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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일기] 일기·수필·문학 - 유학 일기 외에 사는 이야기 혹은 직접 쓴 시와 소설을 게재하는 곳입니다.

유학일기 J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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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목로주점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4,616회 작성일 12-04-26 00:05

본문

지랄총량의 법칙의 지배를 받는다는 사춘기!
바로 그 사춘기에 우리집 큰 아들이 풍덩 뛰어들었다.

독일에는 바로 그 사춘기가 시작되는 청소년들에게 실시하는 종합검진이 있다. 청소년시기의 첫번째 검진이라고 해서 J 1 (Jugendgesundheitsuntersuchung 1) 라고 부른다.

청소년과 어린이를 구분하는 기준은 십대냐 아니냐, 즉 나이에 독일어 '십(Zehn)' 가 들어가느냐 안들어가느냐 인가보다. 포리가 만 13살이 되자마자 건강보험회사에서 J 1 검사 안내문을 보내왔기 때문이다. U10에 이어서 무료로 해주니 꼭 받으라고..  그런데 사실 아이들이 커서 청소년기에 들어서면 아픈 회수가 줄어든다. 멀쩡히 잘 크고 있는 아이를 데리고 병원에 갈 일이 그리 내키지 않았다. 차일 피일 미루는데 이번에는 늘 다니는 소아과에서 집으로 전화가 왔다.

'포리가 J 1를 해야합니다. 모월 모일 모시에 데리고 오셔요'. 학교 다녀와서 오라고 시간을 늦은 저녁에 잡아준다. 저녁에 거기까지 가? 아이 귀찮아.

소아과로 갔다. 포리를 이리저리 꼼꼼히 살펴보던 의사가 아이의 목이 굵어 보이니 갑상선에 문제가 있는지 초음파를 찍어보고 피검사도 하자고 한다. 또 허리도 휘었다고 말한다.

'으이구, 이 녀석, 맨날 삐딱하게 앉아서 숙제하더니 급기야 허리가 휘었군...'

소아의는 정형외과로 의뢰서를 써 주었다.

정형외과에 가서는 뜻밖에도 포리의 양쪽 다리 길이가 차이가 나서 허리가 휘어진 것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지금은 괜찮지만 그냥 두면 허리가 점점 더 휠 것이고 나이가 들어 허리에 통증이 생기는 원인이 되니 지금 교정을 하자고 한다.

교정방법은 의외로 간단하여 짧은 쪽 다리의 신발에 높이를 조절해 주는 깔창을 특수제작해 주는 것이었다. 특수신발 2 켤레를 사라고 처방전을 써주었다.

아하, 간판에 Orthopädie 라고 쓰인 신발가게가 그런 특수신을 만드는 곳이구나. 그러고 보니 전에 북한의 김정일도 다리 길이가 다른 아들을 위해 독일에다 신의 특수제작을 주문했다는 얘기가 기억이 났다.

처방전을 들고 교정신발 가게로 갔다.

"저희 가게에 있는 신들은 성인용이라 아이들 구미에 맞지 않을 거에요. 튼튼한 신으로 두 켤레 사오셔요. 저희가 짧은 발쪽의 신에 깔창을 높혀서 처방전대로 만들어드릴께요."

포리를 데리고 운동화를 파는 곳으로 갔다. 맘에 드는 것이 없단다. 다른 가게로 갔다. 마음에 드는 것이 없단다. 또 다른 곳으로 갔다. 역시 없단다.......

7번째 가게에서는 맘에 드는 것은 찾았는데 맞는 사이즈가 없었다. 그 가게 주인에게 사이즈 별로 제때 제때 채워두지 않고 뭐했냐고 막 따지고 싶은 것을 꾸욱 참고 8번째 가게로 갔다. 이리 저리 살피던 포리가 마침내 하나를 골라왔다.

"그런 거는 처음 간 집에도 많았잖아!"

하고 아이에게 소리를 꽥 지르고 싶었으나 꾹 참고 하나를 골라주신 것 만으로도 그저 황공하여

"오늘 중으로 신을 사서 정말 다행이다."

푼수처럼 노래를 부르며 신발가게를 나왔다. (으이그, 주먹이 운다. 주먹이 울어..)

교정신발 가게로 가져다 주고 돌아오는 길에 역시 한쪽 다리가 더 짧았던 아버지 생각이 났다. 대한민국 군인으로 오랫동안 재직하셨는데 다리 길이가 군에서 전혀 문제되지 않았었다. 어머니도 20년 가까이 그 사실을 모르고 지내셨다.

내가 아직 어렸을 적 어느날,  저녁에 식구들이 나란히 다리를 뻗고 마루에 앉아 있는데 그 때 첨으로 아버지 다리길이가 서로 다른 것을 식구들이 감지하였다.  아버지는 태연히 항상 그랬다고 말씀하셨다. 양 다리의 길이가 약 2 센치 정도 차이가 났던 거 같다. 그때 '내 남편이 한쪽 다리가 짧은 사람이라니..' 하며 황당해 하던 어머니 모습도 너무나 생생하다. 

아하, 포리의 자세 탓이 아니구나. 우리집 유전이구나.

"의심해서 미안해.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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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비라는이름님의 댓글

비라는이름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글 잘읽었습니다. ^^;;
전 의사는 아니구요. 자녀분과 같은 증상을 가지고 있었던 사람으로 제가 다녔던 병원의 한 스포츠 재활의사가 저에게 한 얘길 해드리고 싶어서 글을 씁니다. 
보통 다리길이가 차이가 나게되면 깔창을 많이 권유합니다. 다리길이 차이로 인해
골반이 균형을 이루지 못하고 그로 인해 척추에 무리가 와서 디스크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성장기에는 깔창과 함께 그것에 맞는 치료 운동을 해보는 것도 좋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태어날때부터 다리길이가 크게 차이가 나는 경우가 아닌 작은 차이는 성장기에 운동으로 교정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스포츠 재활운동을 받을 수 있는지 물어보시면 좋을 것 같아
글을 올렸습니다. ^^

목로주점님의 댓글의 댓글

목로주점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관심을 가져 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떤 분은 글을 읽고 추나요법이 필요하다고 말씀해주시더군요.

포리가 간 정형외과에서 '물리치료실'이라고 해야 하나요, 그 Krankengymnastik을 하
는 곳에 가라고 처방전도 받아왔습니다. 일주일에 2번 3주간 받으라고 하더군요.

그곳의 물리치료사는 30분 정도 여러가지 체조 비슷한 것을 가르쳐주며 집에서도 꾸준이 하라고 시키고요.

의사는 평생 한쪽 다리가 짧은 채 살아야 된다고 했어요. 사실 양다리 길이가 정확히 똑같은 사람은 없다면서. 포리는 1센치 정도 차이가 나거든요. 그런데 이웃 할머니는 자기딸도 그랬는데 크랑켄김나스틱하고 나서 다리 길이가 같아졌다고 했어요. 그리고 신발가게에서는 또 평생 한쪽 다리가 짧은 채로 살아야 된다고 하고..

아마 의사와 신발가게는 자기 영업에 유리한 쪽으로 말하는 것이 아닐까.. 하고 엄마는 생각해 봅니다.

미미모나님의 댓글

미미모나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번주는 깔창 만들러 다니는 주 인가봅니다.. 제 아들도 평발이라는 선고를 받고 왜 13살 때 정기검진 안 했냐는 야단도 맞고 13살부터 지금까지 비싼 신발 열켤레 잡아먹고 이제서야 깔창을 만들었네요.. ㅠㅠ

다리길이가 1센티만 차이가 나도 큰 문제가 되는군요..  제 딸아이도 허리가 가끔 아프다는데 다리길이부터 일단 재봐야 겠습니다..

포리의 다리길이가 똑같아지기를 빌며~~~ 홧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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