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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일기] 일기·수필·문학 - 유학 일기 외에 사는 이야기 혹은 직접 쓴 시와 소설을 게재하는 곳입니다.

유학일기 옛날 여자친구의 시집가는 날...

페이지 정보

작성자 드론한마리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2건 조회 6,885회 작성일 08-04-29 23:34

본문


 

시간은 지나 벌써 독일에서 산지 벌써 1년이 지났군요.



시간이 참으로 빨리 흘러갑니다. 흘러가는 시간을 몸으로 막을 수 있다면 여러분을 위해 몸으로 막아볼텐데... (konj.2를 써야하는 건가요?ㅋ)



하여튼,

1년 전 저는 이렇게 생각했답니다.


'1년 후에는 학교에 입학을 할 것이고, 1년 후에는 독일어를 한국어 만큼 할 수 있을 것이고, 1년 후에는 장학금도 받을 수 있을 것이고, 1년 후에는... 1년 후에는...'


뭐, 다들 이런 상상 속에서 유학을 시작하셨으리라 감히 상상해 봅니다(상상은 자유니까요*^^*).




저의 1년 후, 즉 현재의 모습을 살펴봅시다.



1.


1년 후 저의 독일어 실력은 창피하기 이루 말할 수가 없습니다.


수업에 들어가 교수님들의 "guten Tag"과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질문있으신지요?'로 추측되는 말을 이해할 뿐, 멍청하게 앉아만 있답니다.


사람이 19분을 최대로 집중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믿는다면, 19분을 집중(물론 이해는 못하겠지만...-_-;)해서 듣고는, 나머지 101분을 멍청하게 교수님의 입술을 바라보기도 하고, 손짓을 따라 창밖 저 멀리 나의 고향 안드로메다도 바라보기도 하며, 여자애들의 끈 나시를 살며시 쳐다보기도 합니다.

(죄송합니다-_-; 저의 본능을 탓하시길...)



그렇습니다. 독일어...-_-;

나이 서른에 저는 광석이 형이 불렀던 노래를 개사해서 불러야만 한답니다.


"매일 좌절하며 살고 있구나"




2.


장학금?


아... "매일 좌절하며 살고 있구나"




3.


무엇을 했을까요?


지난 1년을 말입니다.


발음은 갈 수록 이상해지고, 라디오의 내용을 상상을 통해 재구성 한답니다.-_-;

(작년 11월 한국을 다녀온 후, BBC를 틀어놓고 5분간을 독일라디오라고 생각했을 정도니...ㅜㅠ)


즉, 발음과 듣기 실력은 모르겠으나, 상상력은 풍부해졌나봐요...ㅜㅠ



더욱 풍부해진 어휘와 구조(-_-;;)로 친구들과 얘기면 할수록, 서로 답답해져만 갑니다.


1년이 지났으니 더 잘해야 한다는 압박감은 더더욱 저를 짓누르고, 오르는 환율은 나의 삶을 더더욱 피폐하게 만들어만 갑니다.





하여튼,

이러한 상황에서 얼마 전 선배로부터 전화를 받았습니다.


옛 여자친구의 결혼소식이었습니다.




다시 독일로 돌아오던 날, 전화가 왔더군요.

"우리 그만하자..."


아무렇지도 않았습니다.

왜 그랬는지 저도 아직 이해가 가질 않습니다. 아무렇지도 않았다는 것이 말입니다.


하여튼 그렇게 너무나도 쉬웠던 이별 후, 정신없이 입학과 관련한 일들과 이사를 했습니다.


베를린에서 프라이부르크로 두번에 걸쳐 100kg는 족히 넘는 짐을 짊어지고, 예전 제가 프랑크푸르트에서 베를린으로 올 때 처럼 그렇게 이사를 하고, 도움을 받아 우편으로 또 짐을 받고...


(실력은 안 늘어가는데, 짐만 늘어갑니다...-_-;)



이사하면서 노트북을 잃어버리기도 하고(스위스가서 찾아왔어요...*^^*), 핸디도 잃어버리고(프랑스가서 찾아왔어요...ㅋ)...



그렇게 정신없는 시간을 지나, 어느 정도 안정이 되니 이런 연락도 받는군요.

왜 이런 연락은 이런 식으로 올까요?

“드론한마리야, 몰랐어? ‘xxx’시집가는거?”



그냥 몰랐으면 더 좋았을 것을... 왜 “몰랐어??”라고 물어보면서 신기한 듯 얘기를 해주는 것일까요?



하여튼...

그 친구 시집가는 날, 저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아무렇지도 않은 저는 정상일까요?


이렇게 저의 2년 째 유학생활이 또 흘러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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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미역님의 댓글

미역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문득 노래 하나 생각나네요.
서영은이 불렀던 '그 사람의 결혼식'
하~
좋아했던 사람이 결혼할 때 속으로 이 노래를 얼마나 불렀는지.

...
......
.........

지금은 뭐,

'알아서 잘 살겠지.
난 내 골문(?)이나 잘 지켜야지~♬'

합니다.

  • 추천 1

Netter-Mann님의 댓글

Netter-Mann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직 별 느낌이 없다는 요상한 기분..... 후..... 전 오히려 걱정입니다만.

옛 로마의 사령관이 타국과의 전투에 참전했을 때, 그와 동참했던 아들이 전사를 했답니다.
부하들은 그를 걱정했지만, 그는 무척 태연했지요. 그리고 몇년간 계속되었던 정벌의 마지막 전투가 끝나고 나서,
그 사령관은 전사한 젊은 아군, 그러니까 자신의 아들과 비슷한 또래의 주검을 보고는 목놓아,
처절하게 울었다고 하더군요.

슬픔이란 그렇게, 몰려온다고 하더군요.

암튼, 제가 드론님께 드리고 싶은 말씀은, 타지에서 그런 슬픔 맛보기 전에, 얼른, 새로운 인연을 찾아보세요 - 물론 이게 쉽지 않은 일이고, 좀 뽀대가 안 나는 일이지만 - 이후 정신건강을 위하야....

  • 추천 1

드론한마리님의 댓글의 댓글

드론한마리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 정신건강은 항상 안 좋았던 거 같아요.
nettermann님은 왜 이리 박식하실까? 어떻게하면 되요?

저는 그게 더 궁금해요... 알려주세요.

bestehen님의 댓글의 댓글

bestehen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 님의 글을 읽으니 영화 '300' 의 한장면이 생각나네요.
드론님 freiburg 사시는군요ㅎㅎ 저도 거기 사는데요 ㅎㅎㅎ
아 드론님 어서 힘내셔서 새롭게 일어나시기를 바래요.
예전부터 저랑 독일 오신지도 비슷하고 그래서 글보며 많이 공감했었는데 ㅎㅎ
화이팅 입니다!

lieblich77님의 댓글

lieblich77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제 옛 여자친구는 애까지 낳았더라구요....
그런데도 저도 아무 느낌도 없는 것 같아요...

저도 이렇게 유학생활 5년이 지나가는 군요....ㅜ.ㅜ

드론한마리님의 댓글의 댓글

드론한마리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 5년...ㅡㅜ

사실은, 저 고시공부를 6개월 간 했거든요.
아버지가 대학원 다닐 때 돈을 안 주셔서 혼자 벌어서 학교 다녀야 했는데,
휴학하고 고시공부하면 돈 주시겠다고...-_-;

그때 돈 받아서 했던 것이, 바로 스타입니다.
그때 처음 해봤어요. 재미있지는 않았습니다. 짜증이 물밀듯 밀려왔더랬죠.
맨날 지니까... 한 100승 1000패가 넘을 겁니다.

그러면서,
거기서 느낀 것이 있어요. 나를 희생해서 무엇인가를 만드는 "드론한마리"의 그 숭고한 희생정신...
저도 그렇게 살고 싶어요.
그래서 아이디가 그래요.

5년이 지나도 느낌은 똑같은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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