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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일기] 일기·수필·문학 - 유학 일기 외에 사는 이야기 혹은 직접 쓴 시와 소설을 게재하는 곳입니다.

사는얘기 나그네가 찾아 가는 4월의 로렐라이

페이지 정보

작성자 전설인이름으로 검색 조회 3,797회 작성일 02-04-06 05:57

본문

-나그네가 찾아 가는 4월의 로렐라이-

비릿한 강 바람이 아침 찬 이슬을 몰고
차창을 넘어 오고 있습니다.

알프스 산골짝에서
만년 설이 녹아 옥색으로 치장 하고
천리 길 긴 흐름에 우중충한 지친 몰골 라인 강이 되어
바이로드 산골 실 개천으로 시작한 마인 강을
마인쯔에서 만나
더욱 거세게
뤼데스하임을 지나
로렐라이 가파른 골짜기를 향해
줄 달음을 치는
그 강 줄기를 따라
나그네는 지금 가고 있습니다..

열 한해.
꼭 이맘때
아우토반 66번에서
분데스 반 42번으로 들어 서
엘트빌레.에어박흐. 빈켈.
뤼데스하임을 거쳐
로쉬. 카웁을 지나
나그네는 로렐라이를 찾아 갑니다.

도로 가에 가로수 한 그루마다
낯이 익고
마을 마다 나그네의 발자취가 남아
눈을 감고 달려도
눈 앞에 선한 길입니다.

경사진 산 기슭에 키 작은 포도 나무가
롬멜의 전차군단으로 공격대열을 짓고.
담쟁이 덩굴로 가려 진
고성의 첨탑에
늙은 독수리 한 마리가
모두
이방인을 노려 보고 있어도
나그네의 눈에는
하나도 무섭지 않습니다.

어딘가에 그의 숨결이 베어 있어
혀어엉! 하고 부르며 나타 날 것 같아
바람 소리
새 소리에도 귀를 기울입니다.

매년 이 길을 두어 차례 지나 갈 때마다
나그네의 가슴은
언제나 오늘처럼 설레게 합니다.

강가 미루나무 가지에 푸릇 푸릇 잎 눈이 솟아 오르는 것도.
상류를 오르는 바지선의 거친 기관소리도
아침 햇 살에 반짝거리는 물 아지랑이도
열 일곱해 전 부활절 아침 그 때와 같고
사악한 아귀들이 쉬어 간 자리를
새로 칠을 하고 모양을 바꾸고 단장을 했으나
녹 슬고 쭈그러 진 난간의 흔적은
아직도 남아
그 날의 참혹한 광경이 사그라 질 줄 모르고
피 맺힌 절규가
긴 여운을 그리며
나그네의 귀에 메아리 쳐 옵니다.

이끼 낀 바위 사이에
무성한 들 풀.
그 틈새로 노랑 민들레 꽃이
수줍은 얼굴로
나그네를 반깁니다.
일년만의 해후인데…..

그러니
많은 세월이 지나고
연결에 고리가 끊겨도
이 땅에 살아 숨쉬는 날까지
로렐라이 강 물이 출렁이고
구름에 해 가려도
4월이면
나그네의 발길은
로렐라이를 다시 찾을 것입니다.

로렐라이를 찾아 가는 4월
나그네의 마음 속에는 늘
4월이 가슴 깊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추천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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