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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일기] 일기·수필·문학 - 유학 일기 외에 사는 이야기 혹은 직접 쓴 시와 소설을 게재하는 곳입니다.

유학일기 이번 추석,독일에서의.1부[Netter says]

페이지 정보

작성자 Netter-Mann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1건 조회 5,966회 작성일 06-10-14 14:53

본문

1. 오예오예, 결국은 DSH 시험도 끝나고 말았다. 어학반에서의 새롭고 즐겁던 경험도 추억으로
남고, 이제 진정 학업의 길로 접어드는 기분이다. 친구들은 'Netter의 봄날은 갔다'며 고소해하더라.
그간 어학기간 핑계삼아 한량으로 좋은 시절 잘 보내지 않았느냐며.(이건 부모님들의 반응이기도하다. 이것 참....)
그렇게 친절하게 일러주지 않아도 - 독일 체류 6개월 - '환희'나 '새로운 탄생'이라 칭했던 순간들 역시 일상의 '살이'에 묻혀진 것 같다. 감수성이 메말라 버린 걸까, 주변의 옛 건축물에도 별반 감흥이 없고 그렇게 열광하던 '치즈케밥'도, 월마트의 '스마트 프라이스'도 다 시들해져 버렸으니 말이다. 어학반의 외국인 수강생들도 더이상 신기한 코쟁이들이 아닌, 그냥 '아는 친구'처럼 편해져 버렸다.
가끔 놀러오는 후배들에게 동네 구경시켜주는 것도 귀찮아지고, 유심히 지켜보던 대학 게시판의 찌라시들도, 화장실의 낙서도 이젠 재미가 없다. 관광객의 입장을 벗어나 '주민'으로 산다는 게 이런 것일까. 익숙해진다는 것이 참 우스울 뿐이다. 주변에서는 이런 기분이드는게 계절의 변화탓일 수도 있다고 한다. 독일의 가을 겨울을 한번 쯤 경험해봐야 유학생활의 참 맛을 아는 거라나.
다음주부터 본격적으로 학기 시작인데 왜이리 스산한겨....   

2. 시험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집과 병원을 오가며 요양을 했다. 두 달 여만에 어렵게 찾은 '카이로 프락틱' -한국 에서는 추나요법이라 불린다더라 - 전문 의사덕에 중심잃은 허리를 그나마 가운데축으로 이동시킬수 있었다. 독일인 침술원에서는 별반 효과를 보지 못했고 어학수업때문에 프랑크푸르트로의 원정치료는 생각하기 힘들었다. 의료보험의 혜택을 받지는 못하지만 이만하길 어디냐. 한국행 비행기표보다는 낫지.
선생님이 할머니 뻘이었으니 망정이지 누군가 앞에서 팬티 한장 달랑 입고 서있는다는 게 참 어색했다. 그 느낌을 알아챘는지 이 선생님, 날 손자 어르듯 정말 귀엽게 봐준다. (다음 글을 읽고 독작해보세요)

"헤르 빡!(Herr Park), 지 진트 융어 만!, 툿 에스 이넨 베?"
"야, 디제 슈메르츠 이스트 숀 랑에 헤어......"
"야이야이야이야, 이히 바이쓰 이히 바이쓰 이히 바이쓰....국켄 비어 말 디제...."
"알소, 지 진트 마이네 렛츠테 호프눙, 존스트 무스 이히 나흐 코리아 쭈릭.... 이히 바 인 데어 히네지쉔 메디친...."
"비 비테? 렛츠테 호프눙? 푸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익 빈 이레 렛츠테 호프눙..야이야이야이야 푸하하하하"
 
진료는 단순하게 진행됐다. 약간의 마사지후에 경직된 근육부위의 주사가 다였다. 주사는 식물성이니 절대 부작용은 없을 테고 본인은 이 분야에 40년 경력의 베테랑이니 마음 놓으란다. 말 많고 부탁많은 독일인 환자의 푸념에 질려서 였을까? 의사선생님은 내 앞에서 무척이나 활기차고 신이 난
모양이다. 지시사항, 염두해야할 점도 많다.
"헤르 빡! 물 많이 마셔! 헤르 빡, 스시 먹지마!" 등등. 그놈의 letzte Hoffnung덕분에 학생할인도 왕창 받고, 약도 챙겨받고, 환부도 다소 나아졌다. 그렇지, 짧은 독일어로라도 외국인을 웃긴다는 것 역시 기분좋은 일이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발걸음도 상쾌했겠다!

3. 아프다는 핑계로 한국을 무척 그리워했다. 충무로의 시커먼 매연 한바가지마저 사무치게
그리워했고, 미아리 골목사이의 키작은 지붕들, 저 멀리 파주의 뚝방길도 그리며 담배만 죽였다.
사람들에 대한 기억들만큼이나 어떤 특정한 장소들의 모습이 눈앞에 떠올라 야후와 블로그
사진들을 뒤져보며 주접을 떨고 있었다. 그 숨막히던 서울, 각박하고 정신없던 그곳을 떠나면서
'고햐응이 그리버서 훌쩍거리는 청승은 내 결코오 떨지 않겠노오라'며 친구들에게 취기섞인
장담을 했건만, 이건 반년지났을 뿐인데 문득문득 혼자 '아으 순대국 먹고퐈아~' 
소리지르게 되더라.
독일의 으리으리한 건물들, 시심, 혹은 동경을 불러일으키는 풍경들에 잘 짜여져 정돈된 거리도
좋지만 태생적인 의식이란 것이 있는 걸까. 독일에는 좀 불편하고 지저분한 선술집이라도 없나하고
동네 뒷골목을 어슬렁 거리게 되더라. 아무래도 금전적으로 여유가 생기면 터키의 후진 동네라도
가봐야겠다. 왠지 한국과 비슷할 것 같으니.

p.s> 사실 2부 정도로 끝내려고 했는데 분위기 봐서 3부 - 내 마음의 아지트, 파주 -도 올리고 싶다.
정작 하고 싶은 얘기는 하지도 못하고 글을 접는게 영 찝찝하다.
추천3

댓글목록

독일독일님의 댓글

독일독일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ㅋㅋㅋㅋ 너무 재미있어요~!! 전 이제 독일에 도착한지 삼일째건만.. 얼마나 킥킥대며 읽었는지..
님의 심정이 구구절절 이해가 간다면 저 문제 있는거 맞죠?? ^^

Netter-Mann님의 댓글의 댓글

Netter-Mann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ㅎㅎ 재미나게 읽어주시니 저도 기분 좋습니다. 삼일되셔서 벌써 이해하심 곤란한데.....^^
아마 겨울 지나시면 기분 좋아지실 겁니다.

Netter-Mann님의 댓글의 댓글

Netter-Mann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러기에, 아직 저는 나이를 더 먹어야 할까봐요. 어제 사고 쳤습니다. 폐점시간이 다 되어서 피자를 잘못된 주소와 핸디번호로 주문했거든요. 내일쯤 사과하러 그 집에 찾아가야할것 같아요.
그 피자집에서 저보고 '국적이 어디냐'고 묻더라고요.... 아, 적팔려..... 그래서 '한국인이 다 나같은 바본아녀'라고 말해주러 갈겁니다.

ororaa님의 댓글의 댓글

ororaa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허걱!  +_+
사과만으론 안될거 같은디요?
한 일 주일은 그집 피자 사 잡숴야할거같은 생각이.....

요즘 밤은 춥던데...불쌍한 피자 배달부 아저씨....더 불쌍한 어떤집 사람 (오 밤중에 뜬금없이 시키지도 않은 피자배달에 잠을 깬....).....

에구 네터만님 워처켜......

Netter-Mann님의 댓글의 댓글

Netter-Mann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래서 오늘 피자 - 파티용 3판 - 친구들에게 쏘려구요.ㅜㅜ 억지춘향식이지만,
저땜시 그사람들이 Sued-Koreaner 운운하면 화나잖아요.ㅋ
오로라아~님도 한 조각, 아니 두 조각~ 나눠 드릴테니 오서요~

Polo님의 댓글

Polo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는 독일체류 7개월째..익숙해짐이 가끔은 지루하게 느껴지기도 하군요..
글읽으면서 많이 동감했습니다^^
서툰말로 한번씩 얘네들을 웃겨주는 상황,,,저도 늘 경험하고 있어 조금 알것 같군요..ㅋㅋ
병원치료까지 하셨다니..저는 아직 병원갈 만큼 아프진 않아 다행이지만,, 남의 일 같지 않군요..
Gute Besserung!!

Netter-Mann님의 댓글의 댓글

Netter-Mann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휴...가끔은 의도하지 않았던 실수탓에 외국에서의 생활이 지루하지만은 않군요.
이럴땐 실수가 무료함에 도움이 되나봅니다. 독일사람들과 많이 웃으면서 얘기나누세요.
딱딱한 것보단 나으실테니까요. 그리고, 특히 아프지 마세요. 저도 듣기만하다가 경험해보니
무지 서럽더군요.ㅋ

froh님의 댓글

froh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어학시절이 독일유학시절의 황금같은 시기인것 같습니다. 아무 걱정도 없고(상대적으로 적고) 말입니다.

그러다 졸업 할때 쯤 되면... 한 60개월 정도 지나면 다시 한번 권태기가 옵니다.

또 졸업하고 일하게 되어서 정신 없이 시간을 보내다가 한 120개월  정도 지나니 다시 한번 그 권태기가 오더군요....

다음 권태기는 언제 오려나....독일 날씨가 다시 정상으로 돌아오는 듯합니다. 우중충하니...

Netter-Mann님의 댓글의 댓글

Netter-Mann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는 유학선배님들로부터 권태기라는 표현보다, '절망기'라는 소리를 많이 들었습니다.
3년주기로 찾아오는 이 어려운 시기를 - 한달 내내 맥주와 음악으로 - 보내셨다는 가슴아픈
얘기를 들으며, 저도 역시 두렵더군요. 60개월이라.... 부디 권태기로 끝났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정말 날씨 끝내주네요. 어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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