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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일기] 일기·수필·문학 - 유학 일기 외에 사는 이야기 혹은 직접 쓴 시와 소설을 게재하는 곳입니다.

유학일기 12년간의 습관

페이지 정보

작성자 nabiya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7건 조회 6,722회 작성일 04-02-17 02:54

본문

독일에서 12년을 지내고 한국에 왔다. 긴세월 유배를 갔다 돌아온 사람처럼 현실에서 철저한 유배를 당하며 나의 학업과 나의 정신과 싸워가며 행복했던 세월은 신이 내게 준 참 아름다운 기억이다.
하고픈 공부를 하기 위해 살고 싶었던 삶을 찾기 위해 떠났던 12년은 그래서 참 나에게 많은 습관을 남겼다.
집에 온집안 식구들이 함께 있어도 난 나의 일들을 머리속으로 생각하며 혼자 침묵하고 혼자 웃는다. 아무리 맛있는 밥상이 펼쳐 있어도 난 지겹게 끓여 먹었던 스파케티 maggi소스를 생각하며 눈앞에 tv를 켠다.
저녁에 한잔하고 싶어도 한국의 맥주집이건 소주집은 눈에 안들어오고 세븐일레븐에 가서 그것도 맥주를 딱 2캔만 사온다.. 한국에도 Warsteiner가 있다는게 너무 신기해 하면서...
일요일에는 절대로 시장에 못간다.. 그것이 나에게 너무 낮선일상이다... 그래서 꼭 토요일에 몰아서 장을 본다.. 헉헉거리며 장바구니를 내려 놓으면 그떄서야 생각난다.. 한국 슈퍼에서는 배달도 해준다는걸... 쌀을 사러가면 비닐포장 된 쌀봉지를 찾는데... 그것이 없다... 항상 가스렌지를 켤 때마다 걱정이다. 폭발하면 어떻하나... 잠그고 잠그고 그리고 또 잠근다...
그리고 어둑한 밤 스산함을 즐기며 산책을 하려해도 번쩍거리는 레온으로 눈을 둘때가 없다는 걸 알면서.. 그러면서 내가 홀로 살아가는 독일에 더이상 서 있지 않음을 알게 된다.
그리곤 나의 일상에 들어온 이 모든 대상과 존재들의 동질의식의 비릿함을 느껴야 한다... 잇몸을 깨물었을때 느꼈던 핏물의 맛을 느끼며...
나의 집이었을 한국의 아파트의 한모퉁이를 올려다보며 독일에서 봤던 반짝이던 별들을 다시 기억해 낸다...
나의 몸에 습관으로 배어있는 홀로섬의 처절한 시간들은 아름다운 기억을 동반할 준비를 갖추고 있는 것일까?
추천21

댓글목록

Ilmenau님의 댓글

Ilmenau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앗... 님의 글을 읽으니 몇 년 후일지 모르지만 돌아갔을 때 전 어떻게 될까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조금은 무섭슴당....ㅡㅡ;)
 여기서 지겹다고 생각했던 일들이 나도 모르게 습관처럼 되어버린다면...
그래도 무사히 마치고 돌아가신거 축하드리고염... 부럽습니다....^^

marin님의 댓글

marin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럼에도 독일을 잊어야하는 현실에 충실하시기를 희망합니다.
12년간의 습관이 한국에서의 좋은 밑거름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건강하십시요!

Bio님의 댓글

Bio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굵직한 글이지만 왜 저는 웃음이 나왔는지.. 재미난 수필이지만 짧고도 큰 의미가 있는 글이네요. 건강하세요.

자유로니님의 댓글

자유로니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다른 얘기도 다 재미있게 읽었지만, 술 좋아하는 저는 제가 제일 좋아하는 맥주의 하나인 봐슈타이너를 세븐일레븐에서 살수 있다는게 머리속에 쏙 들어오네요^^
암튼 님의 글 느낌이 새롭습니다. 잘 읽었어요.

독일소녀님의 댓글

독일소녀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독일에 정착한지 이제 3년째.. 저도 몇년이 흐르고.. 학업을 마친후.. 한국으로 돌아가면.. 님과 같은 마음일까요..?? 후련하기만 할것 같았는데.. 그런 씁쓸함도 갖게되는건가봐요.. 지루한 일상이라고만 생각했었는데.. 그런 가운데서도 습관이란게 생기나봐요.. 남은 시간동안 보람찬 유학생활 해야겠네요..^^ 잘 읽었습니다..

박경희님의 댓글

박경희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초등학생과 미취학년의 꼬마가 있는 엄마입니다. 그곳에서 이런 어린아이들도 공부할 기회를 얻을 수있는지 궁금합니다. 물론 엄마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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