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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일기] 일기·수필·문학 - 유학 일기 외에 사는 이야기 혹은 직접 쓴 시와 소설을 게재하는 곳입니다.

유학일기 베를린과 여우

페이지 정보

작성자 목로주점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7건 조회 6,709회 작성일 08-01-25 23:45

본문

정말이었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여우 맞다. 3시간 전에 내가 5m 거리로 마주친 동물..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자란 촌놈이라 생전 여우를 본 적도 없지만 동물원에서 본 것들은 잘 기억도 안나고 독일이나 온 후 그림책이나 어린이 TV프로에서 간신히 여우 그림을 몇 번 본 것이 전부라 내 스스로가 의심스러울 지경이다. 여기 독일의 숲에선 제법 흔한 동물이라는 말은 들었으나 실제로 보긴 오늘이 처음이다. 그것도 시내에서.

슈판다우면 베를린 외곽 쪽 동네지만 그래도 베를린 시내이다. 이케아 근처에 있는 한 한 학교에서 놀이터에 가자는 산이의 성화에 못이겨 운동장으로 나갔다가 한 쪽에 동그만이 만들어진 작은 동산에서 여우와 마주친 것이다. 이미 저녁에 접어들어 주위가 어둑어둑해 지고 있었지만 아직은 주위의 사물을 충분히 잘 볼 수 있는 시각이었다. 체육관 뒤 쪽에서 동산 쪽으로 다가오는 동물이 처음에는 개인줄 알았다. 금요일 방과 후 저녁시간이라 이미 운동장은 텅 비어있었다. 그 놈은 이미 이 장소에 익숙한 듯 능숙하게 동산의 등성이를 타고 넘다가 우리를 보았다. 그런데 가까이 온 그놈을 아무리 봐도 여우였던 것이다.

"어머, 산아 저거 Fuchs 같아. 맙소사 Fuchs야, Fuchs야"
"훅스?"

유치원에 다니면서 제법 똘똘해진 산이는 여우가 뭔지 아는 것 같았다. 그리고 나와 같이 가만히 여우를 지켜보았다. 그런데 그 여우는 '훅스'하는 산이의 말소리를 듣자 마치 독일어를 이해하는 듯 우리쪽으로 휙 돌아보며

'그래 나 여우다. 그래서 어쩔래?"

하듯이 빤히 우리를 주시하는 것이었다.

작아서 그렇게 무섭지 않았고 생각보다 좀 예뻤고 꼬리털은 그림책에서 보던만큼 풍성하지 않아서 그리 여우 목도리 생각도 간절해 지지 않았고 정말 꾀가 많은 놈일까 싶어 뭘 할지 궁금해졌다. 그래서 계속 쳐다 보고 있었는데 놈도 뭐가 그리 신기한지 가던 길을 멈추고 턱 하니 버티고 앉아 우리를 계속 보는 것이였다. 꼬리 끝이 하얀 것까지 어쩜 그리 디즈니 만화에서 보던 것과 똑같던지..

그런데 그 놈이 가지 않고 있으니 혹시 산이에게 달려들어 물까봐 조금 걱정이 었다. 그럴리가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불안하여 산이를 얼른 놀이기구 위에 올려놓았다.

어디서 살까? 어떻게 학교 안까지 들어왔을까? 도대체 베를린 시 안에 사는 야생동물은 얼마나 될까? 수 많은 생각이 머리 속을 감도는 사이 녀석은 사라졌다.

지금 서울 시내에는 여우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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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ceti님의 댓글

ceti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목로주점님과 산이가, 똘망똘망한 눈으로 숨죽여서 들여다 보고 있는 모습이 보이는듯 하네요.
저는 다람쥐들은 공원에서 많이 봤고요, 산토끼를 보통 시내에서 본적이 있어요.
그렇게 번화한 거리가 아니라, 그냥 보통의 아파트가 있는 거리, 너무 신기해서 한참 들여다 보고
있었던 기억이 나네요 바로 앞에는 큰 도로변이 있었는데 말이지요.
차도에 뛰어들면 어쩌나...보고 있었는데 다행히 아파트 뒷쪽 숲으로 가더군요,
그 토끼가 꼭 Peter Rabbit에 나오는 토끼들같이 생겼었어요.두 마리가요.

페튜니아님의 댓글

페튜니아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도 동네에서 여우를 봤어요
베를린은 아니지만 아파트가 시내 한가운데 있고 발콘은 숲을 향하고 있는데
숲에서 여우가 아파트로 길을 건너오더군요.
정말 책에서 본것처럼 크림색 털을 하고선 풍성한 꼬리가 너무 신기했어요.
Fuchs 라고 하면 알아듣는군요!어쩌면 산이의 어린 목소리에 마음이 통한것일수도 있겠죠
토끼도 봤는데 어찌나 맘이 몽글해지던지 ^^

아침님의 댓글

아침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도 베를린에 살면서 총 4번 여우와 마주쳤습니다.

그 중 한 번은 공대 수학과 건물 바로 뒤에서죠. 아직도 그 폭신해 보이는 꼬리가 눈에 선하네요.

까망머리앤님의 댓글

까망머리앤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도 옛날에 길가다 공원 근처에서 여우를 본 적이 있어요,
저쪽 시내 쪽에서 전철 건널목을 건너 공원호수 쪽으로 돌아가고(?) 있던 중에 눈이 마주쳤었어요.

그대로 목에 두르면 여우목도리가 될 것같은 녀석이었어요.
뭐랄까 그렇게 찰랑 찰랑 윤기나고 아름다운 여우가 야생의 동물이라는 것이 영 믿겨지지
않아서 홀린 듯 가만히 서서 호수 쪽으로 사라져 가는 것을 사라진 후로도 한참을 지켜봤었는데.
 
지금 다시 생각해봐도 야생동물이라고는 믿겨지지 않을 정도의 손질된 미모였는데 말여요.

페퍼민트님의 댓글

페퍼민트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혹시 너구리는 아닐까요?

여우라면 꼬리가 9개달린 구미호? 아니 구미호는 한국산이니 그냥 여우라고 해야겠군요.
저의 어렸을적 전설의 고향에는 여우가 살았는데, 목로주점님의 현재의 베를린에도 여우가 살고 있군요!

설날 잘 쇠시고 댁내 하느님의 축복이 가득내리시길 빕니다.

목로주점님의 댓글의 댓글

목로주점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니 족제비도 아니고 너구리라니요!

제가 너구리와 여우도 구분 못할 사람으로 보이십니까?

그런데 사실 궁금해요. 생각보다 여우가 개와 꽤 다르더라구요. 그래도 여우는 개과인가요?그러면 족제비도 개과인가요? 족제비가 차라리 여우와 더 닮은 것 같은데..

바보같은 포리녀석은 족제비가 뭔지도 모르더군요.
오늘 여우 본 얘기 하면서 족제비와 닮았다니까 족제비? 그거 비버야? 하고 묻더군요. 그래서 제가 뭐라고 했겠습니까? 비버와 너구리 중간이라라고 했죠.

그런데 족제비는 독일어로 뭔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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