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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투고] 자유·토론게시판 - 타인에 대한 약간의 배려 말고는 자유롭게 글을 쓰시면 됩니다. 어떤 글이든지 태어난 그대로 귀하지 않은 것이 없으니 <열린 마음>(타인의 흠결에 대해 관대하고 너그러움)으로 교감해 주세요. 문답, 매매, 숙소, 구인, 행사알림 등은 해당주제의 다른 게시판을 이용하세요. 이런 글은 게시판 사정에 따라 관용될 때도 있지만 또한 관리자의 재량으로 이동/삭제될 수도 있습니다. 펌글은 링크만 하시고 본인의 의견을 덧붙여 주세요.

내 친구의 운전면허 수기

페이지 정보

작성자 하일트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2,318회 작성일 03-04-22 22:34

본문

아침에 일어나면 한숨이 폭 샌다.
셔틀 버스를 타고 운전면허학원에 도착해서 연습도로를 보고 있으면 가슴이 먹먹하다.
강사 아저씨의 얼굴을 대하면 오늘은 또 뭘로 나한테 꾸사리를 주려나 얼굴에 경련이 인다.

...
"안전밸트를 매요."
"시동을 걸고"
"사이드를 내려요."
"기어를 1단으로 넣어요"
...
묵묵히 강사의 말을 들으면서 나는 속으로 생각한다.
'50분, 50분만 버티면 돼...ㅜ_ㅜ'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면 안 된다고 그랬잖아요? 왜 계속 발을 떼는 거지,정말?! --+"
"핸들도 제대로 못 돌려요? 팍 꺽으라고 그랬잖아요."
"발과 손이 안 맞는군///"
....
'ㅜ_ㅜ'

종종 시동이 꺼진다.
"저기...지금 시동이 꺼진건가요?"
"소리가 안 들리면 꺼진 거지.
클러치에서 발을 떼면 안 된다고 그랬을 텐데...
이래가지고 수동 할 수 있겠소?"
시동이 꺼지면 주위사람에게 큰 폐가 된다.
"빨리 시동 걸고 가요.
뒤에 사람들이 말려있잖아요."

"빨리 빨리 핸들을 원위치 시켜요.
코너를 다 돌고 나면 재빨리 핸들을 원위치시켜야 된단 말이요.
안 그러면 부딪히니까."
이미 한 두번 부딪혀 봤다.
그리고 핸들 원위치가 늦어서 중앙선을 침범 의도하지 않는 코스로 들어갔던 적도 있다.
"형님, 거 제대로 좀 못 하겠소?" 다른 차에 동승해 있던 강사가 나를 가르치는 강사에게 소리친다.
"그게 내 맘대로 되냐?"
'ㅡㅡ...ㅜ_ㅜ...'

이제 동승 나흘째.
내 옆에 있다보니 강사도 어느덧 초연해졌다.
"저기, 지금 뭔가 어색했던 것 맞죠?"
"알면 됐소."
핀잔이 없는 대신 이번엔 내가 불안하다.
'왜 아무 말이 없는 거지? 지금 분명 잘못 됐는데...ㅡㅡ;;
뭐라고 좀 해 봐요? ㅜ_ㅜ'
다른 차를 들이박지만 않는다면, 벽으로 달려가서 부딪히지만 않는다면 얼마든지 지켜봐줄 수 있다는 심리상태인 것 같다.
하지만 그래서는 안 되는데?
여기는 책임지고 합격시켜준다는 합격보장제 운전전문학원이 아니던가?

동승 첫날엔 차안에 갇히기도 했다.
"이제 그만.
무턱대고 수동을 선택하다니, 왠만한 각오없인 오지 마시오."라는 말을 남기고 훌쩍 차밖으로 나갔다.
"...예. 감사합니다"라는 내말은 제대로 듣지도 않고서.
거들떠도 보지 않고 떠나는 강사 아저씨의 뒷모습을 지켜보면서, 나도 나갈 채비를 하려는데...문이 열리지 않는거다.
'헉! ㅡ0ㅡ, 이게 어떻게 된 거야?!?
아까 그 아저씨는 잘만 나가던데 왜 나는 못 나가는 거지?'
순간 강사의 무수한 협박 멘트들이 떠올랐다.
그는 차에 대해서는 일자무식이면서 자동 대신 수동을 택한 나를 한 시간 내내 구박해왔다.
'설마 이건 내가 2종 수동 대신 2종 오토를 택하게 하려는 암략인 건가?'
뭐가 어찌됐든 나는 탈출해야만 했다.
한 시간 내내 바보 취급을 받았는데,
휴식시간이 지나서 다음 타임 사람이 도착했을 때까지 차안에 앉아 있는 개망신을 당할 순 없었다.
'시동이 꺼져서 그런 걸까?'
시동을 걸어봐도 차문은 열리지 않았다.
'어딘가 잠김장치를 푸는 버튼이 있을 텐데...'
하지만 그런 게 있다는 것만 알았지 그게 어느 것인지는 알 길이 없었다.
내 책임이 아냐. 차 자체가 까마득한 옛적 구형이었다구.
그렇게 5분간 우울해 하고 있다가 예전에 차 안에 갇혀 있었던 기억을 되살려서(고백하자면 차안에 갇혀 있던게 한두번 있던 일은 아니다. ㅡㅡ) 유리창을 내리고 손을 밖으로 내밀어 차문을 열었다.
그리고 내뺐다.
무쟈게 억울해하면서.
그리고 오기로라도 수동면허를 따기로 결심했다.

동승 둘째날.
맘을 다져먹으니 두려운 게 없었다.
코스를 한 바퀴 돌고 악셀까지 밟아봤다.
강사에게 구박도 없었다.

동승 세째날.
모든 게 엉망.
"어제는 곧잘 하더니 오늘은 또 왜 이러는 거야!!!"
강사가 신경질을 냈다.
하지만 갑자기 코스를 바꾼 그 사람 잘못도 크다. ㅡㅡ
핸들을 왼쪽으로 돌리는 게 익숙해졌다고 해서 오른쪽으로도 잘 돌리라는 법은 없지 않겠어?
시동을 댓 번은 꺼트림.

동승 네째날.
어제 일인데...
30분간을 어떻게 그럭저럭 되어갔다.
30분쯤 되었을 때, 나를 언덕받이로 끌고가더니(핸들을 자기가 돌렸으니까 끌고간 게 맞다.)
오르라고 시켰다.
'응?...1단 기어로 여기를 오를 수 있나?"
(배운 게 1단, 중립. 후진 기어뿐임. 1단은 서행할 때 쓰임.)
"왼발 크러치를 살짝 떼봐요. 살살...
그리고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요. 조심해서."
...시동꺼짐.
"...시동 꺼지지 않게 왼 발을 살살 떼요."
...시동꺼짐.
"다시. 시동 걸고 해봐요."
시동을 켰으나 얼마 못 가서 또 꺼짐.
"왼발 크러치를 살짝 떼고 브레이크에서 발을 뗐을 때, 뒤로 밀리지 않아야 되는데..."
"아! 되는 것 같아요!"
"이미 언덕에서 다 내려왔잖소.
여기가 도로였으면 이미 사고가 나도 크게 났을 거요.
언덕에서 2번 시동이 꺼지면 모든 게 끝이요."
ㅡㅡ;;
모든 게 끝이라는 소리는 내가 사고를 내서 형사입건 되고 배상문제로 피박을 뒤집어쓸 거라기 보다는 면허가 물건너갈 거라는 뜻이었으리라 믿는다.
"액셀을 밞아요."
왼발이 잘 되는 것 같으면 브레이크에서 악셀로 오른발을 옮기는 과정에서 시동이 거져버리곤 했다.
시동을 열 번쯤 꺼트렸을까?
차뒤에서 타는 냄새가 났다.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오늘은 이제 그만 하라고 할 지도 몰라...*_*
"뭔가 타는 냄새가 나지 않나요?"
"왼발 크러치 떼면서 브레이크에서 액셀로 발을 옮겨요.
액셀을 밟으라니까!"
...시동꺼짐.
괴로웠다.
"...저기, 정말 뭔가 타는 냄새가 나는 것 같지 않으세요?"
"드레인이 나가서 그럴거요.
언덕에서 계속 이러면 무리가 가서 드레인이 나가게 되지..."
두어 번을 더 시켜봤지만 결국 언덕을 오르지는 못했다.
나 자신부터 의욕을 상실했으니까.
그는 묵묵히 나를 끌고 본 코스로 되돌아왔다.
...나는 남은 5분간 끝도 없이 시동을 꺼트렸고,
핸들은 헛돌앗으며,
주변의 연습차량들을 공포로 몰아갔다.
이제 다음 주면 "고문관"으로 정평이 나리라...
강사 아저씨가 떠나면서 남긴 말인즉슨,
"언덕을 못 오르면 수동면허는 못 딸 줄 아쇼."였다.

.........................................
오늘은 쉬는 날이고,
내일 또 운전교습받으러 간다.
언덕을 오를 수 있을까?

(우리 부모님은 강사의 말은 무시하고
그냥 액셀을 콱! 밟으라고 조언하셨다. ㅡㅡ
난폭하기는...ㅡㅡ;;
오르기야 오르겠지만, 차에 무리가 많이 가겠지.
난 액셀이 싫다.)

*******************************************
자기가 운전을 하게 되면 아무리 멀미가 심한 사람이라도 멀미를 하지 않는다...
는 속설이 있는 것 같은데,
거.짓.말.이다.






추천1

댓글목록

아이디만든 부엉이님의 댓글

아이디만든 부엉이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 친구분 벌써 면허 따셨나요? 물론 운전을 첨 배울땐 쉬운일이 아니겠지만, 언덕오르기나 출발할때 팁이 있는데... 저는 운전면허학원에서 운전을 배워본 적이 없거든요... 그냥 집에서 아버지께 욕먹어가면서 처음 배우고, 1시간이용권 끊고 혼자서 연습하는 데 가서 2번인가 연습하고, 몇번 떨어지고.... 음.... ㅡ,.ㅡ ... 아... 지금은 운전면허딴지 8년정도 되었습니다. 물론 장롱면허는 아니구요... 다행히 아직까지 무사곱니다... ^^

암튼 저도 운전이 익숙하지 않을 때 선배한테 배웠거든요... 유용한듯 해서...
출발할 때나 언덕에 올라갈 때나 원리는 똑같습니다. 단, 핸들을 통해서 오는 느낌이 중요하거든요..
[왼발은 클러치 밟고 오른발은 브레이크를 밟고 ---&gt; 오른손은 1단기어넣고, 왼발의 클러치 떼면서 오른발은 엑셀...]
이건 운전할 줄 아는 사람이면 누구나 다 아는 상식이지만, 초보들이 기억해야 할 게 있습니다.
왼발은 클러치 밟고 오른발은 브레이크를 밟고... 여기까지는 시동 안꺼먹고 할 수있죠...(너무 당연한가? ㅡ,.ㅡ)
오른손으로 1단기어넣고.... 여기까지도 문제없구요...
왼발의 클러치 떼면서... 여기에서 두 손은 핸들로 가있게 됩니다. 그런데, 왼발의 클러치를 아주 천천히 떼면서 핸들을 잡은 손으로 차의 진동을 느끼는거죠...(물론 몸으로도 느껴집니다.) 오른발로 브레이크를 밟은 상태이기 때문에 차가 나가지는 못하고 움직이려고 하는 느낌이 옵니다.... 왼발의 클러치를 많이 뗄수록 진동이 심해지죠... 이부분의 느낌이 중요합니다. 클러치를 밟았다가 뗐다가 하면서(클러치를 너무 많이 떼면 시동꺼집니다....) 차의 진동이 어떤지를 느끼는 연습을 하라고 하세요... 일단 평지에서... 그리고나서는 심하지 않은 언덕에서 연습을 하구요...
차가 나가려고 하는 느낌이 오면 그 때 오른발로 밟은 브레이크에서 발을 뗄때는 언덕에서도 미끄러지지 않습니다. 이미 기어가 들어가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차가 나가려고 하고, 차가 언덕에 있으니 뒤로 굴러가려고 하는 힘이 균형을 이루고 있는 상태라고나 할까요... 이 느낌이 좀 오면, 언덕에서 연습할 때 클러치에서 발을 약간 떼고..차가 나가려고 하는 느낌이 어느정도 올때 브레이크도 천천히 떼면... 언덕에서 차가 나가지도 않고, 뒤로 가지도 않는 상태가 됩니다.... 이게 익숙해지면 끝난겁니다...
설명은 복잡한듯 하지만, 해보면 그리 복잡하지 않습니다....
함 시도해 보라고 해 보심이 어떨지요..^^

cagnolino님의 댓글

cagnolino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면허 따던거 생각나네요^^
전..칠수 생이에요.. 도로 주행만 칠수. 실기시험 3수.. ㅡ.ㅡ;;
돈 아낄려고 시뮬레이터 학원에 등록 했었거든요. 시간이 제 맘대로다 보니..처음에 몇번 나가고 몇달동안 안나가게 되고..  맨날 가서 시동만 꺼트리고..  속으로 "이건 시뮬레이터라 그래. 진짜 차로 하면 잘할꺼야" 라고 위안을 하며 다녔었죠.

첫 실기 시험 등록 했던 날. 시험 전날 학원에서 보통 한번 진짜 차로 연습 시켜 주는데..그걸 미쳐 못했죠..ㅡ.ㅡ;; 결과..  시작 초반 시동 꺼지고, 중간에 도로 이탈 해서 떨여졌어요.

도로 주행도 마찬가지 였어요.
20시간 반도 안채우고 시험 봤거든요..^^;;  저 차 몰기 시작하니까..옆에 앉은 경찰 아줌마.. 눈은 점점 왕따시 만해지고, 땀은 삐질 삐질, 손잡이 꼭잡고.. 있다가.. 핸들 뺏아 버리더군요. "연습좀 하고 오세요!"  ㅡ.ㅡ;;

결국..학원비 아낀거, 시험 전형료로 다 날리고.. 7수만에 수동 1종 땄어요.^^;;  장농면허지만.. 저희 아버지 저 국제 면허 만들어 독일 오던날.. 절대 운전하면 안된다고 당부 하셨죠.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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