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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일기] 일기·수필·문학 - 유학 일기 외에 사는 이야기 혹은 직접 쓴 시와 소설을 게재하는 곳입니다.

사는얘기 뽀오옹 갔던 어린 시절 이야기

페이지 정보

작성자 전설인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조회 4,267회 작성일 02-01-15 08:20

본문

뽀오옹 갔던 어린 시절 이야기

뽀오옹 갔던 어린 시절 이야기;
고민 거리님의 새로운 화두 였던 꽃 밭 가꾸기를 흥미있게 읽다가 꽃 말에 문득 떠오른 지난 어린 시절 연 분홍 빛 같은 숨은 사연이 있어 오늘 한 방 터 뜨릴까 합니다. 물론 무덤까지 가지고 갈 비밀인데 (실은 우리 집 사람도 모르는 일입니다. 이 글을 읽었다 하면은 오늘 밤 나는 죽었다 하는 특종 이거든요. 순전히 고민거리님 탓이야) 때는 바야흐로 6.25 직후. 눈이 내리는 겨울 철이면 열기가 식어 가는 질화로를 앞에 놓고 옹기 종기 모여 앉아 목청 좋은 내 선친이 읽어 주는 장한몽에 댓돌에 벗어 놓은 검정 고무신과 흰 고무신 위로 함박 눈이 소복이 쌓인 줄도 모르고서 이수일과 심순애의 눈물어린 순애보에 콧물 눈물을 훌쩍 거리는 촌로들 사이에 새앙 쥐 같은 검은 눈망울을 굴리던 시절 내 나이 아홉 살쯤 이었을 거요. 이런 틈바구니에서 자란 탓인지 어린 나이 싸가지 없이 복숭아 빛 연정을 품다니 각설하고..
철이 바뀌고 초등학교 삼학년 새 학기에 새로 부임한 여선생님이 우리 반 담임으로 교실 문을 들어 서는 순간 우리는 뽕 갔습니다. 하얀 저고리에 검정 치마 어느 불교에 여자 종사 차림의 여선생님을 신물이 나게 보아 오던 우리는 새로운 담임 선생님의 등장에 눈알이 황소 눈처럼 커 져 습니다. 꽃 무늬 진 분홍 빛 브라우스에 검정 스커트 그 아래로 하얀 잘 생긴 외 무처럼 늘씬한 다리. 약간 굽 높은 검정 구두에 웨이브 진 파마 머리. 그리고 학같이 긴 목에 우유 빛 살결. 뽕 갈만도 하지요. 우리는 그때부터 치열한 전쟁이 시작 되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아름다운 선생님의 총애를 흠뻑 받을까 하고 하라는 공부 보담 선생님의 눈 도장에 관심이 쏠렸던 것입니다. 어떤 놈은 흑판 지우게를 깨끗하게 털어 수업이 시작 되면 선생님 앞에 공손히 받히는 아부형이 있고. 벗어 놓은 검정 구두를 서로 광이 나게 닦을 려고 군대간 형이 가져 다 놓은 씨야다시 구두약을 훔쳐 와 침을 발라 가면 닦는 광채형이 있고 선생님의 환심을 사기 위해 모두 혈안이 되어 있는데 나는 문득 장한몽에 김중배가 떠 올랐습니다. 그래 물량 공세야. 그런데 가진게 있어 야지. 그때 번쩍 백촉 짜리 백열 전구가 확 켜 졌습니다. 바로 이거야. 나는 새벽 일찍 마을 뒷산으로 달려 갔습니다. 때는 춘삼월. 먼 들 녘에는 아지랑이가 가물 가물 피어 오르고 보리 밭 두렁에는 동네 처녀 총각들의 사랑 자죽이 질펀하고 산 등성에는 귀촉도의 진달래가 휘어 지게 어우려 진 그곳을 찾아 진달래 꽃을 한 아름 꺽어 정성드려 꽃 다발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남 보다 일찍 등교를 하여 선생님 책상에 진달래 꽃을 꼽아 놓고 선생님이 나타 나길 기다렸습니다.
ㅡ여러분! 오늘 누가 선생님 마음을 기쁘게 이 꽃을 가져 온 사람 손들어 봐요.ㅡ
하얀 덧니가 보이는 아름다운 미소를 보이는 선생님의 말씀이 떨어 지기가 바쁘게
ㅡ네! 저예요.ㅡ 힘차게 손을 드는 나를 향해 사랑스런 눈빛으로 ㅡ자 여러분 全** 어린이의 착한 행동에 박수를 보내 주세요. 짝짝…ㅡ 그리고 나서 그 부드러운 손으로 내 머리를 쓰다 둠어 주시는 황홀한 순간. 수업을 알리는 종소리가 ‘땡땡..’ 울려 왔습니다. 나는 화들 짝 정신을 차렸습니다. 교실 유리 창 문이 열리고 아름다운 선생님의 싱그러운 미소가 보였습니다. 나는 가슴이 달리기 선수 처럼 심장의 박동이 빨라 오고 선생님의 부드러운 음성이 곧 들릴 것 만 같아 안절 부절 어찌 할 줄 몰랐습니다.
드디어 “ 여러분 누가 이 꽃을 가져 왔지요.?” 그러나 그토록 기대 했던 그 아름 다운 목소리가 아니 였습니다.
‘누가 이 꽃을 가져 왔지요. 가져 온 사람 손들어 봐요.” 조금 목소리가 부드러워 졌습니다. 그럼 그렇치 이제야 칭찬을 해 줄 모양이다. 나는 냉큼 손을 들고 일어 났습니다.
‘꽃이란 이렇게 잔인하게 꺽는 것이 아닙니다. 여러 사람이 볼 수 있도록 놔 두고 가꾸어 주는 그런 마음이 착하고 어질지요. 全** 어린이는 아름다운 꽃을 함부로 꺽어 온 나쁜 일을 했습니다. 오늘부터 일 주일 동안 선생님 책상 청소 하는 벌을 내리 겠어요.” 하여튼 행운은 행운이었지요. 이만 끝났습니다.
지금쯤 쭈그렁 할머니가 되어 양지 바른 곳에 앉아 해바라기를 하고 있을 아름다운 여선생님을 고민거리님은 떠오르게 했습니다. 누렇게 변색한 사진첩 속에 흑백 사진 한 장을 들춰 보게 했습니다. 정말 아름다운 추억이지요. 이만 실례…
<사족 하나.> 어제 밤 고민거리님 글을 읽고서 장시간 썼던 글이 그만 실수로 홱 날라 가 버려 어 찌나 섭섭 했는지 잠을 제대로 자지 않고 일찍 일어 나자 집 사람 왈 살판 났냐고 하는 비아냥에도 다시 시작 그러나 써 놓고 보니 별거 아니네요. 전번 것이 좋았느데 죽은 자식 뭣 만지기지.. 그대로 봐 주세용.
추천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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