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됴코에서 온 편지…

페이지 정보

작성자 e-donga 팬이름으로 검색 댓글 1건 조회 3,268회 작성일 04-04-29 17:23

본문

반일분자(反日分子)와 반한(反韓)분자

이라크 저항세력의 인질이 됐던 일본인을 명색 국회의원이란 사람이 ‘반일분자’라며 공격했습니다. 지난번 ‘일본 사회의 희한한 자기책임론’을 전한 편지에서 일본 사회의 인질 괴롭히기가 아무래도 ‘국가 이데올로기에 근거를 둔 집단주의 영향’ 때문 아닌가 했는데 역시 그랬구나 싶었습니다.

▽반일분자
일본 TV아사히의 4월 28일 아침 프로그램 ‘수퍼모니’를 보았습니다. 매일 아침 시사 현안을 집중보도하는 프로입니다.

초대 손님은 두 명이었습니다. 집권 자민당 소속의 참의원(상원에 해당) 가시무라 다케아키(栢村武昭)의원과 이라크에서 인질이 됐다 풀려난 전 시나노마이니치(信濃每日)신문 기자 야스다 준페이(安田純平)였습니다. 오늘날 일본 사회에서 그래도 가치판단을 제대로 하는 것은 아사히신문과 TV아사히 정도인가 봅니다. 일본사회가 약자인 인질에 가했던 뭇매에 대해 자성하는 모습을 보면요.

가시무라 의원은 이틀 전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질의를 통해 인질 가족이 일본 정부의 방침인 자위대 파견에 반대해 정부에 자위대 철수를 요구했던 일을 거론하며 “이런 반일분자를 위해 국민의 혈세를 쓰면 안된다”며 공격했던 인물입니다.
공격한 의원과 공격당한 인질을 맞대결시킨 것이라 흥미롭더군요.

▽공방
TV 프로의 패널리스트가 말문을 열었습니다.
“도대체 어느 시대, 어떤 사상을 가진 집단의 말인지 모르겠다.”

그러자 반일분자란 발언을 했던 가시무라 의원이 답했습니다.
“사실 질문 전에 많이 생각했다. 그러나 그들(인질과 가족을 지칭)이 자위대 파견에 반대했는데, 자위대는 전쟁을 하러 가는 게 아니라 인도 지원을 위해 간 것 아닌가. 개인적으로 자위대 파견에 대해 나도 생각이 있지만 일단 정부가 정한 이상 그것은 일본의 방침이다. 거기에 반대했기에 반일분자라고 했다. 이렇게까지 시끄러울 줄 몰랐다.”

철회는 못한다는 태도였습니다. 평소 신중하지 못한 발언이 잦은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도 가시무라 의원의 발언이 물의를 빚은 뒤 “발언은 신중하게 해야하는데....”하며 고개를 갸웃했었는데....(쩝.)

“반일분자란 말은 전전(제2차 세계대전이 일본의 패배로 끝나기 전의 일제 시절을 칭함)을 생각나게 한다. 수많은 이들의 생명을 빼앗은 말로 피냄새가 풍긴다. 인도 지원, 인도 지원하는데 솔직히 의원은 언제부터 이라크, 이라크인을 생각했는가. 개인적으로 그들을 위해 한 일이 무었이 있나?.”

패널리스트가 재차 공격하자 가시무라의원은 당황해하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걸프전쟁 때부터 관심을 가졌다고 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이라크를 위해 한 일은 없다. 그러나 말할 자격이 없다고 해서 아무 말도 할 수 없는가. 어떤 장면에서 그같은 이야기를 했는지 감안해달라”

가시무라 의원은 이어 “개인적으로 자위대의 이라크 파견이 최선은 아니라고 보았다. 미국 추종주의 정책에는 문제가 있다. 하지만 일단 정해진 이상 일본의 방침에 반대하는 것은 반일분자라고 본다.”고 덧붙였습니다.

잠시 화면에 인질이 됐던 여성, 다카토 나호코(高遠菜穗子․34)씨의 이라크 현지 활동 모습이 비췄습니다. 거리에 쓰러져 있는 아이들을 데려다 씻기고 먹이고 재웁니다. 신나를 흡입해 눈동자가 초점을 잃은 사람들을 상대로 사람답게 살게 하려도 애를 씁니다.

다카도씨는 4년전 부모한테 물려받은 가라오케점을 닫고 인도 캘커타의 테레사 수녀가 건립한 시설에서 중환자 돌보는 자원봉사 활동을 했습니다. 작년 4월 단독으로 바그다드에 들어가 3개월간 전쟁 고아 등 지원을 할 때 모습입니다. 올 1월 현지에 아파트 빌려 고아 등 머물게 했고 평소 “나는 장소와 관계 없는 지구인의 한 사람”이란 철학을 피력해왔습니다.

“다카도씨의 이런 모습을 보면서도, 인질이 됐던 이들에게 반일분자란 말을 할 수 있나?” 패널리스트가 다그쳤습니다. 인질이 됐던 야스다씨도 가세했습니다.
“인질이 됐던 사람들이 자위대 파견에 찬성했다면 반일적 분자가 아닌가?”

가시무라 의원은 굳은 표정으로 “그렇다”면서 “사실 반일분자란 말을 썼지만 내가 무슨 편견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일단 결정된 이상 일본인들이 따라야 한다는 뜻에서 이런 문제를 일본인들이 좀 생각해보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한 말이다”고 한발을 뺐습니다.

인질 생활을 했던 야스다씨가 말했습니다.
“내가 이라크에 간 것은 자위대 파견에 반대해서만 간 것이 아니다. 이라크에 대한 관심은 자위대 파견 이전부터 있었다. 기자로서 현실을 보고 싶어 간 것이다.”

이후로도 많은 이야기가 오갔지만 결국 가시무라 의원의 ‘반일분자’ 발언은 정부의 결정(과거 제2차 세계대전때에는 ‘국책’이라고 흔히 불렀지요)에 반하는 행동을 하는 것은 나쁘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는 국가 지상주의적인 편견을 갖고 있어서가 아니라 잠재의식에서 ‘정부 방침 반대-반 국익- 반 일본- 반일적 분자’로 연결돼 튀어나온 발언이라고 인정한 것입니다.

가시무라의원은 올해 60세의 언론인 출신입니다. 사실상 전쟁 전의 체험이 없는 세대입니다. 일본 국회의원의 잠재의식 속에서 반정부가 곧 반일본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되고 있다는 일본의 분위기에 주목해야 할 것입니다.


▽‘반한분자’
반일분자 말을 듣고 박정희 유신독재 정권시 유행했던 ‘반한인사’란 말을 떠올렸습니다.
70년대 한국 사회가 딱 그랬지요. 반정부-반군사독재-반박정희는 죄다 반한, 국적(國賊)을 만들었으니까요.

10월 유신이란 기막힌 독재체제를 찬양하는 무리들이 아직도 한국 사회에 돈과 권력과 지위를 지닌 세력으로 존재하는데 이런 말을 하면 또 씹히겠지요. 하지만 씁니다.
‘반한인사’란 말을 유행시킨 것 만 보고도요, 박정희가 얼마나 군국주의적 가치관에 매몰되었던지 상상이 됩니다. 일제하 육사 출신이란 경력에서 오는 콤플렉스(조금은 미안한 마음이 있었을지 모르지만) 때문에 해방후 ‘민족의 군대’에서 출세를 거듭하며 더욱 더 민족주의자 행세를 했을 거라고 확신하게 됩니다. 이런 화장술 탓인지 아직도 후세의 판단을 흐려놓기도 하지만.

아무튼 그 시절, 반한분자로 몰렸던 많은 이들이 아직도 재일 교포 사회에는 많답니다.
그래도 세상이 좋아졌는지 게 중에는 그간 한국을 방문한 이도 있지요. 아직도 국적이 대한민국이 아니라서 한국 방문을 못하고 있는 이들도 있고요. 남북 화해 흐름 속에서 한국 국적을 취득하는 조총련계 사람도 많아졌습니다. 아직도 한국 국적을 갖지 않고 있는 재일교포중 상당수는 남과 북, 어느 쪽도 아닌 통일된 조국의 국적을 갖고 싶어 합니다.

민단계와 조총련계. 이들은 어차피 이국땅, 일본 사회 속에서 함께 부대끼며 살아가야 하지요. 하지만 가끔은 ‘국가보안법’이 걸린다고 합니다. 무슨 대북 접촉 활동 승인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따위 규정은 이미 있으나마나한 조항이 되었다고 하지요. 하지만 그래도 모릅다고 합니다. 언제 무슨 일이 생기면 ‘너, 그동안 이래 저랬지. 그거 실정법 위반이야. 알긴 알아.’ 하고 잡이들이면 그냥 잡혀 가는 겁니다. 그전에 유학생 간첩단 사건이니 뭐니 많은 일들을 보아 왔으니깐요. ‘설마 요즘 세상에 그런 일이 있겠느냐’고요. 그렇다면 더욱 더 이런 법은 필요 없지요. 현실에 맞도록 고쳐야지요.
새로 구성된 국회가 ‘반한인사’란 말을 낳았던 한 시대의 찌꺼기를 조금은 정리해줄 수 있지 않을까요. ‘정치 신인’이 전혀 신인답지 않게 못된 짓을 해대는 모습을 많이 보아온 터에 이거 너무 과분한 기대가 아닌가 싶지도 하지만.

조헌주기자(hans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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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빼미님의 댓글

올빼미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다수가 소수의 의견을 무시할때 그것은 더이상 민주주의가 아닙니다.  국가가 아무리 국책을 정했더라도 그것이 완벽하거나 모두를 만족시킬수는 없습니다.  다수의 국가는 소수 국민의 의견을 존중 끝임업시 국책을 업데이트시켜 모두를 만족시킬 완벽한 국책을 만들기에 힘써야 합니다.
개인을 무시하는 일본의 전체주의를 고 박정희씨가 한국에 접목했지만 이제 우리는 전체주의의 틀을 깨고 참민주주의의 세상에 발을 내딛였습니다.  일본도 어서빨리 전체주의의 꿈에서 깨어나 진정한 민주주의의 발전을 이루기를 바라마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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