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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세

페이지 정보

작성자 달오름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0건 조회 3,788회 작성일 06-01-25 08:13

본문

제가 지금 살고 있는 이 집으로 이사 온지가 벌써 5년이 넘었네요.
한 집에 5년이 넘도록 살다보니 그 동안 이 집 안에서만도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지요.
이 곳에서의 생활은 이 집 할머니와의 인연으로 시작이 되었습니다. 이 분을 안 지는 6년이 넘는 군요.
지금은 우리 할머니 여든이 훨씬 넘으셨지만 전 그냥 'Mutter'라고 부르고 있어요. 이 할머니에게 나이가 많은 아들들이 버릇이 있었는데, 말시작과 말끝에 항상 무터 무터를 붙이는 습관이 있거든요. 몇 년전에 그들과 같이 저녁을 먹는 중에 그들이 하도 무터 무터 거려서 그 소리가 그냥 귀에 박히는듯 했는데 결국 저두 얼떨결에 그냥 무터라는 소리가 입에서 튀어 나와버렸내요. 그 때 할머니 왈 : "그래~! 니가 인제 내 막내아들이다-!"
그 이후로 저도 할머니와 얘기 할때 무터로 시작해서 무터로 말이 끝나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할머니에겐 10년이 넘도록 같이 옆에 따라다니는 닥클이 한마리 있었습니다. 닉세라 불리는 이 개는 정말 귀엽기 그지 없어요. 무엇보다도 신기하게 사람의 말을 정말 잘 알아들었어요. 우리집에서 유일하게 한국어를 문제 없이 알아 듣는 존제이기도 했으니까요.
그런데, 얼마전 부터 이 닉세가 움직임이 예전처럼 쉬원쉬원 하지 않습니다. 산책도 안나갈려고 그러고... 슬픈 표정만 짓고 (예전엔 모 얻어 먹구싶을때만 그랬었는데....) 결국 온 가족이 모여서 시간 내서 그 개를 데리고 동물병원에 갔지요. 수의사가 내린 진단은 간단합니다. 노화 랍니다. 나이가 다 차서, 이젠 늙어서 몸의 기능이 다 해가고 있답니다. 일단, 심장약과 몸의 수분의 순환을 돕는 약을 처방해 주었습니다. 하루에 3번 2개의 알약과 3번의 물약을 주어야 하며 하루에 250ml 이상의 물은 주지 말라는 명령이 떨어졌습니다. 보통은 하루에 2 리터정도 마시는 거의 물개 수준이였는데... 그리고, 두고 보잡니다.
업친데 덥친격이라 할머니가 다음날 닉세와 산책을 나갔다가 들판 빙판에 넘어 지셨습니다. 넘어진 상태로 몇 분이 지나도 아무도 안 지나가더랍니다. 이곳 작은 마을들의 문제 입니다. 보통 집들을 벗어나면 사람이 안 지나 갑니다. 결국 할머니 스스로 일어나서 집까지 왔는데, 오른손이 다 부러져 있더랍니다. 그러나 할머니 얼굴 표정 절대 하나 안변하시더 군요. 그냥 내 오른손이 다 부러진것 같다라고 침착하게 한 말씀 하시데요. 오히려 제가 다 놀라 허겁지겁 택시를 불러 할머니 병원에 모시고 갔습니다. 그날 따라 팔 부러진 사람들이 많아서 줄서서 기다려야 되었습니다. 할머니는 고통으로 팔을 떨기 시작했습니다. 아, 여기서 좋은 보험의 가치가 발휘를 합니다. 할머니는 공보험이 아닌 사보험중에서도 가장 급수가 높은 의료보험을 들고 계셨던 것입니다. 할머니는 여러 팔 부러져서 기다리고 있는 환자들을 제치고 먼져 팔 사진찍으로 들어갔습니다. 물론 다른 환자들의 억울하다는 표정을 뒤로한채...
할머니의 다른 아들이 도착해서 그에게 맡기고 저는 다시 집으로 왔습니다. 할머니는 집에 돌아오시지 않았습니다. 전화로 그는 저에게 자초 지정을 설명 했습니다. 병원에서 곧바로 수술하고 며칠 안에(그렇게 빨리?)에 퇴원 시킨다고 하내요. 의료보험법이 바뀌면서 회복단계가 되면 그냥 집으로 빨리 돌려보낸다고 해요. 예전같으면 할머니 정도의 사보험으로는 얼마든지 할머니가 있고 싶은 만큼 있어도 보험이 다 해결해 준다고 했는데...
그가 전화를 내게 한 이유중 하나는 바로 '닉세' 때문 이였습니다. 할머니가 병원에 있는 동안 이젠 닉세의 간호를 할 사람이 저밖에 없는 것 입니다. 아침, 점심, 저녁, 그리고 산책까지 맡아 개를 돌보게 되었습니다. 약도주고 쓰담어 주기도 하고 시간맞춰 내보내고... 그런데 이 강아지가 몸이 점점 부는 듯 하고 움직임이 둔해지고 물만찾고 밤에 자면서 숨을 못쉬고..., 암튼 짧은 시간동안 상태가 갑자기 많이 않좋아 지는 것 같습니다. 다른 아들에게 전화해서 다시 그 수의사와 시간을 약속했습니다. 2틀후에 만나기로 했는데, 그 수의사가 무슨 말을 했는지 그 아들 그 개가 있는 바구니를 남은 2틀동안 옆에 두고 같이 잠을 잡니다. 그리고 오늘 아침에 닉세를 병원에 데리고 갔습니다.
그리고 몇 시간후 전 그로부터 SMS를 받았습니다.
오름... 닉세는 오늘 아침에 편한하고 행복하게 마지막 잠이 들었단다...
이젠 닉세가 더 이상 고통을 겪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으로 그가 서서히 잠드는 것을 지켜보고 왔다고 제게 말을 했습니다. 안락사였지요. 집에 와서 설명하는 그의 앞에서 저도 애써 별로 슬플려고 하지 않았지만, 지금 이렇게 시간이 깊어지니 그 동안 물도주고 시간되면 약도주면서 받아 먹을때 마다 앞에 이쁘게 가지런히 앉아서 제 눈을 빤히 쳐다보던 그 닉세가 자꾸 머리에 떠오르네요. 어제까지만 해도 내 뒤를 사랑살랑 따라다녔는데 갑자기 지금 어디에 있는 거지? 라는 바보같은 질문도 계속 떠 오르고...
할머니께 오후 문병을 갔었습니다. 할머니, 자기손 부러졌을때도 얼굴 색 하나 안변했었는데, 안락사한 닉세 얘기에 그만 눈물이 주루룩 흘렀습니다. 자신이 없는 동안 그 개를 안락사 시키는 것이 또한 할머니의 바램이기도 했었던것을 그 때 알았습니다. 이미, 할머니는 그 닉세의 몸이 제 기능을 거의 하지 못하는 상태였던 것을 알고 있었으니까요. 항상 그 닉세와 이렇게 저렇게 얘기를 나누시던 할머니셨는데 그 닉세를 보내야 했는 심정을 생각하니 저두 많이 안타까웠습니다.
오늘 이후로는 아마도 그 닉세에 대해 이집 식구들은 더 이상 한마디도 언급을 할 것 같지가 않습니다. 잊으려 노력하는 것 같아요. 한낱 애완견에 불과했지만, 그 존제라는 것이 얼만큼 소중해 질 수가 있는지 세삼 느꼈습니다.

그리고... 살아 움직였던 그 무엇인가가 그의 수명을 다 한다는 것... 그것을 직접 인식하는것... 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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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길벗님의 댓글

길벗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산다는 것은 이별연습을 하는 것이다 라고 하더군요.
가까운 이들과 이별 연습을 하다보면
결국은 자신과 실제로 이별을 하게 될 때가 온다고 합니다.
다른 것들은 하면 할 수록 내성이 생기는데,
이별은 할 때마다 처음 당한 일인 양
가슴에 깊은 상처를 남기게 됩니다.

아주 어린 나이였지만 가까운 사람과 이별 연습을 할 때
조지훈 님의 '낙화'를 만났습니다.


꽃이 지기로소니
바람을 탓하랴

주렴 밖에 성긴 별이
하나 둘 스러지고

귀촉도 울음 뒤에
머언 산이 다가서다.

촛불을 꺼야하리
꽃이 지는데

꽃 지는 그림자
뜰에 어리어

하이얀 미닫이가
우련 붉어라

묻혀서 사는 이의
고운 마음을

아는 이 있을까
저허하노니

꽃이 지는 아침은
울고 싶어라.

............................



도보^^님의 댓글

도보^^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친구...
왠지 이 글을 읽고 친구란 단어가 생각났습니다.
그 무엇이든 정을 나눌 수 있으면 친구지요.
그리고 떠나지요. 가슴에 정말 큰 자욱 하나 남겨놓고
달에 발자욱이 찍히면 계속 남아 있는 다지요.
친구의 발자욱이 그런 것 같습니다.

달오름님의 댓글의 댓글

달오름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전 그 개를 친구라고 생각 한 적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자욱이 남는군요.
다시 생각해 보니, 그 친구를 친구로 못 알아 보고 있었내요.
참, 많은 것 돌이켜 보게 합니다.

팬교주님의 댓글

팬교주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강아지... 정말 친구 맞습니다.  저는 전에 친구라는 존재에게 배신을 당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제 옆에서 제게 가장 힘을 주던 녀석이 우리 집 강아지였습니다.  배신감에 잠을 못이루고 거실에서 밤늦게 테리비를 켜면, 그 녀석이 터덜터덜 다가와 제게 손을 덥썩 내밉니다.  그리고 제가 쳐다보면 말을 합니다.

"주인님, 뭐, 심난한 일 있으쇼?" 라구요.

정말로 그렇게 말했냐구요?  정말입니다.  제가 여러나라 말을 할 줄 안다고 말씀드린 적 있죠?  그 중에 개나라 말도 할 줄 압니다.  그래서 그 녀석이 그렇게 말을 걸면 가만히 눈을 쳐다보다가 답변을 해줍니다.  "개같은 놈.... 냄새도 잘 맡네."  그러면 그 녀석은 상당히 기분 나쁜 듯이 째려보다가 제 옆에 앉습니다.  제가 소파에서 잠이 들 때까지 저를 지켜봐주던 친구였습니다.

달오름님, 심정이 느껴집니다.  좋은 데 갔을 거야... 라는 말이 우리 곁을 떠난 누군가 때문에 슬퍼하는 분들에게 가장 좋은 인사입니다.  그리고, 닉세는 좋은 곳에 갔을 겁니다.  제가 잘 압니다.  저는 늙은 개이기 때문입니다.^^  - 사실은 별로 안늙었다는 것을 강조합니다.  저, 아직도 틀니끼고 염색하면, 20대는 몰라도 30대로는 먹어줍니다.

Lisamarie님의 댓글의 댓글

Lisamarie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 내가 미쳐 !!!)
팬님
 댁의 강아지 하얀 작은 푸들 이라고 하지 않으셨던가요 ?
 그런 강아지는 요 .
" 주인님 , 뭐 심난한 일 있으쇼? " 라고 하지 않고요 .
" 주인님 혹시 괴로운 일 있으세요 ? " 라고 초랑초랑 눈을 뜨고 쳐다 봤을 겁니다.
 팬님이 강아지어를 잘못 알아 들으셨어요!!

달오름님의 댓글의 댓글

달오름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마리누나, 흥분좀 가라앉히고...
개는 어쩔수 없이 주인 닮아간다고.
팬님이랑 같이 살아봐, 아무리 푸들이라도 그냥 자연스럽게 말투가 변하지 않겠수?

달오름님의 댓글의 댓글

달오름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팬님, 역시 개 키우시는 분이시라 이해가 남 다르세요...
전 동물을 싫어하는 것은 아니지만  좋아하는 애호가도 아니였어요.
특히, 이곳 독일사람들이 자신의 애완견에게 하는 일들을 보면... 이것은 개가 아니라 사람입니다. 좀 지나치다라고 느낀적이 한 두번이 아니였어요. 저는 개는 개고 사람은 사람이다라는 주의거든요. 저도 집에 개가 있었긴 했지만 그개와 저랑은 전혀 상관없는 삶을 살았었어요.
그런데, 개가 사람에게 얼마나 중요한 역활을 하는 지 이 곳 할머니를 보고 알았어요. 여든을 넘기신 그 할머니를 항상 생기있게, 그리고 삶에 활력과 또는 목표까지 제공을 해 준것이 바로 그 닉세였거든요. 지금 가고 없는 그 닉세를 생각해보니 더욱 더 그러했다는 것을 깨닫게 되네요. 할머니는 그 개때문에 규칙적인 생활과, 운동과, 건강한 정신적인 활동까지 하고 계셨어요. 말 그대로 가족의 일원이였지요. 이 죽음이 그냥 개죽음이 아니라는 것을 제가 직접보고는 정말 많은 것을 느꼈답니다.
그리고 님의 위로의 그말 할머님께 전해 드렸습니다. 할머니 더 이상 고통을 안 겪고 있을 닉세를 생각하니 큰 힘이 된다고 고맙다고 팬님께 전해드리라고 하십니다. 고맙습니다.   

Libelle님의 댓글

Libelle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눈물납니다.....

제 친구가 nichts라는 말을 닉세라고 말하는 버릇이 있어서...
그런 사람 또 있나 해서 들어왔는데요...
얘기치 않게 눈물나는 이야기를 읽게 되었네요....
닉세가 좋은 곳에 가서 행복하게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달오름님의 댓글의 댓글

달오름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런..., 그러셨군요. 그래도 이렇게 들려주셔서 한 말씀 남겨주시고... Danke.
닉세라는 어원을 예전에 할머니가 알려주셨는 데요, 물의 요정인가 괴물인가 모 그런것이였던 것 같아요, 전설에 나오는... 그게 인어든가...? 암튼 오래 된데다가 주의깊게 듣지 않아서 잊어버렸습니다. 혹시, 제가 혼동하지 않는 다면, 어부들을 홀려서 물에 빠뜨리는 그 얘기의 주인공 같습니다. 별루 좋은 이름같다는 생각은 안했었는데, 사람이름들 가져다 쓰는 이웃집 개들 이름보다는 훨씬 좋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디디님의 댓글

디디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슬픕니다.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이야기하기 전에 얼마나 정을 주었나가 중요하겠지요.
저도 우리 짱구가 죽었을 때는 근 일주일간 엉엉 울었었습니다.
다른 사람이 뭐라 했을 때도 그 아이에게 쏟은 애정이 저절로 눈물이 나게 했습니다.

삶은 우리가 말하는 것이나 쓰는 단어들 보다 더 소중하다고 봅니다.

얼굴 한 번 못 본 닉세와 함께 했던 좋은 추억만 간직하기를 바랍니다.

달오름님의 댓글의 댓글

달오름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늘 할머니께서 그러시더군요. 다시는 개를 키우지 못할 것 같다고...
사실, 솔직히 말해서 처음에 제게 닉세 간호에 대한 부탁이 떨어졌을때 좀 스트레스였었거든요. 마침 며칠 쉴 여유가 있는 바로 그 시간에 일어난 일이여서요. 하루종일 집에서 몇 발자국 떨어지지 않고 생활을 하도록 계획을 새로 세워야 했었지요. 그러면서 그 며칠동안 미운정이 들은 거에요. 아픈개에게 약주면서도 "야... 내가 너때문에..." 이런말 계속 입에서 나오고 그랬었는데, 갑자기 없어지고 나니, 너무나 그 빈자리가 크고 미안한 마음이 들어요. 앞으로는 마음 곱게 써야지 안되겠어요. 당장에 이렇게 벌 받을 줄 누가 알았겠어요.   

Lisamarie님의 댓글

Lisamarie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강아지를 사랑하시는 분들이 여기 모두 모였어요.

아우님
할머니에게 설명해드려요.
강아지의 죽음 때문에, 그 감정을 알고 같이 마음아파 하시는 한국분들이
이렇게 님의 글을 읽고 님과 할머니에게 애정어린 답글들을 보내 왔다고요.

저는 지금은 도저히 강아지를 기를  형편이 못됩니다.
집에 잠만 자러 들어가니 ... 강아지를 혼자 빈집에 가두어 둘수도 없고.
하지만 나중에 여유가 생긴다 해도 못 기를 것 같아요.
저도 어렸을때 겪어 봤습니다 . 강아지의 죽음이 얼마나 가슴아픈지.
'음식전폐' 하고 며칠을 울었습니다.
그래서 차라리 안 기를 렵니다............

달오름님의 댓글의 댓글

달오름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마리누나의 제안 너무 좋았어요. 좋은 생각 고마워요.
할머니 지금 너무 고마와 하고 있어요. 한국인들이 얼마나 사랑스럽고 정 많은 사람들인지 이미 잘 알고 있는 사실 이면서도 이렇게 다들 좋은 코멘타들을 주어서 정말 행복하시다고 말씀하세요.
 
독일에서 개를 키운다는 것, 정말 쉬운일이 아니라는 것 저도 정말 많이 느꼈어요. 한국 같이 그냥 집에서만 놓고 키우는 것이 아니라 정말 아이 하나 키우는 듯한 정성이 들어가더군요. 세금도 내고...
저는 언젠간 하나 키우고 싶어요. 만일, 제가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진다면...
벌써 찜해논 종도 있어요. 왜 그 짐캐리가 주연한 영화 마스크 (Die Maske)에 나오는 마일로라는 이름의 개, 너무너무 귀여워요. 그 영화는 정말 싫지만 그 개하고 케메론 디아즈가 그때 아주 상큼하고 풋풋한 모습으로 나와서_ 잊혀지지 않는 영화...

팬교주님의 댓글의 댓글

팬교주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개를 키우고 싶은 것이 아니라, 케메론 디아즈를 키우고 싶으신 것이 아닐까...

물론 개는 개이고 사람은 사람입니다.  저도 개를 너무 사람처럼, 어쩌면 사람보다 더 대우하는 것은 싫습니다.  그저 제가 아니었으면 어떻게 되었을지 모를 푸들 한 마리를 먹여준다는 정도의 생각으로 집에서 키우게 되었습니다.  거둘 수 있는 생명은 거둬 주자는 정도... (그런 사람이 모기는 왜 때려죽이는지.)

그렇지만 제게 위안을 주는 것도 사실입니다.  때론 사람보다도 낫다는 느낌도 있습니다.  언젠가 보청견에 대한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습니다.  소리를 듣지 못하는 분들을 위해 훈련된 개로 음식이 끓어넘치거나, 초인종이 울리거나, 전화벨이 울리면 주인에게 알려줍니다.  아들이 엄마를 불러도 얼른 와서 알려주고... 아침에 자명종이 울어도 알려주고.  그리고 놀라운 것은 이러한 서비스를 24시간 풀타임으로 제공한다는 겁니다.  그 개의 주인되시는 아주머님은 그렇게 말하더군요.  사람에게 한달에 천만원을 줘도 저 개처럼 내게 봉사는 안할 거예요 라고.

개는 개입니다.  그래서, 어느 개 애호가가 자신의 개를 보고 '개'라고 부르는 사람에게 화를 냈다는 이야기는 좀 이해가 안갑니다.  그래도 개가 주인에게 얼마나 충성을 하는지를 보면, 개주인으로서 내가 개보다 나은 인간인가를 항상 돌이켜 보게 됩니다.

보신탕을 먹는 분에게도 별반 시비를 걸 생각은 없습니다.  저는 안먹지만, 개고기는 돼지고기와 다르다고 생각하지는 않거든요.  다만 도살하는 과정에서, 그래도 생명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는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모기를 때려잡기는 하지만, 모기에게 매질을 해서 죽을 때까지 괴롭히지는 않거든요.

그 할머님, 참 힘드시겠네요.  그래도 닉세는 좋은 곳으로 가서, 아마 할머님을 고마와하고 있을 겁니다.  "주인님, 제가 없어서 힘들죠?  그러실 필요 없슈.  하늘나라에서 제가 주인님을 보고 있응께..." -전라도 개.

목로주점님의 댓글의 댓글

목로주점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리사마리님
'식음전폐' 라고 씁니다. 음식은 Lebensmitte에 해당하는 명사지만 여기서 식음은 먹고 마시다는 뜻의 동사입니다.

(모두 애도하는 분위기에 울굿불굿 운동복 차림으로 그냥 들어와서 어색한 목로주점)

나 바로 가니까 사람들에게 저 왔다갔더란 얘기 하지 마셔요.

달오름님의 댓글의 댓글

달오름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암튼 두 분, 목로주점님하고 마리누나하고 베리에 등장하면 시트콤이 따루 없습니다. 한쪽에선 독어 교정하느라 쭉- 따라다니고 한쪽에선 한글 교정해줄 때를 절대 놓치지 않고...

목로주점님, 전 그냥 최근에 제게 있었던 일을 잠들기 전에 몇자 적어본 것인데, 님말 대로 애도하는 분위기가 될 줄은 몰랐어요. 사실은 님께서 때 맞추어서 잘 들어오신 거에요. 이렇게 운동하다가 잠시 들려서 아는 얼굴들과 이런저런 얘기도 나누고 하는 곳이 카페 아니겠습니까...

무스타파님의 댓글의 댓글

무스타파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달오름님 님에게 최근에 일어난 일들-그냥 잠들기 전에 몇자 적은 글을 읽고 눈물까지 흘린 저는 뭡니까?
거기다 한국에 전화해서 개나라 말도 못하면서 울 강아지와 통화까지 했습니다.
뭐 옆에서 뻗어 있는 우리 강아지 귀에 우리 엄니께서 수화기를 갇다 대고 제가 인간 말로 중얼 거린 독백이라고 해야하겠지만..

제가 님의 글을 읽고 뜨.거.운 눈.물 까지 흘린 이유는 우리 강아지가 이번 가을이면 벌써 열살이거든요. 님의 글이 정말 남일같지 않았어요.
그날이 오기전에 마지막으로 한번 안아볼 수 있으려나.. 하는 생각과 함께...

달오름님의 댓글의 댓글

달오름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집 닉세가 올해로 15살이 였다고 합니다. 수의사가 얘기하기를,  개들은 건강식을 하고 규칙적인 운동을하면  아주 장수한다고 하내요 -_-;;  님의 흘린 눈물에 좀 찔려서 일부러 전화해서 물어봤습니다. 조금 도음이 되셨기를 바라며...  emoticon_006

무스타파님의 댓글의 댓글

무스타파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고~ 고맙습니다 일부러 전화까지 하시고..
근데 우리 강아지 오래살거같긴 해요. 약골이 오래산다고 그러쟎아요. 저희 개가 그렇거든요.
일년에 꼭 한번은 죽다 살아납니다.
그런데 참 재밌는건 우리 어머니 "개는 개일 뿐이야" 하시면서도 제일 이뻐하십니다.
어쩜 강아지도 우리 엄마만 좋아하는지... 정말 전생이 있다면 그 둘은 엄마와 딸의 관계였을거라는 생각까지 들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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