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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일기] 일기·수필·문학 - 유학 일기 외에 사는 이야기 혹은 직접 쓴 시와 소설을 게재하는 곳입니다.

유학일기 Du mußt sterben!

페이지 정보

작성자 유지원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4건 조회 5,396회 작성일 08-11-29 16:18

본문

우리 학교는 미술대학이지만 졸업 작품 외에도
Theoriearbeit를 제출해야 합니다.
30~50장 정도로 쓰라고 하는데, 보통 70~80장까지 씁니다.
저도 다 쓰면 70장 정도 될 것 같아요.

인문대 박사님들에게야 비할 바 못 되지만,
독일어로 긴 글을 쓴다는게 마라톤 같아서
지금 한 30km 정도 지나면서 지구력이 점점 떨어지는 기분이예요.

독일어로 글을 쓰다보면 한국어든 독일어든 직역해보는 버릇이 생기네요.

죽음같이 평온한 잠깐의 휴식이라도 얻고자
바흐 칸타타 106번을 들었습니다.
성악 파트도 좋지만 오블리가토 악기들의 선율이 너무나 아름다운 곡입니다.

죽음 이후의 세계가 천국과 지옥으로 나뉜다면,
다른 작곡가는 몰라도 바흐는 분명 천국에 갔으리란 기분이 들게 합니다.

어느 인간에게나 다가오게 마련인 죽음을 겸허하게 묵상하는 이 음악은
마지막에 행복하게 죽음을 받아들이는 밝은 패시지로 마무리 됩니다.

듣던 중에 'Mensch, du mußt sterben!'란 가사가 나오네요.
물론 죽음은 인간의 숙명이라 피할 수 없다는 내용이지요.

그런데 갑자기 이게 '인간아, 넌 죽어야 해!'로 들리는 건 뭡니까. -_-
혼자 얌전히 듣고 있는데,
독창도 아니고 남성 합창으로 날더러 죽어야 한다고 그러구 이써...
그렇게 듣고 보니 이 부분의 음악이 마침 부드럽고 달콤해서,
스르르 잠에 빠져들 듯 죽음의 세계로 유혹하는 것 같아요.

어제는 독일 친구 녀석이 문자 메세지를 보냈는데
'Ich werde bei dir sein.'이라고 하는군요.
아, 우리집에 오겠다는 거구나 접수하는 중에
또 그놈의 직역 버릇이 튀어나와 닭살소름이 돋았답니다.
'내가 네 곁에 있으리라."
보통 저렇게 표현하던가? 이 녀석이 혹시 예수님 흉내내는 건지 의심했습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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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Lisamarie님의 댓글

Lisamarie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제목만 보고 모두들 아마 깜짝....!!!...^^

유지원님 정말 반가워요.
저 님의 팬  입니다. 그동안 많이 바쁘셨나봐요. 오랫동안 못 뵌 것 같아요.
앞으로 자주 뵐 수 있기를 바래요.


11월은 원래 죽음의 달.
회색의 달.
"참회와 기도하는 날"이 있고요.
독일역사에서 볼 떄 11월 9일, 가장 큰 어두움이 시작되는 " 크리스탈의 밤" 이 있는
그런 달 이군요.

유지원님의 댓글의 댓글

유지원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리자마리 님, 안녕하세요! 반겨주셔서 기쁩니다.
그동안 님의 글 잘 보고 있었답니다. ^^

'참회와 기도의 날'은 우리 작센주에서만 지낸다고 알고 있는데,
언급해주시니 반가워요.
Theoriearbeit를 죽어라 쓰기엔 죽음의 11월이 제일 어울린다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며 죽자사자 지내고 있어요.

snooker님의 댓글

snooker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유지원님 안녕하세요?
재치있는 유머가 섞여 있어서, 주제와 상관없이 편하게 읽혀집니다.

"30km 정도 지나면서 지구력이 점점 떨어지는 기분이예요" --- 이 문장은 농담은 아닐텐데...
"지구에서 30 km 만 떨어져도 지구력보다는 달력이 강해지지요..." 라고 받고 싶어졌었습니다.

실례되지 않았기를 바랍니다.
텃밭 드나들다 보니 장난끼가 자동으로 밴 모양입니다.

유지원님의 댓글의 댓글

유지원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안녕하세요?

저의 콤포넌트에선 남성 합창이 날더러 죽어야 한다 그러시고,
인터넷에선 snooker 님께서 저를 달로 보내시고...
왜 저를 다들 지구 밖으로 던지시려는 거예요.
전 에너지 낭비도 별로 안 하는 착한 친환경 지구인인데. ㅡ_ㅜ

지구력은 떨어져도 달의 정기를 받아 남은 거리 잘 완주하겠습니다.
응원이라고 여길게요. 감사합니다. ^^

고도님의 댓글

고도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사람아, 넌 죽으리라."
누구나 따라야 하는 자연의 법칙, 피할수 없는 죽음,
그리고 더 나아가 구원으로서의 죽음에 대한 묵상, 여기에 덧붙여 죽음에로의 유혹?

아! 바흐 칸타타 BWV 106번, 장례 칸타타, 졸업논문 마지막에 듣는 음악치곤 다소 위험한 곡 아닌가요?^^ 마지막이 행복하게 성공적으로 (?) 된다는 점에선 졸업논문과 칸타타 106 사이에 일말의 평행선을 그어볼수도 있다는 생각이 불현듯 ^^

저도 졸업 논문 쓸때 세상과 두절된 벽으로 둘러싸인 감옥에서와 같은 삶, 마지막 5개월을 오로지 제 방에서 보냈었죠. 마라톤에서 30 km 지날 때의 기분이 그런가요?

저는 유지원님께 차라리 지금 바흐 칸타타 BWV  140 번을 들으시라고 권장하고 싶습니다.
훨씬 기운나는 곡, "눈뜨라고 부르는 소리 있도다."  와 함께 아름다운 이중창, "Mein Freund ist mein und ich bin dein." 을 들으시면 어떨까요?  아직 결혼 안하신 분이라면 더우기...^^

졸업논문 마무리 잘 지으시길 바라며 격려 보냅니다.

아, 그리고 친구가 보낸 문자메세지 얘기 정말 재밌었어요.~~

유지원님의 댓글의 댓글

유지원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친구가 여러 사람 즐겁게 해주는군요. 착하게시리~~

전 논문 주제 잡고있은지는 2년 넘었지만, 은둔칩거한 시기는 1~2달 밖에 되지 않는데
5달을 두문불출하셨다니 정말 심리적으로 어려우실 시기를 극복하셨네요.
그 말씀 저에게 힘이 되는걸요.

추천도 감사드립니다.
'눈뜨라고 부르는 소리 있도다.'는 웬지 소시적 유행하던 퇴마록이 생각나요. ^^
칸타타의 관련 성경 구절을 감안하면 'Wachet auf, ruft uns die Stimme'는
'깨어있으라, 그분의 음성이 우리를 부르나니.' 정도 번역이 더 어울릴 것 같거든요.

어제는 좀 차분한 음악을 듣고 싶었어요.
바흐는 특히 죽음을 노래한 음악이 사랑을 노래한 음악보다(그 대상이 예수님일지라도)
더욱 심오하고 심지어 더욱 아름답기까지 해서요. ^^

낭중에 제출마감하고 나서 기분 업되어 있을 때 추천해주신 곡 들어볼게요.

snooker님의 댓글의 댓글

snooker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고도님과 유지원님, 참 재밌게 대화 나누십니다.

"눈뜨라고 부르는 소리 있도다" --- "깨어있으라, 그분의 음성이 우리를 부르나니" :
바로 원 글의 주제와 딱 맞습니다.

"퍼뜩 못일어나? 불러대는 소리 안들리는감?"--- snooker 버전입니다.

------------------------------------------
"Wachet auf" --- "깨어라" : 앗, 이건 여호와의 증인들이 팔러 다니는 쪽지....

고도님의 댓글의 댓글

고도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하하, 언제 한번 퇴마루 읽어 봐야 겠네요.
그리고 유지원님의 번역이 맞는 것같아요.

마침 자투에서도 성경, 기독교 이런 것들이 지금 테마라서 오랜만에 성경책 (한글판) 찾아 들쳐 보았답니다. 마태복음 25장, 열처녀의 비유를 다시 한번 읽었습니다. 맨 마지막 부분에 이렇게 쓰여 있더군요.

"그날과 그 시간은 아무도 모른다. 그러니 항상 깨어 있으라."

전 교인이 아니지만 갑자기 이말이 가슴에 절실하게 와 닿더군요.
그리고 방금 제 생활을 반성했습니다. "깨어 있으라."
요샌 저도 다섯명의 미련한 처녀의 한명이었던 것 같습니다.

유지원님,
마라톤을 완주한 후의 기분이 어떠실지 미리 지금 상상하신다면 그 남은 거리도 금방 쓱 지나갈겁니다.
마라톤 완주한 제 친구들 보니까 마지막 결승점 들어올때엔 완전 Euphorie가 되서 평소 안하던 스킨쉽도 하고 뽀뽀도하고 난리가 나더군요.^^

연이님의 댓글

연이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런..
속된 말로 저는 낚였군요..
"넌 죽어야되"라고 보고 글을 클릭했으니 말이죠..ㄷㄷ
낚인김에 바흐의 칸타타 들어봐야겠습니다.ㅎㅎ

Hexenkueche님의 댓글의 댓글

Hexenkueche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도 Du mußt sterben 보고 클릭했습니다^^
Goethe의 Faust1에도 이 대사가 나오죠.
바흐의 칸타타 들어보고 싶어요~

swell님의 댓글

swell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Du mußt sterben저도 이글귀보고 클릭을 했어요
어제 송구영신예배드리고왔는데 이 글귀가새롭게 보여서 클릭했답니다
08년을 마무리하는예배에서 더욱 더 실감이 나는, 한 해가 갈수록 죽음의 나날?이 가까워진다는,
인생이 길면 칠팝십... ㅋ인생의 숙명을 피할 수는 없는 시간까지 정말 내가 하고싶은 목표를
전진하러 저 또한 1.4일날 독일에 처음 혼자 출국하는데 저에게는 더 열심히 뛰어야하겠다는 인생을 향한 목표를 확고하게 해주는 글귀였습니다
!! 저도 칸타타한번 들어야겠습니다!!^^

snooker님의 댓글의 댓글

snooker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swell 님 안녕하세요?

J. S. Bach 의 'Orgelbüchlein' 에 있는 'Alle Menschen müssen sterben (BWV 643)' 도 아름답지요.

독일에 오셔서 큰 어려움 없이 잘 적응하시기 바랍니다.
새해에 새로운 곳에서 새생활 시작하시네요. God be with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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