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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 음식·맛집- 음식 관련 이야기를 나누는 곳입니다. 간단한 요리노하우나 맛집 정보 등을 공유하실 수도 있고 식재료에 대한 정보를 나눌 수도 있습니다. 이곳은 특성상 맛집에 대한 정보는 어느정도의 광고성이 있더라도 관용됩니다. 너무 빈번한 경우만 아니라면(한달에 한번) 한식당 혹은 메뉴 등에 대해 홍보하셔도 됩니다.

장담그기

페이지 정보

작성자 목로주점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7건 조회 2,194회 작성일 22-06-11 13:56

본문

날씨가 더워져서 메주가 진즉에 바짝 말라 있었어요. 있으면 안될 같아 오순절 휴일 오후 늦게 장을 담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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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튭 몇개를 주르륵 훑어 각기 다른 방식에서 공통적인 것만 취하고 나머지는 무시했었요. 그랬더니

(단지) 소독

소금물 농도 정량 지키기 

두개만 남더라구요. '작은 단지 꼴랑 하나 쯤이야 '하며 만만하게 보고 달려든 것이 실책이었습니다. 소금을 녹이는데 시간이 예상외로 많이 걸렸거든요. '옛어른 말씀대로 아침에 일찍 일어나 목욕재계 하고 정성을 드리지는 못할 망정 저녁에 밥도 못먹고 뭔짓인지'하며 후회를 했어요. 맹물에선 가라앉아 있던 날달걀이 소금이 물에 녹자 둥둥 떠오르기 시작했는대 1유로 동전 크기가 위로 들어날 때까지 소금을 풀었습니다. 맛을 보니 대략 Ostsee 보다는 짜고 동해 바다 보다는 싱거운 정도랄까.


소금이 녹는 동안 깨끗이 씻은 단지에 뜨거운 물을 부어 소독하고 메주를 씻었습니다. 아무리 문질러도 곰팡이 자국이 없어지지 않아 그냥 물기를 닦아내고 단지에 담았습니다.

나중에 보니 꼭 곰팡이를 없앨 필요가 없다네요. 풀을 얹은 자국 대로 곰팡이가 핀 것이 지대로 신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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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버들은 입을 모아 몇년 묵힌 천일염을 써야된다고 외치지만 그런게 어디있습니까. 독일땅에. 최선도 차선도 없다면 최악이 아닌 차악으로 택할 것. 지난 2월 대통령 선거를 치르며 배운 인생교훈입니다. ㅎㅎ   수퍼에서 Meer라고 써있는 걸 고른 것만으로도 땡큐죠.

 

간장에 욕심이 생겨 물을 자꾸 붓다보니 메주에 비해 소금물 양이 좀 많은 것 같지만 할 수 없습니다. 앞으로 열심히 뚜껑을 열어 많이 증발시켜야 할까요? 원래 장을 담는 다는 정월에 비해 기온이 높으니 소금을 한줌 더 뿌려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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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는 중국가게에서 파는 중국산 마른고추를 썼어요
. 한국에서 속고 중국산을 사느니 중국가게에서 대놓고 중국산을 사면 마음이 차라리 편해요.

단지 뚜껑이 원래부터 없었는데 마침 태워먹고 뚜껑만 남은 남비가 있어서 고이 모셔다 잘 사용해 드리기로 했습니다. 궁하면 통하는 것이 원래 세상이치. 만약 간장이 잘 안되고 망해도 하는 수 없습니다. 처음부터 각오한 차악이니까요. 그래도 혹시 압니까, 가을에 제 장을 주위에 자랑하게 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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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6

댓글목록

보라미님의 댓글

보라미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먼저, 보기에 너무 좋아요.
맛있는 간장 그리고 된장이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저는 메주를 만들어 띄울 용기는 없고(주택이 아니라서 안되요),
메주를 한국에서 가저다 간장을 담으려고 해요.
몇년전에 해봤는데 잘 되더군요.

  • 추천 1

목로주점님의 댓글

목로주점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보라미님, 이번에도 친절하신 첫 댓글 감사합니다!

이제보니 몇년 전부터 해드시던 고수셨군요. 보기에 그럴싸해 보인다니 다행이에요. 홍홍..

저도 보눙에 사는대요, 메주를 하나만 띄우니 의외로  냄새는 안났어요. 유튜브의 어느 아지메는 매일 하나씩 며칠동안 메주를 빚더라고요. 그러면 큰일이 아니라서 내년엔 저도 메주 2개에 도전해보려고 해요. 시기도 좀 당겨서 사순절에 띄우고 부활 즈음에 담가볼까 합니다.

예, 벌써 망한 후 대책를 세우고 있는 거 맞습니다.

  • 추천 1

grimm36님의 댓글

grimm36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이고야~
오뉴월에 조선장을 담그신 분이 계시네요.
용감 하십니다.  (비하 아니고 용기에 칭찬이구요.)

절대절대 자랑은 아니고...
지난해 동짓달에 만든  메주 18덩이를 (마지막 하나는 새끼 메주 였음)
올해 손없다는 2월 10일날 장을 담궜고 5월 10일날 건져야 하는데
된장이 별로 필요치 않은 저로서는 간장이나 맛있게 많이 우러나라고
지금 까지 건지지 않고 있어요.
언제 기분나면 건져서 간장을 대릴 생각인데요
간장을 만들어 사용 하다 보니 다른 조미료를 사용 하지 않기 때문에
음식이 담백하긴 합니다.

  • 추천 1

목로주점님의 댓글의 댓글

목로주점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림님, 반갑습니다!!
그리고 존경합니다. 메주 18덩이!!!
저는 단 한덩이 하고도 다음날 몸져 누웠습니다. ㅎㅎ 첨 해봐서..
제가 실험정신이 좀 강하고 네, 용감합니다. 그리고 잘 망합니다. 일전에는 토르테 장식를 하는데 의도와 전혀 다르게 되어 실망하여 장식하던 짜주머니로 토르테 위에 '망'이라고 썼는데 작은 이가 보더니 "엄마, 또 망했어?" 하더라구요.

  • 추천 1

베를린의아침님의 댓글

베를린의아침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목로주점님, 이제 장담그기 장인되실 듯 (줄임말:장장.... 짱? ㅋㅋ)
우와 가을부터는 이 손수 만드신 된장으로 나온 요리 혹은 국 찌개 등등... 음식들이 기대됩니다. (꿀꺽)

글을 읽고 빵터진, 2가지 포인트.
1. ''맛을 보니 대략 Ostsee 보다는 짜고 동해 바다 보다는 싱거운 정도랄까.''
(여러가지 해석들이 제 상상력을 자극시킵니다. 저 문화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그 중간 어디쯤인 장담그기 장인인지, 혹은 그 중간 어디쯤인 맛인가. 암튼, 이 모든것을 함축한 아주 멋진 표현이 머리속에 콱박혀 미각으로 짠맛을 상상하게 되더라구요..ㅋㅋ)
2. ''마침 태워먹고 뚜껑만 남은 남비가 있어서 고이 모셔다 잘 사용해 드리기로....''
(장까지 담그시는 분인데, 살림 하나는 칼크자국 하나 없는 부엌 개수대를 상상했건만... 태워먹고 뚜껑만 남은 냄비에서.. 인간미가 엿보입니다. 저랑 비슷한 수준(?)인가..ㅋㅋ 동질성을 느끼게 하는 여러모로 친근한 분이셨네요. 히힛)

  • 추천 1

목로주점님의 댓글의 댓글

목로주점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베를린 아침님, 장인은 절대 아니고요. 이번에 만약 안망한다면 가을에 또 자랑할게요.

참고로 저는 살림을 정말 못합니다. 이것 저것 시도한다고 어지러놓고 정리를 제대로 못해 집안이 XXX입니다. 
지금도 머리 속으로 천일염 대신 히말라야 분홍 소금을 쓰면 어떤 간장이 나올까 궁금해하고 있어요.

  • 추천 1

초롱님의 댓글

초롱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와아 존경스러워요. 저는 불가능이라고 생각하는 일을 목로주점님께선 놀이처럼 하고 계시는군요. 옛날에 어떤 사람이 독일에서 메주를 말리면 이웃에게 쫓겨날까봐 자동차 트렁크에 싣고 다니면서 말렸다는 얘기에 박장대소한 일이 생각나요. 저도 아마 그래서 이웃과 뚝 떨어진 단독주택에 살지 않고 차가 없는 저로서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했나봐요. 그런데 목로주점님은 이웃에서 눈치주지 않았어요? 메주 하나만 만드시면 정말로 냄새가 안 나나봐요? 언제 시식하시는지요? 근데 된장은 없고 간장만 만드세요? 아까비--- 꼭 후기 올려주셔야 합니다. 저도 앞으론 매일 베리에 들러봐야겠네요. 목로주점님 비롯하여 저 아래 댓글 달아주신 옛 벗님네들 다 반가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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