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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일기] 일기·수필·문학 - 유학 일기 외에 사는 이야기 혹은 직접 쓴 시와 소설을 게재하는 곳입니다.

유학일기 4.영아 산통

페이지 정보

작성자 목로주점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7,523회 작성일 04-09-21 18:01

본문

머리가 나쁘면 손발이 고생이듯 엄마가 무식하면 애들이 고생이다.
이름만으로도 무시무시한 '영아산통!'
큰애 때는 그게 영아산통인지도 모르고 지나갔다. 애가 밤마다 자지러지게 우는데 애를 안고 그냥 땀만 뻘뻘 흘렸다. 그러다 후에 어느 분유회사인지 젖병회사인지에서 보내준 소책자에 영아산통에 대한 언급과 함께 어떤 경험담이 써 있었다. "그 시기가 지나자 우리는 마치 긴 터널을 빠져나온 것 같았어요."
영아산통? 분명 언니에게서 물려 받은 육아지침서에는 그런 얘기가 없었는데..
요즘 똑똑한 엄마들은 벌써 다 아는 아기의 배알이- 영아산통-는 아쉽게도 별반 대책이 없다는 것이다. 원인도 뚜렷하게 밝혀지지 않았고. 아마도 아기 배에 가스가 차기 때문인 것 같다는 의견이 주류이다.
이번에도 퇴원해 돌아와 얼마 안되어 아기가 밤에 자지러지게 울기 시작한다. 어떻하지?
아기 아빠가 인터넷을 뒤지더니 배속에 가스를 만드는 음식들을 먹지말라고 한다. - 배추, 양파,마늘 콩 -이란다.
"그건 내 배에 가스가 차게 하는 것이쟎아? 아기 배에도 가스차게 해?"
"하여튼 그거 먹지 말래."

내심 내가 더 똑똑하다고 믿는 나는 남편말을 안 믿었다. 젖은 엄마 몸에서 섭취한 영양분이 화학적 변화를 일으켜 분비된 것이므로 항상 똑같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더우기 배추와 마늘은 김치의 주재료인데 그럼 모든 한국 사람은 다 배 속에 가스를 채우고 다니겠네? 우연히 뵌 간호사 아주머니들에게 그 얘기를 했다. " 다 배에 가스차게 하는 것 맞구먼." "엉?"

그래서 미역국에 넣던 마늘을 빼고 대신 파를 많이 넣었다. 한국서 전화 한 올케에게 그 이야기를 하였더니
"아가씨, 산모 미역국에는 원래 마늘 안 넣어요. 그리고 미역국에 파를 넣는 사람이 어디 있어요?"
어이쿠, 음식을 잘 못하는 나는 한국음식에는 모두 파, 마늘이 들어가야만 되는 줄 알았다. 그리고 아무래도 맛이 안나는 것 같아서 항상 이것 저것 다 집어넣었는데. 남편은 파가 들어간 미역국을 보더니 양파나 파나 그나물에 그밥이지 먹지말라는 거를 국에 넣었냐구 성화이다.

독일친구를 만나 이 이야기를 하였다. 걔는 원래 민간요법에 관심이 많은 자연주의자이다. 여름철에는 집안 바닥에 사는 벌레를 혹시 죽일까봐 청소기 대신 빗자루로 청소를 하는 애다.
얘기를 듣고 숙고하더니 역시 걔 못지 않은 자기 언니와 주거니 받거니 한참 얘기를 한다. 그리고 리스트를 한장 써서 내게 건내주었다.

먹지 말아야 할 것 (빨간 글씨로 써 줌)
콩, 양파, 파, 쪽파, 브로콜리, 배추, 양배추, 불루멘콜(꽃양배추인가). 고추, 초록색 피망, 후추, 칠리, 피망, 양파나 마늘등이 들어간 피자

많이 먹지 말 것
씨앗이 단단한 과일 (복숭아, 자두, 살구등), 포도, 옥수수, 빨간색 피망

먹으면 좋은 것
감자, 호박, 당근(익혀서), 토마토, 오이, 치즈, 우유, 시지않은 사과(단맛나는 것), 배, 바바나, 수박,멜론류, 빵, 쌀, 국수

"이것 집에 가서 냉장고에 붙여 놓고 참고해. 그리고 애가 많이 울거나 기저귀 갈때 아기 똥고가 빨게졌으면 너가 멀 먹었는지 잘 생각해 보고 그 음식은 피해 먹어"

이런! 나는 브로콜리에 철분이 많다고 해서 일부러 많이 먹으려고 했는데. 빨간 글씨는 몽땅 다 내가 좋아하는 거다. 그러고보니 대학 때 오랫만에 만난 고등학교 동창 하나가
"나 아니? 엄마가 부추를 먹고 아기 젖을 물리면 아기가 배가 아프데. 참 신기하지? 나도 빨리 그런 경험을 해보고 싶어"
하던 생각이 난다. 이 독일 친구는 부추의 존재를 몰라서 안썼을 것이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것이 부추 겉절이인데..
하여튼 그날부로 우리집 식탁은 절간 공양 때와 그리 다르지 않게 되었다. 확실히 아기도 덜운다. 이 이야기를 들은 나이 많은 아주머니 한분은
"그럼, 엄마가 먹은 것이 그대로 아기에게 가지. 엄마가 매운 거 먹으면 아기가 그날 매운 젖 먹는거야. 요즘 젊은 엄마들은 조심하지 않고 아무거나 먹어서 쯧쯧쯧..

아하, 고등학교 때 친한 친구가 첫 조카를 보았는데 모두 그 집으로 몰려가서 아기 구경을 하고 하였다. 그 때 마루에 앉아 모두 딸기를 실컷 먹고 나서 아기엄마가 "우리 아기 딸기우유 먹으러 갈까?" 하고 아기 안고 방으로 들어갔는데 그 때는 농담인 줄 알고 지나친 그말이 진실이었구나.

그동안 우리 아기가 얼마나 배가 아팠을까.. 불쌍한 것!
추천11

댓글목록

micha님의 댓글

micha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애기때부터 자주 안먹은건 커서도 안먹는다는 얘길들어서 애기 가지면 김치부터 시작해 된장 고추장 마늘 멸치 시금치 콩등등 무조건 한국식으로만 많이 먹어야지 생각했는데.....
그럼 큰일나겠군요....ㅠ,ㅠ
무식이 용감이라고.... 애 잡을뻔 했네요....아직 애는 없지만....
엄마가 되는건 정말 힘들군요....
울엄마 다시 한번 존경하게 됩니다.

똘이장군님의 댓글

똘이장군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요즘 목로주점님 글 읽는 재미가 솔솔합니다.. 솔직히 재미라기 보다는 아주 신중하게 읽고 있지요.;;  12월에 애가 나올건데.. 첫애구 해서 뭐 아는게 있어야 말이죠..
근데, 애 키우는게 장난이 아닌듯.. 애들 이쁘다구 막 좋아할 일이 아닌것 같네요.. 아우.. 첩첩산중.. 음식 조절까지 해야하다니..;;
아참.. 육아일기와 더불어, 엄마 일기도 좀 써주심이..
저 요즘 너무 심각하거든요..
한국 싸이트들을 보면 산후조리가 무지 중요한 것이라고 강조들을 하던데.. 솔직히 그런데 관심이 없었던 저로서는 당연히, 독일 엄마들처럼 애 낳구 담날 바루 씩씩하게 걸어다니면 되는줄 알았는데.. 그래서 다음학기 휴학 신청두 안했구요;;
솔직히 우리들 상황에서는 산후조리원 같은건 꿈같은 이야기잖아요..(뭐 꼭 필요한가 싶기도 하고..)
목로주점님은 산후조리 어떻게 하시고 계세요? 그게 꼭 필요한거긴 한가요?

깜장사자님의 댓글

깜장사자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목로주점님의 글을 읽으면 예전의 기억이 새록새록... 아이가 어렸을 때 잠들기 전에 울길래 병원에 갔더니 배에 가스가 차서 그런 걸 것이라고 하면서 물약을 처방해 주긴했었는데 시간이 지나니까 없어지더군요. 그 때 모유가 잘 나오게 한다고 산후조리 해주시는 분이 Malz bier를 사 오셨는데 hebamme가 말하기를 malz가 아이배에 가스를 차게 한다나요.. 암튼 그거 남편이 다 먹느라 고생 좀 했답니다. 건강하고 이쁘게 잘 키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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