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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일기] 일기·수필·문학 - 유학 일기 외에 사는 이야기 혹은 직접 쓴 시와 소설을 게재하는 곳입니다.

사는얘기 위대한 망치마을의 진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전대호이름으로 검색 조회 3,747회 작성일 02-01-15 06:39

본문

작성일 : 1999/05/12 [Time: 06:34] IP from 131.220.244.156

위대한 망치마을의 진실

1.
마을 입구에 걸린 현판에는
거대한 망치와 함께
이런 글이 새겨져 있다:

우리는 모든 것을 해체한다.

그리고 서부의 황량한 바람소리
고막은 침이 마르는 전율을 느낀다.

2.
취재팀은 그들의 끊임없는 해체작업에 심지어 초인적인 의지를 느끼며 가히
초인적으로 모사작업에 몰두한다 - 심지어 점심을 거를 정도로. 그들의 무기
인 망치와, 그들의 망치술과, 생생한 작업장면과, 전문가의 분석을 잡은 후,
마을 사람 모두를 모아놓고 기념촬영을 함으로써 첫날 작업을 마쳤다. 장비
를 정리하고, 마을의 통신을 맡는 책임자로부터 - 그의 망치는 포스트 망치
라는 특수 망치다 - 마지막 장면에 넣을 자막을 위해 망치철학의 강령 요약
을 넘겨받고, 그리고 나서야 짜장면을 시켜먹었다. 숙달된 배달원은 망치의
신경을 거슬리지 않기 위해 흰 까운을 깃발처럼 휘날리며

3
"야, 이상한 소리 안들려?" 자다말고 김은 숱한 어깨들을 흔든다. "장비 챙겨
" "조명은 꺼 임마!"

그리고 우리는 위대한 망치마을의 밤을, 위대한 망치마을의 진실을 보았던
것입니다. 사람들이 망치를 십자로 등뒤에 메고 들판으로 나가는 것이었습니
다. 그리고는 낮에 부순 판자집을 똑같이 다시 짓는 것이었습니다. 판자집과
의 인터뷰: 글세 나도 얘들이 왜 이러는지 모른다니까요. 나두 아마 한 백번
은 부서졌죠. 시체와의 인터뷰: 나를, 벌써 죽은 나를, 왜 밤마다 세워놓는
겁니까? 시체에겐 누울 권리, 썩을 권리가 있다구요. 정말 이래도 되는 거냐
고요? 바람과의 인터뷰: 부술 게 있어야 부술거 아뇨? 젠장, 제 망치는 왜
안부숴? 그만두소, 찍어 봐야 밤이라 나오지도 않을텐데.

부스럭거리는 소리도 없이 숙소로 돌아오려 했지만, 불행이도 우리는 암흑
속에서 한 소년과 마주치고 말았다. 얼버무린 변명을 위해 김의 어깨가 살짝
위로 올라갈 즈음, 소년은 벌써 망치를 놓고 저 멀리 어둠 속으로 달리고 있
었다. 이튿날 우리는 서둘러 촬영을 마쳤다. 바람의 말대로 밤장면은 건질
수 없었고, 여러번 돌아보았지만 그 소년 또한 찾을 수 없었다. 수많은 소년
들과 청년들과 중견들과 거두들이 결연한 받들어 망치 자세로 우리를 배웅
했다. "우리는 모든 것을 해체한다" 가 서부의 휘파람을 받아 까닥까닥


4
"맥주 다섯병 더줘" "김형, 이거 방송 할거냐구?" 도시로 들어온 취재팀은 <
와트>라는 술집에서 뒷풀이를 합니다. "그자식들 전부 사기꾼아냐, 난 목이
잘려도 용납못해!" "나두 처음부터 냄새가 이상하더라구, 김형, 말좀해"

그때, 바람과 함께 술집 문이 열리고, 날개 대신 쌍망치를 멘 천사같은 미모
의 여인이 옷자락을 휘날리며 다가온 것입니다. 아니 이토록 나의 아내를 닮
을수가. "김형 좋아하네 이 웬수야, 오늘은 또 무슨 판자집이니? - 위대한...
- 이렇게 허구헌 날 지을 거면 부수지나 말든지, 인간아. 그래 좋다 오늘은
내가 부수지" 그리고 아내는 결연한 망치질을 시작한 것입니다. 놀랍게도 술
자리엔 나만 있더군요. "시인아저씨 다섯병 더왔어요" 아니, 어젯밤 김이 마
주쳤던 소년이 여기서 일하고 있단 말인가? "그런데 아줌마 저 아저씨 정말
시인 맞아요?"

[이 게시물은 자유로니님에 의해 2004-03-11 02:21:08 수필 게시판으로 부터 이동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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