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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일기] 일기·수필·문학 - 유학 일기 외에 사는 이야기 혹은 직접 쓴 시와 소설을 게재하는 곳입니다.

유학일기 오빠..독일유학 2년이면..

페이지 정보

작성자 금디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2건 조회 8,554회 작성일 04-09-09 10:38

본문

맨날 붙어다니던 인간이 어딘가 슈웅 가버리고
앞으로 일주일은 더 집에 혼자 있어야 한다.
집도 우라지게 크다.
평소엔 뭐 넓은것도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너무 넓다. 마음의 빈 자리만큼일까.

아랫글을 읽다가 문득 처음 독일 처음 날아왔던 순간들이 떠올랐다.
무어 그닥 오래된것은 아니다.
2002년 10월 28일. 서머타임이 끝난 다음날이라 모든 사람들이 혼란스러워하고 있었지만,
나는 그들의 혼란함이 오히려 다행이라고 여긴채,
아니 사실 그런것엔 신경 쓰지도 못할 정도로 대가리가 비어버린채 추운 길거리를 마구 돌아다녔다.

오자마자 귀 뚫은 자리에 염증이 생겼더랬다.
어떻하지? 과산화수소!
그거 쓰면 안된다는 소리를 분명히 들었는데도, 부득불 그걸 사러 나갔다.
아포티케가 약국이라는 걸 태어나서 처음 알았다. 아포티케가 뭔지 몰라서 대충 길가는 사람 붙잡고 물어봤더랬다.
"옴....음....보...흠..." 이렇게 시작되는 2분여간의 설명으로 아포티케가 코앞에 있다는걸 알게됐다.
인간..넌 눈치도 없냐? 하지만 찾은게 어딘가.
하지만 독일문짝은 왜 그다지도 무거웠던지. 문 열다가 문 사이에 몸뚱아리가 끼여버렸다.
약사가 웃는다. 씨익웃는다. 도와주러 온다. 억지로 밀다가 결국 머리를 한번 더 박구선
그래도 외국왔으니까 씩씩하게 지내야지하면서 괜히 웃으면서 들어갔더랬다.
그...예의...커리어우먼(인 척 할려는) 웃음. -_-
(한참 고민한다) "Haben Sie...흠.....엄....에이치투오투?"
아줌마. 알지? 당연히. "Bitte?"
"엄...Haben Sie 하아...쯔바이..오..쯔바이?"

독일어때문에, 생활때문에 웃겼던 일때문에 괜히 혼자 쪽팔려서 세수하다가 거울에 대가리박고
혼잣말하던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뭐...2년가까이 지난 지금도 별반 다를것은 없지만.

얼마전에 아주 간만에 아는 오빠가 집에 왔었다.
4년만 더 있으면 아마 10년장기유학생이 될...지금은 대략 학교선배"님"
오랫동안 얘기를 한다. 핸디바꿀 걱정을 한다.
나 : "하핫~ 나도 이제 페어트락 끝나가니까 핸디 바꿔야짐~"
오빠왈 "허거거. 니가 무슨 페어트락이 끝나. 아직 1년남았지. 빙신"
나 : "어멋 오빠 뭔 소랴.. -_- 나 이제 독일온지 2년됐다고요"
하면서 시작된 2년짜리 유학생의 한마디.
"흠...그래두 오빠...독일유학 2년이면..이제 빼도박도 못하는거 아니어요?"
오빠 왈 (매우 같잖은듯)"야~! 2년갖고 어딜가서 이름을 드밀어~"

어머니,아버지한테 기계공학한다고 뻥치고 독일로 날아왔다.
결국은 비자연장 한답시고 기계공학과에 들어가버렸다.
우리 시골집에선 경사가 났다.
내년이면 고등학교에 가는 우리 둘째 책상 앞엔 자랑스럽게 누나사진이 걸려있다.
아버지가 누나는 독.일.의.서.울.대.에서 공학박사가 되어 돌아올것이라 했단다.

부모님은 딸내미가 독.일.의.서.울.대.에서 공부하다가 코피라도 터질지 않을까 싶어 노심초사다.
그 딸내미는 정작 대략 어학할때 학원안나가고 놀면서 파티나 돌아다니고 인터넷이나 하다가
한국에선 근처에도 안가본 영화찍는 현장에서
커피도 끓이고, 청소도 하고, 케이블도 나르고, 엑스트라도 하고, 문짝열라 그래서 시키는 대로 하다가
타이밍 못 맞춘다고 혼나고, 세트짓는다고 페인트칠하고, 가구 들어다 나르고...
그러다가 지금은 집구석에서 테이프를 쌓아놓고(사실 2개다 -_-)
다큐멘타리 편집을 하고 있다. 뭐 그렇다고 내가 하는건 절대 아니고, 조수.
편집기사가 묻는다.
"willst du mich assistieren oder willst lieber nach Hause?"
(맞는 독언지는 모르겠다. 학원을 안나갔더니 문법을 모른다.)
마음은...배고파서 죽어요...눈치봐서 보내주세요..인간이 눈치가 있어야지..씨부렁씨부렁...
하지만 대답은 언제나 "Ich bin deine Assistentin. Hast du mich noch was zu fragen?"
싸가지없는 말투를 하겠다는 내용으로 덮으며 좀 더 앉아있는다.
하도 오래 앉아있으니까 울엄마보다 딱 5살 어리다는 그 사람이 또 묻는다.
"ist das vielleicht koreanische Hoeflichkeit?"
켁. 정말 몰랐구나. 왜 알꺼라고 생각했지?
"Ja! wusstest du gar nicht?! ach, aber das war nicht koreanische H, sondern...불라불라"

오늘은 아침에 자는데 누가 클링엘을 연달아 신경질적으로 누른다.
분명히 우체통에 찌라시 넣으러 오는 인간인거 같은데...이러면서
"wer ist da!!!!!"
"Hallo, 금디~씨익^------^"
Hund쉑.....씨익 웃는 표정마저 들린다.
들어와서는 하루종일 내년에 학교지원하라는 잔소리를 늘어댄다.
지가 내 나이면 못할게 없겠단다. 나더러 너무 생각을 많이한단다. 그냥 지원하랜다.
모든 말을 한마디로 일축하는 내 한마디
"야...난...그냥 베를린에 있고싶다고...가구도 많이 사다놨는데 이걸 끌고 어케 이사를 하니?"
하지만 난 그 뒷말은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다. 알고 있으면서도...
"하하핫, 두~~금디~~. dffb랑 바벨스베르크 지원해~~씨익~~^-----------^"
오늘 나에게 드디어 커밍아웃을 한 이놈은 무엇이 즐거운지 오늘 연신 즐거움이다.

흠....
쓸데없는 외로움에 괜히 유학일기 쓰다가
끝에가니 역시나 글이 지지부지해지는군.
그래서 끝이 좋은 영화는 많이 없나부다 생각한다.

오늘은 김기덕 감독의 사마리아를...드디어 봤다.
그노무 시끼가 장화홍련보고 싶다길래 찾다가 귀찮아서
사마리아를 봤더니, 누가 게르만 아니랠까봐 하는 말
"Nicht schlecht~!" 하면서 줄줄줄 이어지는 찬사.
처음엔 내가 해석잘 못해준다고 궁시렁거리더니, 뭐 해석이 없어도 마음으로 이해할 수 있었대나...
여튼 중간에 아버지가 딸을 죽이느냐 안 죽이느냐로 50유로 내기했는데,
내가 지는가 싶더니 결국 내가 이겨버렸다 하하핫.
하지만 딸이 꿈꾸는 장면에서 깜빡 속아서 내가 먼저 내기를 물려버렸다...이런!

이제 많이 춥구나....
새벽에 반팔입구선 1시간 넘게 글써대는 지랄을 계속하기엔..
너무 추워져버렸다.
자꾸만 처음 독일올때 맡았던 냄새가 돌아오는 계절이 되어가고 있다.
그 냄새....맡으면 자꾸 눈물나는데. 창문 닫아야지.
추천11

댓글목록

mario님의 댓글

mario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유학일기라...잘 읽었습니다. 우연하게 읽게 되었는데 끝까지 읽고 덧글다는데 까정 와버렸네요.
베를린에 계신가 봐요. 전 함부룩인데.. 2년 되셨다니 지금부터 시작이네요.
목적과 바라시는 모든일들이 이루어지길 소망합니다.
글을 참 잘쓰시는것 같네요 독자로 하여금 지루하지 않게.... 자주 올려주시길...
그럼 안녕~~~

realpine님의 댓글

realpine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는 2002년 26일에 왔지요.
독일어 캡빵 잘하시네요(제나이 43세에 이런말을...)
금디씨는 자투에서 글면(안면 말고 맞나 모르겠네)
정말 소설가해도 되시겠네.
재밌게 잘읽었읍니다.

금디님의 댓글

금디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엇..두분이 글을 남겨주셨군요 ^^

mario/ 재밌게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
소망해주신 것에 힘입어서 열심히 할게요.
참,함북이라면 제가 회먹으러 갔다가 실패한 그곳이군요 ^^

realpine/ 네, 저 그 금디 맞습니다.^^
연세가 많으시다기에 궁금했는데 저희 어머니와 2년차이...
소설가해도 되겠다는 말씀은 정말 과찬이세요.

너무 우울할때 쓴 글이라 슬픔이 많이 느껴질줄 알았는데,
재밌었다고 하시니 정말 다행이예요 휴우~

이재호님의 댓글

이재호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잘 읽었습니다
영화공부를 하고싶은가 보군요
저는 괴팅겐에서 생물학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베리에 들어오면 꼭 이곳에 들러서 사람 이야기를 읽곤 하는데요
진화해 가는 사람들의 모습들이 더 인간적이구 더 사람다워서 아무리 우울한 이야기라하더라도 그 시간엔 정열이 느껴집니다
보다 더 나의 모습으로 성장하기 위해서 필요한거라면 젊었을 때 그 우울함을 즐겨봄은 어떨까요?

금디님의 댓글

금디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재호/
이제 이틀만 지나면 우울함이 싸악 가실듯해요 ^^
정확히는 사실 편집공부를 하고 싶은건데,
편집"만" 전공할수 있는 학교는 극히 드물어서 이것저것 찔러보는 중이랍니다.
젋었을 때의 우울함...
아직은 그저 어리다는 생각밖엔 안들어요 사실.

이재호님의 댓글

이재호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잘 됐다
'편집'이라
한국에 영화편집하는 유명한 여자분이 계신데, 이름이 뭐였드라
저는 사진을 취미로 해서 영상에 관련된 이야기를 좋아합니다
금디님의 무한한 가능성에 계속 도전하며 사시길 바랍니다
전 오늘부터 휴가에요
근데 잠깐 실험실에 나와서 이것저것 일하고 있구요
여기 애들이 이상하게 생각하는데 상관없구요
토요일에 바르셀로나에 가요
사진 무지하게 많이 찍고 싶네요
그럼 행복하세요

금디님의 댓글

금디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박곡지 편집기사 말씀하신거죠? ^^ 저도 한참 기억안나서 헤맸어요 ;;
바르셀로나...말로만 듣던곳인데. 저도 꼭 가보고 싶어요...
즐거운 여행하시고 좋은 사진 나오면 보여주세요~

micha님의 댓글

micha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베를린에 온지 대략 2년이 되어가는군요....물론 독일 생활전체를 따지자면 벌써 장수생 ㅠ.ㅠ 이지만.....
독일와서 처음 2년간은 아무것도 몰라 멍하게 지나갔던것 같은데
베를린 와서 2년간은 새삼 독일이 많이 낯설고 그러네요....
금디님 글 읽으며 상황은 다르지만 느낌이 비슷하다느 생각을 해봅니다.
하고 싶은 일을 열심히 준비하시는 금디님 글을 읽고 저도 힘을 내봅니다.

이재호님의 댓글

이재호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런거 같네요

갔다와서 많은 사진 보여드리겠습니다
근데
어떻게 보여드리죠?
그리고 저는 지금 갑니다
삐오옹~

금디님의 댓글

금디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micha / 어떻게 된게 전 가면 갈수록 생활이 늘어지네요.
편집실엔 10월초에나 들어간대고, 지금은 다른 독일인 아시스텐트가
제가 100시간 걸려서 하던 일을 하루만에 해나가고 있답니다.
저는 공황상태...독일어 학원을 다녀볼까 고민중인데...
역시 2년이 됐다고 빼도박도 못하는 건 아닌가봐요 ^^

이재호 / 베리에 사진 올리는 곳 있잖아요 ^^ 메인화면 좌측하단에.
저도 아주 짧게 스위스 다녀올 생각인데...바로셀로나가 더 부럽네요.
사놓은 기차표를 물릴수도 없고...좋은 여행하고 돌아오세요 ^^

꼬싸숨님의 댓글

꼬싸숨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2년 반 전에 썼던 글을 찾다.
<P>가끔 버릇처럼 온갖 검색엔진에 들어가서 나에 관한 검색을 해본다.</P>
<P>남 뒤캐는 것도 아니고 내 뒤를 캐다니. 변태짓 같지만 사실은 지울만한 것들은 좀</P>
<P>지워볼까 싶어서 그래보는 것이다.</P>
<P>&nbsp;</P>
<P>"독일어학원"이라고 네이버에 치면 내 …

꼬싸숨님의 댓글

꼬싸숨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2년 반 전에 썼던 글을 찾다.
<P>가끔 버릇처럼 온갖 검색엔진에 들어가서 나에 관한 검색을 해본다.</P>
<P>남 뒤캐는 것도 아니고 내 뒤를 캐다니. 변태짓 같지만 사실은 지울만한 것들은 좀</P>
<P>지워볼까 싶어서 그래보는 것이다.</P>
<P>&nbsp;</P>
<P>"독일어학원"이라고 네이버에 치면 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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