라지는 느낌을 받는다.
소주는 이미 그 외형만으로 인간의 마음을 정화시키는 힘이 있는 것이다.

7천만 한민족의 음료 참眞 이슬露.
얼마나 심오한 이름인가?
(이외에도 각 지역을 대표하는 청아하고 맑은 이름들이 존재한다)
원래 이슬은 신선이나 백사등 신비한 존재들의 음료이다.
참眞 이슬露는 우리 같은 범인들에게도 신선들과 맞짱 뜰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소주의 도수는 23도.
20도도 있고 25도도 있는데 왜 굳이 23도일까?
여기에서 소주의 심오함을 다시 한번 엿볼 수 있다.
뭔가 부족한 듯 하면서도 넉넉한 맛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20도 이상의 도수를 유지함으로써 어쩔 수 없이 조금씩 먹게 함으로써 인간들에게 여유와 느긋함의 마음을 가르치고 있는 것이다.
소주는 약간의 쓴 맛으로 인해 주로 완샷으로 마시게 된다.
이는 우유부단한 현대인들에게 과감함과 용기를 가르치고 있는 것이다.
그 뿐이랴?
우리는 소주의 쓴 맛을 온 몸으로 느끼면서 인생의 쓴 맛을 되씹게 되는 것이다.
그 작은 소주 한잔에 이 많은 교훈이 담겨 있다는 것이 놀랍지 않은가?

중국 고사에 이런 말이 있다.
' 소주를 10번 이상 먹어보지 않은 사람과는 인생을 논하지 말라. '
간혹 소주냄새가 싫다거나 너무 쓰다거나 하는 사람이 있다.
인생을 모르는 우매한 인간들이다.
원래 몸에 좋은 약은 쓰게 마련이다.
그리고 소주의 쓴 맛은 잠시이다.
' 苦盡甘來 '
소주의 쓴 맛이 가면 꿀 같이 느껴지게 마련이다.
소주의 냄새가 본드 냄새와 비슷하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
소주의 냄새를 감히 본드에 비교하는 것은 소주을 너무 폄하하는 짓이다.
본드 냄새 맡고 남는 건 환각과 중독뿐이지만 소주는 우리에게 위안과 즐거움을 주고 있는 것이다.

본격적으로 소주의 장점을 알아보자.

소주는 싸다.
아무도 부인 못할 것이다.
가격이 좀 올랐다고 해도 싸다.
가끔 진로가 자선사업단체가 아닌지 의심스러울 때도 있다.
소주는 싼 가격으로 인해 돈없는 백수들도 쉽게 마실 수 있다.
게다가 김치부터 회까지 다양한 안주와 조화를 이룸으로써 마시는 사람에게 다양한 선택의 폭을 제공하고 있다.
또 소주는 약간 높은 도수로 인해 적은 양으로 취할 수 있게 함으로써 우리의 주머니를 지켜주고 있다.

소주는 조직 생활에 가장 적당한 술이라고 할 수 있다.
소주는 맥주처럼 건방지게 병목이나 부딪히고 먹는 술이 아니다.
소주병 들고 마셨다간 3-4일간 살아나기 힘들다.
만약 아메리칸 스탈로 마셨다간 좀비가 될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소주는 반드시 잔으로 받고 윗사람이 먹는 속도, 양과 맞춰 먹어야 하며 술잔을 돌려 서로의 우의를 확인할 수 있다.
소주잔을 돌리면 위험하지 않냐고 하는 사람도 있지만 이는 서로간의 깊은 신뢰에서 나온 전통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소주를 좀 먹게 되면 상사와 부하라는 벽이 허물어지기 시작하고 더 중요한 점은 부하가 실수를 하고 맞짱을 떠도 상사가 다음날 기억을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야말로 완전범죄가 아닌가?

칵테일 바나 호프집만 찾는 허접한 연인들이 가끔 있다.
우매한 연인들이라 할 수 있다.
칵테일 바에서 할 수 있는 거라고 해봐야 기껏 분위기 잡고 술 같지도 않은 술 몇 잔 먹고 계산서 들고 옷을 벗을까, 주민등록증을 맡길까 고민하는 것 뿐이다.
소주를 먹어보라.
서로의 적나라한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거의 부부와 같은 다정함을 느낄 수 있다.
아무리 도도한 여자도, 아무리 분위기 잡는 남자도 소주 3병이면 본래의 모습이 나오기 마련이다.
이런 솔직한 모습과 흉금 없는 대화속에 연인 사이는 더욱 깊어질 것이다.

하지만 소주를 마실 때 금기 사항이 하나 있다.
절대 가족과 먹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술 먹고 상사한테 개기면 스트레스가 많았구나 하고 왠만하면 그냥 넘어간다.
그냥 안 넘어간다 해도 다음날 기억 못하는척 하면 그만이다.
하지만 아버지에겐 안 통한다.
소주 먹고 아버지에게 한번 개겨봐라.
그 날로 호로자식 소리 듣고 쫓겨날 것이다.
기억 못하는 척 해도 소용 없다.
그래서 소주는 절대 가족과는 마시면 안되는 것이다.

그 옛날 조선시대부터 우리의 곁을 지켜온 서민의 친구 소주.
유구한 전통과 심오한 진리를 담고 있는 소주.
마시는 이에게 푸근함과 즐거움을 전해주는 소주.
소주는 밀려드는 양주와 젊은 세대의 사랑을 받는 맥주 속에서도 자신의 위치를 굳건히 지키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추천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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