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소설 밤 섬 ·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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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환균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조회 5,158회 작성일 02-01-16 23:10본문
밤 섬 ·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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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겨울 몹시도 추웠네
진눈깨비에 바람은 세찼고
가까스로 찾아든 집엔
난로마저 꺼져 속수무책이었네
내 난폭한 황음마저도
천지에 미만한 죽음과 결별과 절망과
눈물을 조금도 어쩌지 못했네
낯선 골목에서의 토악질
오, 그냥 짐승이고 싶었던
각성하는 새벽의 못 견딜 몸서리
그 겨울
세상은 늪이었네
몸부림치면 더 깊이 가라앉는 늪
2
죽음이 삶을 완성하듯
절망이 희망을 완성하듯
그리고
필살의 화살이 과녁을 완성하듯
그러나
아직 내 겨울은 완성되지 않았네
그대의 결별이 내 사랑을 박살내기까지는
박살나 온전해지기까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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