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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일기] 일기·수필·문학 - 유학 일기 외에 사는 이야기 혹은 직접 쓴 시와 소설을 게재하는 곳입니다.

유학일기 외지에서 잘먹고 잘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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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bttb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6건 조회 6,738회 작성일 06-03-26 15:57

본문

야밤에, 아빠는 해외에 계시고 엄마 오빠 할머니 자리 비운 틈을 타서
 택시 타고 공항으로 튀어서 날아온지 무려 한달이 지나버렸다.

 부모자식 연을 끊을듯이 소리질렀던 엄마와 딸은
 음식물 반입이 안된다는 독일 상황에 안타까워하며(...) 전화로 수다를 떨고
 아빠로부터는 미국의 팜스프링 사진이 담긴 엽서가 날아왔고
 오빠로부터는 라꾸라꾸 침대 사들고 가겠다는 협박을 받을만큼 사이가 부드러워졌다.

 (역시 가족의 연은 위대하다.)

 

 도착 첫날, 택시를 타고 날듯이(Autobahn은 처음 달려본거죠 호호) 달려
 Frankfurt 공항에서 Darmstadt로 왔는데
 시간은 20분 걸렸는데 택시요금은 38유로네요.. 커헉.
 (정기지출 제외하고 가장 큰 지출입니다.. 흠흠)


 나름대로 희망 만점으로 시작된 생활은 나름대의 난감한 경우들을 당했는데


 1.

 인터넷 신청을 했는데
 3월 3일부터 서비스 된다고 했는데 3월 20일까지 인터넷을 못 썼다.

 ....이유는 랜카드 문제. 뭔가 코드가 안 맞는지.
 하여간 Saturn에서 pci 슬롯에 끼우는 랜 카드 구입해서 해결.
 (혹시 새로 T-online 이용하시는 분 중에 모뎀이 랜 인식 못해서 고생하시는 분 계시면
 가까운 전자제품 매장 가셔서 랜카드 구입해보시길. 전 24유로에 샀어요.)

 2.

 핸드폰 구입, 3일만에 고장 -_-;;
 고치는데 3주 걸린다구요.. 흠.
 LG 핸드폰이면.. 한국 가서 고쳐오나? ... 아직도 기다리고 있습니다.


 3.

 전기가 끊겼다 ...
 여기는 퓨즈가 한국이랑 다르더라 ...
 전기의 소중함을 새삼 느꼈다.


 4.

 한국에서 사온 카메라 고장 -_-
 카메라 수리/판매하는 곳 가니까

 "어디가 고장났는지 체크하는데 45유로구요, 함부르크에서 고쳐오는데
 수리비는 얼마가 청구되는지 지금은 알 수 없어요. 한번 체크라도 받아보실래요?"

 ... 45유로?.

 내일 한국으로 보내기로 했다.





 기계들이 다들 반란을 일으켜대느라 아주아주 골치아프다.
 (특히 디카가 고장난건.. 정말이지 너무 답답해요.)


 5.

 한국으로 출발하는 당일 아침에 부친 소포가 (옷, 악보 등)
 부재중일때 들러갔다는 Karte를 받고 전화를 걸어서 번호를 불러줬는데
 정보가 나와있지 않댄다.

 ...분실?

 .. 3일만에 왔다.
 아니 그렇게 막 .. 그래도 되나? 그것도 한국 우체국에 연결해서 확인 받고 나서야 받았는데.
 
 하여간 3일동안 엄청 속 탔다. .. 에휴.


 
 다행한건 뭐.. 음식이야 별로 가리는 타입이 아니라서,
 토스트(토스터기를 7유로에 샀습니다. 싼거죠?) 굽고 Farmer Salat나 Party Salat 얹어 먹지만
 항상 그럴 수는 없는 법.

 나름대로 요리를 해먹곤 하는데 도망나온 처지라 요리도구라고는 후라이팬 한개, 냄비 한개,
 나무주걱 한개.
 (깡통따개를 아직도 못 구해서 참치를 못 먹고 있...)

 집에서는 한번도 안 해본 것들이라서 나름 실험정신으로 임했으나
 얼마전 여기서 알게 된 분들과 맥주 한잔 하면서 선보이니 반응이 그럭저럭 좋았던 ^^;
 (..이라지만 실패할 수 없는것들만 했지요.)


 1. 닭볶음

 재료 : 닭(가슴살은 Aldi에서 800g에 2.50유로.. 하지만 어느부위라도 상관없을 듯 합니다. 다릿살도 반응이 괜찮았어요.), 고추장, 간장, 마늘, 양파, 설탕

 ......적당히 썰어서 적당히 간해서 잠시 두었다가 후라이팬에 익힘 (...)


 2. 소세지 야채볶음

 > 소세지는 적당히 썰고
 > 단단한 순서로 기름 두른 후라이팬에 야채를 볶고 소세지를 넣고
 > 케찹 적당히 두르고 설탕, 물로 약간 농도조절 (케찹만 부어서 볶으면 너무 시더라구요.)


 이 두 녀석들은 밥 반찬으로 먹기에 그럭저럭 괜찮더라구요.

 그리고 알디에서 밀가루가격이 천문학적이라는걸 알고

 405짜리 밀가루를 사서 곧장 반죽해서 비닐팩에 꽁꽁 묶어 냉장고에 넣었지요.
 
 (타이트하게 묶어서 냉장고에 넣어두면 훨씬 쫄깃해요. 닷새쯤 묵힌 반죽으로 수제비 끓이면 환상!)

 밀가루 반죽으로 한 것들 :



 1. 피자

 > 반죽을 얇게 펴서 후라이팬 바닥에 붙이듯이 깔고 가열
 > 약간 굳었다 싶으면 뒤집어서 스파게티소스를 바르고 취향껏 잘라미나 베이컨, 양송이 등 토핑
 > 모짜렐라 치즈를 위에 솔솔 뿌리고 뚜껑 덮고 3정도 불로 가열
 
 ... 나름대로 씬피자 느낌으로. 잘 먹었습니다.


 2. 수제비

 > 살 발라낸 닭다리 뼈(발라낸 살은 볶아먹었어요..;), 양파, 마늘, 후추로 국물을 낸다.
    tip) 이 국물이 여러모로 유용하더군요.; 전 1리터 만들어놓고 우유병에 담아뒀어요;;
 > 반죽을 얇게 떠서 띄우면 끝.

 
 3. 떡볶이 (떡볶이떡 .. 못 찾겠습니다.. ㅠ_ㅠ)

 > 밀가루반죽을 떡볶이스럽게 빚어서 끓는물에 데쳐낸다.
 > 후라이팬에 물 담고 고추장, 닭국물(아까 그거;;), 설탕, 소금으로 간한다.
 > 데쳐낸 밀가루 반죽을 열심히 볶는다.
 (한국의 떡볶이까지는 아니어도 나름 비슷한 맛이 납니다- 국물에 밥 볶아먹을수도 있구요!)




 어떻게든 필요는 채워지는구나 실감하며 사는 재미도 쏠쏠하다.

 (지금 생각해보니) 도깨비 방망이를 쥔 듯 했던 풍족했던 내 서울생활의 고마움도,
 부족하나마 어떻게든 먹고 사는 방법을 습득하게 해준 부모님을 향한 감사도,
 외지이기 때문에 느끼는 외로움도, 황당함도 하루하루 쌓아가며 나를 만들어간다.

 즐겁디 즐겁자. 나를 위해서라도, 나를 바라보며 걱정하는, 또는 비웃는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더하기 : 유학일기 첫 글입니다. 한국에서 가끔 들러서 목로주점님 글 보아가며 산이 이야기 구경하곤 했는데 제가 올려보긴 처음이네요 ^^ 앞으로도 종종 올릴께요.

 더하기 : 아 정말, 힘내라고 리플 좀 달아주셔요 ㅠㅠ 사실 아무도 없는 곳에 달려들어오니 불안하긴 하네요;; 아직도 영어로 버티는 일상입니다 ㅠ_ㅠ 말이 빨리 늘었으면 좋겠어요.

 더하기 : 혹시 Darmstadt에 거주하시는 분중에 통역 도움 주실 수 있는 분은 쪽지 주시길 바랍니다. 약간의 문제가 있는데 여기에 공개적으로 올릴 수는 없구요.. 가능하신분은 쪽지 주셔요. 정말 간절히 기다립니다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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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musica님의 댓글

musica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해먹고 지내시는 것 보니
자신 만만
도망쳐 나올만 했군요.
부럽고 존경합니다.
온 지 한달 된 사람도 이렇게 잘 먹고 잘 사는데
아무리 나 믿고 따라 나섰다 해도
누구도 좀 읽고 배워서 실천 좀 했음 좋겠다.
곁에서 덕은 보지 못해도 모시는 내 고생 좀 덜게.
아, 김치도 밑반찬도 다 떨어져가고......
이제 어떻게 살라나......
한동안은 한국에서 음식물 공수 못하게 생겼는데.
설마 지 엄마 음식 다 떨어졌다고 돌아가겠다는 말을 하는 건 아니겠지.
 

bttb님의 댓글의 댓글

bttb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하하..^^;; 저도 한국에서 음식같은거 많이 했던 사람이 아니라서 처음엔 막막했어요.
처음에 도망쳐나올땐 친구들이 "에이 그래도 나중에 엄마가 김치라도 보내시지 않겠니-"했는데
그것도 방법이 없고 ^^;;

결국 인간은 환경의 동물인지라- 나름대로 여기서도 살아지더라구요-
엄마 음식이 그립긴 하지만 이 넓은 세상에서 엄마 음식만 먹을 수 있는 것도 아니구요-
어쩔 수 없이 적응해야되니까 이것저것 머리를 굴리게 되는 것 같아요-
나름대로 음식에 취미도 붙고 있습니다 하핫-
나중에 Darmstadt 오실 일 생기시면 연락하셔요.
그다지 맛있진 않지만 따끈한 한 끼 푸짐히 대접해드릴께요!

bttb님의 댓글의 댓글

bttb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재정보증은 오기 전에 외삼촌께 부탁해서 해결했구요-
무비자로 입국해서 체류 연장은 어학원 등록증으로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사실 그 문제도 약간 골머리가 아프고 집 문제도 그렇고 그렇네요;;
하지만 어디서 살든 문제라는건 있는거니까요-

빨강안경님의 댓글

빨강안경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emoticon_001 떡볶이.... 어쩌면 저랑 똑같으신지?
솔직히 혼자 해먹으면서 .. 빨강안경 처량맞다.. 생각했었는데..ㅎㅎㅎ
저처럼 해서 드시는 분이 또 있었네요. emoticon_131

요즘처럼 배추가 많은 때엔 수시로 배추를 한통씩 사다가 겉저리처럼 해서 수제비랑 해서 먹으면 정말 맛나죠! emoticon_004

bttb님의 댓글의 댓글

bttb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 빨강안경님도 그렇게?? 덤으로, 밀가루 반죽으로 떡 모양 만들 때 떡 사이에 소세지나 치즈를 넣고 반죽해도 맛있어요. 그 왜 예전에 한국에서 유행했던 꼬시나 떡볶이 있죠? 그거랑 맛이 매우 비슷해집니다 ^^;; (그렇게 먹으면 조금은.. 덜 처량해요........ 흑)

겉절이 하는 법 좀 알려주세요 ㅠㅠ
제가 뭔가 담그는 종류는 완전 꽝이라서;; 어떻게 하는지를 몰라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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