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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일기] 일기·수필·문학 - 유학 일기 외에 사는 이야기 혹은 직접 쓴 시와 소설을 게재하는 곳입니다.

유학일기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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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목로주점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4,934회 작성일 04-12-30 11:01

본문

육아에서 얻는 가장 큰 기쁨은 아무래도 아이의 성장을 보는데 있는 것이 아닐까? 물런 내 자식이니 그 눈동자를 쳐다보는 것 만으로도 항상 마음이 설랠수도 있으나..

불과 한달 전만 해도 산이는 나를 볼 때마다 처음 보는 사람을 관찰하듯 뚫어지게 쳐다 보았었다. 어떤 아주머니들은 아직 아기가 분명하게 못 본다고도 하셨고. 그래서 난 산이가 아직도 내 얼굴을 제대로 모르고 있다고 판단했다. 애 아빤,
"그러니 다행이지, 나중에 애가 네 얼굴 정확히 볼 수 있게 되어 봐라. 으악하고 도망 갈거다."
하며 날 놀렸었다.

그때도 울다가 내가 가면 그쳤으나 냄새나 발자국 소리, 기타 등등 으로 아기가 엄마를 충분히 알아낼 수 있기에 꼭 아기가 엄마 얼굴을 기억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들 하였다. 그런데 지금은 분명히 나를 안다. 더 이상 신기한듯 나를 쳐다보지 않고 침대에 누워서도 내가 주변에 왔다 갔다 하면 눈으로 나를 쫒아 다닌다. 반면 제 형이나 제 아빠는 역시 매일 보는 사람들이지만 아직도 신기한 듯 빤히 쳐다볼 때가 있다. 매일 보는 제 방 천장이나 전등, 수시로 드나드는 부엌과 거실도 항상 그렇게 빤히 쳐다보고. 엄마는 그 무엇과도 다른다는 사실에 내가 괜히 어깨가 으쓱해지는 순간이다.

아이가 잘 볼 있게 되어서인지 표정도 참 많이 풍부해졌다. 그래서 말을 못하는 아기와도 그렇게 커뮤니케이션이 잘 될 수 있다는 사실이 신기하다. 산이 얼굴만 보면 아이가 편안한지 불편한지 배고픈지 안기고 싶은지 등등을 금방 알 수가 있다. 어쩌면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살아가는데는 말이 필요 없는 건 지도 모르겠다. 아마 언어가 발달하지 않은 원시인들도 다 이렇게들 커뮤니케이션을 했겠지?

산이가 처음 딸랑이를 쥐었을대만 해도 그것이 이렇게 큰 의미일 줄은 몰랐다. 그냥 우연히 손잡이가 잘 설계된 딸랑이가 손에 쥐어진 것인줄 알았다. 그런데 지금 무엇인가를 잡는다는 것이 산이가 유일하게 할 수 있는 의도적인 행동이다. 그전엔 손에 뭐가 닿으며 무조건 움켜쥐었다. 파악반사던가, 여고 가정시간에 열심히 외었던 그냥 그 반사작용 이었을 뿐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누어서도 뭐가 보이면 그걸 쥐려고 손을 뻗는다. 손에 닿는 여러가지 물건들을 의식적으로 손가락을 움직이면서 잡아본다.

여기저기서 물려받은 딸랑이가 많아 자주 번갈아 가며 흔들어 주는데 산이는 매번 처음보는 물건인 마냥 심각하게 쳐다보며 손을 뻗친다. 그리고 입을 가져 간다. 아직 제대로 빨진 못 하는데 그건 배고프다는 신호가 아니라 사물을 발견하는 아기 특유의 행동이고 동시에 체내에 각종 질환에 대한 면역체계를 형성하는 중요한 작업이라고 한다. 그래서 만 2세까지 아기들은 어지간한 병균에 대해선 스스로 항체를 만들어 낸다고 한다. 심지어 에이즈에 대한 항체가 있는사람도 아프리카에서 6명 발견되었다는 보도를 들은 적도 있다. 그래서 난 그리 열심히 집 주변을 쓸고 닦지 않는다. 아기가 적당히 더러운 곳에 자라며 원만한 병원균을 이겨낼 수 있는 튼튼이로 자라주길 기대하면서.

추천15

댓글목록

asear님의 댓글

asear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와~ 말만 들어도 너무 이쁘다! 저도 아직 기억하고 있어요. 나는 이뻐서 몸살을 해도 지는 소 닭쳐다보듯 하던 놈이 어느날 저에게 목적의식적으로 눈을 맞추며 입을 오무려 우우 희미한 소리를 내던 날을. 요 놈들이 아직 새 세상이 낯설어서 흠흠, 짐짓 암 것도 모르는 척하고 있는 게 아닐까요?? 참, 산이는 드뎌 뒤집었나요?

윤준영님의 댓글

윤준영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직 미혼이라서 잘 모르지만, 가끔씩 길가다가 보는 아기들 정말 이쁘더라구요~
귀엽기도 하고 말이죠. 조금있으면 지혜열이 생길때가 된것 같네요.
뭔가하면, 태아때 엄마한테 받은 면역능력이 6개월정도 지나면서 부터 떨어지면서
자체 방어체계를 구축하거든요. 이때 발열이 납니다. 이걸 지혜열이라고 하는데,
엄마들이 많이 놀라신다고 하더군요. 전 아직..  경험이 없어서....
아기 잘 키우시구요. 좋은 글 많이 올려주세요~

목로주점님의 댓글

목로주점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뇨-.
아직도 납작한 뒷통수 이불바닥에 딱 붙인채 요지부동이랍니다.

지혜열이라고? 좋은걸 배우는군요. 전 첫애 땐 아무 것도 몰라서 이가 날 때 보채는 것도 모르고 지나갔답니다. 그땐 그냥 아기는 매일 울어대는 줄로만 알았죠. 대신 아기는 손에서 한시도 떨어진 적이 없었고 맨날 우는 아기 달래다 지쳐버렸죠. 아기 보느라 밥할 시간이 없어서 식당에서 시켜먹은 적도 많았으니 정말 한심했죠.

윤준영님의 댓글

윤준영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래서 두째 애기가 첫째보다 낫다고 하는것 같군요. 첫째 키운다고, 열심히 본보기를 보이다보면 둘째는 저절로 엄마배속에서 좋은 소리 듣고 태어나서도 좋은 소리, 좋은 모습을 많이 봐서 좋다고 하라구요...  근데 결혼도 안 해본 사람이 이런 얘기를 하다니..  우습죠?? 과연 어떻게 해서 알았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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