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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일기] 일기·수필·문학 - 유학 일기 외에 사는 이야기 혹은 직접 쓴 시와 소설을 게재하는 곳입니다.

사는얘기 Und das Me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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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oesie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조회 3,795회 작성일 02-01-17 02:39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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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매력은 열려 있음입니다. 사방 어느 한 곳에도 막힘이 없는 무한한 열려있음. 저 수평선 너머 무엇이 있을 지 알 수 없다는 것, 거기에 어떤 삶의 가능성과 위험이 도사리고 있을 지 알 수 없다는 것, 나는 아직 그 모든 가능성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
하지만 하나의 방향을 선택한 자에게 바다는 저주이기도 합니다. 가도 가도 나타나지 않는 육지, 이만큼 달려왔는데도 여전히 똑같은 모습을 한 저 물결의 단조로운 일렁거림, 차츰 줄어드는 식량과 지쳐가는 마음.
어쩌면 바다는 머무름에 대한 갈망인지도 모릅니다. 파도는 해안으로 밀려와 애타게 바위에 부딛힙니다. 바다는 나를 건져달라고, 이 영겁의 헤메임을 이제 제발 끝내 달라고 애원하는 외침인지도 모릅니다.
또한 바다는 죽음으로도 몰아갈 수 있는 위험입니다. 배를 벗어나면 아무 의지할 것 없는 막막한 공허, 성난 파도로 나를 먼지처럼 삼켜버릴 수 있는 잠자는 거인, 잠시 쉬고 있는 사이에 날카로운 암초로 내 존재의 바닥을 찢어 버릴 수 있는 음흉한 악한.
지금 당신에게 바다는 무엇입니까.
바다가 매력적으로 느껴진다면, 당신의 존재는 비록 초라하지만 위협받고 있지는 않습니다.
바다가 저주처럼 느껴진다면, 당신의 욕망이 당신의 존재를 찢어놓고 있습니다.
바다가 머무름에 대한 애원으로 느껴진다면, 당신은 누군가에 대한 사랑으로 당신 존재의 공허를 메꾸고자 하고 있습니다.
바다가 위험으로 느껴진다면, 당신은 지켜야 할 것이 너무 많아 한 곳에 고여 썩어가고 있습니다.
한가지를 잊었군요.
바다는 내가 사라져버리고 싶을 때 나를 기꺼이 받아주는 고요한 심연의 무덤이기도 합니다. 반짝이는 물결 아래 암흑의 나라를 자궁처럼 숨기고 있는 어머니의 품이기도 합니다. 바다에 안기고 싶어 한다면, 당신은 몹시 지친 사람이겠지요.
당신에게는 혹 내가 모르는 또 다른 바다가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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