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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일기] 일기·수필·문학 - 유학 일기 외에 사는 이야기 혹은 직접 쓴 시와 소설을 게재하는 곳입니다.

유학일기 LL.M 과정을 마치고 박사논문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Grund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7건 조회 5,800회 작성일 04-07-28 22:36

본문

시작했습니다.

1년 9개월의 시간이 걸리는 군요.

그동안 많은 방황도 시행착오와 게으름과 싸워가며 방법론에 대한 나름대로의 요령을 익혔습니다.

2002년 10월 중순에 도착하여 4개월 뒤에 있을 DSH를 붙어보려고 안간힘을 쓰던 기억.

2003년 4월부터 2004년 1월까지 7개의 과목에 대한 부담감과 들리지 않던 강의, Klausur에 대한

공포, 밤샘, Note 3,0 하한선을 어떻게든 넘어보려고 했던 시험시간의 괴로움. 순전히 말로만

강의가 진행되고 시험도 문장을 만들어내야 하는 법학 학부 강의와 시험...

그 이후에 5월 초에 있었던 세미나에서 발표를 위해서 3개월간 이를 악물고 여러 논문과

잡지발표문을 2개의 Ordner와 5개의 복사학위논문을 다 이해해 보려고 했던 밤들...

그리고 1년 반동안 동시에 준비를 조금씩 했던 석사논문을 정리하는 순간들..


그 외에 생활과 관련된 문제들...가족을 위한 집구하기, 텅빈 집에 필요한 도배+씽크대+등등 꾸미기

동반비자 및 행정절차적 문제 해결하기, 유치원 알아보기, 유치원 적응시키기, 집사람 적응시키기,

집사람을 위해 드라마 다운받아주기, 바깥바람 구경시켜주기 등등..


어떻게 시간이 지나갔는지 모를 지경입니다만

최고로 공을 들였던 40페이지의 발표문과 발표당일 45분간 발표를 하느라

발표문도 따로 작성하여 외워볼려고 연습도 해보고....

한가지 재밌던 사실은 45분 독일어 발표를 여러번 연습해 봤어야 했다는 것을 깨달은 것입니다.

15분씩 끊어서 연습을 했는데 45분 전체를 연습한 적은 없었습니다.

당일 35분이 넘어가니 혀와 턱에 쥐가 날 지경이더군요. 평소 발음이 괜챦은 편이라고 생각했

었는데 'R'이나 'Sch'발음을 신경을 더 쓰고 계속 하다 보니 경련증세를 느꼈습니다.

나머지 10분은 R이 L이되고 Sch가 S가 되고 말더군요. ㅎㅎㅎ

이런 발표가 있으면 전에 미리 그 시간을 총연습을 해서 혀의 근육을 미리 단련시켜야 할 것입니다.


냉철하고 객관적으로 바라 보시던 박사과정 지도예정 교수님께서

이날 발표를 듣고 아주 흡족해 하시면서 토론후에 바로 직접 저에게 오셔서

훌륭한 발표 잘 들었다시면서 박사논문 주제에 대해서 다음에 얘기해보자고 하셨습니다.

지도를 해줄 제자로 인정해주시는 말씀에 기분이 너무 좋았습니다.

14명의 독일학생들과 1명의 동양학생. 세미나 발표점수 Note 1,2를 받으면서 14명을 제꼈습니다.

독일와서 저에게 최고의 날이 된 듯 하였습니다.


독일교수님에게 인정받는 것 보다

말은 잘 못해도, 발음은 약간 어색할지 몰라도

나머지 독일학생들보다 더 잘 받았다는 것이 더 기분 좋은 것은 상대적 후진국 학생의 보상심리

인듯 합니다.

하지만 이 독일학생들에게서 배울 점은 마지막 Abschlussfeier때 맥주를 하면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거의 모두 저에게 아주 멋진 발표였고 제일 좋았다면서 어떻게 준비했는지를

물어봐주는 것입니다. 한국에서 우리보다 후진국 학생이 그랬다면 내가 그렇게 칭찬해주고

인정하고 물어봐줄 수 있을런지 저조차 의심스러운데 말이죠....


제 자랑은 실컷 떠들었군요. 이런다고 유학생이 가지는 본질적인 외로움이나 불안감이나

넘어야 할 산이 줄어드는 것도 아닌데 말이죠. 이제 제가 선택한 박사논문 주제는

지금까지 공부한 바탕위에 또 다른 분야의 기초부터 다시 봐야 하고 그 두분야의 접목에

대한 연구를 해야 할 참입니다.

자만심에 건방져서 황새가 해야할 주제를 잡아버린 뱁새가 되었습니다. 막막한 심정입니다.

이번 겨울에 가랭이가 찢어지리라 생각됩니다. 안찢어지고 잘 견디면서 열심히 하면 황새만

그 주제를 할 수 있다는 가설이 틀렸다는 것을 증명해 보일 날이 오리라고 믿습니다.


Lehrstuhl에 있는 제1조교는 잘 난 독일놈입니다.

저를 뱁새로 보고 있죠.

세미나 발표 이후에는 조금 바뀐 듯 합니다. '어라 좀 하는 동양놈일세' 라고 생각하는 듯 합니다.

그래도 뱁새는 뱁새지.. 라는 생각도 할 듯 합니다.

저는 그래서 항상 보란 듯이 그 옆방의 PD. Dr. XXX 와 관심주제를 문의하기도 하고 이야기를

나누곤 합니다. 그 제1조교놈과 서로 밥 같이 먹자는 제의를 한 번씩 거절한 상태입니다.

영원히 친해지기 힘들겠죠?


베리에는 생각이 깊으신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뜨내기나 불순한 의도가 있는 사람이나 유학을 낭만으로 생각하는 어학생이 있긴 하지만

대부분은 무거운 현실을 헤쳐가기 위해 항상 지혜와 성실을 짜내시는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독일에서 독일학자들이 쉬지않고 노력하여 인정받고 있는 탄탄한 지식체계를 이해하기 위해

이곳에 온 한국유학생들이 정확하게 이를 이해하기 위해, 훗날 한국에서 이러한 이해를 바탕

으로 한국의 현실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하기위해

오늘도 자신의 생각없음과 게으름과 자기변명을 반성하면서 노력하고 있는

외로운 섬과 같은 유학생들과 소통하기 위해서 글 하나를 적어봅니다.


늘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다음에 또.


p.s. 몇 일의 시간이 날 때 볼 만한 드라마 추천합니다. 미국 드라마 '24시'입니다.
PDbox에서나 다운 받아보시거나 주위분들에게 구해서 보시길.
1부,2부,3부 각각 24편 총 72편이 나와 있습니다.
각 부당 하루의 이야기를 1시간씩 쪼개놓았습니다.
부작용은 72편을 빌려서 보신다면 72시간동안 책을 못본다는 것입니다.
추천8

댓글목록

luise님의 댓글

luise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너무 감사합니다. 항상 그룬트님의 글을 읽으면 용기가 나요. 너무 많이 배우고 또 스스로 반성해 볼 수 있게 해주셨어요. 뜨내기처럼 사는건 아닌지. 주눅들어 스스로의 가능성을 발견 못하는건 아닌지. 걱정해봅니다. 그룬트님의 글을 읽으면 또 많은 유학생분들이 만드시고 만드셨던 선례를 보면 그래 부딪혀보자.  하면 못 할 것 없어. 하는 생각이 생겨요.  저도 멋진 결과 거둬서 이곳에 신나게 자랑하겠슴돠~~~*그렇다고 그룬트 님 글이 자랑이라는게 아니라요. ^^
정말 캄사...

citadel님의 댓글

citadel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제 건의 글을 적을때 그룬트 님이 글 하나 남기고 가셨네요.  어쩌면 저보다 더 용감하게 당당하신 것 같습니다. 저는 그냥 떠나 버리면 되지 라는 반 협박성 글만 잔뜩 올렸는데...

오랫만의 일기 고맙게 읽었습니다.

K2님의 댓글

K2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좋은 글 이라 생각됩니다.
조금은 건방지다 생각 할 만큼 당당하신 모습이 아주 좋았습니다^^. 

아주 좋은 자극이 되었네요...

자랑은 절대 아니라고 봅니다...

열심히 하면 꼭 뱁새도 황새를 쫓아갈 수 있다는 걸 보여주시고...
다음의 성공으로 다시 글을 올리시게 되기를 바라겠습니다...

쇤~님의 댓글

쇤~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룬트님... 일기읽다가 눈물날라 캅니다.T.T
시작단계에서부터 허걱대고 있는 저로서는 그룬트님이 해내신 그 과정이 부럽고, 또 자랑스럽고, 또 맴이 기냥 짠~한것이...
끝까지 그룬트님 힘내라!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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