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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릴린 몬로와 칼 맑스

페이지 정보

작성자 고도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4,491회 작성일 07-09-29 15:46

본문

5 월 5 일이면 내게 떠오르는 에피소드가 있다. 어떤이들은 어린이날에 관한 것이라  추측하겠지만 아니다. 마릴린 몬로와 칼 맑스에 관한 얘기로 더 정확히 말하자면 그 둘로 인하여 생긴 사건이다.

때는 2001년 5월5일, 내 독일어수준이 이젠 일상생활하기엔 거의 문제없을만큼 향상되었다고 자부할때 쯤이었다. 여럿이 둘러앉아 담소하고 있는 중이었다. 상관인 K 교수님도 계셨고 동료들도 있었다.

뜬금없이 한동료가 오늘이 마릴린 몬로가 태어난 날이라고 했다. 모두 어안이 벙벙한 얼굴로 이말의 문맥이 어디였던가 생각하고 있을 때였다. 아니 생각할 겨를도 없었다고 하는것이 더 맞는 표현이겠다. 재빨리 내가 소리쳤기 때문이다. „어! 칼 맑스도 오늘이 생일이였는데!“ 우연히 몇일전 트리어에 있는 칼 맑스 생가를 방문했을때 봤던 생일날짜가 기억났던 것이다.

K 교수님께서 칼 맑스가 누구냐고 물으셨다. 아니 그 유명한 칼 맑스를 모르시냐고 되물었다. 정말 모르겠어 라며 머리를 갸우뚱하시는데 아마도 칼 맑스는 마릴린 몬로의 동료배우아니였을까 하는 표정이었다. 그러니 그런사람의 이름쯤 모르는 거야 뭘 내탓이 아니지 않는가 하는 표정이기도 했다.

평소 무례하기로 유명한 나의 혓날은 여기서도 자태를 나타내었다. "철학까지 공부하신 분이 설마 칼 맑스를 모르신다는게 말이 되나요?" K 교수님은 매우 박식한 분으로 여러과를 전공하셨는데 철학도 그중의 하나였다. 순간 붉어진 그분의 얼굴과 뭔가 경직되어가는 분위기를 감지한 나는 K 교수님이 내말을 거의 인식공격의 차원으로 받아들이신게 아닌가 하는 느낌마저 들정도였다. 그래도 할수없었다. 다시한번 말했다. 자본론을 쓴 그 유명한 칼 맑스를 모르시냐고, 저 유명한 공산당선언을 작성한 프리드리히 엥겔스와 칼 맑스의 칼 맑스를 정말 모르시냐고.

„아ㅡㅡ!! 칼 마르~~~~~~큭스!!!“ 가래 뱉어내는듯한 ‚르~~~~~’를 강조하시며 아니 한국말엔 르~~ 발음이 없냐고 하셨다. 무안하기도 했지만 적당히 대충 알아들으셨으면 이런일 없었을것 아닌가 하는 짜증도 났던 나는 „그 빌어먹을 르~~~~~발음이 어디 한국말에만 없나요? 세계어느나라말에도 독일말 빼곤 없잖아요?!“

30초의 침묵이 흘렀다. ‚씩씩~~삭삭~~’  K 교수님과 내가 각자 격앙된 기분을 식히는데 필요한 시간이었다. 그 자리에 있던 아무도 감히 그 침묵을 깨트릴 용기는 없었다. 결국 K 교수님께서 입을 여셨다. 하긴 자기가 한국에 가서 일하면 당신 여기서 독일말하는만큼 자기가 한국말 못할것이라고. 나도 기분이 풀려서 „혹시 알아요? 더 잘하셨을지?“
.~~~~~~
.~~~~~~
.~~~~~~
그 뒷얘기로 말하자면

1. 나는 아직도 ‚르~~’ 발음을 못한다. 그래서 꼭 상대편이 말을 정확히 알아들어야 하는 상황이 오면 서둘러 말한다. „자, 라인 (Rhein) 스펠링 불러드릴께요. R wie Richard, H wie Heinrich, E wie Emil, I wie Ida, N wie Nordpol“

2. 아직도 우리는그 동료가 왜그때 마릴린 몬로의 생일을 언급했는지 모른다.

3. 누군가가 나중에 그러는데 마릴린 몬로의 생일은 결코 5월5일이 아니며 그 내기 힘든 ‚르~~’ 발음은 스페인말에도 있다고 한다.
추천0

댓글목록

팬교주님의 댓글

팬교주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르~~~

쉬운데요? ^^

혹시 잉그릿드 버그만의 생일은 아시는지요?  그 양반이 젤루 예뻐요, 우리 집사람 빼구요.

사실, 마릴린 몬로 라는 발음도 쉽지는 않죠.  제가 미국 친구와 얘기할 때에는 그냥 몬로라고 하면 금방 알아듣는데, 마릴린까지 하면 오히려 못 알아듣는 경우가 많습니다.  R 발음이 그렇게 힘든가 봅니다.  마~알린 먼로.... 정도?  다만, '알'에서 혀를 한 번 넣었다가 빼주는 쎈스가 필요합니다.

참, 잉그릿드 버그만은 제가 대학 다닐 때 돌아가셨어요.  그 얘기를 수업시간에 저희 교수님께서 하시며 침통한 표정을 짓고 창밖을 바라보시다가 안경을 슬그머니 벗어서 눈물을 닦으시는 걸 기억합니다.  그리고는.... 우리 과의 모든 남학생과 함께 부등켜 안고 울었대나 뭐래나.

지금 생각해보니, 버그만이라는 이름도, 혹시 독일계가 아닌가 싶네요.

고도님의 댓글

고도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팬교주님,
댓글감사드리고요.
잉그릿드 버그만 생일은 죄송하지만 모르고요. Ingrid Bergmann, 독일어론 잉그릿드 베르크만이라고 부릅니다. 독일에 그런 이름 많은것 사실인데 잉그릿드 버그만은 스웨덴 여배우입니다. 아주 지적이고 인간관계심리를 밀도깊게 묘사하는 영화계의 거장, 잉그마 버그만 ? 혹은 잉그마 베르크만/
Ingmar Bergmann 감독도 스웨덴 사람입니다. 잉그릿드 버그만도 말년에 그와 가을소나타 라는 영화를 찍었는데 그걸 보시면 팬교주님이 잉그릿드 버그만에대해 어떤 감정이 들으실지 궁금합니다. 아주 이기적이고 감정적으로 차가운 엄마역으로 자신의 캐리어만을 추구했던 유명한 피아니스트가 나중에 성인이된 딸과 만나면서 자기반성/self reflection하는 과정을 그린 영화입니다.
제가 처음 베리에 글을 써서 서툰것 많은데 많은 지도바랍니다. 맞춤법에도 약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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