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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일기] 일기·수필·문학 - 유학 일기 외에 사는 이야기 혹은 직접 쓴 시와 소설을 게재하는 곳입니다.

유학일기 한국어보다 독어가 편함

페이지 정보

작성자 이용혁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7,209회 작성일 13-02-17 22:13

본문

이번에도 제목은 선정적으로. 후후.

-

한윤형의 글(http://weirdhat.net/xe/index.php?mid=ahriman&page=50&document_srl=15709)을 읽다보니 떠오르는건데, 사실 난 독어로 얘기하는게 참 편하다. 독어를 한국어보다 잘한다는 뜻은 절대로 아니다. (그랬으면 참 좋겠지만..-_-;;) 독어에서 상대를 호명하는 방식은 크게 넷 정도가 있는 듯 하다. 하나는 영어의 Mr., Mrs. 같은 식으로 Herr 누구누구, Frau 누구누구 하는 것. 여기에는 Professor 등의 직함을 붙이는 경우도 해당한다 하겠다. 두 번째는 이름(성씨 말고 이름)을 부르는 것. 세 번째는 Sie칭을 쓰는 것. 마지막은 Du칭을 쓰는 것이다. 이런 호명 방식 전부를 꿰뚫는 공통점이 있다. 그것은 바로 부르는 이와 불러지는 이 사이의 관계가 형성되는 방식이 개인대 개인이라는 점이다. 바로 이점이 한국어의 일상적 호명방식과 확연히 구분되는 지점이다. 한국어의 호명방식은 형, 누나, 동생, 친구(이름부르기) 같은 분류로 구분지어진다. 누구를 형이나 누나로 부르거나 심지어 이름으로 부르는 경우에까지 거기에는 이미 일종의 짜여진 관계의 형식이 자리잡고있다. 이름으로 부르는 경우는 좀 의아하다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겠는데, '~야'라고 부를 수 있는 관계는 한정되어있고 (대개 동갑내기로) 또한 그 관계의 형식도 이미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이미 존재하는 관계의 형식은 대체로 상하관계의 속성을 가진다. 사장님, 교수님 등의 호칭과 마찬가지로.) 그 이미 짜여진 형식이 구속처럼 느껴져서 나는 ~씨 라는 호칭을 주로 쓰는데, 형, 누나, 동생, 친구의 규정이 익숙한 사람들 사이에서 ~씨의 호칭을 고수하는건 사실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독어를 사용하면 이런 올무에서 단숨에 탈출할 수 있다. 가령 이러한 한국어 발화를 생각해 보자. "야,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그래도 형한테 말을 그렇게 하면 쓰냐." 이런 말은 한국어로 할 경우 아무 문제도 없어보인다. 그러나 발화자가 독일어로 말을 하려고 한다면 상황은 완전히 달라진다. 대화참여자 양자는 상호간에 대등한 Sie 이거나 Du 이기 때문에, 그런 말을 하려면 '당신은 나한테 그런 말을 할 수 없는 위치에 있다'는 주장을 해야만 한다. 양자가 대등한 위치에 있을 때 그런 주장을 하는 건 좀 어처구니 없는 행동이 된다. 그건 '형'한테 할 수 없는 말일 뿐 Du에게 못할 말은 아니기 때문이다. 형-동생이라는 규정은 거기에 이미 상하관계를 깔아두고 있다. 그래서 그런 발화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자신이 습관화하고 있는 것들은 자신에게 너무 익숙해서 자기가 그것을 가지고 있다는 것도 잊게 마련이다. 상호간에 위계를 설정하는 호칭은 위계를 습관화하고, 거기에 위계가 있다는 사실마저 잊게만든다.
추천2

댓글목록

이용혁님의 댓글의 댓글

이용혁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 그러고보니... 나보다 어린 사람들한테는 부담없이 ~씨 라는 호칭을 쓸 수 있군요. -0-ㅋ 권력의 달콤함이란 (....)

윤정식님의 댓글의 댓글

윤정식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나이에서 오는 자연스러운 권력의 달콤함이란,
뼈 속 깊이 녹아있어, 생선 뼈 바르는것처럼 어렵네요.

fabi312님의 댓글의 댓글

fabi312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ㅎㅎ 나이가 있다는 것을 권력으로 표현하시다니. 상당히 시간이 지나도 '~씨'라는 호칭은..  왠지 '이 사람이 나와 거리를 두고 싶은건가?' 하는 느낌을 받은 적이 있어요. 물론 한살한살 먹어가면서 그게 더 편하다는 것을 알게됬지만요 ^^ㅋ 하지만 '~씨'라고 불릴 땐, 느낌상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쩐지 '야', '언니'이런 호칭보다는 가까워지기 힘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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