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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일기] 일기·수필·문학 - 유학 일기 외에 사는 이야기 혹은 직접 쓴 시와 소설을 게재하는 곳입니다.

유학일기 이사를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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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하일트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6건 조회 6,643회 작성일 03-04-08 21:56

본문

제목 그대로 기숙사로 이사를 했습니다. 베를린에서 네번째로 들어가는 집이 됩니다. 베를린의 기숙사에서 살아보는 건 두번째구요.

하일트에게는 집과 관련된 한가지 징크스가 있는데 여태까지 베를린에서 거주지 등록을 해본 집 네 곳이 모두 동베를린에 위치해있다는 것입니다. 그것도 한번도 겹치는 법 없이 동베를린의 각기 다른 네 Bezirk였으며 게다가 나날이 동쪽으로 갑니다. 서베를린에 특별히 반감 같은 것을 갖고 있는 것도 아니건만 저절로 이렇게 되어 본인 스스로도 희안하게 여기고 있습니다.

기숙사를 관장하는 Studentenwerk와 접촉하는 데는 이론적으로는 세가지 방안이 있습니다.  <a href="http://www.studentenwerk-berlin.de">http://www.studentenwerk-berlin.de</a>사이트를 방문해 온라인상으로 방을 알아볼 수도 있고 각 Verwaltung에 전화를 걸어볼 수도 있으며 직접 찾아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이론일 뿐이고 실제로는 직접 찾아가는 것이 가장 확실합니다. 온라인상이나 전화로 알아보았을 때는 있던 방이 직접 찾아가보면 없는 경우도 있으며 반대로 이메일로 문의했을때는 없던 방이 직접 찾아가 하소연하면 갑자기 생기는 수도 있습니다. 하일트는 전자의 경우였는데 그날이 하필 4월 1일이라 '내가 지금 만우절 장난에 당하고 있는건가'라는 생각까지 했습니다만 주위 얘기를 들어보니 저만 겪은 사례는 아닌 듯 합니다.

Verwaltung에 찾아간다고 바로 방을 주지는 않습니다. 일단은 Hausmeister와 연결해 직접 기숙사로 가서 방을 구경한 다음 계약을 체결하게 되지요. 아울러 Studentenwerk 홈페이지에 sofort verfügbar라고 쓰여있다고 해서 순진하게 '아, 지금 가면 입주할 수 있구나'라고 믿으면 안됩니다. 여기서 sofort란 '바로 당장'이란 뜻이 아닙니다. 기숙사방 계약은 월초에만 가능하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서는 sofort가 '약 20일쯤 후에'를 의미할 수도 있습니다.

기숙사 방 계약을 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은 학생임을 입증하는 Studentenbescheinigung입니다. 독일 학생증은 한국 것과 달리 사진이 나와있지 않으므로 학생증 외에 사진 붙은 신분증도 필요합니다. 보통 여권을 가져가지요. 하일트 같은 경우는 하필 당시 여권을 도난당한 상태였기 때문에-여기에 대해서는 언젠가 따로 쓰게 될겁니다- 대사관에서 발급받은 증명서를 가져갔습니다. 그리고 구좌가 없는 사람은 첫달 방세와 보증금을 미리 지불해야 합니다.

베를린의 Studentenwerk에서 관장하는 기숙사에는 침구와 식기가 마련되어 있지 않으므로 따로 구입해야 합니다. Verwaltung에서는 Einsteigerparkett라고 해서 간단한 식기와 침구 세트를 파는데 하일트는 따로 쇼핑하러 가기 귀찮아 이걸 살까 했습니다만 오히려 이걸 팔아야할 입장인 Hausmeister가 '시장에 가면 더 싼 게 널렸는데 왜 이걸 사니'라고 뜯어말리는 바람에 기숙사 입주 첫날은 매트리스 뿐인 침대 위에서 이불없이 옷 다 껴입고 웅크린채 새우잠을 잤습니다. 엄청 추웠습니다만 - 요새 날씨 정말 이상하지 않습니까 =_= - 과연 Hausmeister의 말대로 몇 유로를 더 아끼는 데는 성공했지요.

예전에 살았던 기숙사는 WG 형태였던 반면 이번에는 원룸 형식입니다. 그거 말고도 차이점이 꽤 눈에 띕니다. 예전에는 모든 Nebenkosten이 방세에 포함되어 있었던 반면  이번에는 더운물과 난방비는 포함이지만 전기세와 가스비는 따로 지불해야 합니다. 따라서 전기와 가스도 입주자가 알아서 따로 신청해야 하구요. 가스 공급 업체는 GASAG 뿐이지만 전기는 여러 업체 중 고를 수 있습니다. 방세는 예전에 살았던 곳은 167유로, 이번에는 162유로 가량 됩니다. 19제곱미터 정도 되구요. 저번에 살았던 곳은 꽤 넓었는데 면적은 기억이 안납니다.

그리고 저번에 살았던 곳은 세탁기용 지불 카드를 충전할 수 있는 기계가 설치되어 있었지만 이번에는 Hausmeister를 찾아가서 충전해야 합니다. 난감한 건 이 Hausmeister얼굴 한 번 뵙기가 상당히 난해하다는 것. Sprechstunde에도 자리를 비우기가 일쑤여서 아예 사무실 문에다 Hausmeister 핸디 번호를 써붙여뒀습니다. 통화료는 물론 거는 쪽에서 부담이구요. -_- 예전에 살았던 곳은 Hausmeister가 여러명이어서 Sprechstunde 이외의 시간에 가도 항상 누군가는 있었는데 말이죠.

예전에 제가 살았던 기숙사가 위치한 곳은 Lichtenberg였는데 교통편이 그리 좋다고는 할 수 없었습니다. 동베를린인 HU까지는 다녀도 서베를린에 위치한 FU를 한 번 찾아가려면 큰 맘 먹고 길을 떠나야 했거든요. 그럴 때면 저는 이렇게 중얼거렸습니다. "이 정도 어려움은 아무 것도 아냐. 우리보다 더 변두리인 Marzahn에 사는 사람들도 있는데. 거기는 버스 노선도 하나밖에 없고 그나마도 20분에 한 대가 다닌다지. 힘을 내자. "

...네...그렇습니다. 말이 씨가 된다더니 이번 기숙사는 바로 그 Marzahn에 위치해 있습니다. 처음 동네를 보고 느낀 소감은 '내가 만약 작가라면 여기서 엄청난 걸작을 써낼 수 있을텐데'였습니다. 왜 문필가들은 꼭 어디 골방에 가둬놔야 걸작을 토해내곤 하지 않습니까. 정약용이 유배 안당했던들 목민심서 나왔을 것이며 사마천이 빨빨거리고 돌아다니며 이 여자 저 여자 찝적거릴 여건이 되었던들 사기가 세상의 빛을 보았겠습니까. 제 기숙사 동기 중 누군가 세계적 고전이 될 작품을 하나 써낸다 하더라도 전 놀라지 않으렵니다.

불평을 늘어놓았으니 뭔가 좋은 점도 이야기해야 균형이 맞겠죠. 버스 노선이 하나뿐이고 20분에 한 대 뿐이니 버스 시간표 외우기가 참 편해서 좋습니다. 그 버스를 타고 가서 갈아타는 S Bahn역시 노선이 하나밖에 없어 잘못 타고 엉뚱한 데 갈 일도 없습니다.

그리고 변두리 지역이다보니 상대적으로 녹지가 많습니다. 요새 날씨에서야 헐벗은 나무들을 보고 있노라면 오히려 기분이 더 침체되니 없느니만 못합니다만(차라리 빌딩숲이면 바람이나 막아주지요) 여름이나 초가을 무렵에는 꽤 근사할 것 같습니다. 침대 머리맡에 전등 스위치가 있어 불끄러 멀리 나가지 않아도 된다는 점 역시 멋지고(귀차니스트에게는 삶의 질을 결정하는 요건 중 하나) 창문이 서향이라 저녁놀이 바로 보인다는 것도 마음에 듭니다.

무엇보다도 난생 처음 '내 집'이라 부를 수 있는 것이 생겨 기쁩니다. 예전에 살던 곳들은 "일단 6개월만" "일단 1년만"하는 식으로 제한이 있었기 때문에 '언젠가는 이사해서 나갈 곳'이라는 느낌을 항상 갖고 있었거든요. 이번 집에는 좀 더 진득하니 오래 눌러앉아볼  생각입니다. 원룸 형 기숙사란 곳이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하신 분은 제 멜로 연락때리고 놀러오시길.(<- 단지 자기를 보러 Marzahn까지 올 인간은 아무도 없다는 걸 알기에 자신있게 써붙인 초대문구)
추천8

댓글목록

jay님의 댓글

jay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창이 서향이라는 것은 여름철의 따가운 햇살이 해가 질 때까지 쏟아져들어온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다지 크지않은 창이라면 별 문제겠지만 창의 크기가 크다면 햇볓을 잘 가릴 수 있는 방법을 슬렁슬렁 연구해두시는 것이 쾌적한 여름나기에 도움이 될 것 같네요. ^^

하일트님의 댓글

하일트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구라걸/오세요 ^^ 다만 제가 집에 없을 수도 있으니 미리 <a href=mailto:realheilt@hotmail.com>realheilt@hotmail.com</a>으로 연락 때려 주시구요(아직 전화는 없습니당).
S Bahn 5 Biesdorf에서 하차한뒤 192번 버스타고 Eitelstrasse에서 내린뒤 Oberfeld str.132를 찾으심 되여.제 Wohnung 번호는 24.11.02.34랍니다.

구라걸님의 댓글

구라걸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아앗! 증말  갑니다!!! 저랑 같이 가실분 모집합니당.! (다음주 까지 모집..!!) 가실분들 이멜 주세여. <a href=mailto:wierd76@hotmail.com>wierd76@hotmail.com</a>
없으믄 혼자 갑니다,..(두..두려우시..죠..? ^^;)

샤인님의 댓글

샤인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하일트님... 우선 이쁜 보금자리를 찾으신 것 축하드립니다..
그런데요! 제가 살던 바로 그 기숙사에 들어가셨네요..
시내의 기숙사보다 값이 훨씬 저렴하고 원룸형의 방에 깔끔하고 가스헤르트가 마음에 드는 집이었죠..
그 당시 하우스마이스터는 대머리에 마치 네오나치를 연상시키는 사람이었는데요 지금도 있는지 모르겠네요..
그 기숙사에는 금요일 저녁이면 지하에 있는 바가 나이트로 돌변합니다.. 정말 왠간한 나이트 뺨치지요..
제가 3년전 처음 왔을 때 아무도 모르는 상황에서 누군가가 구해준 기숙사였습니다..
독어는 전혀 못하고 영어만 하는데도 기숙사에서 친구 몇을 사귈 수도 있었구요.. 아주 즐거운 추억이 가득한 곳입니다..

근데요.. 전 아픈 기억들이 있어서 다시 찾아가질 않았답니다..
밤 늦게 혼자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사냥개를 끌고가던 아줌마가 개를 놓치는 바람에 그 녀석이 제 팔을 물더군요.. 저도 왠간해서는 놀라지 않는데 서로 마주오던 중에 옆으로 지나칠 즈음에 갑자기 개가 달려들어 어찌 예상도 못하고 방어도 제대로 못하고 당했습니다.. 뭐 피가 날 정도로 물린 것도 아니지만 당시 엄청나게 놀라서 비명 한마디 지르지 못하고 동상처럼 굳어 버렸지요.. 근데 그 아줌마 미안하단 말 한마디 안하고 부랴부랴 개를 끌고 모퉁이를 돌아서 도망가더군요.. 정말 놀라서 그 모습을 물끄러미 쳐다만 보았습니다.. 영어로 욕을해도 시원찮았을테고 우리말로라도 욕을 했어야 하는데 순간 동베를린의 차가운 사람들이 머리속에 교차돼며 안타까운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가끔씩 저녁에는 밖에 네오나치처럼 못된 녀석들도 있습니다.. 몇번 시비를 걸어 온 적도 있습니다.. 버스 정류장에서 술취한 아저씨가 심한 욕설을 퍼붇기도 합니다.. 그 당시엔 거의 유일한 아시아 사람이나 다름이 없었어요.. 지금은 좀 달라졌는지 모르겠지만.. 암튼 그것만 제하고 나면 너무나 아름다운 곳이지요..
밤에는 기숙사밖으로 혼자서는 다니지 않으시길 부탁드립니다..
그럼 즐거운 추억 만드세요~
나두 놀러 갈까나? 시간나는지 함 보구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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