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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일기] 일기·수필·문학 - 유학 일기 외에 사는 이야기 혹은 직접 쓴 시와 소설을 게재하는 곳입니다.

유학일기 컴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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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하일트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1건 조회 6,954회 작성일 06-10-02 13:14

본문

여러분, 안녕, 오랜만이예요. /(-_-)/ 하일트입니다.

이렇게 인사하면 “헉, 하일트 너 아직도 독일에 있었냐!”라는 사람도 있고 “넌 누구냐”하는 사람도 있을텐데 간단히 소개하자면 베를린 땅에서 중세 독문학 주전공하는 마기스터 과정의 하일트입니다. 유학 초기부터 여기 드나들던 제가 어느덧 학기 수를 밝히기 거부하는 짬밥이 되다니 세월 빠릅니다.(아련한 눈빛)

존대말로 쓰는 거 글 길어지니까 짧게 끊어 반말로 쓰자면 지난 기간은 전공 관련해서 삽질 좀 하느라고 안보였다. 무슨 삽질이냐고? 내가 현재 주전공 Hauptstudium 이거든. 예전에 내가 중간 시험 본 얘기 읽은 사람이면 “이 놈이 진작 졸업논문 쓰고도 남을 기간인데 아직도 졸업 못했어?”할텐데 응, 지금부터 할 얘기가 내가 왜 졸업을 못했느냐의 얘기야.

작년 여름에 난 주전공 필수 과목의 마지막 하웁트세미나의 하우스아르바이트를 쓰고 있었어. 내 전공은 위에도 썼듯 중세 독문학인데 중세 쪽에서는 그게 마지막 하우스아르바이트였고 그거랑 선택 과목인 근현대 문학 아니면 언어학 쪽에서 세미나 하나 더 듣고 샤인 따면 졸업 논문 쓸 때가 되는 거였지. 그러니까 그건 내가 논문 쓰기 전 마지막으로 들어가는 전공 세미나였고 세미나 진행 교수는 중세 문학 쪽으로는 두 명 뿐인 정교수 중 하나라 아마도 내 졸업 논문 지도 교수가 될 가능성이 컸어. 물론 나 혼자 저 사람 지도 교수 삼아야겠다고 찍은 거였고 교수는 날 몰랐지. 난 그 전에는 정교수 말고 강사들에게서 주로 샤인을 장만했거든. 독일에서 학부 과정 다녀본 사람들 다 알잖아. 정교수들은 챙겨야할 박사 과정생들에 졸업 논문 쓰는 학부생만으로도 벅차서 운영하는 하웁트세미나 새끼 학부생들까지 관리하기에는 힘이 달린다는 거. 면담 하려면 몇 주, 몇 달 전부터 명단에 이름 올려야 하고 얼굴 보기도 힘들고 강의실도 바글바글하지. 반면 일반 강사들은 논문 지도 안하니까 상대적으로 수업하는 애들한테 신경 써줄 여력이 많지. 그래서 난 일부러 교수들 세미나는 청강만 하고 샤인은 다른 데서 땄는데 졸업 논문 신경쓸 때가 서서히 다가오니까 아무래도 논문 지도 교수될 사람이랑 미리 안면을 좀 익혀 놓는 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더라고. 그래서 그 세미나에 들어간거야. 마침 세미나 주제도 내가 제법 관심 있는 작품이었고.

발표를 어버버하게 해서 좀 스타일을 구기긴 했지만 어차피 중요한 건 하우스아르바이트니까 별로 괘념친 않았어. 주전공 마지막 하우스아르바이트인데다 평소 관심 있던 작품이니 나름 열심히 썼지. 제출한 후 면담 신청자 명단에 이름 올리고 계절이 바뀔 때까지 기다려 초겨울에 찾으러 갔더니…


…점수가 3.3 이 나오데. -_-;;

하우스아르바이트 써본 사람이면 이게 얼마나 난감한 점수인지 알거야. “참 못썼어요, 가드를 올려요”라는 교수의 메시지지. 그렇다고 이게 내 일생 일대의 치욕이었다거나 한 건 아냐. 왜냐면 난 한국에서고 독일에서고 대학 다니며 나쁜 점수 많이 받아봤거든.(…) 시험 떨어져서 재시험 본 것도 부지기수고(흑역사 나온다) 하우스아르바이트로 3.0 이라는 점수 받고도 “히히 그래도 샤인은 얻었다”하고 웃고 좋아한 적도 있어.

하지만 이번에는 히히 하고 웃고 넘어갈 사안이 아니더라고. 내가 3.0 받았을 때, 난 내 스스로도 그 점수가 마땅하다고 생각했어. 관심도 없으면서 샤인이 필요해서 들은 과목이었고 하나도 흥미 없는 주제 억지로 분량 채워 낸 거였거든. 싫은 거 쓰느라 하도 물려서 그 과목 마치고 내가 했던 결심이 “난 앞으로는 재미있는 것, 좋아하는 것만 하고 살테다!”였다니깐.

그리고 이번 과목은 그 “재미있는 것, 좋아하는 것”의 일환으로 고른 거였지. 세미나 주제가 내가 흥미있어하던 작품이라고 얘기했지? 게다가 졸업 논문 쓰기 전 마지막 전공 세미나잖아. 열심히 썼고 정말 내가 봐도 괜찮게 썼다 싶어서 낸거야. 그런데 3.3 이래.

교수의 설명은 내가 작품을 충분히 비판적으로 분석하지 않고 그저 원문 줄거리를 다른 말로 소개하기만 했다는 거였어. 아울러 가장 기초적인 개념 정의조차 하지 않았고. 개념 정의 부분은 나도 쓰고 나서 아차 싶었던 거라 금방 수긍이 갔는데 내가 충분히 비판적이지 않고 원문을 다른 말로 옮기기만 했다는 건 납득이 가지 않았지.

하지만 하나는 확신이 섰어. 나 지금 이대로 졸업 논문 쓰면 안되겠구나, 교수가 말한 문제가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거 뜯어고치지 않으면 논문 써봤자 또 깨지겠구나 싶었지. 그래서 받은 아르바이트를 주섬주섬 챙기면서 이렇게 물었어.

“다시 써와도 될까요?”

교수는 잠시 엥 하는 표정을 짓더군. 3.3 이라도 샤인은 줬으니까 내가 그거 먹고 떨어질 줄 알았나봐.;; 사실 독일 대학은 한국처럼 모든 과목 점수를 평점 내는 게 아니라 졸업 논문 점수 하나만 중요한 거라서 세미나 하나 하나의 학점은 다들 별 신경 안쓰잖아. 그런데 겨우 세미나 샤인 하나 때문에 아예 새로 써오겠다니 희한했겠지. 하지만 지가 써오겠다는데 말릴 것도 없는 일이니 교수는 원한다면 그러라고 승락했어.

집에 간 나는 아르바이트 여기 저기 적힌 교수들의 코멘트를 읽어봤어. 그리고 대체 뭘 어떻게 고쳐야 할지 머리를 굴려봤지. 쉽게 감은 안잡히더라. 문제가 나한테 쉽게 보였으면 내가 진작 수정해서 제출했겠지 문제 투성이 버전을 냈겠냐. 그리고 학기 중이라 다른 과목 수업도 챙겨야 하니 그 아르바이트만 붙들고 있을 수는 없었고 가끔씩 들여다보다가 다시 면담 신청해서 몇 주 기다려 해를 넘긴 후, 올 2월 정도에 -_- 교수를 만나러 갔지.

인사를 하니 받아는 주는데 그새 교수는 나를 완전히 까먹고 있었더군.(…) 정교수들 바쁘다니깐. 내가 다시 아르바이트를 주섬주섬 꺼내면서 그 때 제가 이 아르바이트를 제출했다 받았는데 점수가 나빴고 제가 다시 써오기로 했고 사연을 풀어놓으니까 “아, 그 때 우리가 그런 일이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는 기억이 날락말락하다는 느낌이 막연하게 드는 듯한 기분이구나.”라는 반응이 오더군. 내가 아르바이트를 내밀어서 자기가 썼던 코멘트를 다시 읽으니까 그 땐 정말 기억이 돌아왔나봐. “그래, 자네 무비판적인-_- 아르바이트를 써서 낸 학생이로군.”

난 교수가 남겼던 코멘트의 이런 저런 대목에 대해 질문했고 또 내 아르바이트의 본래 의도는 이러이러한 거였다고 설명했어. 교수 말로는 주제 자체는 나쁘지 않다고, 그걸로 다시 써보라더군. 그러니까 내가 생각한 기본 아이디어 자체의 문제는 아니었어.

집에서 혼자 생각했던 것도 있고 다시 설명 들은 것도 있어서 대충 뭐가 문제였는지 감이 오더라. 내 치명적인 문제는 서술 방식이었는데 문학 작품 레포트니까 원문의 이런 저런 대목을 근거로 들어 자기 주장을 펼치게 되잖아, 그런데 난 예시를 드는 것까지만 하고 그 뒤에 마무리 주장을 하는 걸 빼먹었지. ‘여기까지 예를 들었으니까 읽는 사람이 알아서 결론을 낼 수 있겠지’하고. 웹상에 잡문 쓰는 거면 그래도 돼. 하나 하나 다 설명하면 오히려 읽는 사람이 자길 바보 취급 하냐며 화내지. 그런데 학문적 글쓰기란 그렇게 하면 안되지. 다들 아는 기초적인 개념이라도 명확히 잡아두고 차근 차근 빼먹는 과정 없이 주장을 전개한 다음 오해의 여지 없이 확실하게 결론을 내줘야 해. 그런데 결론은 생략하고 예시랍시고 원문 대목들만 나열하니까 무비판적으로 원문을 재생산하는 것처럼 보일 수밖에.

내 다른 문제는 욕심을 부려 아이디어가 괜찮다 싶은 소리는 무조건 집어넣고 보는 거였어. 그게 주제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든 없든간에. 그러면서 그 아이디어를 계속 발전 심화시켰냐면 그것도 아냐. 그냥 언급만 하고 땡. 그러니 전체적으로 학문적인 글이 아니라 엉성한 잡문으로 읽히지.

내가 이런 기초적인 학문적 글쓰기 훈련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졸업 논문 쓰기 직전까지 왔다는 건 내가 생각해도 어처구니 없었어. 여태까지는 왜 이걸로 태클을 받지 않았을까, 심지어 어떻게 이 결점을 가지고도 괜찮은 점수를 받을 때가 있었을까 유추해보니 “지금까지 겪어온 강사들이 너무 너그러워서”라는 결론이 나오더라. 아마 내가 한국에서 대학원을 다녔다면 좀 경우가 달랐을거야. 대학원 수업 듣고 석사 논문 쓰면서 좀 깨지고 단련이 되었겠지. 하지만 요즘 한국 학부에서는 레포트가 논문답지 않다고 애들을 혼내진 않잖아. 특히 학부제 도입 후 전공 수업 비중이 낮아지면서 학부 과정은 정말 학문 하는 곳이 아니라 “학문 하는 사람들의 얘기를 듣는 곳”이 되어버렸지. 난 한국 대학에서 독문학과 불문학 복수 전공을 했지만 두 전공 다 요구하던 레포트란 독후감 수준의 것이었어. 애당초 교수들이 학부생들에게는 기대를 안해. 정말 말이 되는 소리를 써오라고 요구하는 게 아니라 레포트 구실로 애들 전공책이나 좀 읽게 하려는 거지.

그리고 독일에서는 어땠냐면…난 독일 대학을 Grundstudium 부터 다시 한 경우나 다름 없는데 독일 대학은 레포트 조건이 한국보다 좀 까다롭긴 해. 독일 대학 인문학 과정은, 뭐 이미 학사 코스가 개설된 곳도 있긴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다 석사 졸업이잖아. 그것 때문에 낭비라고 욕도 많이 먹지. 계속 학문의 길로 나갈 것도 아니고 대부분 다른 데 취직할 애들인데 굳이 석사까지 밟게 할 일 있냐고, 그거 때문에 독일 학생들 졸업이 다른 나라보다 늦어져서 국제 경쟁력 떨어진다고. 그래서 실제로 학사 과정으로 개편이 많이 이루어지고 있는 추세지만 어쨌든 아직까지는 대세는 석사거든. 그러다보니 초반부터 한국보다는 더 학문적 글쓰기를 가르치려고 해. 레포트도 독후감 수준이 아니라 정말 소논문을 요구하지.

…라는 게 원칙이지만 독일 대학 신입생은 뭐 다른 나라 신입생보다 똑똑하냐? -_- (나이들은 한 살 씩 더 많지만) 고등학교 갓 졸업한 애들 써내는 수준이 거기서 거기지. 그래서 Grundstudium 의 아르바이트들은 채점이 그리 까다롭지 않아. 분량 자체도 적어서 감당할 만하고. 좀 엉성해도 발상이 괜찮거나 하면 점수를 주지. 그리고 내가 Hauptstudium 에서 그동안은 어떻게 버텼냐면 내가 고른 작품이 꽤 마이너해서 기존의 연구자들이 별로 없던 거였거든. 그러니까 아르바이트 구성 좀 허술하고 허점 보여도 참고 문헌도 별로 없는 작품 혼자 읽고 해석하느라 수고했다고 일종의 노력상 삼아 점수를 얻었어. 헌데 내가 이번에 고른 작품의 저자는 중세 독문학계에서 몇 손가락 꼽히는 메이저한 작가거든. 연구도 많이 되었고. 그러니 허술하면 눈에 팍 띄어.

그리하여 난 졸업 논문 쓸 짬밥이 되어 학문적 글쓰기의 기초 -_- 부터 다시 익히게 되었어. 일단 다시 쓴 버전을 4월 중순까지 제출하겠다고 약속을 하고. 두 달 정도의 시간을 얻은 거였는데 당시에는 그 정도면 떡을 친다고 생각했지. 새 작품을 처음부터 읽어야 하는 것도 아니고 이미 썼던 걸 고쳐쓰는 거잖아. 기본 주제도 다 잡혀있고. 그러니까 금방 끝날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더라. “난 이미 한 번 실패했다, 이번이 마지막 기회다”라는 압박 때문에 글이 전혀 안나가는거야. 차라리 처음 쓸 때는 아무런 부담이 없었으니까 그냥 죽죽 쓸 수 있었는데 이번에는 좀 쓰다가도 “혹시 내가 지금도 잘못된 방식으로 서술하고 있는 거면 어떡하지, 결론이라고 낸 거지만 이걸로 충분하지 않으면 어쩌지”하는 두려움 때문에 진도를 나갈 수가 없었어. 실패의 기억이 사람 발목을 얼마나 무겁게 붙드는지 그 때 처음 알았다. 내가 그 때까지 살면서 실패를 그것만 겪은 건 물론 아니야. 하지만 난 여태까지는 실패하면 안되나보다하고 포기했지 재도전할 생각은 안했어. 그래서 한 번 넘어보려다 실패한 걸 다시 넘는다는 게 어떤 건지 몰랐지. 지금까지는 그런 경우엔 다른 길 찾거나 아예 안 가고 말았는데 이번엔 다른 길도 없고 아예 안 갈 수도 없었어. 졸업은 해야 할 거 아니야. -_-

그렇게 끙끙거리다 5월 초에 다짜고짜 약속도 안잡고 면담 시간에 교수를 찾아갔지. 쓰다가 도저히 막히는 부분이 있어 안되겠다 싶어 여쭤보러 왔다고 하면서. 내가 약속도 없이 온 건 원칙을 어긴 거라면 어긴 거지만 그보다 더 큰 원칙은 “면담 시간은 학생들을 만나기 위해 있는 시간”이라는 거였기 때문에 교수는 날 돌려보내지는 않고 맞아주었어.

이번에도 교수는 날 까먹고 있었더군. 그래도 지난번 면담 보다는 짧게 설명해도 기억이 되살아 나더라고. 이 부분이 쓰다 막히는데 어떻게 풀어나가야 하느냐고 묻고 답 듣고 나오는데 교수 왈, “저기, 그런데 너 그거 진작에 내기로 하지 않았냐?” 그만 교수의 기억이 완전히 돌아와 버렸네. “아, 예, 저기 원래는 그랬는데…;;”하고 삐질거리니까 “그래, 그냥 네가 붙들고 있고 싶은만큼 붙들고 있다가 아무때나 내려무나”하는 반응이 왔다. 아마 재촉해서 빨리 받았다가는 내가 “교수님이 빨리 쓰라고 하시는 바람에 빨리 쓰다가 이번에도 걸작을 써내는데 실패하지 않았습니까!(버럭) 3차 시도하겠습니다!”할까봐 겁이 났나봐.(…)

그래서 다시 낑낑거리다가 “아이고, 날 통채로 삶아먹는대도 이거 더는 못 붙들고 있겠다, 내 머리로는 이만큼이 한계다”싶어 거의 자포자기한 상태로 제출한 게 7월 초였어. 아예 통채로 새로 쓰면서 단락마다 고민하다 보니 나중에는 내 눈에도 내 아르바이트가 결점으로 가득찬 것처럼 보였지만 그 때 난 다시 쓰겠다고 했을 때의 호기도 다 잊어버리고 그냥 빨리 마무리나 지었으면 좋겠다는 심정이었어. 그게 본래 지난 여름 학기 세미나 아르바이트였으니 거의 1년 잡아먹었지. 그리고 레포트를 돌려받기로 잡은 면담 날짜가 8월 말.

방학 동안 과 건물이 옮겨갔는데 새 건물을 못찾아서 허둥대고 그러다 아직 이사 안했나 싶어 옛 건물 찾아가서 확인하고 다시 오느라 시간 잡아먹고 해서 내가 교수실을 찾아낸 건 약속했던 시간보다 50여분이 지난 후.;; 이 때의 나는 “약속 시간에 늦었다! 이번에 아르바이트를 못 받으면 또 면담 일정 잡아 몇 주에서 몇 달을 기다려야 한다!!”라는 공포 때문에 정작 그 아르바이트의 점수가 어떻게 나올지 불안에 떨 여유도 없었어. 늦어서 잔소리 듣는 건 이미 각오한 터고 제발 면담 시간 완전히 끝나기 전에 교수실 도착해서 교수를 만날 수만이라도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 면담 시간이 오후 네 시에서 여섯 시 사이인데 내가 도착한 건 이미 여섯 시 하고도 몇 분 지난 터였어. 학기 중에는 교수가 여섯 시 이후로 일정이 있어서 칼퇴근 했기 때문에 이번에도 그러면 어쩌나 했는데 다행히 노크하니까 응답이 있더라.

늦어서 죄송하다고 사과부터 하니 자네가 여길 찾아낸 것 자체가 용하다며 허허거리시더군. 응, 그 교수는….교수는…




…내가 50분이나 늦었는데도 전혀 언짢지 않을 정도로 내 두 번째 아르바이트에 만족한 상태였어. 이번 점수는 1.3이었지. 그리고 난 자리에 앉아 몇 분 간 내 아르바이트 두 번째 버전에 대한 찬사를 들었어. 같은 분석 방식을 다른 작품에도 응용할 수 있을테니 이 방향으로 졸업 논문을 쓰면 어떻겠냐는 제의와 함께.

정말로 내 두 번째 아르바이트와 첫 아르바이트의 퀄리티 차이가 그렇게 컸다기보다는 한 학기동안 붙들며 새로 써온 내 노력을 더 가상히 여긴 게 아닌가 다소 의심이 가는 상황이었지. 내가 3차 시도하겠다고 나설까봐 교수님도 두려우셨을 거 아냐.(<- 이제 논문 지도 교수가 되었으므로 진짜로 잘보여야 하기에 존칭어를 사용하기 시작하는 인간 심리의 간사함) 내 의심을 눈치채셨는지 교수님은 “이 두 버전은 서로 완전히 다르다”고 거듭 강조하셨는데 아무래도 두 놈이 얼마나 닮았는지는 직접 쓴 내가 더 잘 알지 않겠냐.(…) 내가 하려던 핵심 주장은 첫 버전이나 두 버전이나 같아. 처음에는 틀렸던 게 두번째는 옳을 리가 없으니 결국은 주장 자체보다는 주장의 전개 방식이 문제였다는 거지. 내용이야 지난 번 것과 큰 차이 없지만 글의 얼개를 바꾸고 예전에는 불명확했던 구절들을 명확하게 보충하고 덤으로 그냥 끼워넣었던 발상들은 포기하고 빼버리는 게 내가 한 일이었지. 사실 난 아직도 모르겠어. 이게 그렇게 큰 차이를 만들어내는 일이었는지. 분명 내게도 차이는 느껴지지만 그게 3.3이 1.3이 될 정도의 차이는 아닌 것 같거든. 2.0이 1.3이 되거나 3.3이 2.7이 될만한 차이일 수는 있는 것 같지만 말야.

스스로에게도 완전히 이해가 가지는 않는 사연을 이렇게 털어놓는 건 우선적으로는 “내가 졸업 못한 데는 다 이유가 있다”는 변명을 해서 체면을 세우기 위함이지만(…) 부수적으로는 나와 비슷한 문제를 가진 다른 유학생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해서야. 한국과 독일의 학부 과정을 모두 처음부터 경험해본 난 같은 인문학이라도 학사 과정인 한국과 석사 과정인 독일은 학생들에게 기대되는 것이 다르다고 장담할 수 있어. 분명히 나처럼 글쓰는 문제로 난관에 봉착한 사람들이 어딘가 또 있을 거라고 생각해. 실제로 한국 대학에서는 성적이 괜찮았는데 여기 편입한 후, 혹은 교환학생으로 있으면서 들은 수업에서는 점수가 그만 못나오더라는 사연을 몇 명 들은 적이 있거든.(나야 한국에서도 학점은 시원찮았지만 -.-) 그런 경우는 교수를 찾아가서 대체 뭐가 문제인지 확실히 상담을 하고 만약 필요하다면 나처럼 다시 써보는 게 도움이 될 수도 있어. “논문도 아니고 겨우 레포트에 1년을 바치라니, 내가 하일트 너처럼 시간이 남아도는 줄 아냐!”하고 말한다면 미안, 난 내가 써먹어본 방법 밖에 몰라. 뭐 다른 방법도 있을 수 있겠지. 그 1년 동안 내가 잃은 것도 많아. 난 이 레포트를 붙들고 있느라 다른 과목들을 놓쳤고 없던 위장병이 생겼고(2차 버전을 받고 돌아온 날 저녁 먹은 걸 죄다 토했어. 긴장이 확 풀려도 위가 뒤집어지더라?) 지갑도 얇아졌어. 내가 얻은 건? 글쎄…내 졸업 논문 지도 교수가 될 분이 드디어 날 확실히 기억하셨고…졸업 논문 주제는 거의 승낙 받았고…난생 처음으로 내가 가려는 분야에서 이미 몇 십년을 종사한 분께 싹수가 있다는 소리를 들었지. 여태까지는 좋아서 하는 분야긴 했지만 정말 내가 할 수 있을지 믿음은 없었어. 다만 어차피 인생이란 불확실한 거고 실패를 하더라도 좋아하는 걸 하다 실패하는 게 마음에도 없는 것 하다 망하는 것보다 낫지 않느냐는 생각에 붙들고 있던 건데 “이 분석 방법을 더 규모가 큰 아르바이트에 쓸 수도 있겠다, 졸업 논문 주제를 이 방향으로 잡지 않겠느냐”라는 제의를 들으니까 나 이거 계속 해도 되는거구나, 여기서 계속 공부해도 되는거구나 하는 안도감이 밀려오더라. 3.3 받은 후로 전공에 대한 자신감을 완전히 잃어서 고민하고 있었거든. 좋아서 하는 거라고 큰소리 치긴 했지만 정말로 싹수 없이 맨땅에 헤딩하고 있었던 거면 어떡하냐고. 졸업은 해야, 그것도 여태까지 점수는 말아먹었더라도 졸업 논문 점수는 잘 받아야 공부를 더 하든 취직을 하든 그 다음 살 길을 개척해볼텐데 이대로 때려치우면 누가 나 먹여살려. -_- 부모님은 나이 드셨고 동생은 나보다 더 무능하단 말야.(동생아, 미안하다, 하지만 네 학점이 나만도 못한 건 사실이잖니 -.-)




…이렇게 써놓으면 내가 되게 진지하게 학문에 몰두한 한 해를 보낸 것 같은데…


…미안해, 저거 거의 다 과장이야. -.- 숫자 나오는 건 다 뻥 아닌데, 그러니까 3.3을 1.3으로 만들었다든가 거기에 한 학기 꼴아박았다든가 내가 50여분을 늦었다든가 하는 건 사실 맞는데 전공 관련한 얘기만 뽑아서 나열해놓으니까 되게 심각하게 들리는 거고 사실은 저 1년 내내 레포트 생각은 별로 안하고 놀았어. /(-_-)/ 내가 압박감 느꼈던 건 맞는데 내가 압박감 느꼈을 때 정정당당하게 정면 돌파하는 타입이면 벌써 자수성가해서 자서전을 썼지 이렇게 “나 졸업 못한 거 이유 있다니까 ㅜㅜ” 하고 변명하는 잡문 날리고 있겠니. 전공에서 일이 잘 안풀리고 자신감이 없어지니까 자꾸 다른 여흥거리로 도피하게 되더라고. 내가 주로 뭐하고 놀았냐면 블로깅 하고 한국 연예계 소식 읽고 뮤지컬 보러 다니고 딴따라 빠순질 하면서(남옥이 오빠, 하일트가 열나 사랑해요 /(-_-)/) 화려하게 불태운 1년이었어, 훗. 아, 물론 가끔씩은 아르바이트 생각도 해주고 그 때마다 몇 줄 씩 써가면서.(…) 이 얘긴 안하고 무지 고뇌하면서 아르바이트를 다시 쓴 척, 1년을 전공에 모조리 바친 척 폼 잡을까봐도 생각했는데 여기 베리 들락거리는 사람들 중 몇 명은 내 블로그 주소 알거든. 그래서 내가 뭐 하고 놀았는지도 보면 다 알아. 내가 열나 열심히 공부한 척 폼 잡아도 “이 인간이 문학도랍시고 픽션 쓰고 자빠졌네” 할 거라고. 그러니까 미리 자백하는 거지. 응, 나 블로깅 하느라 그 동안 베리도 안왔어.(...) 앞으론 자주 와서 그 동안 논 얘기도 해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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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365happy님의 댓글

365happy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다들 비슷한 길을 걷는 것 같습니다. 졸업 전에 꼭 한번 당해야 할 일을 당하신 것 먼저 축하드립니다. 1.3 점이라면 굉장한 점수지 않나요? 더군다나 독문학과에서. 외국인으로서 교수에게 1점을 받기는 정말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쉽게 지나가는 것이 다 좋은 것만이 아닙니다. 지적되지 않으면 다들 내 실력이 이 정도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있는 문제가 지적되지 않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나중에 졸업논문 결과보고 충격 받는 사람들 많습니다. 졸업 논문 쓸 때까지도 정작 중요한 것을 모르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는 거죠.

저 또한 학부 때는 내가 쓴 아르바이트가 과연 어느 정도 수준인지 알고 싶어 점수가 필요 없는 아르바이트도 점수를 내어 달라고 했습니다. 졸업시험도 점수 잘 나온다는 교수는 피했는데 그게 간 큰 결정이라고들 했지만 나의 실력에 대한 정당한 평가를 받는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자존심이 있어 그러기도 했지만 공부 그만 할거면 모르지만 계속할거면 알고나 다음 과정 넘어가는게 낫다고 여겨서 말입니다. 

교수가 지적 않는 다고해서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그만큼 내가 모른다는 거고, 몰랐던 것을 지적당했을 때 그것을 이해하게 되면 그만큼 내 실력이 늘었다는 것이고, 내가 모르면 교수가 시키는 것을 무조건 따라 할 수밖에 없고, 내가 교수를 끌고 갈수도 있을 때 나도 서서히 학문의 길을 들어서고 있다는 거고 .... 뭐 그렇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일트님의 댓글의 댓글

하일트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도 지금 당해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우스아르바이트 하나 뒤집는데 1년 잡아먹었으니 졸업 논문을 뒤집어야 했다면 세월이 얼마나 걸렸겠습니까.(...) 점수는 아무래도 노력상+외국인 보너스가 큰 것 같습니다. 교정을 받고 제출했는데도 교수님이 제 독일어 문법 틀린 것들을 또 첨삭해서 주시더라고요. 독문학이니 만약 제가 독일인이었다면 그런 것도 다 감점 요인이었겠죠.

Netter-Mann님의 댓글

Netter-Mann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컴백하신 걸 축하드립니다. 아니 감사드립니다. 하일트 님의 유학일기를 참 재미있게 읽었는데, 그간 게시판에 소식이 없어 학업 끝내고 돌아가신 줄 알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지금 이렇게 뵙게 되어 다소 기쁩니다만^^ 혹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1,2차 논문을 살짝 열람할 수 없을까요?  (선배의 노력을 날로 먹겠다는 이 심보!!) 

참, 방에 달려있는 거북이-_-;; - ~~~ 하일투스 - 는 잘 있나요? ㅎㅎ

하일트님의 댓글의 댓글

하일트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냥 제가 쓴 것만 보셔서는 의미가 없고 옆에 교수님이 손으로 첨삭해주신 것까지 보셔야 도움이 될 거예요. 그래서 워드 파일이 아니라 따로 스캔해야 하기 때문에 좀 오래 걸릴 것 같은데 주소 알려주시면 제가 귀차니즘을 극복하는대로 보내드리든가 할게요.

부기우스 비온테우스 하일투스는 예전보다 더 꼬질해진 걸 제외하면 건재합니다.

citadel님의 댓글

citadel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어.... 하일트 돌아 왔구나. 무지 반갑네.....(왜 다들 반말했는데 존대말쓰지...???)

장난이구요. 하일트님 컴백하셔서 반갑습니다. 그렇죠. 논문.. 논문...
the craft of research 라는 책이 있습니다. 영어책이지만 혹시 도움이 될까해서
끄적 거려 봅니다.

하일트님의 댓글의 댓글

하일트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영어책이라니 제가 일부러 찾아 보겠다고 약속은 못드리지만 OTL 혹시 우연히라도 서점에서라도 보게 되면 한 번 뒤적여 보겠습니다. 추천 감사합니다.

jay님의 댓글

jay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음냐,

소시적에 하일트님과 비슷한 시기에 베리에서 기꺼이 쉬다가던 자 입니다.

지나가다... 괜히 반가워서 댓글 남기고 갑니다.

(저는 한국에 돌아와서 잘먹고 잘살고 있습니다.^^)

건강하시고, 원하시는 결과 꼭 이루시길 빌어봅니다.

하일트님의 댓글의 댓글

하일트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한국에 돌아가신 분들도 계속 방문하시는 걸 보면 베리가 중독성이 있나 보네요. 저도 예전에 jay 님 아이디 간간이 보았던 기억이 납니다. ^^

Lisamarie님의 댓글

Lisamarie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하일트님
반가워요.
작년에 제가 회원 가입할때 몇마디 인사 나누고는 , 그 후 도대체 어디 가셨나 싶어 많이 보고 싶고 생각나던 분중에 한분입니다.( 님이 하일트 라는 이름에도 불구하고 여성 이라는걸 알고 부터는 더더욱 ,,^^ )
베리에 자주 들려 글 올려주시겠다고 했으니 그 약속 지키셔야 합니다.
딴 싸이트 찾고 딴거할 시간도 많으셨다 면서요 뭐. ( ...약간 캥김..)
밀린 애기도 많을것 같은데요. 

독일학생들이 보통 아비하고 나서 외국서 몇년 살아보고 이것저것 해보고 하면서 20 몇세가 되야 공부들 시작하고 졸업은 30가까워야 하죠.그런데 저는 18세때 ㅡ 촌스럽게 ㅡ 대학에 입학 했답니다 .
그럴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었는데 그 이야기 여기한번 언제 저도 올려봐야 겠어요.
좋은밤을 .
하일트님.

하일트님의 댓글의 댓글

하일트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러고보면 정말로 여기 학생들은 고등학교 졸업하고 서둘러 대학에 진학하지 않더군요. 그 여유가 많이 부러웠어요. 리사마리 님 대학 진학 사연도 들어보고 싶어요. 유학일기 코너에서 리사마리 님 글 보는 것도 색다를 거 같거든요. ^^

하일트님의 댓글의 댓글

하일트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냐, 기억해. 당시 우리집에 놀러온 사람들이 몇 명 안되었잖아. 넌 한국 돌아간거야? 계속 독일에 있다면 한 번 너희집에 엉겨붙으려 했더니만.

하일트님의 댓글의 댓글

하일트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혹시 블로그 쪽에서는 다른 아이디 쓰시나요? 베리에서 건너오신 분이 몇 분 계셨는데 basic 님 아이디는 기억이 안나거든요.(혹시 제가 까먹은 거면 죄송합니다;;)

제가 지금 댓글마다 열심히 답댓글을 붙이는 것도 블로깅하던 습관이 옮겨와서라지요. -0-

팬교주님의 댓글의 댓글

팬교주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매우 죄송하지만, 저는 하일트님을 매우 미워합니다. 

왜냐하면 베리에 자주 안오셨기 때문입니다.

많이 보고 싶었습니다.  - 우리끼리는 이 정도로만 해도 다 통하겠죠?

Leon님의 댓글

Leon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독일 유학 5년째 인데도, 독일어와 역사에서 좋지않은 점수를 받으면서도 어렵게 아비투어 마친 예비 공대생입니다.
아무리 독문학이 주전공이시라도 1.3 이란 점수를 맞으셨다는게 대단하시다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독일어를 공부하셨는지, 매우 궁금합니다. (그리고 한수 지도 부탁드립니다.)
베리에 컴백하셔서 기쁘고 윗 글 잘 읽었습니다.

하일트님의 댓글의 댓글

하일트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으악, 저 독일어 잘 못해요. 잘 못하니까 교정을 받았다고 받은 버전에도 문법 실수가 여기 저기 있었고 교수님이 문법 바로잡아 주신 거 보고 민망해하고 있습니다. 바로 고등학교 졸업한 애도 아니고 졸업 논문 쓰기 직전인 애 레포트에서 독일어 교정이나 해줘야 하는 판국이니 교수님도 난감하셨을 겁니다. 명색이 독문학 정교수인데 관사랑 전치사 틀린 거나 집어주고 앉아계셔야 했답니다. 그나마 제 전공이 언어학이나 독어교육학이 아니라 문학이니까 그 독일어로도 넘어간 걸 겁니다.;; 전 오히려 학교에서 독일애들과 똑같이 독일어 수업받고 아비투어 하신 분들이 더 대단해 보이는걸요.

bb님의 댓글

bb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쏘리, 쪽지보내기 안되네요. 언니 저에게 멜 주시길. moon.bona@googlemail.com
저 아직 독일입니다. 지겨워요... ! ㅋㅋ

*soo*님의 댓글

*soo*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 반가워요, 하일트님.
거의 1년을 이메일인증의 벽에 부딪혀 오늘 처음으로 로긴하고 들어와
반가운 글을 보네요. ^^
주변에 독일애들도 1점대의 점수는 힘들어하던데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근데 그 동안 논얘기도 궁금해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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