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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일기] 일기·수필·문학 - 유학 일기 외에 사는 이야기 혹은 직접 쓴 시와 소설을 게재하는 곳입니다.

유학일기 독일에서 소아과 가기

페이지 정보

작성자 목로주점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7,712회 작성일 04-12-08 08:29

본문

산이가 아프다. 의사가 다 괜찮다고 하는데도 열이 있는 것으로 보아 감기인 것 같다.
이번에도 그랬다. 소아과 다녀와서 드는 후회-괜히 갔다 오느라 고생만.했네

독일에 처음 와 다른 엄마가 소아과에 대해 막 불평하는 것을 들었을 때 그 엄마가 좀 과민반응인줄 알았다. 그런데 막상 우리애가 아프고 병원 몇번 다니는 사이에 그 엄마가 수긍이 되었고 나 자신도 어지간하면 병원에 안 데려가는 엄마로 변했었다. 그래서 이번에도 안가려고 했었는데 아픈 애를 바라보는 부모 마음이 어디 그런가.
말 못하는 젖먹이가 끙-끙- 신음하면서 눈물 맺힌 눈으로 쳐다 보는데.

그저께 큰애가 옆집에 놀러갔다가 바로 돌아왔다. 그 집 아이가 열이 39.5도 여서 그집 엄마가 큰애를 돌려보낸 것이다. 그런데 어제 아침부터 산이 몸이 좀 따땃하다 싶더니 낮이 되자 열이 39.1도가 되었다. 아마 열감기가 유행인가 보다. 의사는 39.5도 이상 되어야 해열제를 사용하라고 했지만 아이가 너무 보채고 도통 손에서 떨어지지를 않아 늦은 오후에 좌약을 넣어 주었다. 열이 내리자 이 속도 없는 녀석이 엄마를 보고 다시 방실거리고 웃어댄다.

산이가 U4 하러 갔을 때 디피티 예방접종과 함께 Paracetamol 75 짜리 좌약 2개를 받아 왔는데 그 다음 피검사 하러 갔을 때 (산이는 신생아 황달 이후 수시로 피 검사를 했었다. 지난 주의 피검사를 마지막으로 모든 것에 이상이 없다고 판정 받았다. ) 뜬금 없이 간호사가 처방전 두장을 건내었는데 하나는 비타민 D+불소 알약 3개월치였고 다른 한장이 Paracetamol 125 좌약이였다. 군소리 없이 받아서 약국 가 약을 타다 두었는데 이처럼 아기가 갑자기 열이 날 때 알아서 사용하라는 건가?

설명서를 보니 6개월 미만 아기는 24시간 내에 최대 3번 사용하고 6-12개월 아기는 24시간내에 4번까지 사용하라고 써있다. 산이는 아직 4개월이니 8시간 간격으로 사용하라는 뜻이다. 약기운이 떨어졌는지 한 밤중이 되자 다시 온몸이 뜨끈뜨끈해졌다.

어제 밤 새 아기도 나도 자다 깨다 하다가 다시 좌약을 넣어 주었을 때가 새벽 4시쯤이었던 것 같다. 그런데 어쩐일인지 이번에는 아침이 되어도 열이 안떨어지는 것이었다. 큰애 학교 데려다 주고와서 8시에 다시 열을 재어보니 39.2도. 마음 같아서는 당장 병원에 뛰어가고 싶었지만 소아과 문열기를 기다려 바로 전화하였다. 일전에 전화 안하고 갔다가 얼마나 잔소리를 들었는지..

해열제를 쓰고도 열이 있다고 하니 바로 오늘 오후 4시에 오라고 한다. 앗, 오후 4시 15분에 내 치과에 예약이 되어있는데… 에라, 치과를 포기하자. 충치야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니 좀 더 기다려도 되고 애가 더 급하니까.

소아과에 들어서니 사람이 많았다. 그동안 오전에만 올때는 몰랐었는데 오후에는 학교를 다니는 큰애들로 대기실이 초 만원이었다. 헤바메가 추천하여서 가기 시작한 병원인데 정말 이 동네에서 유명한 의사인가 보다.

진료실로 들어서니 의사가 묻는다. 몇시에 열이 얼마나 있었는지, 해열제는 언제 썼는지 등등. 당연히 직접 열을 재지는 않는다.
그런데 산이는 열만 있을 뿐 기침도 안하고 콧물도 없고 설사나 구토도 없다. 가슴에 청진기 대보고 입과 귀 속을 들여다 본 의사 왈,
"이상 없는데요"
소변 검사를 하잔다.
아기에게 쉬-하라고 시킬 수도 없고 원 참, 기저귀 속에 오줌 주머니를 채우곤 아기가 쉬할 때까지 기다리는수 밖에 없다. 대기실은 사람이 만원이고, 고열에 시달리는 아기는 내내 울고, 준비해 간 Tee도 안마시고, 같이 갔다가 지겨워진 큰애는 이젠 나를 들들 볶고, 그렇게 삐질삐질 땀을 빼며 한시간쯤 보내고 나니 오줌 주머니 속에 몇방울 정도 액체가 생겼는데 애가 더워서 흘린 땀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적은 양이었다. 그런데 간호사인지 의사 조수인지 한 그 아줌마는 충분한 양이라며 들고가 검사를 하고 오더니 이 역시 정상이란다.
"집에 Paracetamol 있지요? 열나면 그거 주세요. 그리고 내일도 열이 있으면 다시 전화하세요."
얼마나 자주 약을 줘야 하느냐니까 적어도 5시간은 지나야 한댄다.

소아과를 나오니 허탈하다. 그냥 집에서 내가 적당히 해열제 쓰면서 더 기다려 볼껄. 괜히 시간만 버리고 애 고생만 시켰네. 그래도 큰 이상이 없는 걸 알았으니 안심이다.

집에 와 다시 열을 재니 39.3도
큰애 낳고 한국에서 구입한 디지탈 체온계를 쓰는데 설명서에는 항문으로 재라고 되어있었던 것 같다. 큰애는 항문으로 측정할 때마다 울어대어 그냥 겨드랑이로 재고 말았는데 아이가 움직여서인지 정확히 재어지지 안는 것 같다. 그래서 산이 체온은 귀속에 넣어 재었다. 측정기 끝은 쥐고 귀 속에 살짝 밀어넣고 재는데 역시 머리를 움직일 때마다 체온계가 귀 밖으로 나와버린다. 그래서 다시 항문으로 재어보니 39.8도이다. 독일 의사가 말하는 체온이 어디를 측정한 것인지 물어보는 것을 까먹었다. 귀속 체온과 항문체온이 무려 .5도나 차이가 나는데.

좌약을 쓰니 이번엔 열이 내렸다. 겨우 잠을 재우고 나니 맥이 빠진다.
겨우 열 좀 나는 것으로도 아기 보기가 이렇게 안쓰러운데 사경을 헤매는 병에 걸린 아기의 부모들은 어떤 심정일까. 애가 잘 자라주는것이 감사할 따름이다.
추천20

댓글목록

똘이장군님의 댓글

똘이장군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열" 하니 몇일전에 출산용품 준비하면서 산 체온계가..
읽어보니 항문에 넣고 재는게 가장 정확하다고 나오더라구요.. 그것 읽고 얼마나 끔찍하던지..
예전에 저 어렸을때 좌약 넣던 기억이 문뜩 나는데.. 전 그 기분이 너무 싫었거든요.. 아이들 말로 표현은 못하고 푹푹 찔러대는 엄마가 얼마나 원망스러울지..;;

열은 높아도 산이가 별 탈이 없다니, 다행이네요..
참 산이도 이가 났나요? 어제 한국에 친구랑 통화하면서, 친구 애 낳은지 얼마 안된것 같은데 아랫니가 벌써 두개나 났다고 하더라구요.. 산이도 백일 지났으니 이가 나올때 된거 맞죠?

김보라미님의 댓글

김보라미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도 웬만하면 귀로 재는데, 사실 항문으로 재는게 젤 정확하다고 합니다.
산이만큼 어린 애들은 눕힌 상태에서 한쪽 다리를 들어 체온계를 넣고 위쪽 다리를 아래쪽 다리위로 가로질러 눌러서 못 움직이게 합니다. 애는 죽어라고 울죠. 체온계 끝에 항문용 크림을 발라주면 좀 낫다지만, 별로 도움이 되는 것 같지는 않구요.
좀 더 큰 애는 아예 다리 사이에 끼고 상체를 엄마가 살짝 누른 상태에서 체온을 잽니다.

끔찍하죠? 그래도 애가 움직여서 상처가 생길 수도 있다는걸 생각하면 그나마 이게 낫죠. 저희 애기 어렸을때, 열나면 체온재면서, 좌약 넣으면서 엄청 울었습니다. 애가 2살이 갓 넘은 지금은 용감무식해졌죠^^;;  열나는건 병이 아니래잖아요. 오히려 좋은 징조이니, 즉 애기 몸이 병원균과 열심히 싸우는 중이라는, 걱정하지 말라구 하죠. 산이도 특별히 나쁜 징후 없이 열만 난다니 그마나 다행입니다. 빨리 열도 내려서 목로주점님 글 다시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목로주점님의 댓글

목로주점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 그렇군요. 항문체온이 맞군요. 그럼 전 병원에서 체온 물어볼 때 엉뚱한 말만 하고 온 셈이군요. 산이 뿐만 아니라 큰애까지 지난 3년간 소아과에 기록된 애들 체온은 모두 엉터리군요.
어쩐지 이상하다 했습니다. 겨드랑이로 재어서 38.5도, 귀로 재어서 39도가 넘어가면 벌써 보기에도 정상이 아닌데 (잘 때 신음소리도 내고 말이죠)왜 해열제를 39.5도가 될 때까지 기다려야 되는가 애가 탔더랬습니다.
한국에서 큰애가 항문으로 재는 것을 싫어했을 뿐 아니라 예방접종하러 가도 간호사들이 다 겨드랑이로 재고 의사들은 귀에 대는 순간 측정기로 재어서 어느새 항문으로 재는 것은 잊었더랬습니다.
여기 독일 와서는 제가 다닌 소아과 의사들만 그런건지 다 그런건지는 몰라도 한번도 직접 열 재는 것을 못 보았습니다. 저에게 늘 물어만 보더라구요. '아이 열이 몇도입니까?' 하구요. 그러니 여기 엄마들이 어떻게 열을 재는지 저가 모를 수 밖에요. 일기쓰는 덕분에 저도 배우네요.
산이는 그간 피를 많이 뽑아봐서인지 예방주사 맞을 때도 울다 말았구요, 변비로 관장도 많이 해보았기 때문인지 좌약이나 체온계정도는 끄떡도 안하던데요. 무엇보다 빨리 측정이 되어서 겨드랑이나 귀보다 차라리 낫더군요. 애가 둔한 건가?
김보라미님, 똘이장군님, 고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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