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일기 소세지와 토마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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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목로주점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6,763회 작성일 06-08-07 08:18본문
누가 그 엄마의 그 아들 아니랄까봐 산이도 팔에 그 금이 있다. 포동 포동한 아기 팔 한가운데가 마치 고무줄로 묶은 듯 잘록하게 들어가 있어 어느 이모야의 표현대로 소세지 모양과 같다. 손목이 잘록, 팔꿈치도 잘록, 손목과 팔꿈치 중간에 한번 잘록, 팔꿈치와 어깨 사이도 또 한번 잘록. 그리하여 소매 없는 옷을 입고 다니는 더운 여름에 드러난 산이의 팔은 영락없이 소세지 4개가 줄줄이 붙어있는 형상이다.
우이 쒸, 덥다. 독일 여름을 여태껏 만만하게 보았는데 올 여름에 된통 당했다. 선풍기도 없는데 자다가 더워서 깬 산이를 달래기가 여간 고역이 아니다. 이 녀석은 울면서 더 내게 달라 붙는다. 그리고선 덥다고 더 운다. 아이고 못살아. 배낭에 텐트 넣고 식구가 모두 바닷가로 떠났다.
바닷가에서 조금 놀더니 소세지 4개가 연달아 붙어있는 산이 팔은 금새 그릴한 소세지로 변했다. 그리고 통통한 볼따구니의 울퉁불퉁 그 얼굴은 불븥는 토마토가 되었다.
비가 내리기 시작하고 기온이 떨어져서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 돌아오자마자 무슨 기운이 남아 돌았는지 산이는 펄펄 뛰며 돌아다니다가 꽈당 넘어지며 거실 탁자에 얼굴을 찍었다. 오른쪽 눈두덩이 1.5 센치가량 찢어졌다. 병원 응급실 뛰어가서 치료받고 돌아왔다. 불붙는 토마토에 붙어 있는 반창고! 제일 좋은 옷을 꺼내 입혔지만 별 수 없는 뒷골목 패거리의 똘마니 모습이다.
제 형은 그 나이 때 허여멀건하고 미끈하여 길에 나서면 예쁘다는 찬사를 한몸에 받았는데 산이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귀티라곤 찾을 수 없으니.. 한 형제가 달라도 어쩜 이리 다를까?
댓글목록
selabi님의 댓글
selabi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우아~~ 산이 볼 앙 깨물어 주고 싶어요!! 부비부비
노토리우스님의 댓글
노토리우스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우리 아이들과 비슷해서 공감이 가네요.^^
형은 어딜가나 근사하다는 소릴듣고. 동생은 우리가 봐도 영~
형은 아무거나 입혀도 잘어울리고. 동생은 좋은 메이커 옷만 입어야 그나마 ㅋㅋ
정말 형제지만 다르더라구여
귀여운 산이의 눈두덩이가 다쳤다니 상처 안남아야하는데. 아무것도 안바르는것이 좋다네요
아이들이야기 많이 올려주삼. 도움이 많이 되요. 팬이랍니다.^^
목로주점님의 댓글의 댓글
목로주점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흉터..
그것에 대한 개념도 참 한독간이 다르더군요.
산이 반창고를 본 한국 사람들은 100이면 100 다 흉텨 걱정 하시지요. 요즘 새로 나온 처방인 Strip 반창고로 산이 상처를 붙였거든요. 의사도 꿰맬까 말까 망설이다가 꿰매는게 아기에게 심한 것 같아서 그냥 그 반창고 붙이는 걸로 대신 했거든요. 그런데 그 3M사의 반창고도 의견이 분분하더이다. 흉터가 남는다, 안남는다. 지금 5살 난 한 여자 아이는 산이만 할 때 이마가 찢겼는데 그 반창고 붙이고 나았대요. 그런데 이마에 흉터가 남아서 의사에게 갔더니 하는 수 없다며 아이가 크면 흉터가 더 커질 거라고 했다나요?
독일사람들은 흉터 걱정 별로 안하더군요. 참 이상한 사람들이지요? 수두도 대부분 그냥 앓고 지나가게 하잖아요. 그거 앓다가 자칫 잘못하면 곰보 생기는데.. 피부 타입에 따라 흉이 생기기도 하고 안생기기도 한다고 간호사 아줌마가 결론 내려주었는데요. 이제 다음주에 반창고 뜯어보면 알겠지요.
권투선수처럼 퉁퉁부운 눈두덩이 이제 조금씩 가라앉고 있어요.
낮에뜨는별님의 댓글
낮에뜨는별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거지 밥통끈 자국... 저도 있는데요.. ^^
이름이 좀 그렇지만, 그래도 그것이 있는 사람은 어디에 가도 굶어죽지 않는다는
속설이 있답니다... ㅎㅎ~
산이 얼굴 상처 얼른 낫길 바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