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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일기] 일기·수필·문학 - 유학 일기 외에 사는 이야기 혹은 직접 쓴 시와 소설을 게재하는 곳입니다.

유학일기 그룬트 미텔가다2

페이지 정보

작성자 Grund이름으로 검색 댓글 2건 조회 5,607회 작성일 02-12-05 06:03

본문

많은 분들이 글을 읽으시는군요.
그리고 격려와 조언도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글에 정성을 더 들여서 써야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만 그래도 그냥 마음가는대로 써고 있습니다. 온라인상에서...(이렇게 바로 타자를 치면서 독일어 작문(Textproduktion)을 할 수 있다면(wenn ich eine deutschen Textproduktion gleichzeitig wie Tastaturdruecken machen wuerde! ... 맞나요? 금방 생각나는대로 만들어 본 Gebrochene Deutsch라는 생각이....)

Leibzig가 아니라 Leipzig이군요. Buchstabe 하나라도 신경을 더 써야 하겠습니다.

한 달 전에 학교의 어학코스 미텔 1을 시작할 때의 이야기를 할께요.
미리 한국에서 Zulassung복사본이랑 어학코스 신청서랑 외화송금영수증이랑
팩스로 보내고 E-mail을 써서 예약은 되어 있는 상태였고(사실 그 때는 전화를 할 용기가 안나서 항상 끙끙 대며 답답해도 E-mail을 사용했었죠) 도착한 후 10일 뒤에 어학분반시험이 있었습니다. 첫날이었죠.

문법과 괄호넣기, 간단한 작문 등등 필기시험이라 큰 부담없이 봤습니다.
다음날 아침에 보니 내가 원했던 Mittel 1로 나왔습니다. Grundstufe로 떨어지지 않은게 다행이다 싶었습니다. 10월에 미텔1, 11월에 미텔2, 12월에 미텔3를 하고
2월과 3월에는 DSH-Vorbereitungskurs를 듣고서 3월 말에 있을 DSH를 볼 계획이었는데 차질이 생길까봐 걱정했거든요. 한국에서 Grund중간에서 끝내다 보니 아직 많이 자신도 없고 잘 들리지도 않는데 Mittel 2가 나와도 문제고....걱정은 기우로 끝나고 바로 들어갔습니다.

항상 그렇듯이 자기 이름을 적어서 책상 앞에 세우고 자기소개를 다들 간단히 합니다. 한국에서 몇 번 해봐서인지 그렇게 떨리지는 않았습니다. 'Ich bin herr ***. und ** Jahre alt.  Vor einer Woche war ich aus Sued-Korea nach Deutschland erstmal angekommen. Seit 1 Jahr habe ich Deutsch-Sprache in Goethe-Institut Korea gelernt. Ich moechte an dieser Uni. als Doktorand weiterstudieren. Ich habe schon juristischen Magisterkurs in Korea abgeschlossen. Danke. ' 물론 Endung이 많이 틀렸습니다. 하지만 다들 이해하는 분위기였습니다. 그렇게 발음이 나쁘진 않은 모양입니다만 이렇게 많은 외국인 앞에서 말하는게 처음이다보니 발음과 억양에 자꾸 신경이 쓰입니다. 선생님이 전공이 뭐냐고 물어봅니다. 앞의 설명에 들어가 있는데 다시 물어보는 것을 보니 그 부분은 발음이나 억양이 정확하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Weissrussin 2, Polin 2, Chinese 1, Chinesin 2, Kroatin 2, Marokkaner(모로코인 이더군요) 1, Iraker 1, Tuerke 3, Tuerkin 1, 그리고 저 16명입니다.
남자가 중국애, 모로코애, 이라크아저씨, 터기애들, 저 7명이고 여자가 9명입니다.
일단 분위기는 좋게 시작했습니다. 역시 다들 말을 잘 하더군요. 터기애중에 18살먹은 어린애는 고등학교를 마친 것 같은데 대학갈려고 하는 모양입니다. 모국어 수준이군요. 집에서는 터키어를 쓰고 독일 Gymnasium 다니다가 터키에서 몇 년 있다가 다시 왔다고 하더군요. 왜 어학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폴란드 여자애 한 명도 모국어 수준입니다. 21살인데 어디에서 어떻게 사냐고 물어보니 인근동네에서 방4개짜리에 Mein Mann이랑 Zwei Katzen이랑 살고 차를 가지고 통학한다고 하는 군요. 아마 독일남자랑 동거를 하는지 얹혀사는지 잔 머리를 잘 굴리게 생겼군요. 엄청 꾸미고 다니는 군요. 애도 왜 어학을 하는지 알 수 없습니다.

수업은 끝나가는데 처음이라 그런지 선생님의 말이 너무 빠르다고 생각됩니다. 한 번씩 쳐다보시는데 이해했다는 표정을 지어보이곤 합니다. 하지만 잘 안들립니다. 문법설명을 하면 칠판에 쓴거랑 나눠준 복사물을 보고 일단 이해를 합니다. 다 했던 거라서 그런지 금방 이해됩니다. 말도 조금씩 들립니다. 그러나 중간중간에 개인경험과 자신의 견해를 설명하거나 단어에 대한 설명을 할 때 많은 생활용어를 구사하면서 설명하고 옆의 애들이 말을 붙이고 하는 대화를 20%정도밖에 이해가 안됩니다. 눈치코치껏 '아...무슨 단어를 설명을 하는구나... 이거 겠지...'이렇게 생각을 하면서 따라갑니다. 한 번은 단어 하나 하나 들어 볼려고 노력해봅니다. 들리긴 하는데 그 뜻이 자동으로 연결되지 않고 독일어 단어만 맴돌고 계속 지나갑니다. 뜻을 생각하면 말을 놓칠까봐 포기하고 계속 들어봅니다. 모르는 단어도 들리고 아는 단어도 들리고 하지만 뜻을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만큼 아직 바로바로 뜻이 떠오르게 연습을 많이 못했다는 것을 생각하면서 한국에서 괴테다니고 할 때 좀 더 듣기 연습하고 테잎도 듣고 사전도 찾아보고 하면서 단어감각을 많이 올려놓았으면 하는 후회를 합니다.

예를 들어서 rennen이라는 단어가 설명중에 나왔는데 금방 뜻이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이 단어 하나 때문에 무슨 말인지 잘 이해가 안됩니다. 대충 움직이는 동사였다는 것만 떠오릅니다. 동작을 곁들여서 한 번 더 반복되기에 그 때서야 이해가 되면서 단어의 감각이 생겼습니다. laufen은 쉽게 떠오릅니다. laufen하면 뜻이 이해되듯이 같은 수준으로 rennen을 만들어 놓았어야 이해가 되는 거였는데 아직 안되었다는 겁니다. 그리고 문장에 2개 이상 모르거나 잘 감이 안오는 단어가 있으면 거의 이해가 안됩니다. 특히 주어와 동사... 그리고 läufst, läuft, lief, gelaufen 등등 변화형과 과거형, 과거분사도 귀에 많이 익어 있어야 들립니다. 마찬가지로 rannte, gerannt 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날 gerannt가 나왔는데 '뭐지...움직이는 건데.. 아니야 불에 타는건가?...그거는 gebrannt인데...으.......' 이러다 보니 벌써 몇 문장이 지나가고 문맥도 놓쳐버리고......멍해지죠.....

이렇게 첫 날이 갔습니다. 처음 소개할 때 말고는 한 마디도 못했죠. 그리고 일주일이 가고 2주가 가고....듣고 말하고 보다는 문법과 어려운 구문 위주로 강의가 진행되는 군요. 역시 유럽애들 위주의 강의입니다. 중간중간 시험도 문법과 Leseverstehen이군요. 거의 만점을 받습니다. Note eins로 계속 갑니다. 선생님이 공부 아주 잘하는 학생으로 봐줘서 위축된 기분은 많이 좋아졌습니다. 듣는것과 말하는게 힘들다고 했더니 한국인 친구가 있다고 합니다. 한국음식도 아주 맛있고 깔끔하다는 이야기까지 하십니다. 50대 가까운 아줌마다 보니 이해심이 많아서 아주 좋습니다. 동양학생들의 유럽어를 배우는 어려움을 잘 알고 있다고 수업도중에 말씀도 해주십니다. 중국애 3명과 나를 위해서....

하지만 쉽다고 생각한 문법이 갈수록 쉽지만은 않습니다. 이제 기초문법을 지나서 중급과 고급으로 가고 있습니다. 작문과 연결된 문법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한국의 보통 문법책에서는 볼 수 없는 분사구로 만들기(Partizipial Konstruktion)이랑 접속법을 이용한 다양한 표현만들기랑....유사단어의 차이점을 알기(이게 제일 어렵군요..) Behalten이라는 단어가 나옵니다. 그림이 5개 나오고 einprägen, erinnern, merken, festhalten, behalten을 주고서 문법에 맞게 그림에 맞는 문장을 동사 하나씩 골라서 만들어 보라고 합니다. 으.... 어떤 차이가 있는지 감이 없습니다. 다른 애들도 좀 해매는 군요. 하지만 나보다는 낫습니다. 제가 아직 이런 부분에 약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독한사전을 많이 봐서 그런 것 같습니다. 독독사전에 단어의 뜻과 예를 정확히 설명해 놨기 때문에 이제부터라도 5:5정도로 독독사전을 보는 비율을 높여야 겠습니다.

그리고 중간에 만화 9컷짜리를 복사해주고 설명을 해보라고 하는 군요. 아직 훈련이 덜 되어서 무척 당황스럽습니다. 선생님께서 차근차근 설명을 하시는군요. 먼저 주어와 동사를 생각해서 정하고 그림에 맞는 적절한 단어를 먼저 적고 하나의 문장을 만들어 나갑니다. 그리고 각 그림은 접속사나 시간의 흐름을 나타내는 부사를 이용해서 적절히 연결해 나갑니다. 주어는 1-2개면 다 해결되고 각 그림에 맞는 동사를 생각해야 하는 군요. 어휘력이 아직 많이 딸립니다. 생각나기는 커녕 옆동료들이 말하는 단어 뜻도 모르는게 많습니다. 으...... 열심히 적고 순간순간 사전도 찾아보면서 따라갑니다. 10분정도 시간을 줍니다. 다들 열심히 작문을 하고 발표를 합니다. 저는 작문만 하고 너무 간단하게 적어서 침묵을 지킵니다. 또 하루수업이 끝났습니다.

수업이 끝나면 점심은 학교 Mensa에 가서 먹습니다. 첨에는 어떻게 사먹는지도 몰라서 해메다가 메뉴 3개중에 메뉴1이 제일 싸고 2가 보통이고 3이 고기가 많이 나오고 비싸다는 것을 나중에 알았습니다. 학생카드가 전자카드로 되어서 충전기에 꽃고 돈을 넣으면 충전이 됩니다. 그걸로 복사하고, 계산하고, 커피도 자동으로 계산합니다. 이제는 메뉴를 비교하면서 고르지만 첨에는 무조건 메뉴1로 갔습니다. 음료수는 꼭 사야하더군요. 한국에는 물은 그냥 마실 수 있는데 여기는 어딜가나 물도 사먹고 그것도 대부분 맹맹한 탄산수입니다. 지금은 적응이 되어서 탄산수도 즐겨먹지만 첨에는 얼마나 이상하든지.... 시내에 dm이라는 생활용품, 미용용품 체인가게나 Engelhorn이라는 여성의류 및 고급의류 전문매장에 가면 우리나라 생수기가 있다는 사실도 최근에 알았습니다. 시내에서 지나갈 때면 요즘은 꼭 들러서 깔때기처럼 생긴 독일 생수종이컵에 2잔씩 먹고 지나갑니다. 훅불어서 물을 받는 우리나라 생수종이컵이 보고 싶어집니다. 후후...별게 다......

제일 힘든 것은 점심때 특별히 약속을 하거나 우연히 만나거나 하지 않는 한 아직까지 혼자서 먹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일부러 그러기도 하고 아직 누구랑 매일 같이 먹을 만한 사람이 생긴 것도 아니고......
처음 2주간은 너무 힘들었습니다. 독일학생들이(물론 지금은 그 학생들이 다 독일애들이 아니고 동구권이나 다른나라에서 온 애들도 많다는 것을 알았지만) 3-4명 혹은 7-8명씩 모여서 웃으면서 식사를 하는데 동양학생이 혼자 앉아서(1-2년 된 동양학생들..특히 중국애들은 자기들끼리 모여서 이야기 하면서 먹는 경우가 많더군요..) 아무 이야기도 없이 주눅이 들어서 낯선 음식을 꾸역꾸역 먹고 있는 게 제 스스로도 좀 처량하더군요. 그리고 한 마디 말없이 시선을 줄 때도 없어서 외로워 보이기 싫어서 어학한 거나 복사물이나 식탁에 놓여진 전단지(Flugblatt)이나 뒤적이면서 밥을 먹어야 한다는 게 너무 싫었습니다.(물론 2달이 다 되어 가니 이제는 아는 사람도 생기고 혼자서 조용히 먹고 싶을 때도 있고 한국학생분들이 언제 식사를 하시는지 등등을 알고 나니 첨 같지는 않습니다만...)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겠습니다. 다음 번엔 좀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칙칙한 이야기만 했군요. 죄송.....

추천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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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만든 부엉이님의 댓글

아이디만든 부엉이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별로 안칙칙한데요? 정말 열심히 하시는 모습에 부럽기만 합니다... Mittelstufe수업에서 벌써 Nominalisierung연습을 하시나 보네요... 괴테랑은 너무 분위기가 다른것 같네요... 괴테는 세월아 네월아 하는데... ㅡ,.ㅡ
용기있게 열심히 사는 모습에 많은 사람들이 같이 힘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계속 힘내시고... 좋은 결과 있으시길....!!!

그 기분 이해합니다님의 댓글

그 기분 이해합니다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혼자서 먹는 아픔 처음에는 그게 엄청 큽니다.^^ 열심히 하세요.....나중에는 혼자서 먹고 싶을때가 많아집니다.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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