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일기 한심한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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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jenny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5,029회 작성일 04-04-20 17:19본문
벌써 유학나온지 1년하고 한달이 후딱 지나가버렸다. 자고일어나보니 벌써 겨울학기랑 방학이 지나고 이제는 시험이다. 1년전 한국에서 다들말리는 유학나오겠다고 굳은 의지와 각오를 다지면서 입시준비하던 그때가 그립다. 그땐 정말 항상 긍정적인 생각과 웃음을 잃지 않는 꿈많은 소녀였었는데... 어찌된일인지 그때보다 훨씬 안정된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나약해지는 내 자신을 볼때면 정말 한심스러워진다. 소화불량에 건강도 그때보다 많이안좋아졌고 무엇보다도 문제에 부딫혀 맞서려는 의지력 상실이다.
옛날에는 외로워보이거나 힘들어보이는 사람이 있으면 먼저 다가가서 말도걸어주고 관심가져주고 그랬는데.. 요즘은 선뜻 다가가지 못하고 찝찝한 마음으로 스쳐지나가버린다. 독일생활 1년지나면서 나도 많이 차가워지는것 같다. 정에 굶주린 탓일까. 오늘 아침 한국에있는 식구들과 통화하면서 우리딸 당장이라도 달려가 보고싶다는 부모님의 말에 수화기를 붙들고 소리없이 울었다.
다시일어나서 내자신을 찾아야하는데.. 빨리 내가 돌아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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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o*님의 댓글
*soo*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힘내세요~!!! 이렇게 배우는 거 아니겠어요? 홧팅~!!!
luise님의 댓글
luise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랑 상황이 비슷하신듯해서요. 독일에서 산 시기도 비슷하구요. 저도 2003년 3월에 독일땅을 밟았구 저도 개강한지 1주가 지나가고 의지력도 많이 상실했다고 스스로 많이 생각했고. 부모님이랑 통화할때 소리 없이 울기도 많이 한것도 비슷하구요. 저도 정말 처음에 얼마나 의욕적이고 적응도 빨리했는지 몰라요. 부정적인 생각갖고 있는 한국친구들보면 그런 생각하면 것잡을 수없게 휘말리는데.. 한심하다고도 많이 생각했었고. 그런데 1년이 지난 어느날 한국으로 도망쳐버리고 싶다. 고 생각하는 자신을 스스로 발견하게 되었죠. 그래도 남들이 가라한것도 아니고 스스로 결정해서 준비하고 괴로움도 얼마든지 즐길 각오로 떠나왔는데.. 어찌나 뱉은말, 내 행동들이 무겁게 느껴지는지요. 아무리 무의식에서 한국에 가고 싶다해도 저는 제가 절대 못돌아간다는 걸 알죠. 그때 저는 여기 유학 수기란에 쓰여진 글을 다 읽었습니다. 어떤 구절은 외우고... 방에도 붙여 두고... 다들 주옥같은 수기를 남기셨더군요. 어쨋든 받아들일수 밖에 없는 상황이면 즐기라구요... 인생의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면서.. 이런글도 봤고. 저처럼 괴로와 하면서 헤메는 유학생의 글도 봤고... 그래서 몇일간 열심히 마음 다잡고.. 그래... 독일처음 왔을 때처럼 다시 시작해보자. 그때보다 지금은 어쩌면 상황이 훨씬 났자나.. 이렇게 스스로 말하면서요. 그땐 정말 버스타는것부터 새로 배웠고 슈퍼가는것도 겁날때 아니었나요... 너무 급하게 맘먹지 말고 유학생활을 즐겨보자구요... 한번 할수 있는한 죽어라 공부해보구요. 세미나가 너무 힘들면 한학기 할꺼 2학기로 늘려하고. 대신 Vorlesung 들을 많이 들어두는걸로 그시간을 보완하면 되구요... 건강 많이 챙기세요.. 저도 위가 안좋아서 조금 걱정입니다. 감자튀김 같은거 많이 드시지 마시고 끼니때 꼬박꼬박 잘챙겨드시고 너무너무 힘들면 Urlaubsemester 같은거 받으셔서 프락티쿰그런거 필수과정이면 한국에서 부모님 곁에서 하고 오세요. 꼭 밝고 따뜻하고 힘든 사람 도와줄수 까지 있었던 자신의 본 모습도 찾으시구요.
사실은 저도 그러고 싶어서 이렇게 말씀드리는거예요. 저도 하루에도 희망과 절망이 왔다갔다 하거든요. 우리 열심히 해요~~ 아자아자!! 남들 다 하는데 유학생활 이정도 고비 잘넘길수 있을꺼야 생각해요.. 그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